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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9화

Author: 락희
온채아는 멈추고 싶었다.

이 낯선 느낌이 너무나 두려웠다.

하지만 그녀는 아랫입술을 꽉 깨물고 하려던 말을 모두 삼켜 버렸다.

온채아는 눈을 내리깔고 성유준의 행동을 지켜보았다. 두 눈에 놀라움이 가득 차더니순간 입맞춤에 이끌려 무심코 고개를 들어 올렸다.

희미한 불빛 아래 온채아는 더 아름다웠고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뿜어냈다.

성유준은 고개를 들어 한 번 올려다본 순간 더는 억누를 수 없었다.

이런 일은...

그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어려웠다.

온채아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자 성유준은 잠시 망설였다. 중간에 멈추려던 찰나, 그녀의 눈가에서 흘러나오는 눈물을 보았다. 마치 무언가에 자극받은 듯 성유준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의 멈춤과 이상한 느낌을 감지한 온채아 역시 멍해졌다.

이런 일에 그녀는 실전 경험은 없었지만 의사로서 이론 지식만큼은 부족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곧 무슨 상황인지 알아차렸다.

온채아는 숨을 가다듬고 애써 놀라움을 억누르며 고개를 들어 성유준을 바라보았다. 성유준은 얼굴이 까맣게 질려 차마 그녀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듯했다. 온채아는 이런 일은 남자의 자존심이 걸려 있다는 것을 알기에 조심스럽게 입을 열어 위로했다.

“대부분의 남자는 서른이 넘으면 약해지기 시작해. 정 마음에 걸리면 내가 맥을 짚어 봐 줄게. 정말 문제가 있더라도 약 몇 첩이면 되는 일이야.”

온채아는 이런 경우를 꽤 많이 보았다. 한의원에는 불임이나 난임을 치료하러 오는 환자들이 많았고 일부 미혼 남성들은 직접적으로 그쪽 문제를 상담하러 오기도 했다.

성유준의 상황은 문제가 있더라도 심각하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이 순간 전까지는 온채아가 평소에 성유준의 그쪽 방면에 문제가 있을 거라고 전혀 눈치채지 못했으니 말이다.

이 말을 들은 성유준의 얼굴은 더 어두워졌다. 그녀의 입을 막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며 엉덩이를 툭 쳤다.

“먼저 씻고 오는 게 어때?”

“응.”

지금은 말을 많이 할수록 실수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알고 온채아는 몸을 일으켜 욕실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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