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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4화

그는 담배를 피우면서 그녀의 낭패한 몰골을 주시하고 있었다.

진시아는 곧바로 그의 뜻을 알아맞혔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담배를 반 개비나 피우고 나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나는 자기주장이 강한 여자가 싫어. 다른 사람이 내 삶을 지배하는 것은 더더욱 싫고. 어젯밤, 내가 분명히 말했을 텐데. 부사장의 위치는 너에게 주는 보상이고 우리는 이제 이제는 신체 관계가 발생하지 않을 거라고.”

“박연희 때문에 그래요?”

조은혁은 그녀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고 몸을 기울여 담뱃재를 털고는 더욱 옅은 말투로 담담히 말했다.

“정리해. 곧 기사가 너를 호텔에 데려다줄 거야. 항공편이 풀리면 인제 그만 B시로 돌아가.”

진시아는 더욱 심한 굴욕감을 느꼈다.

그는 눈물을 글썽이며 애원했다.

“제가 박연희보다 못한 게 뭐가 있어요? 외모로, 몸매로, 능력으로도... 제가 그녀보다 못한 게 뭐가 있냐고요?”

조은혁은 자리에서 일어나 문고리를 잡으며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난 성당에서 연희를 평생 돌봐주겠다고 약속했으니까.”

그는 미련 없이 진시아를 떠났다.

문이 슬쩍 열리고 또다시 닫히며 진시아는 오랫동안 넋을 잃었다...

그녀는 도무지 이 결과를 인정할 수 없었다.

정원 밖에는 밝은 햇살 아래 흰 눈이 포슬포슬 내리고 있었고 박연희는 고용인과 함께 눈사람을 만들고 있었다.

그녀는 정말 행복해 보였다.

조은혁을 돌볼 필요도 없고 아이를 걱정할 필요가 없이 정말 소녀처럼 매일매일 살고 있다.

진시아는 정말 당장이라도 그녀의 이 순진함을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었다.

마당에는 이미 운전기사가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고 진시아는 아무렇게나 짐을 싸서 트렁크를 끌고 별장 문을 나섰다...

박연희를 지나갈 때 진시아는 잠깐 멈췄고 그때 고용인이 마침 공교롭게도 물건을 가지러 집안으로 돌아가며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진시아는 입가에 냉소를 머금고 박연희에게 USB를 건네며 허심탄회하게 말했다.

“난 네가 미치지 않았다는 거 전부 알고 있어. 넌 지금 시치미를 떼고 있는 거지. 내가 너를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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