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ZER LOGIN[……그 인터뷰를 어떻게…?]
“대표님에 대한 진심 어린 관심의 결과라고 해두죠. 단 10분이면 됩니다. 대표님의 귀한 시간을 10분 이상 빼앗지 않겠습니다. 제안서를 보시고 판단할 기회조차 주지 않으신다면, 대표님께서도 분명 후회하게 되실 겁니다.”
나의 말에는 허황된 자신감이 아닌, 논리와 확신이 담겨 있었다. ‘이성의 이끌림’은 단순히 호감을 사는 것을 넘어, 내 말에 신뢰를 더해주는 효과까지 있는 듯했다.
수화기 너머로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녀가 내부적으로 고심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잠시 후, 그녀의 입에서 믿을 수 없는 대답이 흘러나왔다.
[…알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나는 숨을 죽이고 기다렸다. 1분, 2분… 영원처럼 느껴지는 시간이 흐른 뒤, 그녀가 다시 입을 열었다. 이전보다 훨씬 부드러워진 목소리였다.
[대표님께서… 지금 막 스케줄을 조정하셨습니다. 내일 오전 10시. 본사 대표실로 오시랍니다. 주어진 시간은 정확히 10분입니다. 1분이라도 늦거나, 1초라도 시간을 넘기면 바로 아웃입니다. 괜찮으시겠습니까?]
“물론입니다. 감사합니다.”
전화를 끊는 순간, 나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해냈다. 철옹성 같던 알테아의 첫 번째 관문을 뚫어낸 것이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창밖을 내다봤다. 어느새 어둠은 완전히 걷히고, 눈부신 아침 햇살이 도시를 비추고 있었다. 더 이상 내 세상은 회색이 아니었다.
나는 휴대폰을 들어 메시지 창을 열었다. 수신인은 ‘박 부장’이었다.
[부장님, 알테아 코스메틱 서유진 대표님과의 미팅, 내일 오전 10시로 잡혔습니다.]
메시지를 보낸 뒤, 나는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바라보았다. 피곤함은 찾아볼 수 없는, 자신감으로 빛나는 눈동자. 어제 산 값비싼 수트가 마치 원래 내 옷이었던 것처럼 완벽하게 어울렸다.
얼음 마녀, 서유진 대표.
단 10분 안에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 불가능해 보이는 도전이었지만, 나는 두렵지 않았다.
오히려 가슴이 뛰었다.
‘서유진 대표… 제가 갑니다.’
* 10분, 얼음 성벽을 향한 망치질
다음 날 아침, 사무실의 공기는 평소와 달랐다. 출근하자마자 모든 시선이 내게로 향하는 것이 느껴졌다. 그 속에는 호기심, 의심, 그리고 약간의 경외감마저 섞여 있었다. 어젯밤 내가 박 부장에게 보낸 메시지는 이미 마케팅 3팀 전체에 퍼져나간 뒤였다.
“김도윤 씨, 진짜예요? 알테아랑 미팅 잡았다는 거?”
옆자리 여직원이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 나는 그저 희미하게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순간, 사무실 문이 거칠게 열리고 박 부장이 들어섰다. 그는 나를 발견하자마자 성큼성큼 다가와 멱살이라도 잡을 듯 험악한 표정으로 물었다.
“너, 어젯밤에 보낸 메시지. 그거 사실이야? 어디서 수작 부리는 거 아니고?”
그의 눈은 의심과 분노로 이글거렸다. 자신이 던져준 ‘독이 든 성배’를 내가 덥석 받아 마시기는커녕, 진짜 ‘기회’로 만들어버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그를 잠식하고 있었다.
“오늘 오전 10시, 알테아 본사에서 서유진 대표님과 직접 만납니다. 필요하시다면 끝나고 미팅 보고서, 정식으로 올리겠습니다.”
나는 그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똑바로 마주하며 말했다. 내 당당한 태도에 박 부장은 잠시 할 말을 잃은 듯 입만 뻐끔거렸다. 주변의 모든 팀원들이 숨을 죽이고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결국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누르며, 이가 갈리는 소리로 말했다.
“……좋아. 어디 네놈 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한번 보자고. 가서 회사 망신이나 시키지 마.”
그는 예의를 무시한 경멸의 말을 뱉고는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하지만 그가 내게 패배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자리로 돌아와 미팅 준비를 최종 점검하고 있을 때, 휴대폰이 짧게 울렸다. 이하나 대리에게서 온 메시지였다.
[도윤 씨, 소식 들었어요. 정말 대단해요! 너무 긴장하지 말고, 하던 대로만 하고 와요. 응원할게요! -하나]
따뜻한 응원의 메시지에 가슴 한구석이 훈훈해졌다. 어제까지만 해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 나는 ‘고맙습니다’라는 답장을 보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결전의 시간이었다.
