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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사생활

ผู้เขียน: 명모
띵!

핸드폰이 울리자 채림은 얼른 도착한 문자를 확인했다. 그건 다름 아닌 위층에서 대기하고 있는 친구 도지수가 보낸 문자였다.

[모든 게 순조로워. 걱정하지 마.]

도씨 가문은 비록 H시에서 사업을 크게 하는 건 아니지만 모든 명문가가 두려워하는 존재다. 그 이유가 바로 도씨 가문에 소속된 실력 있는 사립 탐정들 때문이다. 그런 가문의 딸인 지수가 오늘 밤 계획을 도와주고 있으니 채림은 안심이 됐다.

핸드폰을 내려놓고 구석에서 휴식을 취하며 계획을 실행하려 할 때, 주변에서 들리는 소리가 채림의 정신을 앗아갔다.

“백채림은 절름발이인데 이씨 집안에서는 왜 이 결혼을 강행하려고 하지?”

“그것도 몰라? 의료업계에 진출하려고 그러는 거잖아. 백채림을 이용해 먹으려는 거지.”

주변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창백해진 채림을 바라보며 사나는 속으로 기뻐했다.

사실 사나는 더 많은 사람들이 채림을 비난하게 만들기 위해 미리 자신의 사람을 이 자리에 심어두었다.

채림은 아무렇지 않은 듯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고 가장 신나게 떠드는 사람이 사나의 절친 한나영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챘다.

“백씨 가문 향수 사업은 망했지만 의료 사업은 아직 잘나가잖아. 백채림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온 집안을 백채림 어머니 혼자 지탱하고 있는 걸 봐서 백채림 어머니도 참 대단해.”

“다 늙어 빠진 여자가 무슨 수로 가업을 지탱하겠어? 다 몸 로비... 말 안 해도 알지?”

나영이 의미심장한 말투로 분위기를 흐렸다.

다음 순간 ‘짝’ 하는 소리와 함께 채림이 나영의 뺨을 갈겼다.

“아! 뭐 하는 거야?”

나영이 비명을 지르자 채림은 싸늘한 눈빛으로 경고했다.

“부모가 살아계시면 뭐 해? 인간다운 게 뭔지 가르쳐주지도 않은 모양인데. 그러니 수고스럽더라도 내가 가르쳐 주는 거야. 입 똑바로 놀려.”

채림이 이토록 강한 태도로 나올 거라고 생각지도 못한 사나는 언짢은 기분을 억누르고 달려와 두 사람을 뜯어말렸다.

“됐어, 그만해. 오늘 우리 언니 처녀 파티인데, 내 체면 좀 봐주라.”

“네 체면이 얼마나 비싼데?”

채림이 시비를 걸자 사나는 놀란 듯 고개를 돌리더니 이내 서러운 듯 눈물을 뚝뚝 흘렸다.

“언니... 오늘 왜 이렇게 이상해?”

“내가 이상해?”

채림은 우습다는 듯 입꼬리를 비틀었다.

“상대가 사람다워야 나도 말을 제대로 할 거 아니야.”

사나는 순간 말문이 막혀 눈물만 뚝뚝 떨구었다.

그때.

“백채림! 너 어떻게 사나한테 그렇게 말할 수 있어?”

마침 이쪽으로 걸어오던 원후가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불여우 사나를 감쌌다.

“왜? 속상해?”

저를 꿰뚫어 볼 듯 노려보는 채림의 눈빛에 원후는 시선을 피하며 말을 돌렸다.

“아니... 네가 감정에 휘둘리는 것 같아서 그래. 사나는 오히려 네 편을 들어줬는데.”

‘개 같은 것들!’

채림은 눈을 가늘게 접으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아직은 이 둘의 민낯을 까발릴 때가 아니야.’

그때 파티장 안의 불빛이 어두워지면서 대형 스크린이 켜졌다. 채림의 사진이 하나둘 재생되더니 사회자의 듣기 좋은 목소리가 들렸다.

“지난 800여 일은 이원후 군과 백채림 양의 사랑의 증거입니다...”

‘이런 서프라이즈도 있었어?’

채림은 스크린에 시선을 고정했다. 주위 사람들 역시 화면의 사진을 조용히 감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진이 재생될수록 낭만적이던 분위기는 점점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그도 그럴 게, 채림이 다른 남자와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듯한 사진이 하나둘 공개되었으니까.

채림은 그걸 차가운 눈빛으로 바라봤다.

‘역시 꿍꿍이가 있을 줄 알았어.’

사진 속 남자들은 모두 재계에서 알아주는 거물들이었다. 파티장의 사람들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어머, BM 그룹도 이제는 딸 팔아서 버텨야 할 정도였어?”

“알아주는 명문가 아가씨한테 이런 두 얼굴이 있을 줄이야.”

“백사나는 엄청 청순하더니, 백채림은 왜 이렇게 방탕하대? 사촌 자매라지만 너무 극과 극 아니야?”

방금 전까지 BM 그룹 원로 이사와 합작을 논하던 다른 회사 대표들마저 발을 빼기 시작했다.

“백 회장님은 생전에 참 고결한 성품과 지조를 갖고 계셨는데, 따님은 아버지를 닮지 못했나 보네요.”

세상을 떠난 BM 그룹 회장 백건호에게 자식이라고는 채림 하나인지라 채림이 BM 그룹 유일한 후계자였다. 때문에 채림의 품행이 바르지 않다면 분명 BM 그룹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었다.

BM 그룹 원로 이사들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채림에게 걸어가더니 뒷짐을 진 채 따져 물었다.

“아가씨, 이거 어떻게 해명하실 겁니까? 아가씨의 사생활이라 저희도 간섭하기 뭐 하지만, 하필 지금 폭로되는 바람에 다른 그룹과의 협력이 무산되었습니다!”

원후의 부모님인 이철민과 장선화의 표정 역시 어두워졌다. 이씨 가문도 H시에서 꽤 알아주는 집안인데, 이제 사람들이 뒤에서 며느리의 사생활을 손가락질하게 되었으니 장선화는 참지 못하고 비난했다.

“채림아, 대체 어떻게 된 일이니? 원후가 네가 예쁘고 똑똑하다며 그렇게 칭찬하던데, 어떻게 이럴 수 있니?”

“그러게 말이야, 언니. 저런 사진은 좀 숨기지 그랬어.”

사나가 의기양양한 표정을 숨기며 옆에서 부채질했다.

심지어 주위 사람들마저 채림을 비웃고 질책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채림이 눈을 내리깔고 있는 바람에 아무도 채림의 눈에 드리운 감정을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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