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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화

ผู้เขียน: 락희
온채아는 잠이 쏟아져 그저 빨리 집으로 돌아가 대충 샤워를 한 후 곧바로 침대에 누워 푹 자고 싶었다.

하지만 세상은 뜻대로 되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성유준이 뜻대로 되게 내버려두지 않았다.

두어 걸음 내디딘 온채아는 갑자기 뒤에서 들려온 클랙슨 소리에 화들짝 놀랐다.

뒤돌아보니 뒷좌석 창문 너머로 성유준의 화가 가득한 냉랭한 얼굴이 보였다.

오똑한 콧날과 깊게 파인 싸늘한 눈동자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이상한 괴리감을 주었다.

온채아는 술기운이 조금 가신 듯했다.

“대표님, 저한테 볼일 있으세요?”

목에 두른 짙은 붉은색 머플러는 살짝 아래로 늘어져 가녀린 목선이 고스란히 드러났고 희미하게 비친 가로등 불빛은 맑고 투명한 온채아의 얼굴을 더욱 극대화했다.

평소 출근할 때처럼 대충 묶은 검은 머리는 어깨 위에 자연스럽게 흩어져 마치 젖은 비단처럼 고급스러운 느낌은 주었다.

늘 그렇듯 차분하고 온화한 분위기를 풍겼으나 성유준과 대화할 때만큼은 불만이 가득 섞여 있었다.

