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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9화

作者: 락희
엘리베이터를 나서던 주율천은 성유준을 바라보며 말했다.

“방금 말한 일은 부탁 좀 할게. 신경 써줘.”

성유준이 가볍게 끄덕이자 주율천은 그제야 발걸음을 내디뎠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자 온채아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뭘 신경 써달라고 한 거야?”

온채아는 본능적으로 그 일이 자신과 관련이 있음을 알아챘다.

“율천이가 그랬어.”

성유준은 온채아를 쓱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만약 사람을 잘못 알아보지 않았다면 벌써 너랑 이혼을 800번은 했을 거라고.”

성유준의 스타일이 가득 담긴 그 말을 온채아는 믿을 수 없었다.

그런데 만약 주율천이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 축배를 들어도 모자랄 일이다.

그녀가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있자 성유준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서운한 거야?”

“내가? 뭘?”

온채아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대답하며 되받았다.

“적어도 나는 결혼 한 번 했잖아. 좋아하는 사람 사진을 지갑에만 넣어두고 다니는 누군가와는 다르지. 감정을 억누르는 스타일인 줄은 전혀 몰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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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갑작스러운 질문이었다.하지만 어쩌면 예상했던 일이기도 했다.정다슬의 손가락이 움츠러들었다.그녀는 고개를 살포시 숙인 채 차 문밖에 서서 차 안의 남자를 조용히 바라보았다.한순간, 머릿속에 과거 두 사람이 뜨겁게 사랑했던 장면과 헤어지던 장면이 동시에 떠올랐다.그사이에는 사실상 아무런 완충 지대도 없었다.가장 가까웠던 시절, 경성대학교 근처에 있던 하지훈의 아파트 곳곳에는 두 사람이 사랑했던 흔적이 남아 있었다.그녀는 열등감에 사로잡혀 예민했지만 하지훈은 솔직하고 뜨거운 사람이었다.그런 사람 앞에서 정다슬은 더 깊이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그녀가 가장 깊이 빠져 있던 순간, 하씨 가문에서 내민 수표 한 장이 두 사람 사이에 너무나 선명한 경계선을 그었다.정다슬은 잘 알고 있었다. 온 힘을 다해 달려도 자신은 하지훈의 출발점에조차 닿을 수 없다는 사실을.게다가 그녀에게는 시한폭탄과도 같은 남동생까지 있었다.그래서 그녀는 어렵지 않게 이별이라는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정말 힘들었던 건 헤어진 뒤 목숨까지 잃을 뻔했던 것이다.“그때는 우리 집에서 잘못했어.”하지훈은 좌석에 기대 고개를 살짝 돌린 채 그녀의 옆에 늘어뜨린 손가락을 바라보았다.“그래도 우리가 꼭 이렇게 계속 시간만 질질 끌 수는 없어.”정다슬의 속눈썹이 가볍게 떨렸다.그녀는 한참 그를 바라보다가 평소보다 훨씬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못 넘어가요.”정다슬은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말을 돌렸다.“그리고 당신 집에서 동의하든 안 하든, 그건 제가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이 아니에요.”하지훈이 고개를 들었다.“그럼 뭘 신경 쓰는데?”“내가 신경 쓰는 건...”정다슬은 잠시 말을 멈췄다.“언젠가 당신이 나 때문에 꿈을 향한 길이 막혔다고 생각할까봐요.”그녀는 마침내 고개를 들고 그의 그윽한 눈빛과 마주 보았다.“그리고 그날이 왔을 때, 지훈 씨가 돌아갈 수 없게 되는 거예요.”하지훈은 말이 없었다.그는 그녀가 한 말들을 하나하나 곱씹는 듯 시선이 점점 깊

  • 이제 와서 빌어? 나 임신했어!   제799화

    위층으로 올라가 씻은 뒤, 성유준은 아직 잠이 오지 않는 온채아를 끌어안고 침대에 누웠다.“아직 안 졸려?”“네.”온채아는 옆으로 누워 그를 바라보았다. 두 눈에는 아직 욕실에서 묻혀 나온 듯한 촉촉한 물기가 남아 있었다.“기쁘기도 하고 마음이 놓이기도 하고, 아무튼 너무너무 행복해요.”너무 행복해서 오히려 잠드는 게 아까울 정도였다.예전에는 늘 자신이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오늘 밤 그녀는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선명하게 느끼고 있었다.성유준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의 눈동자에서는 다정함이 넘쳐흐를 듯했다.“나도 행복해.”그녀가 곁에 있기만 하면 그는 행복했다.그 행복은 그 어떤 일도, 그 어떤 사람도 대신할 수 없는 것이었다.온채아가 갑자기 바짝 다가와 그의 품속으로 파고들었다.“내가 당신과 함께 보낸 첫 번째 생일에 무슨 선물을 줬는지 기억해요?”성유준이 살짝 눈썹을 찌푸렸다.당연히 기억했다.그해 온채아는 이미 성유준의 곁에 있었지만, 소원희는 성유준이 해외 유학을 간 틈을 타 예절을 모른다는 이유로 그녀를 사당에 가두고 하루 종일 무릎 꿇게 했다.성유준이 찾아냈을 때 어린 온채아의 무릎은 시퍼렇게 멍들어 있었다. 그런데도 그를 보자마자 활짝 웃으며 주머니에서 녹아 눅눅해진 레몬 사탕 두 알을 꺼내 내밀었다.“오빠, 생일 축하해요.”예전에 빈소에서 그에게 건넸던 두 알의 사탕과 똑같았다.그리고 성유준이 평생 받아 본 생일 선물 가운데 가장 초라한 선물이기도 했다.온채아는 그가 말이 없자 기억하지 못하는 줄 알고 입을 열려 했다. 그보다 먼저 성유준의 낮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레몬 사탕.”온채아는 잠깐 놀랐다가 입꼬리를 씩 올리며 웃었다.“기억하고 있었네요.”“너에 관한 일을 내가 언제 잊은 적 있어?”온채아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다만 고개를 들고 더 가까이 다가가 그의 턱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부드러운 감촉은 닿자마자 곧 떨어졌다.온채아가 물러나려는 순간, 성유준은 그녀의

  • 이제 와서 빌어? 나 임신했어!   제79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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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 와서 빌어? 나 임신했어!   제79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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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 와서 빌어? 나 임신했어!   제79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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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 와서 빌어? 나 임신했어!   제79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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