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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얼굴을 바꾸는 결심

مؤلف: 루니
last update تاريخ النشر: 2026-10-09 05:21:42

“퇴사 사유가 ‘재벌집 대청소’라고요?”

팀장이 사직서를 세 번이나 뒤집어 봤다.

“한서리 씨, 우리 회사가 청소 업체였어요?” “아뇨. 버릴 쓰레기가 아주 부자라서요.” “이혼하고 충격받은 건 알겠는데, 일단 병가부터 쓰면 안 돼요?” “병가 쓰면 그 새끼가 건강해지나요?” “누구요?” “제가 치워야 할 대형 폐기물이요.”

팀장은 펜을 내려놓았다. 서리는 사직서를 도로 끌어와 사유 칸을 새로 썼다.

[개인 사정. 한 달 뒤 퇴사 희망.]

“이렇게 쓰면 됐죠? 대형 폐기물은 퇴사하고 천천히 버릴게요.”

복도에선 동료가 휴대폰을 내밀었다.

“언니, 이거 봤어? 그 재벌 결혼식 영상 또 떴어. 신부가 전처 얘기하는데 댓글이 난리야.” “봤어. 아주 출연료도 안 주고 사람을 써먹더라.” “언니 전남편도 재벌이었잖아. 설마…….” “설마가 사람 잡아. 지금은 내가 잡힐 차례 아니고.”

울고 싶었지만, 그놈들한테 눈물까지 무료 제공할 마음은 없었다.

사무실을 나온 서리는 엘리베이터 거울에 비친 자신을 봤다. 강태오의 새 결혼식 영상은 밤새 조회수가 뛰었다. 남자 하나가 새 신부 자랑하려고 전처를 조롱했는데, 세상은 그걸 로맨스라고 불렀다.

“사랑이 아주 재활용 불가네.”

휴대폰 화면에는 전날 동그라미 친 저택 주소가 남아 있었다. 그 집에 들어갈 방법을 검색하자 직원 채용 대행업체와 가사 관리 안내가 주르륵 나왔다.

“경력자 우대. 신원 확인 필수. 단정한 용모.”

마지막 문구에서 손가락이 멎었다.

“야, 집안 먼지 닦는데 얼굴도 광택 내야 하냐?”

서리는 화면을 끄고 집으로 돌아갔다. 냉장고 문에는 태오가 붙여 놓고 간 메모가 아직 남아 있었다.

[야식 먹지 마. 내가 창피해.]

“이 미친놈. 냉장고까지 감시 카메라로 썼네.”

메모를 떼어 구겼다. 그리고 식탁 위에 수첩을 세 권 펼쳤다. 첫 번째는 생활비, 두 번째는 운동과 식사, 세 번째는 강태오와 백세나의 이름이 적힌 복수 장부.

“사람 하나 망신 주겠다고 재무제표를 만들 줄이야. 나도 참 성실한 또라이네.”

하지만 숫자는 웃기지 않았다. 월세, 생활비, 운동 비용, 수술과 회복에 필요한 돈을 적자 빈칸이 순식간에 모자랐다. 서리는 통장 잔액을 보고 계산기를 두드렸다.

“전남편 놈은 결혼식 꽃값으로 차 한 대를 뽑더니, 나는 복수하려고 라면 국물도 계산해야 하네.”

그렇다고 굶을 생각은 없었다. 한때 태오는 서리가 저녁을 먹을 때마다 ‘그걸 또 먹냐’고 비웃었고, 그녀는 남몰래 굶다가 한밤중에 어지러워 주저앉은 적도 있었다.

서리는 냉장고에 새 메모를 붙였다.

[굶지 않기. 몸 망치지 않기. 오래 버티기.]

그날 저녁에는 배달 앱도 지웠다. 대신 밥을 지어 반찬과 함께 작은 용기에 나눠 담았다. 태오와 살 때는 그가 좋아하는 음식으로 냉장고를 가득 채워 놓고 정작 자신의 끼니를 자주 놓쳤다.

