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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9화

Author: 도도화
임서율은 그가 성큼 다가오자 무의식적으로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

“어차피 제 카드도 아닌데 대표님이랑은 상관없잖아요?”

의아했다. 하도원은 원래 남의 일에 이렇게까지 관여하는 사람이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그의 다음 말이 곧 그 의문을 풀어주었다.

하도원의 깊은 눈빛은 매서운 매처럼 날카로웠다.

“당신이 보기엔 내가 정체도 불분명한 사람을 곁에 둘 것 같아요?”

임서율의 눈이 번쩍였다.

“그 말은 새로운 사람을 뽑으실 생각이라는 뜻인가요?”

하도원의 시선이 그녀를 정면으로 꿰뚫었다.

평소의 가볍고 나른한 기색은 온데간데없고 감정 하나 묻어나지 않는 얼음 같은 눈빛이었다.

“그렇게까지 나한테서 멀어지고 싶은 거예요? 아니면, 임씨 집안은 원래 이용하고 나면 바로 버리는 습성이 있나?”

임서율은 입술을 삐죽 내밀었지만 그의 매서운 시선에 등골이 서늘해졌다.

도망치듯 고개를 돌리자 하도원의 손이 곧장 그녀의 턱을 붙잡아 시선을 억지로 고정시켰다.

“왜요? 찔리는 데라도 있어요?”

예상치 못하게 마주한 그의 눈은 끝없는 심연 같았다.

그 순간, 임서율의 심장이 미친 듯이 요동쳤다.

그녀는 늘 생각해왔다. 지난 5년 동안 별의별 일을 겪었으니 이제 웬만한 남자 앞에서는 흔들리지 않을 거라고.

실제로 그녀가 좋다고 쫓아다니던 남자도 많았지만 누구에게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다.

그래서 예전에 하도원 앞에서 느낀 두근거림도 단순히 자신이 차주헌의 아내였기 때문에 다른 남자와 얽히는 게 부담스러워서 생긴 착각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지금, 왜 여전히 이 남자가 가까이 다가오기만 하면 심장이 제멋대로 뛰는 걸까?

임서율은 시선을 내리깔고 마음을 다잡았다.

“아뇨. 제 정체가 불분명해 보이신다면 다른 분을 구하세요. 계약 위약금은 제가 책임질게요. 필요하시다면 후임자를 찾으실 때까지 기다렸다가 떠나죠.”

“난 당장 사람을 바꿀 생각 없어요. 그러니 당신도 그런 생각은 접는 게 좋을 거예요.”

그 한마디에 임서율은 속으로 헛웃음을 삼켰다. 5년 전에도 이해할 수 없던 남자였는데,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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