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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화

Author: 주광
하지만 오늘, 조수석에 앉은 예진의 마음에는 파문 하나 일지 않았다.

30분 뒤, 차는 한때 자신의 집이었던 대문 앞에 멈춰 섰다.

말없이 내린 예진은, 윤제를 힐끗 보지도 않고 그대로 빌라 안으로 들어갔다.

오랫동안 자신을 옭아매고 괴롭히던 이곳에, 자신은 다시 발을 들이게 될 줄은 상상조차 못 했다.

주방에서 저녁을 막 차리던 유순자가, 예진을 보자마자 환하게 웃으며 다가왔다.

“사모님! 드디어 오셨네요! 오늘 도련님이 전화를 하셔서 반찬을 넉넉히 준비하라고 하셨거든요. 다 사모님 좋아하시는 것들이라, 혹시나 했는데... 정말 오셨네요.”

예진은 살짝 미소 지었다.

유순자에게는 마음 깊이 정이 들었다. 성실하기도 했지만, 예진이 유순자를 본 시간이... 윤제를 본 시간보다 길었으니까.

유순자의 눈가가 금세 붉어졌다.

“사모님, 밖에서 잘 지내셨어요? 많이 야위신 것 같아요.”

사실 예진은 밖에서 제법 잘 지냈다.

살이 빠진 건, 아침저녁으로 민혁과 함께 뛰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몸도 가벼워지고, 마음도 한결 편해졌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얼굴빛이 환했는데, 이번 일로 다시 초췌해졌다.

‘모두 부윤제 덕분이지. 잊을 수가 없지...’

한참 뒤에야 윤제가 들어왔다.

그 옆에는 이안을 데리고 있었다.

이안은 예진을 보자마자 얼굴이 하얗게 굳었다.

“엄마가 왜 여기 있어? 나 엄마랑 밥 안 먹을래!”

그 말과 함께 문 쪽으로 발을 돌렸다.

“할머니한테 나 데려가 달라고 할 거야!”

윤제가 그대로 가방을 잡아당겨 아이를 제자리에 세웠다.

“이안아, 말 들어.”

아이는 아버지를 은근히 무서워했기에, 그렇게 단호하게 말하자 더는 버티지 못했다. 입술을 삐죽이며, 억지로 윤제와 함께 식탁 앞에 앉았다.

예진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이것이 윤제의 오래된 수법이라는 걸.

예전에도 다툴 때면, 온갖 방법으로 자신을 집으로 불러들이고, 이안을 데려와 함께 밥을 먹게 했다.

그 수법은 늘 효과가 있었다.

예진의 마음속에 쌓인 억울함과 분노도, 아이 얼굴을 보는 순간 결국 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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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게 진짜 ‘당연한 일’이었다.건우는 윤제의 얼굴에서 점점 기운이 빠져나가는 걸 보자, 더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그저 짧게 한숨을 내쉬고, 고개를 천천히 저었다.“야, 내가 이런 말까지 하는 건... 너한테 뭐라도 깨닫게 해주고 싶어서야.”그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을 이었다.“너 예진이한테 진 빚이 한두 개가 아니잖아. 그래도 다행인 건, 아직 늦진 않았다는 거야. 고예진, 아직 재혼 안 했잖아.”윤제가 고개를 들었다.건우는 미소를 지으며 덧붙였다.“그럼 된 거야. 아직 네가 쫓아갈 기회는 있는 거야. 그 사람이 널 위해 그렇게 많은 걸 포기했는데, 이제라도 네가 조금은 용기 내야지. 놓지 못하겠으면, 붙잡아. 끝까지.”그 말만 남기고, 건우는 손을 가볍게 흔들며 병실을 나섰다.윤제는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 한참 동안 움직이지 못했다.‘붙잡으라니... 이제 와서 내가 무슨 낯으로.’가슴속에서 오래된 후회가 천천히 피어올랐다....다음 날 아침, 이안이 천천히 눈을 떴다.침대 옆에서 윤제가 앉아 있었다.이안은 주변을 둘러보다가, 익숙한 얼굴이 보이지 않자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아빠... 엄마는 안 왔어?”작은 목소리였다.윤제는 밤새 고민했다.어떻게 말해야 할지... 무슨 말을 해야 아이가 덜 상처받을지...하지만 막상 이안의 실망한 눈을 마주하자 말이 쉽게 나오지 않았다.그는 조심스레 죽을 떠서 아들의 입에 넣어주며 말했다.“이안, 우리가... 엄마 마음을 많이 아프게 했잖아. 그래서 엄마가 지금 좀 속상한 거야.”“하지만, 이안이 진짜로 엄마가 보고 싶으면... 아빠하고 같이 가서 사과하자. 같이 미안하다고 하고, 엄마 기분 좋게 만들어 주자. 응?”이안은 눈을 크게 뜨더니 곧 고개를 끄덕였다.“응, 좋아!”그런데 곧 고개가 다시 툭 떨어졌다.“근데 아빠... 저번에 유치원 운동회 때, 엄마 옆에 다른 애가 있었잖아. 그럼... 엄마는 이제 이안 안 좋아하는 거야? 이안이 필요 없는 거야?”윤제는 아무 말

