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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3화

Author: 도도보
“엄마!”

지우가 지나윤을 보자 또렷하게 엄마라고 부르자 여자는 웃으며 지우를 바라봤다.

그렇게 지나윤을 부르더니 곧바로 유시진에게 달려가 남자의 손을 덥석 잡더니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외쳤다.

“아빠!”

유시진은 자연스럽게 대답했다.

“응.”

그 소리에 지나윤은 바로 유시진 쪽을 바라봤다.

‘너는 지우 아빠 아니잖아.’

그 말이 목 끝까지 올라왔지만 결국 입 밖으로 나오지는 못했다.

아침 식사를 마친 뒤 장우영이 찾아와 유시진에게 업무 보고를 했다.

사업 이야기는 아니었고 전부 이씨 집안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어젯밤 도와준 그 여자 말인데요. 이씨 집안으로 시집간 사람이었어요.”

“남편은 이경성 먼 친척 쪽이고, 예전엔 LY그룹 산하 공장에서 작업반장으로 일했다고 하네요.”

장우영은 차분하게 말을 이어갔다.

“이경성 사망 후 유언에 따라 생활 및 교육 자금 명목으로 100만 달러를 받았고요.”

소파에 앉아 이야기를 듣던 지나윤은 점점 미간을 찌푸렸다.

LY그룹 공장 작업반장인 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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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잃고서야 알았던 사랑   제766화

    저택 안에서는 모든 통신이 끊겨 있었다.인터넷도 없었고 전화도 없었을뿐더러 휴대폰조차 만질 수 없었다.그랬기에 이원호와 채윤화는 그런 현실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두 사람이 정성껏 키워온 이안영이 자기들에게 이런 짓을 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기 때문이다.설령 자신들 체면은 생각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이경성이 베푼 은혜만큼은 생각해야 했다.원래 이안영은 평범한 집안 아이였고 심지어 가정환경도 행복한 편이 아니었다.오랫동안 이경성이 뒤에서 도와줬고 마지막에는 직접 이원호와 채윤화에게 입양까지 맡겼다.어떻게 보면 이씨 집안이 없었다면 지금의 이안영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감금된 채 살아가던 나날 속에서 이원호는 하루에도 몇 번씩 분노했다.사람이 어떻게 저렇게까지 배은망덕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반면 채윤화는 매일 거실 불단 앞에 앉아 기도했다.지나윤이 저 세상에서라도 자기와 이원호를 용서해 주길 바란다고.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또 하루가 지나고 시간이 반복될수록 이원호와 채윤화는 점점 탈출을 포기해 갔다.그래서 폭우 내리던 밤, 갑자기 누군가 저택 안으로 들이닥쳤을 때도 두 사람은 꿈을 꾸는 줄 알았다.아니면 너무 오래 갇혀 있어서 환각이라도 보는 줄 알았다.지금 와 생각해 보면 둘을 구해줄 사람도 그리고 실제로 구해낼 능력이 있는 사람도 유시진 말고는 없었다.“정말 고마워요, 유 대표...”채윤화 역시 진심으로 고개 숙여 감사 인사를 했고, 눈가에는 아직 눈물이 맺혀 있었다.유시진은 미리 사람들에게 저녁 식사를 준비하게 해두었다.놀란 마음부터 좀 진정시키려는 배려였다.“같이 먹을래?”유시진은 지나윤의 의사를 먼저 물었다.“그래.”지나윤과 유시진이 나란히 앉았고 맞은편에는 이원호와 채윤화가 앉았다.적어도 이원호와 채윤화 눈에는 지금 이 순간이 너무나 행복한 장면처럼 보였다.죽은 줄 알았던 친딸이 살아 돌아왔고 같은 집에서 함께 밥을 먹고 있었다.그 장면은 두 사람이 오랫동안 꿈꿔왔던 모습이었다.네 사람은

