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MELDEN“그럼 너는?”그 말에 심윤영은 미간을 찌푸렸다.“내가 뭐?”위준하는 짙은 눈빛으로 그녀의 정교하고 아름다운 얼굴을 응시하며 물었다.“만약 나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너는 슬퍼해 줄 거야?”“그걸 말이라고 해?”심윤영이 그를 쏘아붙였다.“내 남자 친구인데, 당연히 엄청 슬프겠지!”위준하는 그녀의 대답을 듣고는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심윤영은 화가 나 한 대 쥐어박고 싶었지만, 손을 들어 올린 순간 그의 손등에 꽂힌 바늘이 보이자 다시 눈을 흘기며 손을 내렸다.“위준하, 난 지금 진지하게 얘기하고 있는 거야!”
날이 희뿌옇게 밝아올 무렵, 밖을 휘몰아치던 눈보라도 마침내 멎었다.그때, 병상 위에서 혼수상태로 잠들어 있던 위준하가 미간을 찌푸렸다.의식이 돌아오자마자 위장과 머리에서 동시에 통증이 밀려왔다.위준하는 인상을 쓰며 눈을 떴고, 가장 먼저 하얀 천장이 시야에 들어왔다.‘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고개를 돌린 위준하는 간이침대에 누워 있는 심윤영을 보고 깜짝 놀랐다.심윤영은 새벽 네다섯 시쯤 되어서야 겨우 잠이 들었던 터라, 지금은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위준하는 그녀를 바라보며 어젯밤에 있었던 일을 떠올려 보려 애
“아니.”변영준은 무표정한 얼굴로 그녀를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가서 네 연애 뇌가 아직도 구제 가능성이 있는지 검사 좀 받아보라는 뜻이야.”심윤영은 그만 할 말을 잃었다....결국 위준하를 주태 그룹 병원으로 데려갔다.위준하는 응급실에 도착하자마자 정신없이 구토를 쏟아냈다.위준하의 혈중알코올농도가 소름 끼칠 정도로 높았다.의사는 제때 병원에 와서 다행이지, 하마터면 정말 큰일 날 뻔했다고 말했다.그 말을 들은 심윤영은 겁에 질려 눈시울이 붉어졌다.변영준 역시 위준하가 이토록 독하게 자신을 몰아붙였을 줄은 몰랐다.
연인 사이에 사소한 다툼은 흔한 일이지만, 냉전으로 문제를 회피하는 것은 절대 좋은 해결 방식이 아니다.오빠인 변영준은 심윤영의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그녀는 본래 마음속에 고민을 조금도 담아두지 못하는 성격이었다.요 며칠간 겪은 불면증은 이미 그녀가 견딜 수 있는 한계치였다.“밖에 눈이 오니까 내가 데려다줄게.”변영준이 말했다.“그럼 잠깐만 기다려줘. 위층에 가서 옷 좀 갈아입고 올게.”심윤영은 오늘 외출할 계획이 없었기에 편안한 홈웨어를 입고 있었다.“서두를 거 없어.”변영준은 눈썹을 치켜세웠다.“천천히 준
“알았어!”심윤영은 배를 문지르며 말을 돌렸다.“오빠, 나 배고파. 오늘 저녁에 우리 뭐 먹을까?”변영준은 그녀가 일부러 화제를 돌린다는 것을 알았다. 어차피 해줄 말은 다 했으니 나머지는 본인이 깨닫는 수밖에 없었다.변영준이 물었다.“뭐 먹고 싶은데? 요리사한테 시킬게.”“오늘 밤엔 우리 둘뿐이니까 간단하게 해물라면 어때!”“그래.”변영준은 다시 한번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요리사한테 말해둘게.”...저녁을 먹고 난 뒤, 심윤영은 심심했는지 변영준에게 매달려 공포 영화를 같이 보자고 졸랐다.하지만 변영준은
