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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9화

Autor: 마루콩
너무 갑작스럽게 굴다가 ‘두루미’에게 안 좋은 인상을 남길까 봐 걱정이 됐다.

강이주의 말을 들은 책임자가 곧바로 말했다.

“담당 운영자를 이쪽으로 부를 테니 직접 이야기를 나눠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책임자는 그렇게 말하며 운영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30분쯤 지나자 출판사 운영 담당자가 코믹 행사장으로 도착했다.

책임자의 설명을 들은 운영 담당자는, 바로 강이주에게 연락처를 넘겨주며 말했다.

“제가 그냥 바로 전달해 드릴게요. ‘두루미’ 작가님은 제 메시지를 확인해도 답장을 안 하실 때가 많아서요.”

평소에도 운영 담당자가 일방적으로 연락하는 식이었다.

이미 ‘두루미’의 작업 방식을 익혀 두지 않았다면, 운영 담당자는 진작에 울고 싶었을지도 몰랐다.

강이주는 운영 담당자가 이렇게까지 말하자 더는 고집하지 않았다. 연락처를 받은 뒤 곧장 친구 추가 요청을 보냈다.

하지만 결과는 운영 담당자의 예상대로였다.

‘두루미’는 요청을 수락하지 않았다.

운영 담당자가 옆에서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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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제214화

    일행은 ‘Fittro’로 향했다.익숙한 룸에 앉자, 강이주는 그날 밤 구희라가 남자 모델들을 불렀던 장면을 떠올렸다.강이주의 표정이 어딘가 어색해졌다.류남정은 처음에는 임해승 곁에 앉아 있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자리에서 일어나 강이주 쪽으로 다가왔다.다 큰 남자 둘이 술을 마시는 자리에 굳이 끼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강이주는 고개를 숙인 채 임설과 메시지를 주고받고 있었다.심씨 집안 쪽은 지금 완전히 난장판이었다.지정애는 조사를 받게 됐고, 심원희 쪽에서는 여기저기서 문제가 터졌다. 그 여파로 심명그룹 주가까지 영향을 받고 있었다.심순남과 심원후는 지금 이 골치 아픈 일들을 수습하느라 정신이 없었다.그런데도 심순남은 강이주를 찾아와 시비를 걸 시간은 있는 모양이었다.심씨 집안이 흔들리는 걸 보니, 강이주의 기분도 조금 나아졌다.류남정은 자리에 앉자마자 강이주의 분위기를 알아차렸다.“기분이 좋아 보이시네요.”강이주가 살짝 웃었다.“나쁘진 않아요.”강이주는 류남정에게 말했다.“남정 씨는 술 마시지 마세요. 제가 주스 한 잔 가져다 달라고 할게요.”강이주는 류남정 손에 들린 와인잔을 보자, 류남정의 심장병이 떠올랐다. 차라리 주스를 마시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류남정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와인을 한 모금 마셨다.“괜찮아요. 많이 마시지만 않으면 돼요.”그 말에 강이주는 더는 고집하지 못했다.다만 류남정의 기분이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는 건 느낄 수 있었다.강이주는 오는 길 내내 임해승이 류남정을 세심하게 챙기던 모습을 떠올렸다.그 모습은 아무리 봐도 류남정에게 아무 감정이 없는 사람의 행동처럼 보이지 않았다.류남정은 강이주가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고 조용히 물었다.“가끔은 눈에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더라고요. 남자는 사랑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아주 깊이 사랑하는 척 할 수 있어요.” “어차피 연기만 하면 되는 거니까, 손해 볼 것도 없잖아요.”그 말은 강이주에게도 그럴 듯하게 들렸다.심원후도 꽤 그럴듯하