“넌 이제 남의 남편 밥 걱정 금지다, 한서리. 네 밥부터 먹어. 싸울 때 배고프면 지잖아.”

수첩에는 매일 할 수 있는 운동과 쉬는 날을 번갈아 적었다. 급하다고 몸을 다치게 하면 저택 현관까지 가 보기도 전에 드러누울 판이었다.

다음 날 운동 상담을 받았다. 트레이너가 목표를 물었다.

“전남편이 절 보고 뒤로 자빠졌으면 좋겠어요.” “그건 저희 프로그램에 없는데요.” “그럼 저라도 안 자빠지게 해 주세요.”

첫 수업에서 서리는 스쿼트 몇 번에 허벅지가 떨렸다. 거울 속 자신을 노려보다가 벤치에 털썩 앉았다.

“아, 씨. 복수 상대가 강태오가 아니라 계단인 줄.” “오늘 무리하시면 내일 못 오세요.” “내일도 와야 해요?” “등록하셨잖아요.” “복수에도 할부가 있군요.”

트레이너가 물병을 건넸다.

“누구랑 싸우시는데요?” “미인대회 우승할 것 같은 여자요.” “그럼 운동은 왜…….” “그 여자가 제 전남편이랑 한집에 살아서요.” “아.” “그 표정 하지 마세요. 저도 압니다. 제 인생이 좀 막장인 거.”

트레이너는 잠시 고민하다 운동 계획표에 ‘꾸준히’라고 썼다. 서리는 그 옆에 ‘끝까지’라고 덧붙였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서리는 성형외과 상담 예약 문자를 확인했다. 찾아간 병원에서 의사는 그녀가 준비해 온 사진 여러 장을 보더니 질문했다.

“어떤 변화를 원하세요?” “전남편이 절 못 알아보는 얼굴이요.” “누군가 못 알아보는 결과를 보장할 순 없습니다. 수술마다 위험도 있고, 회복에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얼마나요?” “상담과 검사부터 하고 결정해야죠. 서두르시면 안 됩니다.”

서리는 적어 온 계획표를 접었다. 일주일 만에 인생을 뒤집는 건 영상 속 사람들한테나 가능한 일이었다. 현실의 자신은 계단 한 층만 올라가도 숨이 찼고, 의사 앞에서 수술 비용을 듣자 가슴이 더 답답해졌다.

“한 번에 싹 바꾸는 마법 같은 건 없네요.” “없습니다.” “재벌가 돈만 빼고 다 바꿀 수 있다더니, 그것도 광고였네.”

상담이 끝나자 직원이 진료 안내문과 함께 빈 이름표를 내밀었다. 서리는 복도 거울 앞에 서서 이름표 뒷면을 바라봤다.

한서리.

그 이름으로 태오 곁에 선 날마다 고개를 숙였다. 앞으로 또 같은 집에 들어간다면, 적어도 그 남자의 눈앞에서 고개를 숙이는 이유는 자신이 고르기로 했다.

서리는 펜을 꺼내 빈 이름표에 세 글자를 적었다.

윤시아.

직원이 뒤에서 물었다.

“누구 이름이에요?”

서리가 거울 속 낯선 이름을 향해 씩 웃었다.

“제 전남편이 평생 못 알아봐야 할 여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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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벌집 전처가 미쳤다   8화. 전남편의 첫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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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벌집 전처가 미쳤다   7화. 첫날부터 손목 전쟁

