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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화

작가: 소경절
서정혁이 혼란스러운 눈빛으로 강시원을 바라보며 물었다.

“미션 중 하나라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강시원은 피식 코웃음을 쳤다.

“예전에는 당신이 차가운 사람일 뿐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위선적이기도 하네.”

과거의 억울함, 괴로움, 속상함을 서정혁에게 털어놓지는 않을 것이다.

전부 털어놓으면서 이 남자가 마음이 약해질지도 모른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임지민처럼 눈물로 남자의 관심과 연민을 얻는 짓은 도저히 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불쾌한 과거의 일들을 한 번씩 말할 때마다 갈기갈기 찢긴 심장에 또 한 번 충격을 주는 것 같았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또다시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다.

“강시원, 무슨 말이야? 말 똑바로 해.”

서정혁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강시원을 뚫어지게 바라봤다.

“안 나가겠다는 거지? 그럼 내가 나갈게.”

안 그래도 오늘 저녁 한바탕 소란을 일으킨 일로 충분히 몸과 마음이 지쳐 있었던 강시원은 더 이상 서정혁을 상대할 힘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그저 오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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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전기사는 의문 가득한 표정으로 차를 갓길에 세운 뒤 담배와 라이터를 꺼냈다. 직접 임지민에게 담뱃불을 붙여주려 했으나, 급했던 임지민은 재빨리 운전기사 손에서 라이터를 빼앗아 스스로 불을 붙였다. 그러고는 입술에 물고 깊이 들이마셨다.임지민이 연기를 뿜어내는 모습을 보니 담배를 한두 번 피워본 게 아니었다. 골초나 다름없는 모습에 운전기사는 크게 충격받았다.‘아가씨 몸이 좋지 않다고 했는데... 어떻게 담배를 피울 수 있지?’“일단 밖에 나가 기다려, 나 전화 한 통 해야 하니까.”임지민은 편안한 얼굴로 담배 연기를 한 모금 내뱉었다.“알겠습니다.”운전기사가 내리자 임지민은 참지 못하고 휴대폰을 꺼내 박영주에게 전화를 걸었다.통화연결음이 한참 울린 후에야 박영주가 받았다.“여보세요. 지민아.”“엄마, 나 방금 정혁 오빠 집에서 나왔어요. 계속 연락할 틈이 없어서 이제야 연락하네요. 일은 어떻게 됐어요? YS 뉴스의 주 실장님한테 연락해 봤어요? 강시원 그년과 배명욱이 불륜을 저지르는 사진은 찍혔어요? 두 사람이 껴안고 방으로 들어가는 영상이 있으면 더 좋을 텐데!”“지민아, 미안해...”박영주는 목소리가 작아졌다.“사진은... 못 찍었어.”“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놀란 임지민은 두 눈을 부릅뜨고 소리쳤다.“YS 뉴스에 파파라치가 얼마나 많은데요! 연예인들조차 벌벌 떨잖아요! 여태껏 특종이라는 특종은 다 YS 뉴스에서 잡은 건데 어떻게 실패할 수가 있어요?!”“어젯밤, 기자들이 배명욱을 찍긴 했어. 그런데 배명욱은 혼자였어. 강시원이랑 함께 있지 않았어!”“뭐라고요?!”음모가 허사로 돌아가자 임지민은 눈앞이 캄캄해질 정도로 화가 났다.“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요... 엄마가 아는 그 사람이 또 일을 망친 거예요? 그 사람 왜 이렇게 쓸모가 없어요!”“그 사람은 할 만큼 했어. 강시원이 약을 탄 술을 마셨고 효과도 즉시 나타났대, 게다가 배명욱이 직접 부축해서 나간 걸 현장에 있던 여러 사람이 목격했고.”박영주도 머리가 복