“운동하고 씻자마자 바로 잠들었어.”심윤영은 화장대 앞으로 걸어가 앉았다.“요 며칠 불면증이 심했는데, 운동하고 나니까 깊게 잠들었나 봐. 위준하는 내가 푹 자는 걸 보고 깨우기 미안해서 그냥 간 거겠지.”“왜 불면증이 온 건데?”“방학이라 갑자기 생활 리듬이 느려져서 적응이 안 된 거 아닐까?”“심윤영, 우리 쌍둥이야. 네가 거짓말하는 걸 내가 모를 것 같아?”심윤영은 그만 말문이 막혔다.“너 이번에 돌아오고 나서 낮에도 계속 방에만 틀어박혀 있잖아. 아주머니 말씀으론 끼니도 제대로 안 챙긴다며. 내가 연말이라 회사
그때, 마이바흐가 응급실 입구에 급브레이크를 밟으며 멈춰 섰다. 진태현은 재빠르게 달려가 뒷문을 열었다. 변승현은 심지우를 안고 차에서 내렸다. “피가 나고 있어. 의식도 없고!” “일단 들것에 눕혀! 바로 응급실로!” 심지우는 바로 들것에 실렸고 의료진은 서둘러 그녀를 응급실로 밀고 들어갔다. 정 교수와 고은미가 뒤따랐고 진태현은 따라가려는 변승현을 막아섰다. “흥분하지 마. 옷에 피도 묻었고, 일단 내 휴게실로 가서 닦아. 거기 깨끗한 옷도 있으니까.” “필요 없어. 지금 당장 심지우가 진짜 임신한 건지부터 알아야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고은미가 방 키로 문을 열었다.그 순간 심지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급하게 입을 틀어막고 곧장 욕실로 뛰어들었다.잠시 후 욕실 안에서는 구역질 소리가 연달아 울려 퍼졌다.“지우야!”그 소리를 듣고 고은미도 급히 따라 들어갔다.밖에서는 변승현과 진태현이 문 앞에 서서 고통스러운 구역질 소리를 들으며 얼굴이 잔뜩 굳어 있었다.한참이나 소리가 이어진 끝에야 겨우 조용해졌고 고은미는 얼굴이 창백해진 심지우를 부축해 욕실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방은 트윈베드였고 고은미는 심지우를 한쪽 침대에 눕혔다.심지우는 너무
차 문이 열리자 변승현은 심지우를 안은 채 차 안으로 들어갔고 진태현은 재빨리 문을 닫고 차 앞을 돌아 운전석에 올라탔다.그때, 고은미가 달려 나와 두 팔을 쭉 뻗은 채 차 앞을 막아섰다.“병원에 가면 안 돼요!”진태현은 인상을 찌푸리며 창문을 내리고 고개를 내밀었다.“사람이 실신했는데 병원에 안 가면 어쩌자는 거죠?”“지우 상태는 제가 잘 알아요! 그냥 감정이 격해져서 잠깐 기절한 것뿐이에요. 병원까지 갈 필요 없다고요!”진태현은 과하게 긴장한 고은미의 표정을 보면서 뭔가 이상하다고 느껴 막 입을 열려던 찰나 뒷좌석에서
잡지가 날아오는 순간, 심지우는 깜짝 놀라며 눈썹을 치켜올리고 본능적으로 배를 감싸며 벌떡 일어났다. ‘퍽’ 소리와 함께 잡지는 그녀의 발밑에 떨어졌다. 심지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발밑의 잡지를 한 번 쳐다보고 이내 변현민을 올려다봤다. “변현민, 너 지금 뭐 하는 짓이야?” 그녀는 배를 감싼 채 가슴을 진정시키려 애썼다. 조금만 늦었더라면 그 잡지는 그대로 그녀의 배를 가격했을 터였다. 변현민은 심지우가 배를 감싸고 있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불안과 질투가 한꺼번에 밀려왔다. ‘정말로 엄마가 아이를 가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