    “때려요. 대신 손바닥에 ‘갑질’이라고 써 붙이고 때리세요. 구경꾼들도 알아보게.”백세나의 손이 허공에서 멈췄다.“너 지금 나한테 맞고 싶어서 환장했어?”“아뇨. 사모님이 너무 열심히 들어서 응원해 드린 건데요.”윤시아, 아니 한서리는 속으로 이를 악물었다. 이 손으로 몇 년 전에는 강태오 팔짱을 끼고 웃었겠지. 이제는 남의 뺨을 노리고 있었다.“입 찢어지기 전에 닥쳐!”“사모님, 손바닥 쓰실 거면 걸레라도 쥐세요. 현관이 또 더러워졌거든요.”세나의 손이 날아왔다. 서리는 고개를 피하며 손목을 막았다. 짝 소리 대신 구두 굽이 대리석을 긁었다.“놔! 내 손 놔, 이 미친년아!”“놓으면 때리시잖아요.”“그럼 맞아!”“아, 그건 채용 공고에 없었는데?”세나는 잡힌 손을 빼려다 다른 손으로 서리의 앞치마 끈을 움켜쥐었다.“청소부 주제에 어디서 대들어!”“앞치마 찢으면 변상하셔야 해요.”“얼마짜린데!”“가격보다 사모님 체면이 더 비싸겠죠. 아, 그건 이미 할인 중인가?”“이게 진짜!”세나가 끈을 확 당겼다. 서리는 버티려다 한 발 뒤로 밀렸고, 세나도 제 힘을 못 이겨 비틀거렸다. 둘이 나란히 우스꽝스럽게 허우적대는 동안 현관 옆 장식대가 흔들렸다.딸랑.꽃병에 매달린 장식 고리가 울렸다.서리의 고개가 돌아갔다.저 꽃병, 기억난다. 태오가 예전 집들이 때 손님들에게 자랑하던 수입품이었다. 가격을 듣고 서리가 사흘 동안 냉장고 문도 조심해서 닫았던 물건.“야, 꽃병!”“지금 누구한테 야래!”“꽃병한테요! 사모님보다 말이 통할 것 같아서!”백세나가 또 앞치마를 잡아챘다. 장식대가 쿵 울리더니 꽃병이 기울었다.“어머, 씨발!”두 사람의 입에서 동시에 욕이 튀었다.서리는 세나의 손을 놓고 앞으로 뛰었다. 미끄럼 방지 신발 밑창이 바닥에 붙은 덕에 몸을 겨우 세웠다. 꽃병이 장식대 모서리를 넘어오기 직전, 두 팔로 받았다.그 안의 물이 촤악 쏟아졌다.하필 세나의 머리 위로.“꺄아악! 내 머리!”세나가 젖은 머리카락을