  • 전남편도, 아들도 내 발밑에 매달렸다   제589화

    요즘 들어 윤제는 모든 걸 마음속에 꾹꾹 눌러 담고 있었다.누구에게도 제대로 털어놓지 못한 채, 혼자 버티고 있었던 나날들.그런데 건우가 먼저 말을 꺼내자, 윤제는 더 이상 숨기지 못했다.긴 한숨이 터져 나왔고, 결국 아린의 일까지 모두 털어놓았다.건우는 잠시 조용히 듣고만 있었다.그런데 예상과 달리, 놀라기는커녕 왠지 담담한 표정으로 미소까지 지었다.“뭐야, 그 반응은?” 윤제가 인상을 찌푸렸다.건우는 어깨를 두드리며 고개를 끄덕였다.“야, 사람이라는 게 그래. 안에서 있을 때는 아무것도 안 보여. 밖에서 보면 다 보이거든.”건우의 말투는 가볍지만, 눈빛은 진지했다.“솔직히 말해서, 네가 예진 씨하고 이혼했을 때부터 난 알았어. 너는 절대로 못 놓는다는 걸.”윤제는 말없이 시선을 돌렸다.건우는 그를 흘끗 보며 말을 이었다.“그리고 아린이 말인데... 넌 걔를 ‘좋아했다’기보단, 그냥 어떤 미련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 같아. 진짜 사랑이라면, 지금 이 상황에서 분노보다 슬픔이 먼저였을 거야.”‘분노보다 슬픔이라...’그 말이 윤제의 마음 깊은 곳을 콕 찔렀다.건우는 오래전부터 윤제를 누구보다 잘 아는 친구였다.어릴 때부터 같은 학교, 같은 동네, 같은 인생의 굴곡을 함께 겪어온 사이였다.예진과 이혼했을 때, 윤제는 처음엔 태연한 척했다.“예진이 나를 떠날 리가 없어.”그 말을 윤제는 입버릇처럼 했다.하지만 예진이 진짜로 떠나자, 윤제의 표정은 눈에 띄게 무너졌다.건우는 그 모든 걸 다 봤다. 결국 아린과 결혼한 것도, 일종의 반항이었다.윤제가 예진에게 마지막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괜찮은 척’, 그게 오히려 모든 걸 망쳤다.윤제는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고개를 숙인 채 두 손을 맞잡았다.건우는 그 모습을 보면서 조용히 한숨을 쉬었다.‘그래, 이번엔 진짜 무너졌구나.’윤제가 이렇게 고개를 숙인 모습을 건우는 처음 봤다.그는 살짝 목소리를 낮췄다.“너희 어머니하고 이안은 어때?”윤제는 잠시 머뭇거렸다.건

