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64화

Author: 마루콩
강이주는 시간을 확인했다.

아침에 퇴원 수속을 서두르느라 구기빈도, 강이주도 아직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어느새 오전 11시가 넘어 있었다.

강이주는 침대에 기대앉은 구기빈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기빈 씨.”

강이주는 구기빈에게 배가 고픈지, 아니면 자신이 간단하게 죽이라도 끓일지 물어보려고 했다.

하지만 강이주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구기빈이 먼저 말을 막았다.

“이주 씨, 이제부터 우리 서로 ‘여보’라고 이렇게 불러봐요. 말도 너무 격식 차리지 말고 반말로 하고.”

강이주의 표정에 물음표가 떠올랐다.

“네?”

강이주는 구기빈이 갑자기 왜 그런 말을 꺼내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구기빈은 눈썹을 살짝 올리며 태연하게 말했다.

“우리는 지금 부부잖아요. 아직 공개하지 않았을 뿐이고요.”

구기빈의 시선이 강이주에게 고정됐다.

“앞으로 이주 씨는 내 가족이나 친구들을 상대할 일도 생길 텐데, 그때마다 우리도 계속 서로를 ‘이주 씨’, ‘기빈 씨’라고 부를 수는 없잖아요.”

구기빈의 말을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Latest chapter

  •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제678화

    강이주가 임설을 바라봤다.“임 비서, 유 사모님 허리부터 한번 진료받게 모셔다드려.”유만정이 계속 허리를 짚고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방금 바닥에 넘어지면서 다친 듯했다.임설이 유만정을 일으켜 세우려고 손을 내밀었지만, 유만정이 거칠게 뿌리쳤다. “손대지 마.”임설은 손을 거두고 옆에서 조용히 지켜보기만 했다.유만정은 혼자서 간신히 몸을 일으킨 뒤 험악한 눈으로 강이주를 노려봤다.유만정이 다시 입을 열려 하자 강이주가 먼저 양수은에게 말했다. “여사님, 저희는 다른 곳으로 가서 말씀 나누시죠.”양수은은 바로 휠체어 손잡이를 잡고 강이주를 데리고 자리를 뜨려 했다.“강이주, 거기 서.” 유만정은 허리 통증도 잊은 채 두 사람이 떠나는 걸 보고 앞으로 달려들었다.강이주가 양수은과 지분 매각 이야기를 나누는 걸 눈앞에서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유만정이 한 걸음 떼자마자 임설이 앞을 막았다.유만정이 화가 난 채 임설을 밀쳤다. “비켜!”“사모님, 아까 넘어지면서 많이 아프셨죠? 제가 진료 접수 도와드릴게요.”임설은 유만정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팔을 붙잡고 반대편 원무 안내대 쪽으로 데려갔다.유만정은 생각보다 강한 임설의 손을 떼어 내지 못한 채 끌려갈 수밖에 없었다.양수은은 강이주의 휠체어를 밀어 처음 만나기로 했던 카페로 이동했다.자신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고, 강이주를 위해서 따뜻한 물 한 잔을 부탁했다.강이주가 물잔을 받았다. “감사합니다.”늘 그렇듯 단정하고 세련된 차림의 양수은은 강이주 맞은편에 앉아 부드럽게 웃었다.“이주 씨가 다쳤다는 걸 너무 늦게 알았어요. 상처는 많이 나았어요?”말하며 가방에서 두툼한 병문안 봉투 하나를 꺼내 강이주 앞으로 내밀었다.“급하게 오느라 제대로 준비를 못 했어요. 그래도 병문안을 빈손으로 올 수는 없어서요. 작은 성의니까 받아 주세요.”강이주가 손사래를 쳤다. “이건 받을 수 없어요. 직접 와 주신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이렇게까지 안 하셔도 돼요.”강이주는 봉투를