  • 잃고서야 알았던 사랑   제765화

    그래서 채윤화는 이경성이 지나윤을 집요하게 괴롭히고, 소년원에 보내고, 다른 집안으로 입양 보낼 때까지도 단 한 번도 지나윤 편에 서주지 못했다.이원호 역시 마찬가지였다.하지만 사람은 나이를 먹을수록 과거를 더 자주 떠올리게 되는 법이었다.채윤화와 이원호 역시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깨닫게 됐다.자기들이 지나윤에게 얼마나 못난 부모였는지를.둘은 평생 친딸을 위해 해준 게 아무것도 없었다.심지어 이경성을 두려워한 나머지, 지나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조차 알려 하지 않았다.책임을 외면하면 죄책감도 덜어질 거라 생각했던 것이다.하지만 두 사람이 이제라도 지나윤에게 잘해주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는 이미 늦어 있었다.또한 지나윤도 더 이상 그 둘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그뿐만이 아니었다.지나윤 사망 소식을 들었을 때 두 사람은 깨달았다.이제 와 후회하고 보상하고 싶어도 그럴 기회가 영영 사라졌다는걸.“정말... 정말 너니, 채영아? 안 죽었구나. 살아 있었구나.”채윤화는 떨리는 손으로 지나윤 쪽을 향해 손을 뻗었다.손끝이 조심스럽게 지나윤 뺨에 닿자 여자는 본능적으로 피하려 했다.하지만 기쁨에 겨워 눈물을 쏟는 채윤화를 보자 끝내 매정하게 밀어내지 못했다.지나윤은 진짜 살아 있었다.눈앞에 있는 게 환상이 아니라는 걸 깨닫는 순간, 채윤화는 그대로 지나윤을 힘껏 끌어안았다.옆에 서 있던 이원호 역시 눈가가 새빨갛게 물들어 있었고, 억지로 눈물을 참고 있는 모습이었다.한참 뒤 감정을 겨우 추스른 이원호는 먼저 유시진에게 다가갔다.“고마워요, 유 대표. 유 대표 아니었으면 우리 부부는 아마 평생 그 집에서 못 나왔을 거예요.”이원호는 두 손으로 유시진 손을 꽉 붙잡았고, 남자의 얼굴에는 감사함이 그대로 묻어났다.사실 이원호는 이미 체념하고 있었다.자기와 채윤화 남은 인생은 그 저택 안에 갇혀 끝날 거라고 생각했다.이경성이 죽은 뒤 이안영은 정식으로 LY그룹을 넘겨받았다.처음에는 아직 본색을 드러내지 않았다.오히려 이안영은 이경성

  • 잃고서야 알았던 사랑   제764화

    장우영이 돌아간 뒤 거실은 다시 조용해졌다.공기는 움직이지 않는 시멘트처럼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평소 그렇게 시끄럽던 지우조차 아무 소리 없이 혼자 얌전히 놀고 있었다.유시진은 커피 두 잔을 내려 한 잔을 지나윤에게 건넸고, 여자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신 뒤 유시진을 바라봤다.“유시진, 너 용안파랑 원한 있어?”유시진은 순간 멈칫했다.“왜 그렇게 생각해?”“그게...”지나윤은 잠시 망설였다.하지만 결국 2년 전, 고아라와 함께 병원에서 조커를 만났던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털어놓았다.“내 생각이 맞다면 그날 밤 조커는 나 보러 온 게 아니었어.”지나윤은 천천히 말을 이었다.“너 보러 간 거였어.”유시진은 아무 말 없이 지나윤을 바라봤다.지나윤의 말을 의심하는 건 아니었고 오히려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조커 같은 킬러 실력이라면 정말 지나윤을 죽이려 했다면 병원에서 이미 끝났어야 했다.그러니 그날 밤 지나윤이 살아남을 가능성 자체가 없었다.그 순간 유시진 몸이 미세하게 떨렸다.자기가 의식도 없이 누워 있던 동안 지나윤이 그런 위험한 일을 겪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가슴을 후벼팠다.만약 조커 진짜 목표가 지나윤이었다면 지나윤은 그때 이미 죽었을 것이다.위장 사망이 아니라 정말로 죽었을 것이었다.그때 갑자기 유시진 손이 지나윤 손을 꽉 붙잡자 여자는 놀라 눈을 들었다.유시진 손에는 힘이 잔뜩 들어가 있었는데 마치 놓치는 순간 지나윤이 사라질 것처럼 굴었다.이에 지나윤은 유시진이 뒤늦게 겁먹고 있다는 걸 금세 알아챘다.지나윤 역시 병원에서 조커를 만났던 순간을 떠올리자 식은땀이 날 정도로 섬뜩했다.한동안 유시진 손에 잡힌 채 가만히 있던 지나윤은 결국 천천히 손을 빼냈다.손안이 비어버리자 유시진 눈빛에 순간 짙은 아쉬움이 스쳤다.“걱정하지 마. 조커 목표는 내가 아니었으니까...”지나윤이 조용히 달래듯 말했지만 유시진은 고개를 저었다.“아니.”유시진 목소리가 낮게 가라앉았다.“목표는 너였어. 지난

