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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9화

“흥, 됐어요, 어서 탑승해요. 나도 가야 하니까요, 우리 둘 탑승구가 다르잖아요. 게다가 소영 씨 탑승구는 좀 멀잖아요, 일찍 가봐요.”

그러자 이소영이 이진기를 진지하게 바라보며 말했다.

“준비 잘 해요. 내가 진기 씨가 곽안나를 만나러 가는 걸 알았듯이, 곽안나 씨도 진기 씨가 본인을 만나기 전에 나랑 있었던 걸 알 수 있으니까요. 나는 농담으로 물었지만, 만약 곽안나 씨가 이런 질문을 한다면, 그건 또 다를 거예요.”

“그럴 리 없어요.”

이진기는 차갑게 한숨을 쉬더니, 항공편을 취소할 생각을 겨우 참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길 바라죠.”

그때 이소영이 갑자기 발끝을 들고 이진기의 볼에 짧게 입맞춤을 했다.

“부드럽고 향기롭죠?”

이진기의 귀에 입을 대고, 이소영은 부드럽게 숨을 불어넣으며 말했다.

이진기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고, 모든 뼈가 간지럽고 얼얼하게 느껴졌으며, 강렬한 충동이 솟구쳤다. 바로 이진기 앞에, 거의 제로 거리에 서 있는 이소영을 꼭 안고 싶은 충동이었다.

“부드럽고 향기롭네요.”

이진기가 솔직하게 대답했다. 이진기는 자신의 목소리가 거칠고 메마른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마치 목마른 사람처럼 말이다.

“M국에 도착하면 나한테 알려줘요. 내가 더 향기로운지, 아니면 곽안나가 더 향기로운지. 내가 더 부드러운지, 곽안나가 더 부드러운지 말이예요.”

이소영은 가볍게 한마디를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이진기는 이소영의 우아하고 매혹적인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이소영의 독특한 매력이 여전히 자신의 몸과 볼에 남아 있는 것만 같았다.

이윽고 이진기는 쓴웃음을 지으며 자신의 탑승구로 향했다. 이진기는 몰랐을 것이다. 이소영이 탑승구로 걸어가면서 주먹을 꽉 쥐고 계속 혼잣말을 했다는 것을.

“내가 곽안나 그 여우보다 못한 게 뭐가 있어? 그리고 이 눈치 없는 이진기는 생일을 축하하러 바다를 넘어 M국까지 가다니!”

잠시 후, 이진기의 비행기가 이륙한 바로 그때, 다른 비행기가 천천히 착륙했다. 무표정한 치카와후오지가 진지한 표정을 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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