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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화

Author: 주광
“세상에나, 이거 완전 대반전 아니야?”

“그러니까. 고 비서님에 대한 그 여자 얘기는 믿을 수가 없어... 오히려 말하는 걸 보니까 그 아주머니가 막돼먹은 여자더구만!”

“맞아. 우리가 고 비서는 잘 몰라도, 서 변호사님은 잘 알잖아. 그분이 그런 사람이겠어?”

“그래, 그래. 난 이번에는 고 비서님 편이야. 결혼에서 여자는 약한 존재일 수밖에 없잖아! 그런데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떳떳하게 이혼한 사람한테 시어머니가 와서 저렇게 난리를 쳐! 이건 진짜 선을 넘었어!”

“누가 아니래! 근데... 내가 보기에 말이야, 대표님이 고 비서 엄청 챙기는 거 같지 않아? 병원도 같이 가고 말이야.”

로펌의 대표변호사인 서민혁에게 시간은 곧 돈이다.

그런 사람이 근무 시간에 비서 데리고 병원까지 같이 가다니?

이건 누가 봐도 ‘특별한’ 행동이었다.

“뭐 그게 어때서? 고 비서도 이미 이혼했고 두 사람 다 싱글인데... 썸 탈 수도 있지 뭐...”

“근데 말이야... 고 비서 이혼녀에 애도 있잖아? 여자들은 그렇게 되면... 솔직히 좀 가치가 떨어지는 거 아니야? 대표님 정도라면, 더 좋은 사람을 만날 수도 있잖아.”

순간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뭐라고?”

정적을 깬 사람은 맞은편에서 차를 마시던 여직원이었다.

그 뒤로 줄줄이 여자 직원들의 눈빛이 레이저처럼 쏟아졌다.

“뭐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니야? 여자가 애를 낳으면 가치가 떨어진다니?”

“그래! 지금이 조선시대야? 무슨 구시대적 마인드야?”

“진짜 무례하네! 게다가 여자를 애 낳는 기계로 여기다니?”

“오늘 고 비서 완전 멋있었어! 전 시어머니를 경찰에 신고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 저 사람은 진짜 자기 인생을 살 줄 아는 사람이구나 싶었다니까!”

“서 대표님이 괜히 좋아하는 게 아니지.”

“...”

여직원들이 잇달아 반박하자, 머쓱해진 남자 직원은 그저 고개만 푹 숙였다.

‘그냥 입을 다물고 있을 걸...’

사무실 안은 한동안 고 비서와 서 대표에 대한 이야기로 술렁거렸다.

그때.

“다들 좀 조용히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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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남편도, 아들도 내 발밑에 매달렸다   제165화

