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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화

Autor: 마루콩
구기빈은 강이주의 말을 듣고도 더 묻지 않았다.

“장소는 이번에도 ‘사랑채’야. 도착해서 내 이름 말하면 직원이 룸으로 안내해 줄 거야.”

강이주는 구기빈의 말을 기억해 두었다.

차는 곧 강중그룹 사옥 앞에 멈춰 섰다.

강이주가 웃으며 말했다.

“데려다 줘서 고마워. 조심해서 가고, 도착하면 연락해.”

구기빈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 뒤, 강이주가 차에서 내리는 모습을 지켜봤다.

강이주는 회사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강이주!”

지정애와 심원희가 한쪽에서 분을 삭이지 못한 얼굴로 튀어나왔다.

모녀는 이른 아침부터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강이주가 구기빈의 차에서 내리는 걸 보자, 지정애는 곧바로 목소리를 높였다.

“그래, 어쩐지 네가 왜 그렇게 내 아들이랑 헤어지겠다고 난리인지 이제 알겠다. 구씨 집안의 그 도련님이랑 뒤에서 몰래 엮었던 거였어?”

지정애는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강이주, 너 정말 지조 없이 더럽게 행동하는구나. 이렇게 하고도 내 아들한테 미안하지도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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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제207화

    ‘아깝구나. 좋은 아이들은 다 남의 집 자식이라니.’‘나는 그저 부러워할 수밖에 없으니 말이야.’심현목은 속으로 한숨을 삼켰다.강이주는 처음엔 심현목이 무슨 이야기를 떠보려고 전화한 줄 알았다. 그런데 대화가 이어질수록 주제가 어딘가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었다.‘이 말투... 아무리 봐도 나랑 기빈 씨를 엮어 보려는 것 같은데.’그 생각이 들자 강이주는 가볍게 헛기침을 했다.“할아버님.”전화 너머에서 심현목이 호탕하게 웃었다.[알았다, 알았다. 할아비가 더는 놀리지 않을 테니까 너는 얼른 일 봐라.] [앞으로 우리 쪽에서는 다시는 널 귀찮게 하지 못하게 할 테니, 신경 쓰지 말고 네 일만 해. 내 눈치 볼 필요도 없다.]심현목이 오늘 전화를 건 이유는 결국 강이주가 괜찮은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전화상으로도 강이주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게 느껴져서, 심현목은 그나마 마음이 놓였다.심현목과 통화를 마친 뒤, 강이주는 임설을 데리고 코믹 행사장으로 향했다.행사장은 J시에서 제법 떨어진 곳에 있어서 차로 한 시간 반 정도 가야 했다.차가 출발한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조수석에 앉아 있던 임설이 깜짝 놀랐다.“대표님, 심 대표 회사 난리가 났어요.”임설은 터진 내용을 확인하자 감탄을 감추지 못했다.‘표절 의혹.’그뿐만이 아니었다. 심원희 명의로 운영되는 디자인 회사에는 유령 디자이너들이 여럿 있었다.심원희는 낮은 금액으로 유령 디자이너들에게 디자인 시안을 맡긴 뒤, 자기 이름으로 발표해 왔다.그중에는 공모전에서 수상한 작품도 적지 않았다.게다가 심원희가 유령 디자이너들과 맺은 계약서까지 공개됐다. 계약 내용은 전부 심각한 불공정 조항투성이였다.심원희는 터무니없이 낮은 금액으로 사람들을 착취하고 있었다.논란은 지금 빠르게 번지고 있었다.임설의 말에 강이주도 핸드폰을 꺼냈다.심원희 회사와 관련된 내용을 확인한 강이주도 임설 못지않게 놀랐다.임설은 빠르게 내용을 훑어본 뒤, 고개를 돌려 강이주의 반응을 살

