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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화

ผู้เขียน: 도도화
낮고 깊은 목소리가 귓가를 스치는가 싶더니, 손에 들고 있던 액자가 순식간에 빼앗겼다.

“사진 말고 실물을 보면 더 좋지 않아요?”

임서율은 순간 당황해 얼굴이 달아올랐지만 하도원의 장난스러운 말투 덕에 금세 태연함을 되찾았다.

“내가 뭐 당신 사진 끌어안고 좋아서 본 줄 알아요? 그냥 이불 정리하다가 실수로 건드린 거예요.”

“겉과 속이 다른 게 인생 신조였나 봐요?”

임서율은 어이없다는 듯 눈을 살짝 흘기며 품에 든 이불을 끌어안고 그의 곁을 지나쳤다.

“자기애가 하 대표님 인생 신조겠죠.”

하도원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졌고 그는 이불을 들고 방을 빠져나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곧이어 그는 시선을 내려 액자 속 어린 시절의 자신을 응시했다. 한때는 앳된 소년이었던 자신의 눈빛을 바라보자 날카로운 기운이 조금은 누그러지는 듯했지만 바로 옆에 서 있는 노인을 발견하자 이내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

“거슬려.”

짜증스러운 듯 탁 소리를 내며 그는 액자를 침대 옆 탁자 위에 뒤집어 놓았다.

한편, 거실로 돌아온 임서율은 이불을 펼쳐 소파 위에 깔았다. 처음엔 사진 액자에 대해 하도원에게 물어볼까 잠시 생각했지만 금세 마음을 바꿨다. 남의 사생활에 굳이 끼어들고 싶지 않았다.

‘그냥 우연히 찍힌 사진일 수도 있으니까.’

그녀는 이불 속으로 들어가려다 익숙한 하도원의 향기에 잠시 마음이 흔들렸다. 낯선 곳에선 잠을 설치는 편이었지만 이상하게도 오늘은 깊고 편안한 잠에 금방 빠져들었다.

얼마 후 하도원이 거실로 내려왔을 때, 임서율은 이미 조용히 잠들어 있었다. 평온한 얼굴 위로 긴 속눈썹이 간혹 미세하게 떨렸다. 창백하리만큼 하얗고 매끄러운 그녀의 피부 위로 그의 손끝이 조심스레 스쳐 지나갔다.

“이 무정한 여자 같으니. 어떻게 날 이렇게 빨리 잊을 수가 있지.”

결국 그는 그녀의 콧잔등을 가볍게 톡 건드리고는 나지막이 속삭였다.

“잘 자.”

다음 날 아침.

조깅을 마친 하도원은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도로 한편에 서 있는 낯선 차량을 발견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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