    “그리고, 우리 둘은 이미 이혼했잖아. 이혼했는데 무슨 장유유서를 따지고 있어. 당신 어머니가 어른이라 해도 날 막대하면 안 되는 거지.”“당신...!”윤제는 순간 말이 막혔지만 딱히 반박할 말도 없었다.솔직히, 예진이 오기 전에 윤제도 CCTV 영상을 이미 다 확인했기에, 자기 어머니가 좀 심했단 건 본인도 알고 있다.‘하필 예민한 이 시점에 이런 일까지 터지다니...’ ‘이젠 예진이가 완전히 돌아설 지도 몰라.’조용히 옆의 책상 앞에 앉은 민혁은 펜을 돌리면서 말없이 지켜보고 있었다.그 표정에 특별한 감정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가끔 고개를 끄덕이는 걸 보면 예진의 반응에 동의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잠시 정적이 흐른 뒤 윤제가 결국 한 발 물러섰다.“우리 어머니 나이도 있고... 순간적으로 판단력이 흐려졌던 것뿐이야. 게다가 이안이가 어릴 때부터 할머니랑 붙어 지냈는데, 며칠씩 얼굴을 못 보면 애도 힘들어할 거야.”예진은 헛웃음만 나왔다.‘내가 부윤제도, 시어머니도 이제는 신경도 쓰기 싫은데...’‘친엄마를 싫어하는 배은망덕한 아들놈까지 동원하려고?’“나이가 많은 게 잘못을 저지른 핑계가 될 수는 없어. 그리고 방금 CCTV에서 봤잖아? 당신 어머니는 단순히 한 대만 때릴 생각이 아니었어. 사람들이 안 말렸다면, 난 진짜 큰일이 났을 수도 있어.”입술을 꽉 깨물고 있던 윤제가 억지로 말을 이어갔다.“우리 어머니도 그냥 감정이 격해져서 그런 거야. 원래는 그런 분이 아니라는 걸 당신도 알잖아.”하지만 예진은 더는 듣고 싶지도 않았고, 말할 가치도 느끼지 못했다.“이혼한 뒤에도, 나는 우리가 그래도 부부였던 시간만큼은 서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킬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그 몇 년의 정이라도 남아 있을 줄 알았는데...”“하지만 지금 보니, 그 정이라는 것도 당신들이 날 함부로 대해도 된다는 면죄부였던 거야. 이제 와서 무슨 말을 해도, 나는 받아들이지 않겠어!”윤제는 결국 말문이 막혀버렸다. 잠시 침묵이 흐른 뒤, 윤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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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진은 민혁의 갑작스러운 진지함에 잠시 얼음땡이 되었다.눈을크게 뜬 채 민혁을 바라보았다.‘왜 저렇게 진지하지... 무슨 말 하려는 걸까?’하지만 정작 말이 턱밑까지 올라왔지만, 민혁은 끝내 그 말을 꺼내지 못했다.잠시 침묵이 흐른 뒤, 어깨를 축 늘어뜨린 민혁이 한숨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됐어요. 어차피 얘기해도 못 알아들을 거니까.”예진은 그런 민혁의 반응에 머쓱해졌지만, 장난스럽게 손가락 세 개를 펴 보이며 말했다.“걱정 마요. 제가 손가락을 걸고 맹세할게요. 앞으로는 절대 제 몸 다치게 하지 않겠습니다. 업무에 영향은? 절대 없어요!”하지만 민혁이 걱정한 건, 그런 게 아니었다.그런데도 예진이 그렇게 가볍게 넘기자, 결국 또다시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바로 그때, 진료실 문이 열리더니 의사가 보고서를 들고 나왔다.“큰 이상은 없습니다. 그래도 집에 가셔서 얼음 찜질은 꾸준히 해주세요. 이건 검사 결과입니다.”민혁이 먼저 손을 내밀어 검사 결과지를 받아 들고는 말없이 앞장섰다.예진은 그런 민혁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따라 나섰다....같은 시각, 병원 한쪽 병실.멍하니 침대에 앉아 있던 윤제는 경찰서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전화를 끊자마자 링거를 맞고 있을 겨를이 없었다. 링거 바늘을 툭 뽑고 대충 처리한 뒤, 옷을 갈아입었다.예진과 도순희가 경찰서에 있다는 말을 듣고, 얼굴이 굳어진 윤제는 곧장 경찰서로 향했다.윤제가 경찰서에 도착했을 때, 마침 민혁과 예진이 진단서를 들고 돌아오던 참이었다.묘한 기류 속에서 세 사람이 한자리에 마주한 순간, 윤제의 얼굴이 불편하게 일그러졌다.하지만 예진은 윤제를 보지도 않고, 곧장 진단서를 경찰에게 건넸다.“정황상, 고의로 사람을 때려 상해를 입힌 경우입니다. 피해 부위는 경미하지만 피해자는 민사 합의를 원치 않습니다...”“공공장소에서의 폭행과 명예훼손까지 포함되어 있는 점을 감안하면, 피의자 측에서 합의에 응하지 않을 경우 구속 수사도 검토될 수 있습니다.”경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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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진은 잠깐 움찔했지만, 곧 고개를 끄덕이면서 다시 말했다.