  • 잃고서야 알았던 사랑   제763화

    “엄마!”지우가 지나윤을 보자 또렷하게 엄마라고 부르자 여자는 웃으며 지우를 바라봤다.그렇게 지나윤을 부르더니 곧바로 유시진에게 달려가 남자의 손을 덥석 잡더니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외쳤다.“아빠!”유시진은 자연스럽게 대답했다.“응.”그 소리에 지나윤은 바로 유시진 쪽을 바라봤다.‘너는 지우 아빠 아니잖아.’그 말이 목 끝까지 올라왔지만 결국 입 밖으로 나오지는 못했다.아침 식사를 마친 뒤 장우영이 찾아와 유시진에게 업무 보고를 했다.사업 이야기는 아니었고 전부 이씨 집안과 관련된 내용이었다.“어젯밤 도와준 그 여자 말인데요. 이씨 집안으로 시집간 사람이었어요.”“남편은 이경성 먼 친척 쪽이고, 예전엔 LY그룹 산하 공장에서 작업반장으로 일했다고 하네요.”장우영은 차분하게 말을 이어갔다.“이경성 사망 후 유언에 따라 생활 및 교육 자금 명목으로 100만 달러를 받았고요.”소파에 앉아 이야기를 듣던 지나윤은 점점 미간을 찌푸렸다.LY그룹 공장 작업반장인 데다 100만 달러까지 받았다면 누가 봐도 넉넉하게 살 수 있는 형편이었다.그런데 왜 식당 청소 일을 하고 사채업자들에게 쫓기는 상황까지 갔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원래는 나쁘지 않게 살았는데 남편이 도박에 손대는 바람에 100만 달러를 순식간에 다 날렸다네요.”장우영은 잠시 말을 멈췄다가 다시 이어갔다.“거기에 1년 전 이안영이 이씨 성을 가진 직원들을 대규모로 해고했죠.”“특히 간부급은 거의 다 잘렸고요. 그 여자 남편도 그때 일자리를 잃었다네요.”“이후 빚은 점점 불어났고 결국 어젯밤 우리가 본 상황까지 온 거예요.”“그랬군요...”지나윤은 생각에 잠긴 얼굴로 작게 중얼거렸다.“이안영은 대체 뭘 하려는 걸까?”“그리고 이원호 장관님 관련해서도 알아낸 게 있어요.”장우영 말에 지나윤 시선이 천천히 올라갔다.“현재 이원호 장관님은 이경성 어르신의 개인 저택에 사실상 감금된 상태인 것 같아요. 기간은 벌써 반년 가까이 됐고요.”유시진은 그 말을 하면서 조용히 지