강남의 마천루 사이에 위치한 알테아 코스메틱 본사는 그 명성만큼이나 압도적이었다. 통유리로 된 건물 외벽은 주변의 모든 것을 비추며 차갑게 빛나고 있었고, 로비에 들어서는 순간 인공적인 라벤더 향과 서늘한 공기가 나를 맞았다. 모든 것이 완벽하게 계산된, 한 치의 오차도 용납하지 않을 듯한 공간. 이곳이 바로 얼음 마녀 서유진의 성이었다.
인포데스크에 신분을 밝히자, 잠시 후 어제 통화했던 비서가 직접 내려왔다. 단정한 검은색 정장 차림의 그녀는 나를 보자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김도윤 씨 맞으시죠? 어서 오세요. 김민지 비서입니다.”
“네, 반갑습니다. 직접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이쪽으로 오시죠.”
그녀는 어제의 차가운 목소리와는 달리 제법 친절했다. 엘리베이터로 향하는 짧은 시간 동안, 그녀는 나를 힐끔힐끔 훔쳐보았다. 전화기 너머로 상상했던 인물과 실제 내 모습 사이의 격차가 그녀의 호기심을 자극한 모양이었다.
[‘이성의 이끌림(Lv.1)’이 대상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대상 ‘김민지’가 당신에게 강한 호감을 느낍니다.]
최상층에 위치한 대표실로 향하는 복도는 길고 고요했다. 발소리 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적막 속에서 김민지 비서가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대표님께서는… 긴 서론을 싫어하십니다. 그리고 감정에 호소하는 건 더더욱요. 팩트와 비전만 말씀하시는 게 좋을 거예요.”
이건 단순한 안내가 아니었다. 명백한 조언. 그녀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나를 돕고 있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내가 부드럽게 미소 짓자 그녀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대표실 문 앞에 도착하자, 그녀는 심호흡을 한번 하고 노크했다.
“대표님, 이노 마케팅의 김도윤 씨 오셨습니다.”
“들여보내.”
문 안쪽에서 들려온 목소리는 얼음 조각처럼 차갑고 날카로웠다.
그녀의 트라우마는 단순히 연구 데이터를 도둑맞은 수준이 아니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를 거대 기업의 음모에 의해 잃어버린, 피맺힌 원한이었다.나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퍼즐 조각들을 맞춰나갔다. 그리고 하나의 가설에 도달했다. 나는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통찰의 눈’을 사용했다.[대상: 윤세아 (32세)][상태: 깊은 슬픔, 죄책감, 희미하게 피어나는 희망][핵심 욕망: 동생 윤윤호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고 복수하고 싶다.][숨겨진 정보: 동생이 죽기 직전, ‘이카루스의 날개는 태양을 두려워하지 않아’라는 암호 같은 마지막 메시지를 남겼다.]‘이카루스의 날개는 태양을 두려워하지 않아.’이카루스 신화에서, 이카루스는 태양에 너무 가까이 다가갔기 때문에 날개가 녹아 추락해 죽었다. 하지만 윤호는 그 운명을 거부했다. 이것은 유서가 아니라, 생존의 단서였다.“박사님.” 나는 그녀의 어깨를 부드럽게 잡았다. “윤호 씨는 죽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내 말에 그녀가 고개를 번쩍 들었다.“그게 무슨…!”“그는 자신이 제거될 것을 미리 알고 있었을 겁니다. 그래서 ‘윤윤호’라는 존재를 세상에서 지우고, 완전한 유령, ‘이카루스’로 다시 태어난 겁니다. 자신의 죽음을 위장하고서요.”나의 가설에 그녀의 눈동자가 세차게 흔들렸다. 절망의 잿더미 속에서, 희망이라는 작은 불씨가 피어오르고 있었다.이제는 확인해 볼 시간이었다. 우리는 헤르메스가 알려준, 그리고 윤세아와 윤호의 추억이 담긴 ‘아스가
