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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Author: Ameerah ZB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9-02 17:00:34

**53장**

**알리나의 시점**

밤은 계속해서 흘러갔다.

천천히. 불안하게. 마치 얇은 얼음판 위를 걷는 것처럼.

에드릭에게도, 애나에게도, 저 멀리서 손을 흔드는 한나에게도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미소는 가식적이고 뻣뻣하게 얼굴에 고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눈길은… 자꾸만 내 의지와 상관없이 이끌려 갔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우리 테이블 바로 건너편에 있는 저석으로.

그곳에는 아리아가 제이슨을 곁에 둔 채, 우아함과 순진무구함의 정석 같은 모습으로 앉아 있었다. 어떤 여성이 건넨 말에 그녀는 부드럽게 웃어 보였다. 다른 사람과 가볍게 잔을 맞닿기도 했다. 제이슨 쪽으로 몸을 기울여 무언가를 속삭이자, 그 역시 마치 아주 다정하고 달콤한 커플이라도 되는 양 그녀를 향해 미소를 지어 보였다.

말도 안 되는 광경이었다.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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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90장에드릭의 시점“너 완전히 제정신을 잃었어.”애드리언의 목소리가 낮게 웅웅거리는 에어컨 소리와 섞여 들려왔다. 차분했지만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나는 팔꿈치를 무릎에 괴고 앉아 있었고, 발끝은 불안한 리듬으로 바닥을 계속 두드리고 있었다.“넌 너한테 관심도 없는 게 분명한 여자를 붙잡아 두려고 VIP 구역 전체를 빌렸어. 그것도 네게 그런 짓을 해놓고 아무런 후회도 하지 않는 여자한테 말이야.”그가 계속했다.“네가 지금 어떤 모습인지 보이기는 해?”나는 대답하지 않았다.발끝만 계속 움직였다.“이건 네가 아니야, 에드릭.”애드리언이 재차 몰아붙였다.“너 지금 무모하게 굴고 있어. 감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그건 위험해.”위험하다.그가 내가 이미 얼마나 깊이 빠져버렸는지 알기만 한다면.문손잡이가 딸깍 소리를 냈다.심장이 한 번 덜컥 뛰었다.문이 열렸다.그리고 그녀가 들어왔다.알리나.마치 평범한 밤인 것처럼 음료가 담긴 쟁반을 들고 있었다.내가 그녀와 단둘이 있기 위해 클럽 전체를 통째로 빌려버렸다는 사실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머리는 헐렁하게 틀어 올린 번으로 묶여 있었고, 얼굴 주변으로 몇 가닥의 머리카락이 빠져나와 있었다. 눈에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고, 눈 밑에는 희미한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다.조금 야위었다.조금 작아진 것처럼 보였다.그런데도 여전히 그녀는 나를 무너뜨렸다.옆에서 애드리언이 짧게 숨을 내쉬었다.“쓸데없는 짓 하지 마.”그가 낮게 중얼거렸다.나는 대답하지 않았다.내가 그의 말을 듣지 않을 거라는 걸 그도 알고 있었다.그가 방을 나가 문을 닫는 순간, 내 안에서 무언가가 딱 맞물렸다.방 안을 침묵이 가득 채웠다.그녀는 몸을 뻣뻣하게 세운 채 서 있었고, 손에 든 쟁반이 살짝 떨리고 있었다.“여기 전체를 예약한 거예요?”그녀가 조용히 물었다.짜증이 난 듯했다.지쳐 보였다.그리고 아름다웠다.“그래.”내가 대답했다.그녀의 턱이 굳었다.“왜요?”목소리가 갈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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