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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작가: 보루비
진윤슬이 옅게 미소를 지었다.

“모두 앞날에 꽃길만 가득하길 바랄게요.”

“본부장님.”

누군가 아쉬워하며 말했다.

“정말 가시려고요?”

진윤슬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런데 향수 시리즈 아직 완성하지 못했잖아요.”

훌륭한 시리즈인데 사람이 바뀌어서 계속 진행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였다.

진윤슬은 짐을 다 정리하고는 고개를 들어 맞은편을 쳐다보았다.

시선이 닿은 곳에 진세린과 문강찬이 나란히 서 있었는데 한 명은 흰 드레스를, 다른 한 명은 정장을 입고 있어 제법 안구 정화가 되었다.

하지만 진윤슬은 감상할 마음이 없었다.

짐 정리를 마치고 박스를 닫았다.

“언니.”

진세린이 그렁그렁한 두 눈으로 다가왔다.

“언니 자리를 빼앗으려 한 게 아니야.”

진윤슬이 박스를 안고 덤덤하게 말했다.

“빼앗았든 빼앗지 않았든 이젠 네 거야.”

마치 문강찬처럼 빼앗든 빼앗지 않았든 그의 마음속에는 항상 그녀의 자리가 있었다.

“오빠, 언니 좀 말려봐.”

진세린이 문강찬을 돌아보면서 애원하듯 말했다.

“만약 나 때문이라면 난 다른 데서 일해도 돼.”

그녀는 입술을 깨물고 말을 이었다.

“게다가 언니가 나보다 경험이 훨씬 더 많잖아.”

문강찬의 표정은 계속 덤덤하기만 했다. 진윤슬의 고집을 꺾으려고 이렇게까지 했는데 남겨둘 리가 있겠는가?

“세린이 너 캐서린 마스터한테서 조향을 3년 배웠잖아. 연구 개발 본부장 자리에 앉을 자격이 충분히 있어.”

그의 시선이 진윤슬에게로 향했다.

“그리고 윤슬이는 체계적으로 조향을 배운 적도 없는데 어떻게 이 자리의 책임을 감당할 수 있겠어.”

문강찬은 많은 사람 앞에서 진윤슬의 체면을 짓밟았다.

진윤슬의 얼굴이 창백해졌고 심장을 칼로 도려낸 것처럼 아팠다.

문강찬의 마음속에서 그녀가 진세린보다 못한 존재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녀의 능력까지 이렇게 낮게 평가할 줄은 몰랐다. 그것도 사람들 앞에서 짓밟을 만큼.

“오빠, 그런 소리 하지 마. 언니가 얼마나 훌륭한 사람인데.”

진세린이 화가 난 듯 예쁜 눈썹을 찌푸리자 문강찬이 피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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