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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7화

Author: 주광
지하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민혁은 예진과 함께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었다.

예진의 어깨가 민혁의 팔에 살짝 스쳤다.

‘아... 이게 뭐라고 이렇게 심장이 요동치지.’

민혁은 조심스럽게 새끼손가락으로 그녀의 손등을 스쳤다. 별것 아닌 움직임이었지만, 오늘따라 그 작은 접촉이 이상하리만큼 짜릿했다.

예진의 표정은 변하지 않았지만,

‘왜 이렇게 심장이 뛰지... 이런 게 뭐라고.’

손가락이 스친 곳에서부터 뜨겁게 열이 올라왔다.

예진은 입술을 꾹 다물고, 속으로 자신을 혼냈다.

‘결혼까지 했던 사람이 이 정도로 설레다니, 진짜 한심하다...’

그때, 민혁이 손을 내밀었다.

망설이지도 않고 예진의 작은 손을 꼭 잡았다.

남자의 손에 완전히 감싸인 그녀의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다.

예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눈빛엔 놀람과 부끄러움, 그리고 조금의 기쁨이 뒤섞여 있었다.

‘이게 꿈일까... 내가 다시 누군가의 손을 이렇게 잡을 줄은 몰랐는데.’

이혼을 결심하던 그날, 예진은 다시 사랑을 믿게 될 거라고는 상상조차 못 했다.

처음 민혁을 만났을 때만 해도, 그녀는 민혁이가 단지 이혼소송을 도와주는 변호사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이 남자가 바로 다음 결혼 상대로 떠오르다니... 예진이 보기엔, 인생이란 참... 알 수가 없었다.

띵동-

엘리베이터가 소리를 내며 멈췄다.

서로 아무 말도 없이 미소를 지으면서 복도로 걸어나왔다.

문 앞에 도착하자 예진이 멈춰 섰다.

“민혁 씨... 들어와서 잠깐 앉았다 갈래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민혁의 머리가 새하얘졌다.

평소엔 말 잘하고 입도 가벼운 민혁인데, 이상하게 이날따라 말이 꼬였다.

“아, 아뇨... 괜찮아요. 난...”

말이 끝나기도 전에 민혁은 속으로 자책하며 자신을 쥐어박고 싶었다.

‘미쳤냐, 왜 거절해! 바보 같은 놈!’

예진 역시 마찬가지였고, 얼굴이 붉어졌다.

‘아, 뭐야, 진짜 왜 그렇게 성급해?’

‘그냥 가만히 있으면 됐는데, 뭐 하러 초대까지 해?’

‘괜히 의미를 부여하게 만들어 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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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남편도, 아들도 내 발밑에 매달렸다   제519화

    예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민혁이 집무실 안으로 들어가는 걸 지켜봤다.그 문이 닫히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직원들이 우르르 몰려왔다.“사모님! 드디어 복귀하셨네요!”“이거 초콜릿이에요, 힘내세요!”“꽃 좋아하시죠? 병원에선 못 보셨을 것 같아서요.”“...”한순간, 예진의 두 손에는 초콜릿, 꽃, 음료, 과자가 가득 쌓였다.그녀는 놀라면서도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아이고... 이렇게까지 해주시면 부담스러운데요.”“무슨 말씀이세요, 사모님 복귀 덕분에 로펌 분위기까지 화사해졌잖아요.”“맞아요, 심지어 로펌 경비 아저씨도 새 사람으로 바뀌었어요. 다 사모님 덕이에요.”그 말에 예진은 피식 웃으며 머리를 살짝 저었다.‘사모님이라니... 아직은 어색한데.’그녀는 조용히 말했다.“감사해요, 근데 ‘사모님’은 너무 낯설어요. 그냥 이름으로 불러주세요.”직원들이 서로를 보며 한바탕 웃음을 터뜨렸다.“이야, 역시 사모님... 아니, 고 변호사님답네요.”“그래도 사모님이란 말이 어색하지 않아요. 다들 예상하던 일이잖아요.”“...”예진은 그 말에 눈을 살짝 동그랗게 떴다.“예상하던 일이요? 갑자기 이렇게 돼서 다들 놀라신 줄 알았는데요.”그러자 맨 앞에 있던 여직원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놀라다뇨! 저희는 오히려 언제쯤 공식 발표하실지 기다린 걸요.”옆에서 다른 직원이 거들었다.“혹시 모르셨어요, 고 변호사님? 처음 들어오셨을 때부터 서 대표님이 직접 지시 내리셨잖아요. ‘고 변호사님에게 불편함이 생기지 않게 하라’고요.”“맞아요! 그래서 저희도 일찌감치 눈치챘어요. 고 변호사님은 그냥 직원이 아니라 대표님한테는 완전... 특별한 분이구나, 하고요.”또 다른 직원이 장난스럽게 말했다.“그리고 고 변호사님 덕분에 우리도 사내연애의 자유를 얻었어요! 덕분에 연애보너스까지 받고 있잖아요. 감사해요, 고 변호사님!”사람들의 웃음소리와 농담이 오가는 가운데, 예진은 잠시 말문이 막혀서 서 있었다.‘그랬구나...’그제야 예진이는 자신이