  •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제213화

    류남정이 배우는 것도 차분하고 안전한 것들뿐이었다. 익스트림 스포츠 같은 건 류남정의 삶과는 거리가 멀었다.임씨 집안과 류씨 집안은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다. 임해승은 어릴 때부터 류남정 곁을 지켰다.모두 임해승이 결국 류남정과 결혼할 거라고 생각했고, 류남정 자신도 그렇게 믿었다.하지만 세상일은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임해승 곁에 다른 여자가 등장했다.그때부터 류남정은 조금씩 임해승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자신의 몸 상태를 누구보다 잘 알았던 류남정은 임해승을 향한 마음도 늘 조심스럽게 억눌러야 했다.임해승에게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면, 류남정은 존중하고 축복해 주려고 했다.모든 것이 바뀐 건 류남정의 심장병이 악화되면서부터였다.임해승의 여자친구는 임해승을 따라 류씨 집안으로 류남정을 문병하러 왔다가, 류남정의 허락도 없이 일기장을 들춰 보았다.그 일로 류남정과 임해승의 여자친구는 크게 다퉜다. 임해승은 격하게 화를 내는 류남정을 뒤로 한 채 여자친구를 데리고 나갔다.두 사람이 떠난 뒤, 발작을 일으킨 류남정은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다.임해승도 곧바로 소식을 듣고 차를 몰아 병원으로 향했다. 하지만 가는 길에 사고가 났다.들리는 말로는 임해승의 여자친구가 병원에 가지 말라며 화를 냈고, 감정이 격해진 끝에 임해승과 핸들을 두고 몸싸움을 벌였다고 했다.임해승은 사고 현장에서 의식을 잃었고, 임해승의 여자친구는 그 자리에서 숨졌다.그 여자는 생전에 장기 기증 서약을 해 둔 상태였다. 류씨 집안에서는 여자 쪽 가족의 동의를 얻은 뒤, 심장을 기증받기로 했다.임해승이 깨어났을 때, 류남정의 심장 이식 수술은 거의 끝나 가고 있었다.류남정이 담담하게 자신과 임해승의 이야기를 들려주자, 강이주의 마음 한쪽은 설명하기 어렵게 먹먹해졌다.강이주는 한 걸음 다가가 류남정을 조심스럽게 안아 주었다.“어떤 관계가 남정 씨를 지치게 만든다면, 망설이지 말고 내려놓으셔도 돼요. 끊어 내는 과정이 아무리 아프다 해도, 관계가 끝났다고 삶

  •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제212화

    식사 내내 강이주는 생각이 많았다.가장 크게 마음에 걸리는 건 역시 구기빈이 왜 이렇게까지 자신을 도와주는지였다.곁눈질로 강이주를 살피던 류남정은 태연한 얼굴로 앉아 있는 구기빈을 보게 됐다. 그러자 대충 감이 왔다.‘어떤 남자는... 좋아하는 사람을 곁에 두려고 온갖 수를 다 쓰면서도...’‘고백 한마디를 못 하는구나.’그 생각에 류남정은 몰래 입꼬리를 올렸다.곁에 앉아 있던 임해승이 류남정의 귓가에 대고 물었다.“뭐가 생각나서 그렇게 기분이 좋아?”J시에 오기 전, 임해승은 쓸데없는 말을 했다가 류남정의 기분을 상하게 했다. 그 뒤로 류남정은 굳은 표정으로 임해승을 상대하지 않았다.말도 길게 섞으려고 하지도 않았고, 다정한 표정은커녕 눈길조차 차가웠다.그런데 지금 류남정이 웃고 있으니, 임해승은 궁금해질 수밖에 없었다.류남정이 임해승을 슬쩍 바라봤다.“궁금해?”임해승은 대놓고 궁금하다는 얼굴로 류남정을 바라봤다.그 모습을 보던 류남정이 코웃음을 쳤다.“왜 알려 줘야 하는데?”말을 마친 류남정은 시선을 돌렸다. 임해승을 상대할 생각이 없다는 의사가 분명했다.또다시 문전 박대를 당하자, 임해승의 마음에는 허탈함이 밀려왔다.임해승은 구기빈을 보며 가볍게 목을 가다듬었다.“이따 한잔할래?”임해승은 속이 뒤집힐 지경이었다.류남정의 기분을 풀어주는 일이 이렇게 어려울 줄 알았다면, 오늘 절대 입을 함부로 놀리지 않았을 것이다.두 사람 사이의 분위기를 눈치챈 구기빈도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구기빈은 고개를 돌려 강이주에게 식사 뒤 일정을 조용히 설명했다.강이주는 처음에는 구기빈만 두 사람과 함께 가면 된다고 말하려고 했다.하지만 오늘 구기빈이 자신을 위해 해 준 일을 떠올리자, 가지 않겠다고 하는 것도 예의가 아닌 것 같았다.잠시 생각한 뒤, 강이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식사 후, 구기빈과 임해승은 계속 이야기를 나눴다.강이주가 류남정에게 말했다.“이 근처에 종탑이 있어요. 잠깐 나가서 걸으며 소