  • 이혼 후 전설이 된 여자   제51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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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동훈이 운전하는 차 안, 뒷좌석에 앉은 김설연의 얼굴은 어둡기 그지없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강시원 그 요물이 영원 테크에서 대표이사가 됐다니, 대체 무슨 속셈일까?”지동훈은 무심하게 말했다.“영원 테크는 이미 망하기 직전입니다. 거기서 대표이사가 됐다 해도 그저 허울뿐인 직함일 뿐, 아무 의미도 없어요.”“그래야지. 그 요물이 점점 잘나가는 꼴은 보고 싶지 않으니까.”김설연은 냉소를 한 번 지은 뒤 편안히 눈을 감았다.“하지만 강시원이 그 망한 회사로 가서 고생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아. 그렇게 되면 정혁이와 거리가 더 멀어질 거니까. 그러면 정혁이와 지민이가 함께하는 시간이 더 많아질 테지...”한편, 임지민은 직접 끓인 삼계탕을 그릇에 담아 서정혁의 서재로 찾아갔다.서류를 검토 중인 서정혁의 모습을 본 임지민은 괜히 방해가 될까 봐 조용히 책상 옆으로 다가가 탕 그릇을 내려놓으려 했다. 바로 그때 남자가 갑자기 손을 든 탓에 그릇이 통째로 엎어졌다.“아!”손등이 덴 임지민은 놀라 비명을 질렀다.그 모습을 본 서정혁은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의 빨갛게 데인 손을 큰 손으로 감싸 쥐었다.“어때? 많이 아파?”“아, 아니...”눈물이 글썽이며 엉망이 된 책상을 바라본 임지민은 죄책감에 눈시울이 붉어졌다.“그런데 오빠의 서류가...”서정혁은 서류가 젖은 것을 보자 마음이 불편했지만 감정을 억누르며 말했다.“괜찮아, 네 손이 더 중요해. 이 집사한테 연고 가져오라고 할게. 그리고 앞으로는 밤에 내가 일할 때 서재에 들어오지 마. 뭔가 필요한 게 있으면 이 집사한테 직접 말해.”잠시 멈칫한 임지민은 음울한 표정을 지으며 입술을 깨물었다.예전의 서정혁은 임지민이 언제 서재에 들어오든 뭐라고 하지 않았다.그런데 지금은 서정혁이 그녀에게 룰을 지키라고 하기 시작했다.“다 내 잘못이야. 오빠, 앞으로는... 다시는 방해하지 않을게.”눈시울이 붉어진 임지민은 마음이 너무 아파 말도 제대로 하지 못