역시나. 그는 이카루스의 충실한 문지기였다. 돈으로는 그의 입을 열 수 없다. 나는 전략을 바꿨다.“저는 이카루스를 잡으러 온 사람이 아닙니다. 국정원도, 경찰도 아닙니다. 오히려 그들과 싸우려는 사람이죠.”나는 그에게 프로젝트 프로메테우스의 개요를 간략하게 설명했다. 태산그룹과의 관계, 그리고 우리가 왜 이카루스의 힘을 필요로 하는지.“저는 이카루스에게 족쇄를 채우려는 게 아닙니다. 그가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거대한 놀이터를 제공하려는 겁니다.태산그룹이라는 거대한 골리앗을 상대로, 그의 천재성을 마음껏 펼칠 무대 말입니다. 당신이 진정으로 이카루스를 존경한다면, 그가 어둠 속에 숨어 재능을 썩히는 걸 원치는 않을 겁니다.”내 말에 헤르메스의 눈빛이 격렬하게 흔들렸다. 나는 그가 이카루스에게 진 빚과, 그를 향한 존경심을 정확하게 파고들었다.그는 한참 동안 나를 노려보며 진의를 파악하려는 듯 애썼다.마침내, 그는 한숨을 쉬며 입을 열었다.“…직접적인 정보는 못 줘요. 주는 순간, 나는 물론이고 당신도 그의 표적이 될 테니까. 대신 힌트를 하나 주죠.”헤르메스는 낡은 모니터 하나를 가리켰다. 화면에는, 지금은 서비스가 종료된 20년 전의 고전 온라인 게임 로고가 떠 있었다.“이카루스는 낡은 것을 버리지 않아요. 특히 자신의 첫 번째 날개는. ‘아스가르드의 마지막 비상’ 서버… 지금은 유령들만 떠도는 그곳에서 한번 기다려 봐요. 당신에게 날개가 있다면, 언젠가 태양을 볼 수 있을 테니.”‘아스가르드’, ‘날개’, ‘태양’. 모든 것이
* 기계 속 유령차강우의 전화가 끊긴 뒤, 나는 인천항의 축축하고 비릿한 공기가 가득한 골목에 홀로 서 있었다. 박진철이라는 시시한 유령을 퇴치했지만, 이제는 ‘이카루스’라는 거대한 괴물을 사냥해야 했다.3일. 그 시간 안에 전설적인 해커를 찾아내, 세상에서 가장 의심 많은 투자자의 눈앞에 데려다 놓아야 한다.‘왜 하필 해커지?’차강우는 감상에 젖어 이런 요구를 할 인물이 아니었다. 그의 모든 행동에는 철저한 계산이 깔려 있다. 나는 그의 입장에서 생각하기 시작했다.‘프로젝트 프로메테우스’의 가장 큰 리스크는 무엇인가? 바로 ‘정보’다. 우리의 모든 계획, 특히 월하미인의 위치와 윤세아 박사의 연구 데이터는 태산그룹 같은 경쟁사에겐 군침 도는 먹잇감이다. 그들의 전방위적인 해킹과 정보전에서 살아남아야 한다.이카루스는 방패였다. 동시에, 적의 심장을 찌를 수 있는 가장 날카로운 창이기도 했다. 차강우는 투자의 안정성을 위해, 프로젝트에 가장 강력한 정보보안 및 공격 능력을 요구한 것이다.문제는, 유령을 어떻게 잡느냐는 것이었다.나는 가장 먼저 나의 팀, 나의 동맹들에게 연락을 취했다. 혼자서는 절대 해결할 수 없는 문제였다. 첫 번째 전화는 당연히 서유진에게였다.[이카루스라고?]내 설명을 들은 그녀의 목소리는 한층 더 차가워졌다.[그 이름, 들어본 적 있어. 몇 년 전 국정원 내부 서버를 제집처럼 드나들며 농락했던 전설적인 인물이지. 국정원이 혈안이 되어 추적했지만, 결국 꼬리조차 잡지 못했어. 지금은 잠적해서 생사조차 불분명해. 차강우, 불가능한 걸 요구했군.]그녀는 정보기관조차 실패한 임무의 어려움을
“이래서 내가 장사치들이랑 엮이는 걸 싫어하는 거예요. 별 더러운 꼴을 다 보잖아요. 당신 괜찮아요?”그녀의 눈에는 처음으로 나를 향한 인간적인 걱정이 담겨 있었다. 나는 괜찮다고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박사님께 부탁드릴 것이 있습니다. 이 사진 파일의 메타데이터 분석이나, 발신 번호 역추적 같은 게 가능할까요? 박사님이라면 가능할 것 같아서요.”내 말에 그녀는 잠시 고민하더니, 뿔테 안경을 추어올리며 말했다.“전 해커는 아니지만, 데이터 분석은 제 전문 분야죠. 한번 해볼게요. 시간이 좀 걸릴 테니, 차강우라는 남자한테 보낼 자료나 정리하고 있어요.”그녀는 내 휴대폰을 받아 들고, 복잡한 장비들이 연결된 자신의 컴퓨터 앞에 앉았다. 그녀의 손가락이 키보드 위에서 춤을 추기 시작했다. 나는 그녀에게 무한한 신뢰를 보내며, 차강우를 완벽하게 설득할 데이터를 정리하기 시작했다.***그림자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면, 나는 그 그림자가 더 깊어지도록 새로운 먹이를 던져주기로 했다. 나의 정체가 궁금하다고? 그렇다면 더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어주마.나는 수소문 끝에 한 남자를 찾아 나섰다. 프로젝트 프로메테우스의 세 번째 핵심 멤버. 아마존 현지 탐사를 이끌어 줄 탐험가이자, 온갖 더러운 분쟁을 해결해 줄 해결사.그의 이름은 페드로, 통칭 ‘페드로 선장’이었다. 과거 해군 특수부대(UDT) 출신으로, 전역 후에는 용병부터 탐험가까지 돈 되는 일이라면 전 세계의 분쟁 지역을 마다하지 않고, 누빈 전설적인 인물.지금은 인천항