  •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제677화

    수술한 부위를 제대로 걷어차이기라도 하면 강이주가 다시 다칠 뿐 아니라 앞으로 후유증까지 남을 수 있었다.임설은 심장이 목구멍까지 치솟는 것처럼 다급했다.누군가를 위해 이렇게 죽을힘을 다해 달려본 적도 처음이었다.쿵!큰 소리가 울리자 달려오던 임설의 발이 멈췄다. 눈이 크게 뜨였고, 믿기 어렵다는 표정이 떠올랐다.강이주도 유만정이 자신의 상처 부위를 노리고 발을 들었다는 걸 이미 봤다.그래서 다친 다리를 조금 들어 공격을 피하려 하고 있었다.지금은 차라리 뺨을 몇 대 맞는 편이 나았다. 수술 부위를 다시 다치는 것만큼은 피해야 했다.동시에 멀쩡한 쪽 다리를 들어 유만정에게 되받아칠 준비도 했다.맞기만 하고 끝낼 생각은 없었다.자기가 다치면 유만정도 아무렇지 않게 돌아가지는 못하게 할 참이었다.그런데 예상했던 통증은 오지 않았다.대신 바로 앞에서 둔탁한 소리만 크게 났다.강이주에게 달려들던 유만정이 눈앞에서 그대로 업어치기를 당해 바닥으로 넘어가 있었다.유만정은 꼴사납게 바닥에 쓰러진 채 허리를 붙잡고 신음했다.강이주는 갑자기 나타나 유만정을 단번에 제압한 사람을 보고 놀랐다.“여... 여사님?”양수은은 약속한 카페에 먼저 도착해 한동안 기다리고 있었다. 강이주가 보이지 않자 직접 찾으러 나온 참이었다.병원에 오기 전 강이주의 병실 번호도 이미 확인해 두었다.왜 병실이 아니라 1층 카페에서 만나자고 했는지는 이해되지 않았지만, 양수은은 강이주의 뜻을 존중했다.조금 더 기다리다가 아예 병실로 올라가 볼까 생각했다.그러다 엘리베이터 쪽으로 오던 길에 멀리서 유만정이 강이주에게 손을 휘두르고 발길질까지 하려는 모습을 봤다.강이주는 휠체어에 앉아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했고, 누가 봐도 일방적으로 공격을 당하는 쪽이었다.양수은은 더는 가만히 있지 못하고 빠르게 다가가 유만정의 어깨를 잡은 뒤 그대로 업어쳤다.바닥에 누워 끙끙대는 유만정을 내려다본 양수은이 손을 가볍게 털고 강이주를 봤다. “이주 씨, 괜찮아요?”강이주의 멀쩡한

  •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제676화

    유만정의 눈에는 아직 기대가 남아 있었다.유만정은 강이주가 결국 돈 때문에 이러는 거라고 단정했다.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문제 될 게 없었다.강이주가 원하는 게 돈이라면 주면 그만이었다. 대신 지분만 전부 자신에게 넘기면 될 일이었다.얼마를 부르든 유만정은 상관없다고 생각했다.구기빈을 믿을 수 없다면 자신이 직접 하면 된다는 생각은 여전히 달라지지 않았다.하지만 강이주는 그 기대를 바로 꺾었다. “죄송하지만 얼마를 주셔도 여사님께는 팔지 않겠습니다.”단호한 대답은 유만정에게 뺨을 얻어맞은 것처럼 모욕적으로 들렸다.유만정의 표정이 더 험악해졌다.떨리는 손가락으로 강이주를 가리켰다. “강이주,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해? 내가 그래도 기빈이랑 희라 엄마야. 그 두 사람 얼굴을 봐서라도 나한테 팔아.”“공짜로 달라는 것도 아니잖아. 원하는 금액 말해. 내가 다 줄 수 있어.”유만정은 결국 두 자식을 내세웠다.구기빈도 구희라도 강이주와 가까운 사이였다.그런데 왜 자신에게는 지분을 팔 수 없다는 건지 납득되지 않았다.유만정은 강이주가 예전에 자신이 구기빈과의 관계를 막았던 일을 아직도 원망하고 있다고 생각했다.‘대체 얼마나 뒤끝이 긴 거야?’강이주는 여전히 고개를 저었다. “희라도 전에 제게 지분을 달라고 했지만 주지 않았어요. 여사님, 누구와의 친분도 이 일에는 관계없습니다. 이 지분은 여사님께 팔지 않겠습니다.”다시 한 번 선을 그은 건 유만정이 남은 기대까지 버리게 하려는 뜻이었다.유만정은 자신이 몇 번이나 자존심을 접고 부탁했는데도 강이주가 끝까지 거절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따지고 보면 그 지분도 자기 아들이 사랑에 빠져 강이주에게 넘겨준 것이었다.‘남의 호의로 받은 지분 좀 쥐었다고 정말 자기 권력인 줄 아나?’유만정은 속으로 강이주를 몇 번이나 욕했고, 제정신을 못 차리고 여자에게 지분까지 넘긴 구기빈도 함께 원망했다.“내 말 농담 아니야. 그 지분은 반드시 내가 가져야 해. 나한테 팔아.” 유만정의 인