“일단, 화내지 말고. 제 말을 끝까지 들어주세요.”민혁은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누르면서, 일단 예진의 말에 집중하기로 했다.“이번 일을 그냥 넘어갈 생각은 없어요. 하지만 도 여사 성격은... 저도 그동안 충분히 봐왔잖아요.”예진은 깊게 숨을 들이쉬며 말을 이어갔다.“오늘 제대로 한 방을 안 먹인다면, 도 여사는 앞으로도 계속 들이닥칠 거예요. 계속 저를 괴롭힐 거고, 제 주변 사람들까지 힘들게 하겠지요...”“이제는... 저도 절대 다시 예전처럼 당하고만 살지 않을 거예요. 차라리 절 무서워하게 만들고 싶었어요.”“‘이젠 건드리면 안 되는 사람’이라는 걸, 뼈저리게 각인시켜 주고 싶었거든요.”잠시 말을 잃은 듯이 예진을 바라보던 민혁이 이내 나지막하게 말했다.“그래서 일부러 그 아줌마가 손찌검하게 만들려고 자극했던 거예요?”예진은 눈을 맞추며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말로 이긴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겠어요? 제가 피한다고 도 여사가 안 따라오겠어요?”“그러니까 이번엔, 법으로 확실하게 찍어 눌러야 해요. 한 방 제대로 먹여야, 다시는 저를 안 건드리죠.”“적당히 맞춰주면 끝이 없어요. 도 여사 같은 사람은, 눈 앞에서 완전히 무너지는 걸 봐야 포기하니까.”민혁은 예진의 말에 잠시 조용해졌다.그런 민혁을 본 예진은, 들고 있던 얼음 주머니를 민혁에게 내밀면서 웃었다.“봐요, 결국 맞아도 이 정도잖아요. 한 대 맞고 도 여사를 못 오게 할 수 있다면, 그게 이득이잖아요.”예진은 장난스럽게 뺨을 볼록 내밀었지만, 곧바로 따끔한 통증에 흠칫하면서 숨을 들이켰다.“음... 아직 좀 아프네요.”그 순간이었다. 말없이 예진을 바라보던 민혁이 갑자기 몸을 숙이더니, 그대로 예진을 끌어안았다!익숙한 체온과 향기, 단단하고 따뜻한 민혁의 품에 안기자, 예진은 순간 얼어붙었다.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머릿속은 그저 하얘질 뿐!‘뭐야, 지금 뭐야, 왜 이러는 거야?’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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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순희는 분노로 손까지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그래, 고예진. 이제 아주 잘났구나? 나를 경찰에 신고해? 너 많이 컸네, 아주! 좋아, 오늘 내가 너한테 진짜 ‘어른’이 뭔지 가르쳐줄게!”그 말과 동시에 도순희는 팔을 높이 들었다.그 손끝에 담긴 살기가 공기까지 얼게 만드는 듯했다.예진의 바로 옆에 서 있던 민혁은, 도순희가 손을 휘두르는 순간을 이미 앞으로 나설 준비를 했다.하지만 그 다음 순간, 예진이 먼저 입을 열었다.“사모님, 지금 하신 행동은 명백한 ‘상해죄’입니다. 게다가 앞서 말씀하신 모든 발언,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입니다.”“공공장소에서 큰 소리로 고성방가까지 하셨죠. 이 모든 죄목을 병합하면, 실형도 가능합니다.”예진의 눈빛은 전혀 흔들림 없이 차가웠다.“그리고요, 사모님. 저는 사모님 아드님이 합의하자고 해도 합의금은 단 한 푼도 받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병원 진단서와 CCTV 영상 등 모든 증거를 모아서 정식으로 고소할 겁니다. 사모님, 감당하실 수 있겠어요?”단호하고 단단한 예진의 말투에 도순희는 멈칫했다. 팔을 들었지만... 더 이상 내리치지 못했다.게다가 어깨가 덜덜 떨리면서 손끝마저 흔들렸다.결국 천천히 허탈하게 팔을 내려야 했다.예진이 한 발짝 더 다가갔다.“사모님, 아드님은 사업을 하고 있고, 이안도 이제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했죠. 사모님이 전과자가 되면, 사모님 개인만 타격을 받는 게 아니라, 가족 모두가 타격을 입는 거예요.”‘이건 경고가 아니야. 그냥 통보야.’‘지금 멈추지 않으면, 내가 당신 인생을 끝장내 줄 테니까!’도순희의 얼굴이 새파래졌다. 이곳에 들어설 때만 해도 기세등등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예진이 경찰에 신고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던 터라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고예진, 너 정말... 정말 미쳤구나!”그렇게 악다구니를 지르며 돌아서서 나가려던 순간, 민혁이 재빨리 도순희 앞을 가로막았다.“지금 나가겠다고요? 늦었어요, 아주머니.”도순희는 순간 움찔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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