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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이번엔 무조건 이겨

다음날.

피아노 콩쿠르 현장에서 이영은 무대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준비라고 하기보다는 다른 남자의 대시를 받고 있다는 표현이 더욱 적절할 지도.

그녀의 신분과 외모 덕에 남자의 관심을 받지 않는 게 더욱 이상한 일이다. 게다가 그녀는 이렇게 대접받는 느낌을 즐기고 있었다. 아무리 자기에게 대시해오는 사람들은 모두 성에 차지 않았지만.

그런데 이영이 무대 화장을 끝냈을 무렵, 익숙한 실루엣이 그녀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벌떡 일어나 남자에게로 다가갔다.

“이건 오빠, 정말 와줬네요.”

그녀의 기억 속에 윤이건은 이런 행사에 참가한 적이 극히 드물다. 하지만 어제의 약속도 있었겠다 이렇게 눈앞에 나타난 걸 보니 당연히 자기를 위해 온 거라고 생각했다.

순간 이 남자가 자기를 특별하게 생각한다는 생각에 몹시 흥분됐다. 게다가 윤이건이 왔으니 자기가 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할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오늘 있을 국제 피아노 콩쿠르는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경연 중 하나다.

이 콩쿠르에서 우승을 한다면 상류 사회로 진입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도 있었다.

때문에 이영은 이 기회에 윤이건에게 더 접근해 볼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때 이진이 문쪽에서 천천히 걸어들어왔다.

그 순간 이영은 자기 눈을 의심했다.

‘저 년이 여긴 왜 왔지?’

그녀의 기억 속에 이진은 어릴 적부터 피아노를 배운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때문에 콩쿠르에 참가한다는 건 더욱 불가능한 일이었다.

윤이건을 본 순간 이영은 뭔가 생각난 듯 콧방귀를 뀌더니 친절한 미소를 띤 채 이진에게 다가갔다.

“언니, 이혼해서 속상한 건 알겠는데 여기까지 쫓아와서 스스로를 괴롭힐 필요까지는 없잖아.”

일부러 강조하는 양 마지막 한 마디를 천천히 말한 이영은 다른 사람들이 자기 쪽으로 눈길을 보내오자 씩 웃었다.

하지만 이진은 그녀보다 더 환한 미소를 짓는 게 아니겠는가?

“이영아, 네 머릿속엔 온통 남자 생각 아니면 남자에 관한 일뿐인가 보네.”

이진은 팔짱을 낀 채 이영을 위아래로 훑어봤다.

“네가 그렇게 결혼하고 싶어 하는 줄 몰랐는데 왜 아직까지 널 데려가겠다는 남자가 없나 몰라.”

“이진!”

“응, 나 여기 있어.”

아무 타격을 받지 않는 이진과 달리 먼저 시비를 건 이영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네까짓 게 뭐 잘난체하는 거야? 피아노 감상할 줄은 알아? 사람들 앞에서 망신 당하는 게 싫으면 당장 나가는 게…… 어디 가? 내 말 안 끝났잖아!”

이진은 이영의 말을 무시한 채 곧바로 무대 뒤로 사라졌다.

그 때문에 혼자 덩그러니 남겨진 이영은 일인극이라도 하는 양 펄쩍펄쩍 뛰며 소리쳤다.

그리고 그 시각, 옆에서 이 모든 걸 지켜보던 윤이건은 다른 사람은 안중에 없는 양 돌아서는 이진의 뒷모습을 보며 입꼬리를 씩 올렸다.

‘참 재밌단 말이야.’

콩쿠르가 시작하기 전 모든 참가 선수들은 무대 위에 모였다.

그리고 그 시각 이영은 이진이 몇 번째 순서인지 알아내기 위해 두리번거리며 익숙한 인영을 찾아 헤맸다. 물론 이진이 몇 번이든 자기 실력으로 그녀를 이기는 건 식은 죽 먹기라고 생각하며 말이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 해매도 이진의 모습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역시 제 주제를 알고 꽁무니 내뺐다는 생각에 이영의 입꼬리는 씩 올라갔다.

“피아노 콩구르가 정식으로 막을 올립니다.”

사회자의 말과 함게 무대 위에 환한 빛이 들어섰고 심사위원 석에 앉은 익숙한 실루엣을 보는 순간 이영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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