  • 잃고서야 알았던 사랑   제762화

    “네가 이씨 집안을 돕든, 안 돕든 난 무조건 네 편이야.”유시진 품에 안긴 채 지나윤은 귓가에 닿는 낮은 목소리를 들었다.“응...”지나윤 마음속 갈등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이씨 집안을 돕지 않아야 할 이유는 수도 없이 많았다.하지만 거리에서 시위하던 사람들 그리고 감금된 이원호를 생각하면 마음이 자꾸 흔들렸다.두 사람은 그렇게 오랫동안 서로를 안고 있었고 거실은 이상할 만큼 조용했다.“지나윤?”유시진이 조심스럽게 이름을 불렀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대신 귓가에는 고른 숨소리만 들려왔다.유시진은 천천히 몸을 떼어내더니 그대로 벙쪘다.지나윤이 잠들어 있었던 것이다.‘요즘 너무 지쳤던 걸까?’유시진 입가에는 씁쓸한 웃음이 스쳤다.부디 그 피로가 자기 때문만은 아니길 바랐다.유시진은 조심스럽게 지나윤을 안아 들고는 그대로 침실 침대 위에 눕혔다.옆의 아기 침대 안에서는 지우가 새근새근 자고 있었다.팔다리를 사방으로 뻗은 채 뒤집어져 자는 모습이 꼭 말랑한 찹쌀떡 같았다.짧고 통통한 팔다리를 보면 괜히 한번 꼬집고 싶어질 정도였다.유시진은 결국 웃음을 참지 못했다.한동안 지우를 바라보던 시선은 천천히 지나윤 쪽으로 향했다.지우와 달리 지나윤 잠버릇은 얌전한 편이었지만 자세히 보니 미간이 살짝 찌푸려져 있었다.걱정이 가시지 않은 얼굴이었다.이에 유시진은 천천히 몸을 숙이고는 지나윤의 미간 쪽으로 손을 뻗었다.손끝이 조심스럽게 지나윤 눈썹 사이에 닿더니 아주 천천히 구겨진 미간을 펴주듯 쓸어내렸다.그 덕에 굳어 있던 눈썹도 조금씩 부드럽게 풀렸다.그 순간 두 사람 거리는 아주 가까웠다.잠든 지나윤 얼굴이 그대로 유시진 눈동자 안에 담겼고, 그 얼굴은 숨이 막힐 만큼 아름다웠워 가슴이 괜히 들끓었다.유시진은 자신도 모르게 아주 조심스레 지나윤 뺨을 쓰다듬었다.마치 세상에서 가장 귀한 유리 공예품이라도 만지는 사람처럼 말이다.혹시라도 지나윤이 깰까 봐 조심하면서도 또 손을 떼고 싶지는 않았다.결국 유시진 손끝은

  • 잃고서야 알았던 사랑   제761화

    소년원을 나간 뒤에도 반드시 유시진을 다시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지나윤은 줄곧 믿고 있었다.하지만 귀에 들려오는 건 유시진 목소리가 아니라 차가운 기계 안내음뿐이자 지나윤 마음은 점점 식어갔다.이제 유시진과 연락할 방법은 없었다.그날 이후, 지나윤은 다시는 유시진을 만나지 못했다.마치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사람처럼 유시진은 그대로 지나윤 인생에서 사라졌다.가끔 깊은 밤, 세상이 조용해질 때면 지나윤은 자꾸만 쓸데없는 생각을 했다.소년원에서 유시진과 만나고 가까워지다가 사랑하게 된 시간들이 전부 자기 혼자 꾸었던 꿈은 아니었을까, 그저 환상이었을까 하는 생각들 말이다.시간이 흐르며 지나윤은 더 이상 유시진을 찾아 헤매지 않았다.애초에 찾을 수도 없었다.대신 지나윤은 그 소중한 첫사랑을 마음 가장 깊은 곳에 조심스럽게 숨겨뒀다.그리고 매일 밤 몰래 휴대폰 속 유일한 사진 한 장을 들여다봤다.언젠가 하늘이 자기에게 조금이라도 자비를 베푼다면 다시 유시진과 만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고 믿으면서.그런데 그날이 오기 전에 먼저 기다리고 있던 건 이경성의 추방 통보였다.“황 도령 말이 맞아. 저 애를 계속 이씨 집안에 두면 집안이 망한다더라... 원호야, 윤화야.”“너희 먼 친척 중에 아이 없는 사람이 있다고 하지 않았니? 남편도 죽고... 성이 지 씨였던가?”그날 밤.이경성과 이원호, 채윤화가 긴 대화를 나눈 뒤, 지나윤은 그대로 지연순에게 입양 보내졌다.지나윤은 이씨 집안이 싫었지만 그래도 이원호와 채윤화는 자기 친부모였다.그런데 이미 다 큰 나이에 갑자기 낯선 사람 집으로 보내져야 했다.처음에는 받아들일 수 없었으나 이경성이 내린 결정에 이씨 집안 누구도 반대할 수 없었다.당연히 지나윤 의사 같은 건 중요하지 않았다.그렇게 지나윤은 지연순 딸이 됐고 B시로 옮겨가 살게 됐다.“지금 생각하면... 그때 이경성이 날 내쫓은 걸 오히려 감사해야 할지도 몰라.”지나윤은 씁쓸하게 웃었다.“우리 엄마는 정말 따뜻한 사람이었어. 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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