  • 재벌집 전처가 미쳤다   6화. 주인보다 예쁜 청소부

    “조건은 하나야. 내 남편 눈에 띄면 그날로 잘라.”백세나의 채용 조건을 들은 한서리는 하마터면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전남편을 꼬시러 왔는데 전남편을 보지 말라니. 여기 무슨 숨바꼭질 대회라도 열었나?“그럼 청소는 눈 감고 할까요?”“말귀 못 알아들어? 내 남편 앞에 얼씬대지 말라고.”“아, 대표님이 집에서 길을 잃으시면 제가 벽 보고 피해 있으면 되겠네요.”“너 지금 나 놀려?”“아뇨. 근무 동선 확인하는 중인데요?”세나가 입술을 씰룩였다. 오복자 총괄관리인은 옆에서 서류를 슬쩍 끌어당겼다.“사모님, 직원 근무 배치는 제가 합니다.”“그럼 남편이 쓰는 곳만 빼! 아니, 이 여자는 지하로 내려보내!”“지하에 무슨 먼지가 그렇게 많습니까?”“내 기분이 더러우니까!”서리는 고개를 끄덕였다.“아, 사모님 기분 청소가 주 업무였군요. 그건 별도 수당인데.”복자가 헛기침으로 웃음을 감췄다. 세나는 채용 서류에 사인을 휘갈기고 펜을 내던졌다.“내일부터 출근해. 얼굴은 최대한 가리고.”“마스크요?”“그보다 더 큰 거 없어?”“양동이 뒤집어쓸까요? 사모님 옆에 세트로 서 있으면 되겠네.”“뭐?”“분리수거용이요. 저 청소 담당이라.”다음 날 오전, 서리는 화장대 앞에 앉았다. 입술에 바르려던 색조 화장품을 도로 넣고, 머리도 질끈 묶었다. 거울 속 미모는 달라진 채였지만 눈에 띄는 장식은 없었다.“예쁘다고 쫓겨나면 억울하잖아. 청소부 인생도 얼굴값 하네.”태오가 집에 있을 시간은 아니었다. 아직 그를 마주칠 때가 아니었다. 세나가 무슨 짓까지 하나 먼저 보는 편이 훨씬 재미있었다.직원 출입구에서 복자가 그녀에게 작업복을 건넸다. 짙은 회색 상의와 편한 바지, 미끄럼 방지 신발이었다.“오늘부터 이름은 윤시아 씨. 직원들과 불필요하게 부딪히지 말아요.”“제가요? 저 생긴 것만큼 순해요.”“어제 5분 만에 사모님을 세 번 긁은 사람이?”“그건 무료 서비스였죠.”복자는 말없이 출근 기록판을 가리켰다. 서리는 서명하고 저택 도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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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편 신혼집에 청소부로 취직하겠다고요? 제정신이세요?”한서리는 거울 앞에서 면접 질문을 던지곤 입술을 삐죽였다.“아뇨. 제정신이었으면 그놈이랑 결혼부터 안 했죠.”그녀는 마지막으로 이름표를 확인했다.[윤시아]이름 세 글자에 1년 넘게 걸렸다. 운동하다 화장실 바닥에 주저앉은 날, 수술 후 붓기 때문에 거울을 덮어 둔 날, 카드 명세서를 보고 한숨 쉰 날까지. 오늘만큼은 전부 값어치를 해야 했다.면접용 흰 셔츠를 입었더니 거울 속 여자가 생판 남처럼 보였다. 서리는 일부러 고개를 숙였다가 다시 들었다.“아이고, 대표님. 제가 감히…….”제 입에서 나온 소리에 소름이 끼쳤다.“야, 이 멍청아. 그렇게 굽신대서 또 버림받으려고?”이번엔 턱을 똑바로 들었다.“안녕하세요. 윤시아입니다. 일하러 왔습니다.”“좋아. 남편만 보면 자동으로 켜지는 바보 버튼부터 꺼.”휴대폰에 백세나의 사진이 떴다. ‘우리 집에는 못생긴 건 없다’던 바로 그 여자였다.“걱정 마, 사모님. 오늘부턴 예쁜 것도 하나 더 생기니까.”서리는 화면을 끄고 택시를 탔다.강태오의 저택은 담장부터 재수 없었다. 서리가 살던 때보다 정원이 넓어졌고, 분수에는 백조 두 마리가 세워져 있었다.“와, 새 마누라 취향 봐라. 돈 있으면 백조도 물에 빠뜨리네.”출입구 경비원이 방문 목적을 물었다.“가사도우미 면접이요.”“성함은?”“윤시아요.”“신분 확인하겠습니다.”서리는 준비한 서류를 내밀었다. 전남편과의 결혼생활을 떠올릴 만한 경력은 지원서에 넣지 않았다. 대신 실제로 확인 가능한 추천인과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적었다. 괜한 거짓말 하나가 복수판을 시작하기도 전에 엎을 수 있었다.“이쪽으로 가시죠.”현관에 들어서자 익숙한 향이 코를 찔렀다. 태오가 좋아하던 향이었다. 그녀가 쓰던 향수는 두통 난다며 버리게 하더니.“취향 한번 지독하게 안 변하네.”“뭐라고 하셨어요?”안내 직원이 돌아봤다.“향이 비싸 보인다고요. 두통까지 사은품으로 주는 줄은 몰랐네요.”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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