  •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제675화

    그런 사고방식이 과연 구호민과 다를 게 있나?강이주의 말이 한마디씩 가슴에 파고들자 유만정은 자신은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싶었다.하지만 입술만 움직일 뿐, 말이 나오지 않았다.유만정은 핏기 없는 표정으로 강이주를 바라봤다. 눈에는 혼란이 어렸다.‘내가 정말 잘못한 걸까?’그동안 온갖 수모를 참아 가며 구기빈 앞길을 열어 주려고 했는데, 그 끝에 와서는 자신이 잘못했다는 말을 듣게 됐다.유만정에게는 받아들이기 힘든 충격이었다.강이주도 유만정 안에서 갈등이 일고 있다는 걸 알아봤다.강이주가 다시 말했다. “기빈 씨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직접 물어보셨어요? 아들이잖아요. 그런데 처음부터 이유를 묻기보다 아들 탓부터 하셨죠. 그게 정말 맞다고 생각하세요?”강이주도 유만정에게 굳이 더 상처 주는 방식으로 말하고 싶지는 않았다.유만정이 자기 말을 이해하든 못 하든 상관없었다.강이주가 바라는 건 단 하나였다. 이제 자신과 구기빈을 붙잡고 억지로 흔드는 일을 그만두는 것.계속 같은 말로 매달리는 건 아무 의미도 없었다.강이주가 질문을 던질 때마다 유만정의 안색은 더 나빠졌다.조금 전의 격앙된 모습은 사라지고, 지난 일들에 대한 난처함과 그동안의 자기 판단에 대한 불신만 남았다.강이주는 할 말을 끝낸 뒤 입을 다물었다.해야 할 말도, 하지 않아도 될 말도 이미 충분히 전달했다고 생각했다.유만정이 그걸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는 이제 관심 밖이었다.유만정은 머릿속이 어지러운지 입술을 꾹 다문 채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대신 자기 생각을 어떻게든 다시 붙잡으려 애썼다.한참 뒤에야 표정을 가다듬었다.유만정은 마음을 굳힌 듯 강이주를 바라보며 다시 물었다. “그래서 지금도 기빈이 가진 RG그룹 지분을 전부 팔겠다는 거지?”그 말을 듣자 강이주는 속으로 허탈해졌다.‘내가 이렇게까지 말했는데 하나도 안 들은 건가?’강이주는 결국 분명히 답했다. “네. 기빈 씨는 RG그룹을 떠나기로 했어요. 제가 그 지분을 계속 들고 있을 이유도 크지