  •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제206화

    구기빈은 강중그룹을 나온 뒤 배진호에게 전화를 걸었다.통화가 연결되자마자 구기빈이 말했다.“심원희 회사 쪽 자료, 전부 터뜨려.”[지금?]놀란 배진호가 되물었다.전에는 강이주 쪽 움직임을 보고 나서 진행하자고 하지 않았던가.사실 강이주가 심원희를 조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구기빈도 알고 있었다.심원희의 치부가 담긴 자료도 구기빈 쪽에서 몰래 적지 않게 강이주 손에 넘겨 둔 상태였다.다만 강이주는 최근 패션쇼 준비와 디자이너 섭외, 회사 재정비까지 겹쳐 그 일을 잠시 미뤄 두고 있었다.하지만 오늘 지정애와 심원희가 강이주를 찾아와 소란을 피우면서 입에 담기 힘든 말들을 내뱉은 건 구기빈의 마지노선을 넘은 것이다.강이주가 당장 두 사람을 정리할 시간이 없다면, 구기빈이 대신 움직이는 것쯤은 어렵지 않았다.구기빈이 배진호에게 대답했다.“지금. 심원희가 남 일에 참견할 여유가 그렇게 많다면, 그 회사도 굳이 남겨 둘 필요 없지.”심원희 쪽을 제대로 끝장내겠다는 뜻이었다.배진호는 전화 너머로도 구기빈의 싸늘한 기분을 알아차렸다.‘그 심원희라는 여자가 또 어떻게 사고를 쳤길래 우리 구 대표 심기를 건드린 거야?’‘아니, 정확히는 제수씨를 건드린 것이겠지.’지금 구기빈의 움직임은 누가 봐도 강이주 대신 화를 내는 모양새였다.[알았어. 바로 진행할게.]배진호는 그렇게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구기빈은 손끝으로 가볍게 운전대를 두드렸다. 눈빛은 깊고 어둡게 가라앉아 있었다.잠시 생각하던 그는 지인에게 연락해 기사 흐름을 계속 지켜봐 달라고 했다. 자신과 강이주에 관한 내용이 올라오면 곧바로 막아 달라는 말도 덧붙였다.구기빈은 아침의 소란을 빌미로 누군가 다시 일을 키우고, 강이주의 기분을 망치는 상황 자체를 미리 차단했다.사무실에 도착한 강이주는 자리에 앉은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심현목의 전화를 받았다.지정애와 심원희가 강이주를 찾아와 행패를 부린 일이 어떻게 된 영문인지 심현목에게까지 그대로 전해진 모양이었다.심현목은 강이주가 억울한

  •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제205화

    구기빈은 고개를 기울이며 지정애를 내려다봤다.“앞으로 이주 씨를 깎아내리는 말이 두 분 입에서 한마디라도 더 나오면, 저도 더는 예의를 지키지 않겠습니다. 그때는 코가 휘는 정도로 안 끝날 겁니다.”구기빈은 대놓고 강이주의 편에 섰다.그 말에 지정애와 심원희는 완전히 굳어 버렸다.애초에 두 사람은 강이주에게 흙탕물을 끼얹을 생각뿐이었다. 지정애와 심원희가 보기에 강이주 같은 여자가 구기빈을 붙잡을 수 있을 리 없었다.강이주에게 그런 매력이 있을 리 없다고, 지정애와 심원희는 처음부터 강이주를 얕잡아 보고 있었다.그런데 구기빈은 두 사람 앞에서 자신이 강이주를 쫓아다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렇게까지 분명하게 감싸는 태도를... 지정애와 심원희가 못 알아들을 리 없었다.‘그러니까 구기빈이 정말 강이주를 좋아한다는 건가?’그 생각이 들자 심원희의 강이주에 대한 원망은 더 짙어졌다.자신의 동생과 헤어진 강이주가 더 나은 남자를 만난다니, 그런 꼴은 절대 볼 수 없었다.지정애는 놀라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조차 몰랐다.심원희가 사납게 따졌다.“강이주, 너 구 대표까지 꼬셔놓고 우리 집안 주식은 왜 넘봐? 뭘 믿고?”그제서야 강이주는 두 사람이 오늘 자신을 찾아와 난리를 치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지난밤에 심현목이 강이주에게 식사를 제안했고, 주식을 넘겨주려고 했다는 얘기가 심씨 집안 쪽에 들어간 모양이었다.그 소식을 듣자마자, 가만히 있을 수 없게 된 지정애와 심원희가 강이주를 찾아온 것이었다.강이주는 차갑게 받아쳤다.“저는 심씨 가문 회사 지분을 요구한 적 없습니다. 상황 파악부터 제대로 하시고 제 앞에서 소란을 피우세요.”“두 분은... 정말 막무가내시네요. 앞뒤 사정도 모르면서 아무한테나 달려들고, 죄 없는 사람한테 피해나 주고...”강이주가 보기에는 심씨 집안 쪽 사람들 중에는 심현목만 빼고 하나같이 미친개와 다를 바 없었다.작은 낌새만 있어도 강이주 앞까지 달려와 미친 듯이 짖어 대니, 멍청하거나 답이 없는 거였다.심원희

