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215화

Author: 탄산요정
영상 속에는 은희가 이 집에 찾아와 노레드와 상담하던 과정이 처음부터 끝까지 남아 있었다.

노레드는 은희가 왜 찾아왔는지도 설명했다. 스스로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이 있었고, 그 때문에 기억을 지우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다만 은희가 정확히 어떤 일을 겪었는지까지는 말하지 않고 필요한 부분만 간단히 알려 주었다.

“제가 정말 그랬군요.”

영상을 보면 분명 본인이 직접 요청한 일이었다.

그런데 지금의 은희에게는 그와 관련된 기억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다.

그 사실이 오히려 두려움을 키웠다.

노레드는 은희의 표정만으로도 불안이 커지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정신건강 분야의 진료 경험이 있는 만큼 환자의 감정 변화를 읽는 데 익숙했다.

“영상이 하나 더 있습니다. 시술 전에 은희 씨가 직접 남겨 둔 겁니다. 이것도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두 번째 영상에는 기억을 잃은 뒤에도 알아야 할 기본 정보만 정리돼 있었다.

화면 속 사람은 분명 은희 자신이었다.

영상에 따르면 자신의 이름은
Patuloy na basahin ang aklat na ito nang libre
I-scan ang code upang i-download ang App
Locked Chapter

Pinakabagong kabanata

  • 이제 당신을 버릴 차례   제219화

    은희는 사무실에 앉아 굳은 표정으로 생각을 정리했다.손가락으로 책상 위를 가볍게 두드렸다. 남우가 갑자기 찾아온 일 때문에 겨우 잡혀가던 균형이 흔들렸다.더 화가 나는 건 회사 직원 누군가가 자신의 허락도 없이 남우를 안으로 들였다는 사실이었다.은희는 내선 전화를 눌렀다. “보안팀 책임자 바로 올라오라고 전해.”얼마 지나지 않아 보안팀 책임자가 서둘러 사무실로 들어왔다.은희 앞에 선 책임자의 이마에는 땀이 배어 있었다. 이미 일이 커졌다는 걸 알고 있는 얼굴이었다.“대표님, 부르셨습니까?” 목소리도 긴장으로 조금 떨렸다.은희가 고개를 들었다. 바라보는 눈이 날카롭게 가라앉았다.“오늘 하남우를 안으로 들인 사람이 누구죠? 내 허락 없이는 누구도 대표실에 들어오게 하지 말라고 분명히 지시했고, 그런데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긴 건가?”책임자가 고개를 숙였다. 말투가 다급해졌다. “대표님, 저희 실수입니다. 오늘 근무한 보안 직원들이... 하 대표님을 대표님의 배우자로 알고 있어서 막지 않았다고 합니다.”“배우자?” 은희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 단어 자체가 불쾌하게 느껴졌다. “난 그 사람과 이미 이혼했는데, 그것도 모르고 있었어?”책임자는 더 당황해 서둘러 설명했다. “대표님, 몇몇 오래 근무한 직원들이 두 분이 실제로는 이혼하지 않았다는 얘기를 했다고 합니다. 보안 직원들이 그 말을 듣고...”은희의 미간이 깊게 좁혀졌다. “오늘 근무한 보안 직원들 전부 올라오라고 해. 잘못된 소문 퍼뜨린 직원들도 같이. 누가 회사에서 멋대로 그런 이야기를 하고 다니는지 직접 확인해야겠어.”책임자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고 급히 나갔다.이섭에게 들은 바로는 이혼 사실은 이미 외부에도 알려져 있었다. 기억을 잃기 전 은희 역시 회사에 남우의 출입을 허용하지 말라고 지시해 둔 상태였다.그런데도 직원들이 임의로 들여보냈고, 핑계까지 터무니없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보안 직원 몇 명과 오래 근무한 직원들이 사무실로 들어왔다.은희 앞에 섰지만 태

