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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화. 남쪽에서 온 것

مؤلف: 아람
last update تاريخ النشر: 2026-10-16 11:24:38

연화가 찻물을 갈아 와서 또 한마디를 보탰다.

“소정 아가씨. 저희 마님은 하루에 주판을 세 번 놓으십니다.”

“연화야.”

“왜요? 자랑인데요.”

양소정이 그 말에 웃었다. 그러고는 잔을 내려놓고 물었다.

“부인. 장군께서는 어떤 분이십니까?”

예령의 손이 잔 위에서 멈췄다.

“……왜 물으십니까?”

“북방에서는 정북장군 이야기를 다들 합니다. 다만 다들 싸움 이야기만 하지요. 저는 그런 분이 집에서는 어떤지가 더 궁금합니다.”

연화가 대답하려고 입을 열었다. 예령이 먼저 말했다.

“말이 적은 분입니다.”

“그것뿐입니까?”

“하루에 열 마디쯤 하시는데, 그 열 마디가 다 쓸 데가 있는 말입니다.”

양소정이 잔을 들었다.

“좋은 분을 만나셨습니다.”

“제가 택한 혼인입니다.”

양소정의 눈이 조금 커졌다.

“부인께서 직접 택하셨습니까?”

“예.”

“그런 혼인이 있습니까?”

“원래는 그 집 둘째와 혼담이 있었는데 제가 장군 쪽으로 돌렸습니다.”

양소정이 잔을 내려놓았다. 처음으로 몸이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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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 생은 그의 형을 선택했다   146화. 열

    예령이 눈을 뜬 것은 새벽이었다.창호지가 어두웠다. 옆방 불이 꺼져 있었다.예령은 한참 그 창을 보고 누워 있었다. 겨울 들어 그 방 등잔이 꺼지는 것은 처음이었다.이불을 걷고 일어났다. 마루를 건너 군무 방 앞에 서서 한 번 불렀다.“장군.”대답이 없었다.문을 열자 찬 기운이 먼저 나왔다. 화로의 숯이 다 내려앉아 있었다.무겸은 이부자리 위에 겉옷을 입은 채로 누워 있었다. 예령이 등잔을 들고 가까이 갔을 때, 그 숨소리가 평소와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이마에 손을 댔다.손바닥이 데일 듯 뜨거웠다.“연화야!”예령의 목소리가 관사를 울렸다. 저도 모르게 지른 소리였다.연화가 맨발로 뛰어왔다. 그다음에 곽진이 왔다.“연화야. 더운물과 마른 천을 가져오너라.”“예!”“곽진. 군의를 지금 불러 주세요.”곽진이 무겸의 얼굴을 보고 숨을 들이켰다.“부인. 어제 장군께서 물에서 나오신 뒤에 바로 옷을 갈아입으셨습니까?”“관사에 돌아와서 갈아입으셨습니다.”“……강에서 여기까지 젖은 채로 말을 타고 오셨으면 오는 동안 몸이 다 식었을 겁니다.”군의가 왔을 때는 날이 희끄무레해진 뒤였다. 맥을 짚고 혀를 보더니 고개를 저었다.“얼음물에 든 뒤에 열이 오르는 것은 흔합니다. 다만 장군께서는 삼 년 전 다리를 다치신 뒤로 겨울마다 한 번씩 앓으셨습니다.”예령이 고개를 들었다.“겨울마다요?”“예. 그때는 사흘을 누우셨습니다.”예령은 그 말을 처음 들었다. 혼인하고 넉 달이 되도록 아무도 그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약을 달이는 동안 예령은 무겸의 이마에 올린 천을 세 번 갈았다.열이 오를 때는 숨이 얕고 빨라졌다. 그러다 잠깐 가라앉으면 눈꺼풀이 떨렸다.한 번은 손이 이불 밖으로 나왔다. 예령이 그 손을 이불 안에 넣어 주려다가, 그 손이 제 손목을 잡는 것을 느꼈다.“……장군?”눈은 감긴 채였다. 깨어서 한 일이 아니었다.예령은 그 손을 빼지 않았다. 빼면 다시 더듬을 것 같았다.해가 중천에 올 무렵 무겸이 뭐라고 중얼거렸다.