“대표님. 서유진이라는 맹수의 목에, 직접 목줄을 채울 수 있는 기회입니다.그녀가 대표님의 허락 없이는 단 한 푼도 쓰지 못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그녀의 꿈을 당신의 손안에서 이루어주는 것. 그것보다 더 통쾌하고 완벽한 복수가, 이 세상에 또 있을까요?”내 말이 끝나는 순간, 차강우의 표정이 무너졌다. 그의 내면에서 증오와 탐욕이 벌이는 마지막 전쟁. 나는 ‘통찰의 눈’으로 그의 상태를 확인했다.[대상: 차강우 (45세)][상태: 극심한 내적 갈등, 흔들리는 신념][핵심 욕망: (변화 감지!) 서유진을 향한 복수를 넘어, ‘프로젝트 프로메테우스’를 자신의 손으로 성공시키고 싶다!]그의 욕망이, 증오를 집어삼키기 시작했다.나의 5분은 끝났다. 차강우는 한참 동안 말이 없었다. 그는 이내 모든 감정을 지운 포커페이스로 돌아와 자리에서 일어났다.“내 생각은 변함없어. 난 여전히 서유진이 불타는 걸 보고 싶으니까.”패배. 심장이 차갑게 식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는 돌아서서 나가기 직전, 마지막 한 마디를 덧붙였다.“하지만 이 제안서… 이 프로젝트 자체는 흥미롭군. 상세 데이터 전부 보내. 검토는 해보지. 긍정적인 답변은 기대하지 말고.”그 말을 남기고 그는 카페를 떠났다.이겼다. ‘너를 파괴하겠다’에서, ‘데이터를 보내라’로. 나는 불가능해 보였던 그의 성벽에, 거대한 균열을 만들어 낸 것이다.그와 동시에, 눈앞에 시스템 메시지가 폭죽처럼 터져 나왔다.[★★★★★ 최고 난이도 설득 퀘스트의 1단계를 통과했습니다!]
* 5분 전쟁차강우의 눈은 칠흑 같은 심해와 같았다. 그 안에서는 증오, 탐욕, 호기심이 뒤섞인 폭풍이 휘몰아치고 있었다. 그는 나를 적으로 인식하면서도, 내 손에 들린 미끼의 가치를 본능적으로 알아차린 굶주린 상어였다.“5분 주지. 설명해 봐. 그리고 그 5분이, 자네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5분이 되어야 할 거야.”전쟁의 시작을 알리는 총성이었다. 나는 덮으려던 노트북을 다시 열었다. 그리고 그의 눈을 정면으로 마주했다. 여기서 조금이라도 밀리면, 나는 그의 먹잇감으로 전락할 터였다.“5분, 감사합니다. 대표님.”나는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 그의 페이스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 나만의 판을 짜야 했다.“하지만 시작하기 전에 한 가지는 명확히 하죠. 저는 대표님께 서유진 대표를 대신해 용서를 구하거나, 과거를 해명하러 온 것이 아닙니다. 그녀와 대표님 사이의 깊은 감정은 제가 감히 관여할 바가 아니니까요.”내 첫마디에 차강우의 눈썹이 미세하게 꿈틀거렸다. 그는 내가 감정에 호소하며 매달릴 것이라 예상했을 것이다. 나는 그의 예상을 깨부수며, 이 싸움의 성격을 규정했다.“저는 오늘 대표님의 ‘증오’가 아닌 ‘탐욕’과 대화하러 왔습니다. 대표님께서 이 제안을 거절하시는 것은, 서유진 대표를 향한 통쾌한 복수가 될 수도 있겠죠.하지만 그보다 먼저, 월가 최고의 승부사이신 차강우 대표께서 일생일대의 기회를 눈앞에서 걷어차는, 어리석은 실수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도발. 하지만 근거 있는 도발. 나는 그의 자존심, ‘최고의 승부사’라는 자의식을 정면으로 겨눴다. 그의 눈빛이 비웃음에서 날카로운 분석가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