  • 이혼 후 전설이 된 여자   제51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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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설연은 눈을 굴리며 계속해서 읊조렸다.“그리고 지민이에게 제대로 고맙다고 인사해. 그동안 지민이 덕분에 도훈이가 그나마 웃으며 즐겁게 지낼 수 있었던 거야. 아이가 이렇게 따뜻함이라곤 일도 없는 가정 환경에서 자라면 애들 심리가 어떻게 되겠니? 지민이처럼 다정하고 착한 여자는 비록 아이를 낳아 본 적은 없지만 낳기만 하고 제대로 돌보지 않는 어떤 여자들보다 백배 천배는 나아...”눈빛이 얼음장보다 더 차갑게 변한 서정혁은 낮은 목소리로 김설연의 말을 끊었다.“이 집사, 뭐 하고 있어? 저녁 식사 준비 안 하고!”이 집사가 한숨을 쉬며 뒤돌아서서 식사 준비를 하러 갔다.임지민은 서정혁이 그런 반응을 보이자 몰래 치맛자락을 꽉 쥐었다.“정혁아, 너 요즘 정말 이상하구나.”김설연이 의아한 표정으로 아들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예전에 내가 이런 말 한 적이 없는 것도 아니고, 이보다 더 듣기 싫은 말들도 했지만 한 번도 귀담아듣지 않더니 지금은 왜 이렇게 화를 내는 거니?”준수한 얼굴이 음침하게 가라앉은 서정혁은 스스로도 깨닫지 못한 말 못 할 감정을 억누르고 있었다.“예전은 예전이고 어쨌든 강시원은 도훈이 엄마이자 제 아내입니다. 아이랑 제 앞에서 아이 엄마를 그렇게 헐뜯으시면 안 되죠.”이를 악물며 마음속으로 분노를 삭이고 있는 임지민은 얼굴의 미소마저 약간 일그러졌다.“할머니 말씀이 맞아, 지민 이모가 자주 와서 나를 봐주지 않았으면 나는 배다울 그 엄마 없는 애랑 다를 바 없었을 거야. 지민 이모가 곁에 있어 줘서 다행이지!”낮에 학교에서 친구들이 자신의 엄마를 배다울의 엄마로 오해했던 일이 떠오르자 말투가 안 좋게 변했다.“흥, 엄마는 지금 아마 배다울 그 바보랑 치킨 먹고 있을 거야. 지금 엄마 마음속에는 나보다 배다울이 더 중요해. 내가 볼 때, 엄마는 내 엄마가 아니라 차라리 배다울의 엄마가 되어야 해!”서정혁은 얼굴이 더욱 어두워졌다.“닥쳐, 앞으로 그런 말 다시 하지 마.”서도훈은 억울한 듯 입을 삐죽 내밀었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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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두운 밤, 연안 빌리지 안에는 화려한 불빛으로 가득했다.서정 그룹의 최신형 신에너지 자동차 출시가 임박하여, 서정혁은 거의 한 달 동안 일찍 나가고 늦게 들어오는 생활을 했다. 마치 피로를 모르는 듯 서재에만 틀어박혀 있었다.오늘 밤, 간만에 일찍 집으로 돌아온 서정혁은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거실에서 아들의 즐거운 웃음소리를 들었다.“와하하! 또 이겼다 또 이겼어!”걸음을 멈춘 서정혁은 심장이 순간적으로 쿵쾅거렸다.문득 예전에 거실에서 서도훈의 이런 즐거운 웃음소리가 자주 들려왔던 기억이 떠올랐다. 집으로 들어갈 때마다 아내 강시원이 아들과 함께 놀고 있는 모습을 보곤 했었다. 모자는 레고를 맞추거나 로봇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었다.그때 서도훈이 아직 어려 로봇 장난감은 그 또래의 아이에게는 다소 어려운 것이었다. 하지만 서도훈은 또래보다 훨씬 똑똑했기에 로봇을 조종하는 데 능숙했다.강시원이 서도훈에게 준 로봇 장난감은 모양이 다소 투박하고 생김새는 평범했지만 움직임은 시중에 파는 로봇들보다 훨씬 민첩했다.물론, 서정혁이 아무리 똑똑해도 서도훈이 갖고 놀던 로봇이 강시원이 직접 만든 것임을 알지 못했다.그의 인식 속에서 강시원은 언제나 집안일만 하고 아이를 달래는 한낱 가정주부일 뿐이었다.강시원이 지금 영원 테크의 대표이사가 되었지만 진심으로 그녀가 그 자리에 걸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저 강용호가 밀어 올린, 돌아가신 여동생의 체면을 봐서 그 자리에 앉힌 허울뿐인 존재라고 여겼다.“와, 도훈아. 정말 대단하다. 도훈이는 내가 본 아이 중에 제일 똑똑해.”바로 그 순간, 미소를 머금은 듯한 임지민의 다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임지민이 온 것을 안 서정혁은 이내 정신을 차렸다.말로 할 수 없었지만 왠지 가슴 한편이 살짝 시큼하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허전함이 밀려왔다.“도련님, 돌아오셨군요? 왜 안 들어가세요?”이 집사가 마침 지나가다가 서정혁이 문가에 굳어 서 있는 것을 보고 의아해하며 물었다.“이 집사, 정혁이 왔어?”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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