  • 이번 생은 그의 형을 선택했다   145화. 얼음이 울었다

    “내일 아침에 그 이름으로 불러 보시오. 말이 제 이름을 아는 데 사흘쯤 걸리오.”“사흘이면 되는 것입니까?”“부를 때마다 먹을 것을 손에 들고 계시오.”이튿날 아침 연무장에서 예령은 마른 콩을 쥐고 세 번을 불렀다.“월백아.”세 번째에 말이 고개를 돌렸다. 예령이 웃으면서 콩을 내밀었을 때, 군영 문에서 북이 울렸다.한 번이 아니었다. 세 번 끊어 치는 소리였다.무겸의 얼굴이 먼저 변했다.“강이오.”곽진이 뛰어왔다. 숨이 끊겨 말이 반 박자씩 늦게 나왔다.“강마을에서 사람이 왔습니다. 얼음이 깨졌습니다.”예령의 손에서 콩이 쏟아졌다.“사람은요?”“……셋이 빠졌다 합니다. 둘은 건졌고 하나는 아직입니다.”무겸이 이미 제 말에 올라 있었다.“곽진, 스물을 뽑아 긴 장대와 밧줄을 챙겨 뒤따라와라. 장호는 나와 간다.”“부인은 마차로 오시오.”예령은 대답하지 않고 월백이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무겸이 그것을 보고 제 말로 돌아가 손을 내밀었다.“아직 혼자는 무리요. 함께 갑시다.”예령이 그 손을 잡았다.강까지 스무 리를 어떻게 왔는지 예령은 기억하지 못했다. 바람에 눈물이 얼어 뺨에 붙는 동안 앞에서 고삐를 쥔 등에 이마를 붙이고 있었다. 그 등은 한 번도 느려지지 않았다.강가에 닿았을 때 사람들이 얼음 위에 길게 늘어서 있었다.예령이 본 것은 깨진 자리였다. 강 가운데에서 열 걸음쯤 떨어진 곳에 검은 물구멍이 벌어져 있고, 그 주위로 쌀자루가 흩어져 떠 있었다.건져 낸 둘은 강가 모래 위에 눕혀져 있었다. 하나는 몸을 떨고 있었고, 하나는 떨지도 못했다.“노 씨!”예령이 말에서 내려 달려갔다. 노 씨가 떨고 있는 쪽을 받치고 앉아 있었다.“마지막 사람은요?”“……못 찾았습니다.”“언제 빠졌습니까?”“반 시진 됐습니다.”예령은 그 수를 입에 올리지 못했다. 얼음물에서 반 시진이면 어떻게 되는지는 북방에 온 지 한 달 된 사람도 알았다.무겸이 벌써 얼음 위로 나가 있었다. 밧줄을 허리에 감고, 끝을 장호에게 넘

  • 이번 생은 그의 형을 선택했다   144화. 남쪽에서 온 것

    연화가 찻물을 갈아 와서 또 한마디를 보탰다.“소정 아가씨. 저희 마님은 하루에 주판을 세 번 놓으십니다.”“연화야.”“왜요? 자랑인데요.”양소정이 그 말에 웃었다. 그러고는 잔을 내려놓고 물었다.“부인. 장군께서는 어떤 분이십니까?”예령의 손이 잔 위에서 멈췄다.“……왜 물으십니까?”“북방에서는 정북장군 이야기를 다들 합니다. 다만 다들 싸움 이야기만 하지요. 저는 그런 분이 집에서는 어떤지가 더 궁금합니다.”연화가 대답하려고 입을 열었다. 예령이 먼저 말했다.“말이 적은 분입니다.”“그것뿐입니까?”“하루에 열 마디쯤 하시는데, 그 열 마디가 다 쓸 데가 있는 말입니다.”양소정이 잔을 들었다.“좋은 분을 만나셨습니다.”“제가 택한 혼인입니다.”양소정의 눈이 조금 커졌다.“부인께서 직접 택하셨습니까?”“예.”“그런 혼인이 있습니까?”“원래는 그 집 둘째와 혼담이 있었는데 제가 장군 쪽으로 돌렸습니다.”양소정이 잔을 내려놓았다. 처음으로 몸이 앞으로 기울었다.“그 이야기는 차를 더 끓여 놓고 들어야 하겠습니다.”연화가 문 옆에서 어깨를 들썩이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소정 아가씨는 어찌하십니까?”“저는 혼인하지 않을 작정입니다.”“어찌하여요?”“둘째 오라비가 저 꼴이고 아버지는 늙으셨습니다. 큰오라비가 돌아와 집이 제대로 설 때까지는 제가 나갈 자리가 아닙니다.”말이 담담했다. 서러움을 덜어 낸 것이 아니라, 여러 번 혼자 생각해 보고 답을 낸 사람의 담담함이었다.해가 높아질 무렵 군영 문에 말이 들어왔다.연화가 창을 내다보다가 소리를 낮췄다.“마님. 진가상회 상단주십니다.”“무슨 일로 오셨다더냐?”“짐말을 둘 끌고 오셨습니다.”예령이 마루로 나갔을 때 진서헌은 이미 말에서 내려 있었다. 눈을 털지도 않고 곧장 걸어왔다.“부인. 어제 드리려던 것을 못 드리고 갔습니다.”“무엇을요?”진서헌이 수하에게 받은 작은 함을 열었다.안에 마른 짚이 깔려 있고 그 위에 귤이 일곱 알 놓여 있었다. 황도를 떠