  •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제674화

    유만정은 강이주 앞으로 다가와 휠체어 팔걸이를 두 손으로 세게 눌렀다.“기빈이 가진 지분을 팔면 안 돼. 그게 기빈이 구호민과 맞설 수 있는 유일한 힘이야.”구기빈이 RG그룹을 떠나겠다고 한 것만으로도 유만정은 큰 배신감을 느끼고 있었다.그런데 이제는 강이주가 그 마지막 카드까지 팔아 버리도록 보고만 있었다.유만정이 가장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은 바로 그것이었다.강이주의 미간이 깊게 좁혀졌다. “제가 기빈 씨를 얼마나 아느냐고 물으셨죠. 그럼 여사님은요? 어머니인 여사님은 기빈 씨를 얼마나 알고 계세요?”강이주는 유만정을 꿰뚫어 볼 듯 똑바로 바라봤다.유만정이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 눈을 마주쳤다. “무슨 뜻이야?”‘지금 내가 내 아들 기빈이를 제대로 모른다는 말이야?’강이주는 표정을 바꾸지 않은 채 말을 이었다. “여사님은 그 지분이야말로 기빈 씨가 살아남기 위한 힘이라고 생각하시죠. 하지만 기빈 씨는요? 그게 정말 본인이 원하는 건지 직접 물어보신 적 있으세요?”유만정이 방금 구기빈이 구씨 집안에서 겪었던 정신적인 학대와 억압을 말해 주지 않았다면,강이주도 구기빈이 왜 이렇게까지 복잡한 일을 벌이는지 이처럼 빨리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하지만 조금 전 이야기를 들으며 강이주는 마침내 모든 걸 이해하게 됐다. 이제야 구기빈의 모순과 고통을 이해했다. 그래서 더 마음이 아팠다.강이주가 유만정을 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기빈 씨를 정말 모르는 사람은 제가 아니라 여사님이세요.”목소리에는 억눌린 화가 묻어 있었다.조금 전까지 유만정이 강이주에게 퍼부었던 비난들이 이제는 우스울 정도였다.유만정의 표정이 크게 일그러졌다. “헛소리하지 마. 내 아들을 내가 모를 리가 있어? 아무리 기빈이 널 좋아한다고 해서 네가 마치 다 아는 사람인 양 떠들지 마.”유만정은 강이주의 말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대체 무슨 자격으로 자기 앞에서 어머니인 자신이 아들을 모른다고 말하는 건가.유만정은 강이주의 입을 당장이라도 틀어막고 싶은 심정이었다.

  •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제673화

    고작 유치원에 다니던 어린아이였다.구호민은 대체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었을까?유만정이 자조적으로 웃었다. “그게 끝인 줄 알아? 구호민은 그중 한 마리를 나한테 요리하라고 시켰어. 아무것도 모르는 기빈이한테 국물까지 몇 숟갈 먹였고.”“기빈이 경계를 풀었을 때, 방금 먹은 게 자기가 죽인 동물이라고 알려 줬어. 남은 국물과 고기까지 전부 먹으라고 강요했지.”그때의 일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유만정은 괴로웠다.어린 구기빈은 그 자리에서 거품을 물고 쓰러졌고, 급히 병원으로 옮겨져 위세척을 받아야 했다.먹인 음식에는 몸에 해로운 독성 성분까지 섞여 있었다.그 일을 겪은 뒤부터 구기빈은 작은 동물만 봐도 일부러 멀리 돌아갔다.자기가 또 한 번 호의를 보였다가 그 동물에게 끔찍한 일이 생길까 두려웠기 때문이다.강이주는 구호민의 뒤틀린 행동에 속이 뒤집히는 기분이었다.메스꺼움을 억누르며 유만정을 막았다. “그만하세요. 더는 듣고 싶지 않습니다.”유만정이 웃었다. “나는 네가 알아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 반드시 알아야 해.”“강이주, 이건 시작에 불과해. 넌 기빈이 나를 죽이라는 명령을 받던 모습도 못 봤잖아. 나와 내 아이들은 구호민의 손에 묶여 서로를 옥죄는 줄이나 다름없었어.”“구호민은 두 아이 목숨을 이용해서 내 자존심을 짓밟는 걸 즐겼어. 실제로 그렇게 했고. 기빈이한테 내 목을 조르라고 시킨 적도 한두 번이 아니야. 아예 나를 죽이라고 한 적도 있었어.”구호민은 다른 사람의 생사를 자기 손으로 쥐고 흔드는 일을 놀이처럼 여겼다.유만정이 아이를 살려 달라며 무릎 꿇고 빌고, 울다 지쳐 결국 스스로 지하실로 내려가 벌받는 모습을 특히 좋아했다.구기빈에게도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유만정의 목을 졸라 의식을 잃게 하지 않으면 다음 대상은 구희라가 됐다.구호민은 구희라와 유만정을 구기빈 앞에 세워 놓고 둘 중 한 사람을 고르라고 몰아붙였다.듣기만 해도 숨이 막히고 가슴이 답답했다.그때 어린 구기빈이 얼마나 절망했을지는 차마

More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