  •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제204화

    강이주는 심원희를 발로 차서 코피까지 터뜨렸다.다시 앞으로 나서서 싸우려고 했지만, 구기빈이 허리를 단단히 끌어안고 놓아주지 않았다.심원희가 피가 난다며 비명을 지르는 모습을 보면서도, 강이주는 자신이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맞아도 싸. 심씨 집안 사람들은 한 번 당해 봐야 해.’강이주는 오래전부터 심원희 같은 가식 덩어리 여자를 제대로 손을 봐 주고 싶었다.그리고 심원희의 비뚤어진 콧대를 보자... 잔뜩 화가 나 있던 와중에도 끝내 웃음을 터뜨렸다.강이주는 구기빈에게 안긴 채 고개를 들어 말했다.“빨리 봐. 쟤 코의 보형물이 틀어졌어. 성형엔 리스크가 있으니, 싸움엔 신중해야 한다니까.”강이주의 말에 심원희 쪽을 바라본 구기빈은 함께 웃고 말았다.강이주의 말을 들은 심원희는 당황해서 코를 감싸 쥐었다. 얼마 전에 한 코 수술이 아직 회복 중이었는데, 강이주의 발길질 한 번에 엉망이 되고 말았다.심원희는 원망과 분노가 뒤섞인 눈으로 강이주를 노려봤다.지정애는 급히 심원희 곁에 쭈그려 앉아 코를 살폈다. 딸이 아픈 게 안쓰러운지 연신 앓는 소리를 냈다.강이주는 자신의 허리를 감싼 구기빈의 손을 톡톡 두드렸다. 구기빈이 손을 풀어주자, 강이주는 흐트러진 옷매무새를 정리했다.고개를 쳐든 지정애가 강이주에게 삿대질을 하며 소리쳤다.“강이주, 너 아주 세상 무서운 줄 모르는구나. 어떻게 사람을 때려?”그 말에 강이주는 차갑게 받아쳤다.“입이 더러우니까 때렸죠. 왜요? 뭐가 문제인데요?” “사모님 나이만 아니었어도, 괜히 드러누워 돈 뜯어낼까 봐 참은 거예요. 그게 아니었다면 그 입까지 찢어 놨을 거예요.”강이주는 조금 전 지정애도 자신을 향해 삿대질을 하며 헛소문을 퍼뜨렸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다.지정애는 제 앞에 나란히 선 두 사람을 보며 코웃음을 쳤다.“내가 틀린 말 했어? 너... 어젯밤에 구기빈 대표랑 같이 있었던 거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 구 대표랑 아무 일도 없었다고 맹세할 수 있어?”“너도 우리 원후 몰래 구 대