  • 이번 생은 그의 형을 선택했다   143화. 같은 병

    “제 이름을 올리십시오.”마당에서 올라온 말이었다.양석이 고개를 돌렸다.“소정아.”“관문에서 저희 수레가 몇 번 돌아섰는지, 그날 어느 집 수레가 넘어갔는지 제가 직접 보고 적었습니다. 그 장부에는 아버지 이름이 아니라 제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하는 것이냐?”“압니다.”양소정이 아버지를 보았다.“아버지는 아들이 있으니 못 하시는 겁니다. 저는 지키라고 맡겨 두신 장부가 있으니 하는 겁니다.”양석이 입을 열지 못했다.예령은 그 부녀를 보면서 제 아버지를 떠올렸다. 혼례 사흘 전 밤에 전권 문서를 내밀던 손, 그리고 그 뒤에 상단 사람들이 모여 앉아 저를 두고 셈을 하던 자리를.“소정 아가씨.”“예.”“이 일은 봄에 끝나지 않습니다. 이름이 한 번 올라가면 평생 그 일로 불려 다닐 수도 있습니다.”“알고 있습니다.”“그래도 하시겠습니까?”양소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한 번이었다.무겸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섰다.“상단주는 나와 안쪽 방에서 이야기하시오.”양석이 딸을 한 번 보고 무겸을 따라갔다. 마루에 예령과 양소정만 남았다.“앉으시지요.”양소정이 앉았다. 앉는 자세가 반듯했고, 손은 무릎 위에 놓였다.연화가 차를 들여왔다. 잔을 내려놓으면서 양소정 쪽을 한 번, 예령 쪽을 한 번 보았다.“마님. 저 밖에서 기다릴까요?”“여기 있어라. 찻물이 식으면 갈아 와야지.”연화가 얼른 문 옆으로 가서 섰다. 호기심이 얼굴에 그대로 붙어 있었다.“부인.”“예.”“아까 손에 들고 계시던 장부를 한 번 보여 주시겠습니까?”예령의 손이 멈췄다. 장부를 남에게 펴 보이는 상인은 없고, 더구나 상대는 겨울 내내 제 물건을 받지 않던 집의 딸이었다.“제 장부를 보시려는 까닭이 무엇입니까?”“저희 창고에 쌀이 얼마나 남았는지 제가 압니다. 부인 수레가 열한 번 돌아섰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군영 창고는 비지 않았지요.”양소정이 잔을 들었다가 내려놓았다.“그 셈이 어떻게 맞는지 겨울 내내 생각했습