  • 이제 당신을 버릴 차례   제218화

    그제야 남우는 노레드가 한 말 중 한 부분을 다시 떠올렸다. 이 사람은 본인을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로 소개했다. ‘정말 은희 정신 상태에 문제가 생긴 건가?’“알겠습니다. 나가죠.” 남우의 목소리에는 눌린 감정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은희의 상태가 좋지 않은 만큼 고집부려서 은희를 더 자극할 수도 없어 결국 돌아섰다.문이 닫히고 나자 사무실 안에는 무거운 정적이 내려앉았다.은희의 몸은 아직 가늘게 떨렸고 호흡도 여전히 불규칙했다.은희는 다시 의자에 앉아 책상 모서리를 꽉 잡았다. 어떻게든 자신을 진정시키려 했다.노레드가 곁으로 다가와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한층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은희 씨, 괜찮으십니까? 제가 도와드릴 일이 있을까요?”은희가 고개를 들었다. 지금은 노레드가 와 준 게 그저 고마웠다.“감사합니다, 박사님. 제때 와 주시지 않았으면 어떻게 해야 했을지 몰랐을 거예요.”노레드는 옅게 웃으며 은희를 안심시켰다. “제가 해야 할 일입니다. 은희 씨는 지금 쉬면서 긴장을 풀어야 합니다. 불안과 긴장이 더 커지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해요. 괜찮으시면 잠깐 이야기하면서 감정을 가라앉혀 보죠.”은희는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네. 부탁드릴게요.”“지금은 저 남자를 기억하지 못하는 거죠? 그런데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거부감이 듭니까?”노레드의 질문에 은희는 잠시 말을 잃었다. 정말 기억에는 없는 사람이었다.그런데도 몸은 먼저 무서워했다. 그 반응만으로 과거에 남우에게 받은 상처가 얼마나 깊었는지 알 수 있었다.“네. 무서워요.”은희는 고개를 숙였다. 자신도 그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했다.“괜찮습니다.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해 보죠. 숨부터 깊이 들이마시고 내쉬어봅시다.”노레드의 눈빛이 낮게 가라앉았다. 시술 자체는 성공했다. 그런데 남우라는 남자는 기억에서 사라졌지만 여전히 은희는 반사적으로 두려움에 몸을 떨었다.“괜찮아요. 사실 괴롭다기보다는... 그냥 저 사람이 무서운 쪽에 가까워요.”노레드는 은희와

  • 이제 당신을 버릴 차례   제217화

    은희는 핸드폰을 세게 쥐었다. 손끝에 힘이 들어가 희게 질릴 정도였다.모르는 척하는 게 아니었다. 정말 남우를 기억하지 못했다.지금 남아 있는 기억만 놓고 보면 완전히 낯선 사람이었다. 다만 몇 마디를 주고받고 나니, 눈앞의 남자가 영상 속에서 말했던 남우라는 사실만큼은 확실해졌다.은희는 남우를 똑바로 바라보며 더 이상 타협할 생각이 없다는 말투로 말했다. “다시 말할게. 난 그쪽을 몰라. 계속 이러면 바로 경찰에 신고할 거야.”손가락은 이미 통화 버튼 위에 올라가 있었다. 조금만 더 하면 실제로 신고 전화를 걸 생각이었다.남우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곧 은희의 손목을 잡았다. 세게 쥔 건 아니었지만 전화하지 못 하게 막기에는 충분했다.“은희야, 이러지 마.”남우는 감정을 억누른 채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난 그냥 하세준이 너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 알고 싶어. 지금 네 상태가... 걱정돼.”손목이 붙잡히자 은희의 몸에서 즉각 거부 반응이 올라왔다.팔을 빼내려 했지만 쉽게 풀리지 않았다.“놔!”은희의 목소리가 다급해졌다.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 하세준이 누군데? 난 그런 사람도 몰라! 나한테 더 가까이 오지 마!”남우는 미간을 찌푸린 채 손을 놓지 않았다. 오히려 한층 가까이 다가왔다. “은희야, 네가 나 싫어하는 건 알아. 그래도 아무것도 모르는 척까지 하지 마.”남우는 은희가 일부러 말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은희도 굳이 사실을 설명해 줄 생각은 없었다.영상 속 자신은 남우를 몹시 싫어했다. 그렇다면 기억을 잃었다는 사실까지 남우에게 알려 줄 필요는 없었다.“기억 안 나... 정말 아무것도 기억 안 난다고!” 은희의 목소리가 무너졌다. 눈가도 붉어졌다. “놔줘! 그런 얘기 듣고 싶지 않아!”남우는 은희가 괴로워하는 얼굴을 보자 과거의 끔찍한 일을 다시 떠올린 거라고 생각했다. 결국 손을 놓고 한 걸음 물러났다. “미안해. 몰아붙이려고 한 건 아니야.”손목이 풀리자 은희는 바로 몇 걸음 뒤로 물러