  •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제203화

    구기빈은 강이주의 말을 듣고도 더 묻지 않았다.“장소는 이번에도 ‘사랑채’야. 도착해서 내 이름 말하면 직원이 룸으로 안내해 줄 거야.”강이주는 구기빈의 말을 기억해 두었다.차는 곧 강중그룹 사옥 앞에 멈춰 섰다.강이주가 웃으며 말했다.“데려다 줘서 고마워. 조심해서 가고, 도착하면 연락해.”구기빈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 뒤, 강이주가 차에서 내리는 모습을 지켜봤다.강이주는 회사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강이주!”지정애와 심원희가 한쪽에서 분을 삭이지 못한 얼굴로 튀어나왔다.모녀는 이른 아침부터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강이주가 구기빈의 차에서 내리는 걸 보자, 지정애는 곧바로 목소리를 높였다.“그래, 어쩐지 네가 왜 그렇게 내 아들이랑 헤어지겠다고 난리인지 이제 알겠다. 구씨 집안의 그 도련님이랑 뒤에서 몰래 엮었던 거였어?”지정애는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강이주, 너 정말 지조 없이 더럽게 행동하는구나. 이렇게 하고도 내 아들한테 미안하지도 않아?” “오늘 여기서 똑바로 설명해. 불어! 구씨 집안 도련님하고 언제부터 그랬어?”지정애는 주변 사람들이 전부 들으라는 듯이 일부러 더 크게 떠들었다.마침 출근 시간대라 사람이 몰릴 때였다. 지정애가 소란을 피우자, 주변에는 이미 사람들이 하나둘씩 걸음을 멈췄다. 다들 구경거리를 기다리는 표정이었다.강이주를 내려주고 떠나려던 구기빈도 그 소리를 들었다.그는 곧바로 차에서 내려 강이주 쪽으로 걸어왔다. 지정애가 몰아붙이는 모습을 보자 구기빈의 걸음이 더 빨라졌다.강이주는 지정애의 말을 듣고 어이가 없었다.“사모님, 말씀은 가려서 하시죠.”‘심씨 집안 이 사람들은 대체 어디까지 가겠다는 거야?’옆에 있던 심원희가 비웃었다.“네가 그래 놓고 들키니까 겁이 나? 자, 다들 와서 보세요.” “이 여자가 인터넷에 말도 안 되는 글을 올려서 제 동생을 모함해 놓고, 정작 본인은 다른 남자랑 지저분하게 얽혀 다닙니다.”심원희는 주변을 향해 더 크게 떠들었다.“방금도 그 남자

  •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제202화

    구기빈은 먼저 구희라를 로펌에 내려줬다.강이주를 태우고 강중그룹으로 향하는 도중에, 두 사람은 이상할 만큼 조용했다.강이주는 두 손을 맞잡고 앉아 있었다. 전날 밤 일을 겪고 나니, 구기빈과 단둘이 있는 이 상황이 어딘가 어색했다.“내 잠옷... 당신 집으로 가져갔어?”먼저 침묵을 깬 건 구기빈이었다.하필 꺼낸 말도 민망한 쪽이었다.강이주는 곧장 허리를 바로 세웠다.“응. 내가 세탁해서 돌려줄게.”어쨌든 강이주 자신이 입었던 옷이니까.‘그런데 이 사람... 잠옷을 찾았나? 아니면 내가 가져간 걸 어떻게 알았지?’구기빈은 옅게 웃었다.“그렇게 번거롭게 안 해도 돼. 내 쪽에서 세탁기에 넣고 돌리면 똑같잖아.”강이주는 자신이 입은 옷이니 자신이 세탁하는 게 맞다고 말하고 싶었다.하지만 이상하게 그 말은 입 밖으로 나오지 않고 왠지 묘한 느낌이 들었다.구기빈이 잠옷 이야기를 꺼낸 김에, 강이주는 가볍게 목을 가다듬었다.“괜찮아. 당연히 해야지. 그럼 내 옷은...”“아, 내 집에 있어. 어젯밤에 같이 세탁했는데, 아직 덜 말랐을 거야.”구기빈의 입가에 걸린 미소가 조금 더 짙어졌다.강이주는 옆자리에 앉은 구기빈을 놀란 눈으로 바라봤다.‘어젯밤에 벌써 세탁했다고?’‘게다가 자기 옷이랑 같이?’강이주는 어색하게 웃었다.“그럼 나중에 시간 될 때 가지러 갈게. 잠옷도 그때 갖다 줄게.”“응.”구기빈이 대답했다.구기빈은 어색하게 웃는 강이주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어젯밤엔 아무 일도 없었어. 다만 내가 나온 뒤에 당신이 잠들었기에, 이불을 덮어주려고 했는데 당신이 날 붙잡고 안 놨어. 그래서...”그리고 소리 없이 웃었다.“근데 우리 여보는... 잘 때 뭐 끌어안고 자는 버릇이 꽤 특이하던데.”처음에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말에 강이주는 완전히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하지만 뒤이어 나온 구기빈의 말에 강이주는 다시 민망해졌다.강이주가 해명했다.“나 그런 거 없어. 뭐 끌어안고 자는 버릇 같은 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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