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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0화

부승민의 눈빛은 초점을 잃고 멍하니 허공을 응시했다. 마치 무언가를 떠올리며 그리워하기라도 하는 듯싶었다.

그는 고개를 돌려 온하랑을 바라보았다. 높게 솟은 눈썹뼈가 아이홀 밑에 짙은 그림자를 만들어 검은 눈동자가 더욱 그윽해 보이게 만들었다.

온하랑은 마음속으로 부승민을 변태라 욕보였다. 그녀는 차가운 눈빛으로 부승민을 째려보았다.

부승민은 화를 내기는커녕 낮게 웃었다.

부승민의 밝은 웃음소리가 오히려 온하랑의 등골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다급하게 대화 주제를 돌렸다.

“시아야, 방학 숙제 있어?”

부시아는 고개를 들고 큰 눈을 깜빡이며 대답했다.

“있어요, 근데 다 엄청 간단한 것들이에요.”

“알겠어.”

“작은 아빠, 저 지금 집으로 돌아가야 해요? 저도 그 술자리 가고 싶은데.”

부시아가 고개를 들어 부승민을 바라보며 그의 팔을 살살 흔들었다.

“시아야, 말 들어야지. 너 집에 데려다주고 작은 아빠가 과자 사줄게.”

“저 과자 별로 먹고 싶지 않아요. 저도 술자리 가고 싶다고요.”

“안 돼.”

“흥, 작은 아빠랑 말 안 할래요!”

부시아는 작은 볼에 바람을 넣고 삐진 티를 내며 고개를 온하랑 쪽으로 홱 돌렸다. 그리고는 온하랑을 끌어안고 말했다.

“작은 엄마, 저 오늘 밤에도 작은 엄마랑 같이 자고 싶어요.”

온하랑은 아이의 부탁에 하마터면 또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을뻔했다.

그녀는 몇 분 정도 망설이더니 결국 부드럽게 아이의 부탁을 거절했다.

“시아야, 오늘 밤에는 작은 엄마가 엄청나게 늦게 돌아갈 것 같은데 혼자 자는 게 어때?”

하지만 부시아는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대답했다.

“기다릴 수 있어요.”

“하지만 작은 엄마가 너무 늦게 돌아가면 너를 챙겨줄 수 없을 거야.”

“저 스스로 챙길 수 있어요. 혼자 세수도 하고 양치도 하고, 저 혼자 옷도 벗을 수 있어요. 만약 정말 늦게 돌아오시면 저 먼저 자고 있을게요!”

“…”

온하랑의 침묵을 보던 부시아는 작은 입술을 말아 물며 불쌍한 표정으로 온하랑을 바라보았다.

“작은 엄마, 혹시 제가 싫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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