  • 이번 생은 그의 형을 선택했다   142화. 창고를 빌리다

    “자사 어른 말씀대로 하면 저희는 겨울을 넘깁니다. 관문도 열리고, 봄에 염창 일로 불려 갈 일도 없겠지요.”“그런데 왜 오셨습니까?”양소정이 처음으로 예령을 똑바로 보았다.“셈이 맞지 않아서요.”“어디가 맞지 않습니까?”“저희가 내주는 것은 말 한마디입니다. 그 대신 받는 것은 이번 겨울 하나지요.”“예.”“그런데 자사 어른이 그 한마디로 얻는 것은 북방 군영입니다. 봄에 장군을 이 땅에서 끌어내리고 그 자리에 제 사람을 앉힐 수 있겠지요.”예령은 숨을 한 번 쉬었다.“주는 쪽이 크고 받는 쪽이 작은 거래입니다. 그런 거래를 한 번 해 드리면 다음에는 더 큰 것을 달라 하실 겁니다.”예령이 저도 모르게 한 걸음 앞으로 나갔다.“다음에는 무엇을 달라 하겠습니까?”“먼저 창고를 내놓으라 하실 겁니다.”양소정이 마당의 눈을 한 번 내려다보았다.“지난봄에 둘째 오라비가 관문에서 걸린 일을 황기문 어른이 덮어 주셨습니다. 그 뒤로 저희는 그 어른이 어느 집 물건을 받으라 하면 받고, 어느 집과 끊으라 하면 끊었습니다. 이번에 말 한마디를 더 보태면 그다음에는 상회를 내놓으라 하실 겁니다.”양석은 딸을 한 번 보고 고개를 숙였다. 말릴 생각이었다면 집에서 말렸을 것이다.예령은 마루 끝에 서서 한참 셈을 했다.값을 물었으니 은자를 한 뭉치 내주면 되는 일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주고 나면 그것으로 끝이었다. 다음 겨울에 자사가 또 부르면 양석은 또 이 마당에 와서 같은 것을 물을 것이었다.“상단주.”“예, 부인.”“상단주께서 자사 말씀을 따르려는 까닭은 그 말을 해야 겨울을 넘기기 때문이지요?”양석이 잠깐 입을 다물었다.“……그렇습니다. 문을 닫은 뒤로 들어오는 것이 없습니다.”“그러면 그 말 없이 겨울을 넘기시면 됩니다.”“어떻게요?”“백운상회 창고를 겨울 동안 빌리겠습니다.”양석의 고개가 들렸다.“……창고요?”“강가에서 가장 가까운 창고가 그 집 것입니다. 지금 저희는 얼음을 건넌 곡식을 강마을 헛간에 쌓아 두고 있는

  • 이번 생은 그의 형을 선택했다   141화. 눈을 맞고 온 사람

    군무 방 등잔은 새벽까지 꺼지지 않았다.예령은 날이 트기 전에 장부를 안고 그 방으로 갔다. 문을 두드리기 전에 안에서 무겸의 목소리가 났다.“들어오시오.”무겸은 앉은 자리에서 밤을 보낸 사람의 얼굴이었다. 탁자에 종이가 여러 장 널려 있고, 그중 반은 줄이 그어져 있었다.“안 주무셨습니까?”“세 번 썼는데 세 번 다 지웠소.”“어째서요?”“군영 장부에는 창고로 들어온 것만 적히오. 관문에서 돌아선 수레는 군영 문을 넘지 못했으니, 그런 수레가 있었다는 말이 군영 장부에는 한 줄도 없소. 막힌 날을 적을 수가 없었지.”예령은 그 말에 바로 장부를 펴서 그 앞에 놓았다.“막힌 날은 여기 있습니다.”무겸이 장부를 내려다보았다. 날짜마다 수레 수와 말 수가 적혀 있고, 관문에서 돌려보낸 날에는 그 옆에 작은 표가 붙어 있었다.“이 표는 무엇이오?”“관문에서 막힌 날입니다. 열한 번입니다.”“열한 번.”“그중 아홉 번은 같은 날에 태성상단 수레가 관문을 넘었습니다. 그것도 적어 두었습니다.”무겸이 붓을 들었다. 그러고는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썼다.예령은 그 옆에 앉아 날짜를 불러 주었다. 창호지가 희어지는 동안 두 사람의 숨소리와 붓 소리만 났다.“부인.”“예.”“이 장부를 그대가 적기 시작한 것이 언제요?”“북으로 오는 수레에서부터입니다.”“그때는 이 글에 쓰일 줄 몰랐을 것이오.”“쓰이려고 적은 것은 아닙니다. 수레가 몇 대 떠나고 몇 대 돌아왔는지를 적어 두어야 다음 달 셈이 섭니다.”무겸이 붓을 멈추고 그녀를 보았다. 그러고는 다시 종이로 눈을 돌렸다.“조정에서 이 장부를 보면 내 글보다 먼저 믿을 것이오.”예령은 그 말에 뭐라 답해야 할지 몰라 장부의 다음 장을 넘겼다.해가 떠서 종이가 환해졌을 때 무겸이 붓을 놓았다.“이것이 네 번째요.”“이번에는 틀리지 않았습니까?”“날짜는 맞소. 다만 이 글을 조정에서 읽을 사람이 물을 것이 하나 더 있소.”“무엇입니까?”“이 일을 누가 보았느냐고 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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