  •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제211화

    강이주의 마음을 꿰뚫어 보기라도 한 듯, 구기빈이 강이주를 바라봤다.“정말 고맙다고 생각하면, 며칠 뒤에 열리는 경매에 같이 가 줘. 나 그날 파트너가 필요하거든.”마침 그 기회에 강이주를 자신의 사람들 사이로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싶었다.다만 강이주가 받아들일지는 알 수 없었다.말을 마친 구기빈은 조금 긴장한 기색으로 강이주를 바라보며 대답을 기다렸다.강이주는 거절할 생각이 없었다.“그래.”구기빈이 웃었다.“그럼 그날 내가 데리러 갈게. 경매는 크루즈에서 열려.”강이주는 잠시 망설이는 눈으로 구기빈을 바라봤다.‘설마 그 경매... 요즘 그렇게 화제라던 그 ‘해상 경매’인가?’그 경매에는 전국 각지에서 내로라하는 인사들이 모인다고 했다.구기빈의 배경을 생각하면 초대받는 것도 당연했다.강이주가 예상하지 못한 건, 구기빈이 자신을 데려가려 한다는 사실이었다.여자의 놀란 시선을 받은 구기빈이 가볍게 웃었다.“긴장하지 마. 그냥 평범한 경매야.”그 말을 들은 강이주는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구기빈에게는 평범할지 몰라도, 강이주에게는 아직 쉽게 닿을 수 없는 세계였기에.긴장하지 않는다는 건 당연히 불가능했다.그래도 구기빈이 자신을 데려가려는 데에는 나름의 생각이 있을 터였다. 강이주는 결국 구기빈의 호의를 거절하지 않았다....임해승과 류남정이 도착하자, 강이주는 구기빈 곁에서 두 사람을 맞았다.자리에 앉자마자 구기빈은 바로 본론을 꺼냈다.“남정 씨, 예전에 J시 쪽으로도 사업 넓혀 보고 싶다고 했잖아요. 마침 강중그룹에서 패션쇼를 준비 중인데, 믿을 만한 디자이너 팀을 찾고 있어요.”임해승과 류남정의 시선이 동시에 구기빈 옆에 앉은 강이주에게 향했다.강이주는 저도 모르게 긴장했다.지금 강중그룹의 상황을 생각하면, 상대가 굳이 강중그룹을 선택해야 할 이유는 없었다.강이주가 직접 자신을 어필하려고 하자, 임해승이 웃으며 대답했다.“네가 소개하는 일이면 나야 문제없지. 우리 남정이가 괜찮다면 나도 괜찮아.”임해승은 자신