  • 전남편도, 아들도 내 발밑에 매달렸다   제588화

    예진이 그렇게 담담하게 말할 줄은 몰랐다.윤제는 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입을 다물었다.짧은 침묵이 흐르자, 예진이 먼저 입을 열었다.“더 이상 할 말이 없으면...”[있어.]윤제가 급히 말을 끊었다.[이안 말이야... 아직 몸이 완전히 회복된 건 아니야. 애가 엄마를 많이 보고 싶어 해. 시간이 괜찮으면, 내일이라도 한 번 이안을 보러 와 줄 수 있을까?]‘보고 싶다고?’예진이는 그 말이 믿기지 않았다.그래서 잠시 멍하니 서 있다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지금 착각한 거 아냐? 이안이 나를 보고 싶어할 리가 없잖아. 지금쯤이면 류아린 옆에 있는 게 더 좋겠지.”윤제는 대답을 잇지 못했다. 그저 짧게 숨을 내쉬며 말했다.[진짜야. 이안이 정말 엄마를 보고 싶어 해. 그동안 여러 일로 네 마음을 많이 다치게 한 거 알아. 그래도... 아이는 아직 어리잖아. 한 번만 와서 봐주면 안 될까?]예진은 순간,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예전의 윤제는 늘 냉정했고, 자존심이 높았다.그런 윤제가 이렇게 낮은 목소리로 부탁을 하다니.‘이 사람이... 언제 이렇게 달라졌지?’잠시 고민이 이어졌다.그러다 예진은 천천히 입술을 깨물고 고개를 저었다.“미안하지만, 내일은 방송국 인터뷰가 잡혀 있어. 요즘 일도 많고, 스케줄도 꽉 차 있어서 병원엔 못 갈 것 같아.”“이안이 이제 위험한 상황이 아니라니 그걸로 됐어. 전화해줘서 고마워. 하지만 앞으로 굳이 찾아갈 필요는 없을 것 같아.”윤제의 심장이 순간 ‘쿵’ 하고 내려앉았다.‘그래, 이젠 완전히 나한테 마음을 닫았구나.’그럼에도 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이 모든 게 결국 자신이 자초한 일이라는 걸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예진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잠시의 정적 뒤 전화가 끊겼다.뚝-윤제는 핸드폰을 바라본 채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다.‘그래... 이게 당연한 거야. 우리가 만든 결과니까.’...예진의 눈가가 살짝 붉어진 걸 본 민혁은 가슴이 먹먹해졌다.“

  • 전남편도, 아들도 내 발밑에 매달렸다   제587화

    윤제는 알고 있었다. 자신과 아들이 예진의 마음에 얼마나 깊은 상처를 남겼는지...그렇지 않았다면, 이안이 이렇게 오래 아파 있었는데도 예진이 단 한 번도 연락하지 않을 리가 없었다.‘그 사람... 이제 정말 우리한테 마음을 닫은 걸까.’윤제 자신조차 확신이 서지 않았다.예진이 과연 병원에 와서 이안을 보려 할지... 그마저도 알 수 없었다.하지만 이안의 눈빛이 너무 간절했다.그 눈을 외면할 수 없었다.“이안, 걱정하지 마. 엄마가 요즘 좀 많이 바빠서 그래. 그래도 곧 올 거야. 병원에 와서 이안을 꼭 볼 거야.”“정말?”이안의 눈이 금세 반짝였다.윤제는 조용히 웃으며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응, 그러니까 이제 좀 자. 푹 쉬어야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엄마를 볼 수 있지, 알겠지?”“응...”아이는 작게 대답하고는 이불을 꼭 끌어안았다.며칠 전까지만 해도 떼쓰고 짜증내던 아이였는데, 아프고 난 뒤로는 너무도 순해졌다.곧 작은 숨소리가 일정하게 이어졌다.윤제는 한참을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창백한 얼굴, 가느다란 팔뚝에 붙어 있은 주사 바늘.그 모든 게 윤제의 가슴을 짓눌렀다.‘내가 조금만 더 일찍 알았더라면...’그 생각이 떠오르자 가슴이 쿡 내려앉았다.만약 이안을 잃었더라면, 앞으로의 인생에서 그 사실을 떠올릴 때마다 어떻게 숨을 쉬고 살아야 했을까?윤제는 조용히 병실 문을 닫고 복도로 나왔다.밤공기가 싸늘하게 느껴졌다.손안의 핸드폰이 묘하게 차가웠다.한참을 망설이다가 결국 그는 화면을 켰다.연락처 목록을 스크롤하던 손끝이 ‘이안 엄마’에서 멈췄다.‘이제 와서 무슨 낯으로 전화를 하지... 그래도, 이안이 기다리잖아.’윤제는 깊게 숨을 내쉬었다.그리고 떨리는 손끝으로 통화 버튼을 눌렀다.짧은 신호음이 병원 복도를 울렸다.그때 예진과 민혁은 막 야식을 마친 참이었다.집 근처 작은 식당이라, 둘 다 간단히 맥주 두 병을 나눠 마시면서 기분 좋게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손을 맞

