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허미숙이 웃으며 말했다.“살이 빠진 것 같지는 않은데, 키가 더 큰 것 같구나. 갈수록 미혜를 쏙 빼닮아 가네.”연미혜와 가족들은 이번 연휴를 맞아 바다로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아름다운 바다와 주변의 유명 관광지를 두루 둘러볼 계획이었다.가족들은 래프팅과 등산을 즐기고, 유리 다리를 건너는 체험도 했다. 지역 전통문화 행사에 참여하는가 하면, 다양한 향토 음식도 맛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그렇게 며칠이 지나자, 연미혜는 경다솜이 이번 여행을 제법 즐기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경다솜도 어느새 연씨 가문 식구들과 한
김태훈은 더는 그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았는지 화제를 돌렸다.“내일부터 연휴인데, 무슨 계획 있어?”연미혜가 웃으며 대답했다.“아직 별다른 계획은 없어요. 딱히 가고 싶은 곳도 없어서 일단 집에서 이틀 정도 쉬려고요.”김태훈이 고개를 끄덕였다.“그것도 좋지.”그날 저녁, 집으로 돌아가던 연미혜는 경다솜에게 전화를 걸었다.경다솜은 금세 전화를 받았다.“엄마?”“응, 다솜아.”운전 중이던 연미혜가 다정하게 물었다.“내일부터 연휴인데, 계획 있어?”“아니요.”경다솜이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엄마도 별다른 일정
임지유가 전화를 끊자 손수희가 물었다.“누구 전화야? 무슨 일인데?”임지유가 방금 들은 이야기를 간단히 전하자, 손씨 가문과 임씨 가문 식구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손아림은 흥분한 나머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눈시울까지 붉히며 말했다.“거봐! 내가 뭐랬어! 형부 마음에는 언니밖에 없다니까! 연미혜가 아무리 잘나 봤자 무슨 소용이야!”한효진도 기다렸다는 듯 맞장구쳤다.“그러니까! 연미혜가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면 뭐 해? 그동안 민준이가 거들떠보지도 않았는데, 이제 와서 마음이 바뀔 리가 있겠어?”손수희도 옅은 미소를 지
그날 밤, 연회가 끝날 때까지 연미혜와 경민준은 단 한 번도 말을 섞지 않았다.연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두 사람의 냉랭한 분위기를 은근히 곁눈질하며 지켜봤다.연회가 끝나자, 연미혜와 김태훈이 먼저 자리를 떴고, 경민준과 하승태 일행도 뒤이어 연회장을 나섰다.연미혜와 김태훈이 멀어지는 모습을 지켜보던 하승태가 경민준에게 고개를 돌렸다.“민준아, 너랑 지유 말인데...”“내 일은 내가 알아서 처리할게.”경민준의 대답을 들은 정범규는 그가 자신과 하승태의 걱정을 어느 정도 눈치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하지
염성민과 윤신재는 이제 막 도착한 참이었다. 두 사람은 마침 경민준과 연미혜가 서로 아는 척조차 하지 않는 모습을 지켜봤다.윤신재가 참지 못하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연미혜 씨처럼 괜찮은 여자를 두고도 경민준은 끝까지 마음을 돌리지 않네. 임지유 씨한테 푹 빠졌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한결같은 놈인 줄은 몰랐어. 정말 의외라니까.”염성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연미혜가 아무리 뛰어난 여자라도 경민준이 그녀에게 이성적인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 점만큼은 염성민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주변에서 수군거리는 소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경민준은 육태석 박사에게 다가갔다.“박사님, 오랜만에 뵙습니다.”하승태와 정범규도 차례로 인사를 건넸다.육태석 박사는 짧게 인사를 받아 준 뒤 경민준을 못마땅한 눈으로 바라봤다. 그러고는 연미혜가 있는 쪽을 힐끗 보며 혀를 찼다.“바로 곁에 그렇게 좋은 사람이 있었는데도 알아보질 못했으니... 정말 하나도 아쉽지 않아?”경민준은 연미혜 쪽으로 시선조차 돌리지 않았다. 대신 아무렇지 않게 화제를 바꿨다.“지난번에 말씀드린 프로젝트에 더 관심이 있으실 줄 알았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