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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4화

고운 모래가 평평이 메워져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

유선우는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비로소 가볍게 몸을 일으켰는데 떠날 때 그의 눈가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고여 있었다... 유선우 역시 결국 인간이고 하늘의 운명을 거스를 수 없었다. 아무리 재산이 많아도 사랑하는 사람을 살릴 수는 없었다.

아무리 인정하기 싫어도 마음속으로는 그의 조은서가 이제 곁에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오늘부터 은이는 이제 완전히 그의 곁을 떠났다.

...

저녁 무렵, 유선우는 다시 시내로 돌아왔다.

진귀한 검은색 캠핑카가 천천히 도로 위를 달리고 유선우는 뒷좌석 창문을 반쯤 내려 하늘을 떠다니는 검은 구름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그의 야윈 얼굴에서는 그 어떤 감정도 읽어낼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는 보지 못했다.

맞은편 거리에서 조은서가 멍한 표정을 짓고 서 있는 것을.

그녀에게는 예전의 기억도 없고 가족도 없이 단지 갈아입을 옷 두 벌, 그리고 약간의 잔돈과 간단한 지갑 안에 그녀의 신분증만이 있을 뿐이다.

조은서. 여 1990년 9월 20일생.

그녀는 멍하니 자신의 신분증을 바라보았다.

자신의 이름이 조은서라는 것만 알고 있을 뿐이지 나머지는... 그녀의 가족은?

그녀는 아득한 눈빛으로 고개를 들어 마침 옆 차선에 서 있는 검은색 고급 캠핑카를 보게 되었다. 차 안에는 매우 귀중하고 눈부신 남자가 타고 있었는데 그의 표정은 매우 우울하고 슬퍼 보였다.

조은서는 거리에 서서 물끄러미 그 사람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시선을 눈치챈 듯 남자도 그녀 쪽을 바라보는데 두 사람의 눈길이 같은 공간에서 마주치려고 할 때, 살수차 한 대가 그 사이로 지나가며 그들 사이를 가로막았다. 살수차에서는 우울한 발라드 <거품>이라는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아름다운 거품이여, 한순간의 불꽃뿐이었지만]

[너의 모든 약속도 그렇게 연약할 수가 없네.]

[사랑은 거품이다. 사랑을 간파할 수만 있다면]

[뭐가 슬프리…]

[아무리 예쁜 꽃이라도 언젠가는 질 것이고]

[아무리 빛나는 별이라도 그 순간을 스쳐 지나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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