  • 전남편도, 아들도 내 발밑에 매달렸다   제586화

    이안의 말을 들은 윤제는 문득 마음 한쪽이 따뜻해졌다.이안은 언제나 똑똑한 아이였다. 부모의 마음을 헛되이 하지 않는, 늘 스스로 잘 헤아리는 아이.“이안 말이 맞아. 아빠랑 엄마는 진심으로 이안을 걱정하고, 행복하게 자라길 바란 거야.”“그런데 아린 엄마는 그런 마음도 모르고 몸에 안 좋은 걸 먹게 해서... 이안이 이렇게 아프게 됐잖아. 아빠는 그게 너무 속상해. 그때 조금만 늦었어도...”윤제는 말을 잇지 못했다. 너무 많은 말을 꺼냈다가 오히려 아이의 마음이 다칠까 두려웠다.그런데 이안이 먼저 아빠의 손을 꼭 잡았다.“아빠, 알아. 이안도 다 알아. 아빠랑 엄마가 진짜로 나를 사랑했단 거. 아린 엄마는... 나쁜 사람이야.”예상치 못한 대답이었다. 윤제는 놀란 듯 눈을 깜빡이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이안의 눈가가 금세 붉어지면서 맑은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 모습을 보자 윤제의 가슴이 조여왔다.“왜 울어? 어디 아파? 아빠가 의사 불러올까?”“아니야...” 이안은 고개를 저었다.“아빠, 나 요즘 자꾸 꿈을 꿔. 엄마가 나오는 꿈... 엄마는 원래 나한테 정말 잘해 줬잖아.”“매일 옛날이야기도 들려주고, 전화로도 항상 같이 놀아줬고... 유치원 행사도 한 번도 빠진 적 없었어. 항상 엄마는 나한테 1등 하게 해주려고 애썼잖아.”“엄마는 나뿐만 아니라 아빠한테도 잘했어.”“아빠 위에 좋은 국 끓여주고, 내가 우유 알레르기 있다고 일부러 우유 안 들어간 디저트도 배워서 만들어 줬잖아. 할머니 아플 때도 항상 엄마가 간호했어...”말을 이어갈수록 이안의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유치원에 불이 났을 때도... 엄마가 제일 먼저 뛰어 들어왔잖아. 아린 엄마가 넘어졌는데, 나는... 나는 엄마보다 아린 고모부터 챙겼어. 아빠... 나 엄마 보고 싶어.”아이의 작은 어깨가 떨렸다.병을 이겨냈다지만, 이안은 아직 어린애였다. 반항심도 서운함도 있었지만, 결국 마음속 깊이 남아 있는 건 부모에 대한 그리움이었다.이안의 말

  • 전남편도, 아들도 내 발밑에 매달렸다   제585화

    말하면서 예진은 노트북을 닫고 서류를 정리했다.가방을 메는 손끝이 살짝 떨렸다.오랜 시간 집중했던 긴장이 이제서야 풀리는 듯했다.문가에 기대 있던 민혁이 느긋하게 웃으며 말했다.“고 변, 오늘은 기분이 좋아 보이네요. 혹시 보너스라도 받았어요? 이렇게 후하게 굴다니.”예진은 고개를 들어 민혁을 바라보며 입꼬리를 올렸다.“보너스요? 그건 대표님이 더 자주 주셔야 하는 거 아니에요?”민혁은 장난스럽게 양손을 들며 웃었다.“그건 협상해 봐야죠. 대신 오늘은 내가 사니까 그걸로 퉁칠까요?”로펌은 이미 대부분 퇴근한 뒤였다.사무실 불빛은 몇 개만 켜져 있었고, 복도에는 조용한 정적만 흘렀다.예진은 잠시 망설이다가 민혁의 팔을 조심스레 잡았다.“그럼... 오늘은 진짜 대표님이 사시는 거예요?”“물론이죠. 오늘은 나한테 맡기세요.”두 사람은 그렇게 자연스럽게 나란히 걸어 나왔다.밤공기가 차가웠지만, 둘 사이의 공기는 묘하게 따뜻했다.반짝이는 거리의 불빛 사이로, 작은 포장마차의 냄새가 바람을 타고 스쳤다.민혁은 그런 예진의 옆모습을 힐끔 보며 입가에 절로 미소가 번졌다.‘이런 장면을... 몇 년이나 상상했더라.’‘같이 걸어가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행복할 줄이야.’예진은 그런 시선을 눈치채고 피식 웃었다.“왜요? 그렇게 쳐다보시면 부담스러워요.”민혁은 어깨를 으쓱했다.“그냥... 믿기지가 않아서요. 이렇게 나란히 걸을 수 있다는 게 말이에요.”예진은 잠시 말없이 걸었다.바람에 머리카락이 흩날리면서, 속삭이는 듯한 공기가 두 사람의 마음 사이를 잔잔히 흘러갔다....같은 시각, 병원의 공기는 전혀 다른 온도였다.수술을 마친 이안은 여전히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윤제는 침대 옆 의자에 앉아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아이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그래... 이제 정말 괜찮아질 거야. 이번엔 절대 놓치지 않을 거야.’모니터의 규칙적인 심장 박동 소리만이 고요한 병실을 메우고 있었다.윤제는 지친 표정으로 리모컨을 들고 무심코 TV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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