성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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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도연은 고개를 살짝 숙였다. 손가락이 화면 위에서 잠시 멈춘 뒤에야 글씨를 입력했다.[네 잘못 아니야. 괜한 생각 하지 말고 일찍 자.]전송 버튼을 누른 뒤 그녀는 휴대폰을 뒤집어 책상 위에 내려놓았다.그녀는 금용 그룹에서 찍힌 사진이 어떻게 밖으로 흘러 나갔는지 묻지 않았고, 구민호가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할 생각인지도 묻지 않았다.조용히 잠시 앉아 있던 하도연은 이내 일어나 서재 불을 끄고 침실로 돌아가 쉬었다.구민호는 그녀의 문자를 확인한 순간 저도 모르게 휴대폰을 힘껏 움켜쥐었다.그녀는 따져 묻지도 않았고, 그를 탓하지도 않았다. 심지어 한마디도 더 캐묻지 않았다.하지만 그런 믿음이 오히려 구민호의 가슴속에서 답답하게 타오르던 불길을 더 거세게 만들었다.‘그래, 이번 일은 역시 구정훈과 관계가 있을 거야. 그런데 구정훈이 대체 어떻게 금용 그룹 안에까지 손을 뻗은 걸까?’사진은 금용 그룹 내부 사람이 찍었고 그의 눈앞에서 유출되었다.구민호는 얼굴을 굳힌 채 벌떡 일어나 방문을 열고 나왔다.복도는 고요했고 저 끝 벽에 달린 조명 하나만이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다.그가 몇 계단 내려가기도 전에 뒤에서 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민호야? 이 늦은 시간에 어디 가?”금재은은 막 잠자리에서 일어난 듯 얇은 옷차림으로 2층 복도에 서 있었다. 목소리에는 걱정이 가득했다.구민호는 걸음을 멈추고 몸을 돌려 어머니를 바라봤다.“북영시에 좀 다녀오려고요. 회사에 일이 생겼어요.”“지금?”금재은은 미간을 찌푸렸다.“지금이 몇 시인데? 이 시간이면 내일 아침에 가면 안 돼?”“안 될 것 같아요.”구민호는 어머니를 바라보며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그의 목소리에 서려 있던 차가움도 조금 누그러졌다.“어머니도 일찍 주무세요.”말을 마치자 그는 빠른 걸음으로 아래층으로 내려가 집을 나섰다.금재은은 복도에 서서 그의 뒷모습이 계단 모퉁이로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무언가 말하려 입을 열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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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문은 너무 직설적이었다. 순간 분위기가 얼어붙은 듯 굳어졌다.구정훈이 눈을 가늘게 떴다.“날 의심하는 거야?”“그렇게 생각해도 돼.”구민호는 피식 웃으며 거리낌 없이 인정했다.“내가 도연이를 붙잡고 싶은 건 맞아. 그래도 이런 비열한 수단까지 쓸 정도는 아니야.”구정훈의 목소리에는 일말의 피로감이 묻어났다.“날 너무 형편없는 인간으로 보는 거 아니야?”“그래?”구민호가 반걸음 앞으로 다가서며 그를 매섭게 노려봤다.“형이 아니면 그 사진들은 어디서 났는데? 그런 사진은 누나와 가까이 지내면서 누나 일정을 아는 사람만 가질 수 있어. 형 말고 또 누가 그런 사진을 가지고 있겠어?”구정훈의 얼굴에 남아 있던 웃음기가 조금씩 사라졌다.그는 몇 초간 침묵했다. 계속된 추궁에 막다른 곳까지 몰린 듯, 더 이상 겉으로나마 평온한 척할 생각도 없는지 비웃듯 말했다.“너도 가질 수 있잖아? 네가 도연이를 끌어안은 그 사진은 금용 그룹에서 찍힌 거야. 구민호, 네 구역 하나 제대로 단속 못 하면서 감히 나한테 훈계하려 드는 거야?”“그래. 그 사진들이 밖으로 나간 건 어쩌면 나와 관련이 있을지도 모르지.”퍽.구정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구민호의 주먹이 날아들었다. 주먹은 정확히 그의 광대뼈를 강타했고 엄청난 힘에 구정훈은 비틀거리며 두 걸음이나 물러나다가 등이 차 문에 세게 부딪혔다.입안에는 순식간에 비릿하고 달큰한 피 맛이 퍼졌다.기사는 깜짝 놀라 달려들어 말리려다가 구민호의 표정을 보고는 감히 움직이지 못했다.구민호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옆에 늘어뜨린 손가락을 꽉 움켜쥐었다. 그의 목소리에는 가라앉지 않는 살기가 서려 있었다.“이건 누나 대신 때린 거야.”구정훈은 그를 똑바로 바라봤다. 눈빛에 마침내 냉기가 떠올랐다.“구민호, 주먹질할 시간 있으면 그 사진들이 왜 유출됐는지나 잘 생각해 봐.”그 말을 끝으로 구정훈은 차 문을 열고 허리를 숙여 뒷좌석에 앉았다. 구민호는 쳐다보지도 않고 기사에게 짧게 말했다.“가.”검은 승용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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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채아는 그의 말을 듣고 마음속의 불안감이 서서히 가셨다.그녀는 고개를 기울여 턱을 그의 어깨에 기대고 낮게 물었다.“도연 언니가 앞으로 결혼에 대해 완전히 실망해 버리면 어떡하지?”“그럴 일 없어.”성유준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다만 하도연의 결혼에 대한 기대치는 애초에 서로를 존중하며 살아가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온채아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봤다.“정말?”성유준은 자세히 설명하지 않고 그녀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응. 그냥 시간이 조금 필요한 거야.”월강 레지던스의 따뜻한 분위기와 달리 구씨 집안 본가의 공기는 바깥에 내리는 겨울비보다 더 음울했다.구진택은 저녁 무렵에야 급히 돌아왔다.그는 짙은 회색 개량한복을 입고 오래 사용한 자단목 지팡이를 짚고 있었다. 먼지를 뒤집어쓴 채, 물 한 모금 마실 겨를도 없이 거실 중앙의 의자에 앉았다.구강우는 옆에 서서 숨조차 크게 쉬지 못했다.구정훈은 구진택의 오른편에 서서 고개를 숙이고 공손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그의 시선은 이따금 거실 중앙에 무릎 꿇고 있는 구민호에게 향했지만, 감정을 읽을 수 없었다.구민호는 꼿꼿한 자세로 무릎을 꿇고 있었고, 등은 팽팽하게 당긴 활처럼 반듯했다.아래층으로 불려 내려온 뒤 지금까지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눈매와 표정에는 차가운 기색이 역력했다.구진택은 찻잔을 손에 들고 뚜껑으로 찻잎을 가볍게 걷어 냈다. 하지만 마시지는 않고 다시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 묵직한 소리가 거실에 울렸다.“말해 봐.”구진택의 목소리는 높지 않았지만 화를 내지 않아도 사람을 짓누르는 위압감이 있었다.“너와 도연이, 대체 무슨 사이냐?”구민호는 고개를 들고 평온하게 구진택의 시선을 마주 보며 차분하게 말했다.“저와 도연 누나 사이에는 아무 일도 없어요.”구진택 앞에서는 하도연을 부르는 호칭도 바꿨다.“아무 일도 없다고?”구진택은 차갑게 웃으며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세게 두드렸다.“내가 늙어서 눈이 먼 줄 아느냐? 밖에 떠도는 사진들을 내가 알아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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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도연은 뒷좌석에 기대어 고개를 숙였다.“괜찮아. 곧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을 테니까.”그녀의 목소리는 평온했다. 마치 이미 벌어진 일을 말하듯 확신에 차 있었다.서진은 잠깐 멈칫했다가 이내 그 뜻을 알아차렸다.하용건의 성격상 전화로 하도연을 거칠게 나무란 이유 중에는 자신의 명성을 지키려는 마음도 있었겠지만, 동시에 그가 가장 아끼는 손녀의 정치적 앞날과도 직결돼 있었기 때문이다.하도연은 단지 그의 손녀일 뿐만 아니라, 현재 하씨 가문을 이끌어갈 가장 적합한 후계자였다.하희민과 하지훈이 명예와 이익을 좇아 아무리 날고 긴다 해도 결국 하도연의 뒷받침이 필요했고, 그 남매가 서로를 밀어주고 끌어 줘야 하씨 가문도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정신을 차리고 상황을 되돌아보면, 하용건이 가장 먼저 책임을 물을 대상은 절대 친손녀가 아니었다.막아야 할 입들은 할아버지가 가장 빠른 속도로 하나씩 틀어막을 터였다.“그러네요.”서진은 대답하다 문득 생각난 듯 말했다.“작은 아가씨도 기사를 봤을 수 있는데, 전화 한번 해 보실래요?”뉴스가 빠르게 묻혔지만, 온채아는 임신 중이었고 만약 뉴스를 본다면 걱정할 수도 있었다.하도연은 잠깐 망설였다.“조금 있다 경성 도착하면 바로 월강 레지던스에 들렀다가...”온채아는 생각이 많은 아이였다. 직접 얼굴을 보여 주는 편이 더 안심될지도 몰랐다.그런데 말을 끝내기도 전에 휴대폰이 진동했다.발신자는 온채아였다.하도연은 조금 의외라는 듯했지만 곧바로 전화를 받았다.“도연 언니.”수화기 너머에서 온채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인터넷에 올라온 일에 관해 들었어요. 언니, 괜찮으세요?”하도연은 좌석에 기대었다. 어째서인지 계속 팽팽하게 긴장해 있던 마음이 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조금 풀렸다.“괜찮아.”“절대 마음에 담아 두지 마세요. 그 사진들 누가 봐도 일부러 각도 잡아서 찍은 거예요. 저는 한눈에 알아봤어요.”온채아는 말을 하다 목소리를 조금 낮췄다.“그냥 언니가 좀 걱정돼서요. 언니,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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