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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Autor: 안낙이
그날 이후 나는 앓아누웠고, 밤에는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크게 놀란 서준호는 최고의 의료진을 불러 나를 치료하게 했다.

“당신만 나으면 앞으로 뭐든 당신 뜻대로 할게. 우리 다시 잘살아 보자.”

그 후로 서준호는 확실히 행동을 조심했고, 손아연도 회사를 떠났다.

우리 삶은 예전의 다정했던 시절로 돌아간 듯했다.

세 딸도 아빠가 자주 함께 있어 주는 걸 무척 좋아했다.

그러다 며칠 전, 동생을 돌보고 병원에서 돌아오는 길에 나는 뜻밖의 광경을 목격했다.

서준호가 세 딸과 손아연을 데리고 새로 문을 연 핫플레이스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커다란 통유리창 너머로, 서준호와 손아연이 서로 입으로 음식을 먹여 주는 모습이 보였다.

맞은편에 앉은 세 딸이 웃으며 말했다.

“아빠랑 엄마, 너무 부끄러워!”

나는 그 자리에서 벼락을 맞은 듯했다.

내가 손수 키운 세 딸이 다른 여자를 엄마라고 부르고 있었다.

밖에는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지만, 나는 어떻게 집까지 걸어왔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세 딸이 돌아와 비에 흠뻑 젖은 나를 보더니 경멸 섞인 눈빛으로 말했다.

“왜 어떤 엄마는 그렇게 품위 있는데, 어떤 엄마는 밖에 데리고 나가기도 창피할까?”

예전에도 세 아이가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었지만, 나는 학교의 다른 학부모들을 두고 하는 말이려니 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아이들은 나와 손아연을 비교하고 있었고, 손아연을 더 좋아했던 것이었다.

그 순간, 서준호의 외도를 알았을 때보다 더 가슴이 아팠다.

내 손으로 키워 온 아이들이었다!

나는 억지로 눈물을 참으며 쉰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너희 친엄마야. 너희가 다른 사람을 엄마라고 부르면, 이제부터 나를 엄마라고 부르지 마.”

마지막 한 가닥 희망을 안고 나는 아이들의 대답을 기다렸다.

큰딸은 혐오스럽다는 듯 나를 노려보며 불만스럽게 말했다.

“또 그런 식으로 일부러 튕기는 거야? 그러니까 아빠가 엄마를 싫어하는 거지!”

둘째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안 부르면 그만이지. 나도 어차피 부르고 싶지 않았어. 우리한텐 새엄마가 있으니까!”

막내는 아직 어려서 언니들을 따라 말할 뿐이었다.

“언니들이 안 부르면 나도 안 부를래.”

나는 서준호를 꼭 닮은 세 딸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온몸이 흠뻑 젖어 추위에 덜덜 떨던 나는, 말없이 몸을 돌려 욕실로 들어갔다.

서준호는 세 딸을 집에 데려다준 뒤 곧바로 나갔고, 가사도우미에게 오늘 밤은 밤새 야근할 거라고 전해 달라고 했다.

더 이상 서준호에게 전화해 따질 힘조차 없었던 나는, 그날 밤 또 피를 토하며 의식을 잃었다.

희미한 정신 속에서 가사도우미들이 허둥대는 소리가 들렸다.

누군가 서준호에게 전화를 걸고 있었다.

“대표님, 사모님이 또 피를 토하고 쓰러지셨어요. 빨리 돌아와 주세요!”

전화기 너머로 잠시 침묵이 흐른 뒤, 손아연의 목소리가 들렸다.

[준호야, 빨리 와! 우리 아직 이 새 장난감도 안 써 봤잖아!]

서준호는 짜증스럽게 전화에 대고 소리쳤다.

[그 인간이 또 무슨 수작을 부리는 거야? 제멋대로 구는 것도 정도가 있지!]

[아무도 신경 쓰지 마. 어디 진짜 죽나 두고 보자고.]

결국 가사도우미들이 나를 병원으로 데려가 응급처치를 받게 했고, 서준호는 새벽이 되어서야 병원에 도착했다.

서준호의 목에는 유난히 선명한 붉은 자국이 남아 있었다.

누군가 일부러 자랑이라도 하듯 남겨 놓은 흔적처럼 보였다.

내가 자신의 목을 바라보는 것을 눈치챈 서준호는, 내 손등에 꽂힌 링거 바늘을 거칠게 뽑아버렸다.

“이제 별짓을 다 하는구나.”

“이런다고 내 동정을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오히려 네가 더 역겨워질 뿐이야!”

“그렇게까지 내 말을 안 들을 거면, 네 동생 치료비도 앞으로 끊어 버릴 거야.”

그렇게 말한 서준호는 휴대폰을 꺼내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는 다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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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서준호를 차갑게 바라보았다.“넌 정말 잔인한 인간이야.”서준호는 잠시 멈칫했다.다시 만난 나에게서 그런 말을 들을 줄은 몰랐던 것이다.서준호는 당황한 듯 내게 달려와서 끌어안았다.“나는 그냥 네 원수를 갚아 주고 싶었을 뿐이야! 저 사람들을 모두 네 곁으로 보내서 너에게 죄를 빌게 한 것뿐이야!”그러고는 뒤를 돌아 세 딸을 바라보았다.세 딸의 눈빛에는 아직 혼란스러움이 남아 있었지만, 아빠가 부르자 무의식적으로 다가왔다.불에 타는 고통을 겪고 난 뒤, 아이들은 서준호의 말이라면 무조건 따르게 됐다.세 아이는 나란히 서서 조심스럽게 나를 향해 말했다.“엄마...”옆에 있던 손아연은 온몸을 떨며 험악한 얼굴로 우리를 노려보았다.“이 천한 것들! 내가 절대 너희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그러고는 몸을 돌려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서준호가 나를 돌아보자, 내 몸도 점점 투명해지기 시작했다.서준호는 당황하며 나를 끌어안았다.“이제 다시는 너랑 떨어지지 않을 거야!”짜증이 난 나는 서준호를 밀쳐 내고, 집 안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소방대원들을 가리켰다.“저 사람들은 목숨을 걸고 사람들을 구하려고 했어. 그런데 넌 잘못하면 이 건물 전체의 사람들을 다 죽일 뻔했어.”다행히 낮이어서 짙은 연기를 금방 발견할 수 있었다.게다가 낮에는 많은 사람들이 출근하고 집에 없었다.하지만 만약 밤이었다면?사람들이 잠든 사이였다면?생각만 해도 아찔했다.나는 이미 죽은 몸인데, 왜 무고한 사람들까지 끌어들이려 했던 걸까?서준호는 언제나 이렇게 이기적이고 결과 따위는 생각하지 않았다.서준호를 사랑한 것이 내 인생 최대의 실수였다.서준호는 내가 자기를 추궁할 줄 몰랐던지, 바닥에 주저앉아 멍하니 나를 바라보았다.“내가 어떻게 해야 했는데? 내가 너를 사랑한다는 걸 깨달았을 때는 이미 네가 죽은 뒤였어!”“나는 그냥 네 원수를 갚아 주고 싶었을 뿐인데, 그게 뭐가 잘못됐어?”그 모습을 보니, 내 말이 서준호의 귀에 전혀 들어가지

  • 이혼하던 날, 나는 모든 걸 버렸다   제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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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하던 날, 나는 모든 걸 버렸다   제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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