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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균열의 시작

작가: 데이지
last update 게시일: 2026-03-05 21:12:38

병원 복도를 따라 걸어가는 발소리가 낯설게 메아리쳤다.

하얗게 칠해진 벽과 희미하게 반짝이는 형광등 불빛이 눈을 아프게 했다.

팔꿈치에 걸친 가방이 무겁게 느껴졌지만, 실은 마음이 더 무거웠다.

온유가 다시 내 앞에 나타난 순간부터, 내 일상은 다른 속도로 흘러가고 있었다.

그의 상태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숨이 차오르는 듯 가빠졌고, 웃으려 애쓰지만 눈빛 속 피로는 감추지 못했다.

벤치에 앉아 있던 그는 두 손을 무릎 위에 포개며 내게 말했다.

“치료는 버티고 있어. 근데 의사가 말했어. 이제는 기적이 필요하다고.”

그 순간, 숨이 막히는 듯했다.

머릿속에서 수많은 대답이 떠올랐지만, 입술은 얼어붙은 듯 열리지 않았다.

다만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눈을 바라보았다.

여전히 그 눈은 내가 사랑했던 그때와 같았다.

아니, 더 간절해진 듯했다.

병원에서 돌아오는 길, 제하가 내 옆에서 묵묵히 걸었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팔짱을 낀 손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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