  • 이제 당신을 버릴 차례   제216화

    가끔은 이유도 없이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정작 슬프다는 감정은 들지 않았고, 가슴 한가운데가 텅 빈 듯한 느낌만 남았다.“이게 그 시술 후유증인가...”은희는 혼잣말하며 뺨을 타고 흐른 눈물을 닦았다. 기억이 사라진 뒤에도 몸이 반응한다는 것만으로, 과거의 고통이 얼마나 깊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한편 은희는 고씨 집안의 사업에도 다시 관심을 돌리기 시작했다.기억의 일부를 잃기는 했지만, 예전에 남겨 둔 영상을 통해 자신에게도 운영하던 회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문제는 관련 기억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는 점이었다.은희는 회사 자료를 하나씩 읽어 현재 경영상태를 파악했고, 임원들과도 직접 이야기를 나눴다.은희가 자리를 비운 동안 고씨 집안의 사업은 일부 정체돼 있었지만, 다행히 큰 타격까지 입지는 않았다.그 사실에 은희는 조금 마음을 놓았다.누군가 뒤에서 회사를 지탱해 준 흔적도 분명했다. 다만 누가 도운 건지는 알 수 없었다.은희는 예전처럼 다시 출근하기 시작했다. 사무실 통유리 앞에 서서 따뜻한 커피가 든 머그잔을 들고,창밖으로 이어진 빌딩과 복잡한 도심 풍경을 내려다봤다.다시 일을 시작한 뒤 하루는 바쁘게 흘러갔다. 이유 없이 눈물이 흐르는 일도 예전보다 확실히 줄었다.그러던 어느 날 출근길, 회사 입구에 낯선 남자가 서서 은희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시선이 지나치게 집요하고 날카로워 기분이 좋지 않았다.그래도 은희는 크게 의미를 두지 않고 지나쳤다.얼마 지나지 않아 안내 데스크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대표님, 하 대표님이라는 분이 찾아오셨습니다.]직원의 말에 은희는 잠깐 멈칫했다.‘하 대표?’현재 은희의 기억 속에 그 직함으로 떠오르는 사람은 없었다. 다만 영상에서 본 남우라는 이름은 알고 있었다.그렇다면 아까 자신을 바라보던 남자가 남우였던 모양이었다.“안 만난다고 전해줘.” 은희는 망설임 없이 차분하게 답했다.[그런데 대표님... 하 대표님이 꼭 뵙겠다고 하십니다. 대표님이 만나 주실 때까지

