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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1화

Author: 도도화
셋째 고모가 낮게 말했다.

“바로 저 눈매 말이야. 몰랐어? 이 아가씨의 눈매가 너랑 정말 많이 닮았어.”

그러자 임서율이 고개를 돌려 오가연 쪽을 다시 보았다. 마침 시선이 딱 마주쳤고, 오가연은 당황한 듯 굳어 버렸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멍하니 임서율만 바라보았다. 임서율은 대수롭지 않게 미소만 건네고는 시선을 거두었다.

셋째 고모가 또 물었다.

“이제 느껴지지? 너희 둘, 좀 닮았지?”

임서율이 이번엔 제대로 훑어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네요. 조금 닮았네요.”

셋째 고모가 비꼬듯 웃으면서 말했다.

“내가 뭐랬니. 주헌이가 갑자기 어린 아가씨를 데려온 데는 다 이유가 있다니까. 인연이라는 건 아무리 끊어내도 실처럼 질겨. 그때 너랑 같이 있을 때 성의껏 못 하더니, 이제 와서나 후회가 남았겠지.”

식사가 시작되자 오가연은 음식을 작게 한입씩만 뜯었다. 입맛이 썩 좋아 보이지 않았다. 반면 임서율은 요즘 좋아하는 메뉴가 상에 가득해 젓가락질하기에 바빴다. 매운 닭요리, 매운 생선찜, 소고기볶음까지, 전부 임서율의 취향이었다.

하도원은 옆에서 내내 임서율의 그릇을 챙겼다.

“이것도 좀 먹어 봐. 신김치 넣은 생선탕도 괜찮고, 네가 좋아하는 새우도 있어. 게는 네 몸에 좋지 않을까 봐 조금만 먹고.”

그 모습을 본 큰어머니가 웃으며 한마디 거들었다.

“아이고, 난 또 처음 보네. 도원이가 여자한테 이렇게 살뜰하게 대해 줄 줄은 말이야. 이러다가 서율의 집사가 다 되겠어.”

셋째 고모가 큰어머니를 슬쩍 놀렸다.

“누가 알겠어요? 저 집은 금슬이 좋으니까 그렇겠죠. 언니네 집 영감탱이는 맨날 언니 속만 태우잖아요. 그러니 질투 나는 거죠?”

“그래. 알았어. 그래도 서율이가 매운 걸 이렇게 찾는 거 보니 아마 딸일 거야. 딸이 얼마나 좋은데... 우리 집의 아들자식 좀 봐봐. 매일 나를 속 태운다니까.”

식사 분위기는 꽤 좋았다. 자잘한 해프닝이 있어도 금세 웃으며 지나갔다.

식사를 마치고 하도원은 임서율과 함께 뒤뜰을 거닐었고 오가연은 차주헌의 소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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