  •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제210화

    코믹 행사장을 다 둘러본 강이주는, 시간이 얼추 된 걸 확인하고 임설을 데리고 돌아갔다.돌아가는 길에 강이주는 먼저 구기빈에게 연락했다. 이제 코믹 행사장에서 출발했다는 내용이었다.메시지를 보내자마자 구기빈이 곧바로 전화가 걸었다.강이주가 전화를 받자, 수화기 너머로 구기빈의 목소리가 들렸다.[왜 이렇게 일찍 돌아와?]강이주가 대답했다.“일찍 가서 준비 좀 하려고. 아, 임 대표랑 류남정 씨가 좋아하는 거나 관심 있는 거 있어? 오늘 저녁은 내가 살게.”구기빈이 웃으며 강이주를 놀리듯이 말했다.[당신이랑 나 사이에 이제 굳이 네 거 내 거 따져야 해?]듣고 보니 구기빈의 말도 아주 틀린 것 같지는 않았다.강이주도 따라 웃었다.“그러게. 그렇게까지 따질 필요도 없겠네.”강이주가 자신의 농담을 받아 주자, 구기빈의 기분은 단번에 좋아졌다.구기빈이 강이주에게 말했다.[남정 씨는 평소에 심리 쪽 책 읽는 걸 좋아해. 해승이는 남정 씨가 좋아하는 건 같이 좋아하고.]임해승이 류남정에게 무조건 맞춰 준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강이주는 그 말을 듣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구기빈은 강이주의 기분을 눈치챈 듯 말을 이었다.[굳이 뭘 준비하려고 하지 마. 그냥 나랑 같이 친구들 만나러 간다고 생각해. 편하게 와. 너무 부담 갖지 말고.]구기빈이 이렇게 말하긴 했지만, 강이주는 이번 만남을 꽤 중요하게 여기고 있었다.구기빈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있잖아. 걱정하지 마.]짧은 몇 마디인데도 이상하게도 강이주의 마음속 초조함이 금방 가라앉았다.구기빈은 더 길게 이야기하지 않았다. 돌아오는 도중에 눈이라도 좀 붙이라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전화를 끊은 뒤에도 강이주의 입가에 걸린 웃음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조수석에 앉아 있던 임설은 강이주가 전화를 받았을 때부터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 강이주는 내내 기분이 좋아 보였고, 벌어진 입은 귀밑까지 찢어질 정도였다.임설이 보기엔, 어쩌면 강이주 자신도 모르는 듯했다. 구기빈

  •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제209화

    너무 갑작스럽게 굴다가 ‘두루미’에게 안 좋은 인상을 남길까 봐 걱정이 됐다.강이주의 말을 들은 책임자가 곧바로 말했다.“담당 운영자를 이쪽으로 부를 테니 직접 이야기를 나눠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책임자는 그렇게 말하며 운영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었다.30분쯤 지나자 출판사 운영 담당자가 코믹 행사장으로 도착했다.책임자의 설명을 들은 운영 담당자는, 바로 강이주에게 연락처를 넘겨주며 말했다.“제가 그냥 바로 전달해 드릴게요. ‘두루미’ 작가님은 제 메시지를 확인해도 답장을 안 하실 때가 많아서요.”평소에도 운영 담당자가 일방적으로 연락하는 식이었다. 이미 ‘두루미’의 작업 방식을 익혀 두지 않았다면, 운영 담당자는 진작에 울고 싶었을지도 몰랐다.강이주는 운영 담당자가 이렇게까지 말하자 더는 고집하지 않았다. 연락처를 받은 뒤 곧장 친구 추가 요청을 보냈다.하지만 결과는 운영 담당자의 예상대로였다.‘두루미’는 요청을 수락하지 않았다.운영 담당자가 옆에서 덧붙였다.“괜찮아요. ‘두루미’ 작가님은 활동 시간이 좀 특이하셔서요. 새벽에 갑자기 수락하실 수도 있어요.”어쨌든 운영 담당자도 새벽 4, 5 시에 ‘두루미’의 답장을 받은 적이 여러 번 있었다.강이주는 진심으로 고마워했다.“고마워요. 번거롭게 해 드렸네요.”더 할 일이 없다는 걸 확인한 운영 담당자는, 책임자에게 인사한 뒤 출판사로 돌아갔다.책임자는 강이주의 감사 인사에 웃으면서 손사래를 쳤다.“괜찮습니다. 구 대표님께서 부탁하신 일인데, 당연히 도와드려야죠.”강이주는 옅게 웃었다.마지막으로 강이주는 주최 측에 사인회 일부터 챙기라고 말한 뒤, 임설과 함께 다시 전시장 안을 둘러보기 시작했다.호기심 어린 눈으로 강이주를 살피는 임설의 눈빛에는 탐색하는 기색이 역력했다.사실 임설은 강이주와 구기빈이 정말로 사이가 나쁜 건지 궁금했다.임설의 시선을 눈치챈 강이주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바라봤다.“뭐가 그렇게 궁금해?”임설이 씩 웃으며 말했다.“대표님, 구 대표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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