  • 이제 당신을 버릴 차례   제215화

    영상 속에는 은희가 이 집에 찾아와 노레드와 상담하던 과정이 처음부터 끝까지 남아 있었다.노레드는 은희가 왜 찾아왔는지도 설명했다. 스스로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이 있었고, 그 때문에 기억을 지우고 싶다는 내용이었다.다만 은희가 정확히 어떤 일을 겪었는지까지는 말하지 않고 필요한 부분만 간단히 알려 주었다.“제가 정말 그랬군요.”영상을 보면 분명 본인이 직접 요청한 일이었다. 그런데 지금의 은희에게는 그와 관련된 기억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다.그 사실이 오히려 두려움을 키웠다. 노레드는 은희의 표정만으로도 불안이 커지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정신건강 분야의 진료 경험이 있는 만큼 환자의 감정 변화를 읽는 데 익숙했다.“영상이 하나 더 있습니다. 시술 전에 은희 씨가 직접 남겨 둔 겁니다. 이것도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두 번째 영상에는 기억을 잃은 뒤에도 알아야 할 기본 정보만 정리돼 있었다. 화면 속 사람은 분명 은희 자신이었다.영상에 따르면 자신의 이름은 은희였고 피아노를 좋아했다. 곡을 만들고 악보를 작업하는 일을 해 왔으며, 이섭과도 업무상 여러 번 협업했다. 이섭은 곡 제작을 맡기는 의뢰인이었고, 노레드 역시 이섭이 연결해 준 의사라고 했다.영상 속 은희는 자신이 겪은 큰 고통의 원인이 남우라고 말했다. 남우 때문에 아이를 잃었고, 지금 뱃속에 있는 아이에게까지 해를 끼치려 했다고 남겨 두었다.표정과 말투만 봐도 영상 속 은희가 남우를 얼마나 싫어하는지 알 수 있었다. 은희에게 남우는 다시 가까이해서는 안 될 사람처럼 기록돼 있었다.“설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박사님.”은희는 상황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빠른 편이라, 오래 걸리지 않아 대략적인 사정을 이해했다.사실 영상 원본에는 다른 내용도 있었다. 은희는 강씨 집안이 자신의 원수일 가능성이 높고, 그중에서도 강한철을 가장 의심한다고 말해 두었다. 고씨 집안에 벌어진 일과 연결돼 있다는 내용이었다.하지만 노레드와 이섭은 상의 끝에 그 부분을 영상에서 제외했다.기

  • 이제 당신을 버릴 차례   제214화

    하지만 노레드는 개인적으로 그런 증오까지 내려놓는 편이 은희에게 더 나은 삶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정말 고마워, 노레드. 이렇게 세심하게 봐 줄 줄은 몰랐네.”이섭도 그제야 긴장이 풀렸다.며칠 동안 은희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은 이섭에게도 편하지 않았다.“내가 부탁 하나만 더 해도 될까? 요즘 회사 일이 너무 바빠서 그런데, 은희 씨가 깨어날 때까지만 조금 돌봐 줄 수 있어? 담당 의사가 곁에 있는 편이 회복에도 나을 것 같아.”사실 이섭은 두 사람을 자연스럽게 가까워지게 해 볼 생각도 조금은 갖고 있었다.그래서 반응을 보려고 조심스럽게 꺼낸 말이었다.노레드의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 이섭이었다.남 부탁을 쉽게 들어주는 사람이 아니었기에, 이섭도 큰 기대 없이 던진 말이었다.“그래. 요즘은 별로 안 바빠.”이섭은 그대로 굳어 버렸다. 믿기지 않는 얼굴로 노레드를 다시 바라봤다.“진짜? 네가 이런 부탁을 받아 준다고?”노레드는 더 대꾸하지 않고 시술대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했다.그 반응만으로도 이섭은 묘하게 만족스러웠다.“그럼 부탁한다. 나는 회사로 돌아가 볼게.”이섭이 서둘러 나선 이유는 둘만의 시간을 만들어 주려는 마음도 있었고, 실제로 회사에 밀린 일이 많은 탓도 있었다.더 큰 이유는 따로 있었다. 웬만한 부탁은 거절하는 노레드가 받아 준 게 너무 드문 일이어서, 마음이 바뀌기 전에 얼른 자리를 뜨고 싶었다.노레드는 여러 문화권의 배경을 가진 의학 천재였다. 지금 이곳에서 활동한 기간보다 외부 의료기관과 연구 환경에서 지낸 시간이 더 길었다. 이섭이 알고 지내는 동안 특별히 가까운 사람을 둔 적도 거의 없었다.예전에 연인이 있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왜 헤어졌는지는 노레드가 말하지 않았고, 이섭도 굳이 캐묻지 않았다.이번에 돌아온 것도 당분간 쉬기 위해서였다. 노레드에게 직접 진료받는 건 어디서든 쉽지 않은 일이었다.“이섭아. 은희 씨가 조사하던 일, 배후가 강씨 집안 쪽 맞지?”문 앞까지 가던

Higit pang Kabanata
Galugarin at basahin ang magagandang nobela
Libreng basahin ang magagandang nobela sa GoodNovel app. I-download ang mga librong gusto mo at basahin kahit saan at anumang oras.
Libreng basahin ang mga aklat sa app
I-scan ang code para mabasa sa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