  • 전남편도, 아들도 내 발밑에 매달렸다   제518화

    민혁의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갔다.그 눈빛엔 장난과 여유가 섞여 있었다.“조용히 있자고요? 예진 씨, 까먹은 거 아니죠?”남자의 목소리는 낮고, 묘하게 도발적이었다.“지난번 회식 때 내가 뭐라 했는지... 우리 로펌은 사내 연애 ‘공식 허용’이에요. 게다가 연애 중인 직원들은 매달 연애 보너스도 받는다구요.”“연애 보너스요?”예진의 눈이 순식간에 동그랗게 커졌다. 눈이 당장이라도 돈 모양으로 변할 기세였다.민혁은 그 반응에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대표가 자기 남친인데, 보너스 얘기가 나오니까 이렇게 반짝거리네.’‘정말, 귀엽다 못해 현실적이야.’예진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일부러 기침을 하며 태연한 척했다.“그래도... 아무리 그래도요, 로펌에선 좀 조심해야죠. 우리가 괜히 사람들 오해를 사면...”하지만 그녀의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띵-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했다.문이 열리자마자, 그 앞에는 출근 준비를 마친 직원들이 잔뜩 서 있었다.그리고 직원들이 본 건... 엘리베이터 한복판에서 벽에 예진을 몰아세운 채 팔을 짚고 있는 대표 서민혁과, 그 앞에서 얼어붙은 고예진 변호사였다.공기가 단번에 얼어붙었다.직원들은 일제히 ‘헉’ 하고 숨을 들이켰다.누군가는 눈을 크게 떴고, 누군가는 핸드폰 화면으로 급히 시선을 내렸다.‘세상에, 보스가... 고 변호사랑...? 진짜로?’‘나 지금 본 거... 맞지? 아니, 아니야. 못 본 거야.’‘...’민혁은 그런 시선들 사이에서 태연하게 웃었다.예진은 그 반대로 온몸이 굳어버렸다.‘끝났어... 진짜 끝났어. 이건 사내 뉴스 1순위 확정이야.’예진은 황급히 민혁을 밀어내며 손을 휘저었다.“그게... 그게 아니에요! 여러분, 이건... 그냥...”말이 꼬이면서 예진의 얼굴은 새빨갛게 달아올랐다.직원들은 하나둘씩 시선을 피했다.“아, 저희는 아무것도 못 봤어요.”“다음 엘리베이터 탈게요.”“...”누군가 재빨리 닫힘 버튼을 눌렀다.띵- 문이 닫히는 그 짧은 순간.모

  • 전남편도, 아들도 내 발밑에 매달렸다   제517화

    민혁의 아침 기분은 그 어느 때보다 가벼웠다. 밤새 예진과 나눈 온기와 숨결이 아직도 몸에 남아 있는 듯했다.‘이런 게 행복이구나. 그냥...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예진은 이불 속에서 이리저리 뒤척였다. 몸은 나른했고, 마음은 묘하게 들떠 있었다.‘아직 잠이 덜 깼는데... 이상하게 잠이 안 와.’결국 이불을 걷어내고 자리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거실로 나가려다 문틈으로 슬쩍 고개를 내밀자, 주방에 서 있는 민혁의 뒷모습이 눈에 들어왔다.상반신은 벗은 채, 헐렁한 수면바지만 걸친 모습이었다.단단한 어깨와 선명한 등 근육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와, 진짜 몸 좋다.’예진은 무심히 떠오른 지난밤의 기억을 억지로 지워보려 했지만, 머릿속은 오히려 더 또렷해졌다.그리고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갔다.‘이래서 사람들이 이 남자를 위험하다고 하는구나.’민혁은 팬에 계란을 뒤집으며 고개를 돌렸다.그 순간, 벽 뒤에서 혼자 웃고 있는 예진과 눈이 딱 마주쳤다.예진은 당황해 고개를 홱 돌렸지만, 이미 늦었다.민혁의 입가에 여유로운 미소가 번졌다.“몰래 훔쳐보는 거, 취미가 된 거예요?”예진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서 괜히 헛기침만 했다.“그, 그게 아니라... 밥 다 됐어요? 배가 좀 고파서요.”민혁은 부드럽게 웃으며 식탁으로 향했다.“준비 다 됐어요. 우리 공주님 입맛에 안 맞을 일은 없을 거예요.”예진은 조심스럽게 자리에 앉았다.민혁이 건너편에 앉으며 장난스럽게 덧붙였다.“근데 혹시라도 공주님 배가 안 찼다고 하시면, 직접 먹여드리는 것도... 괜찮아요.”그 말의 의미를 알아차리는 데 단 1초도 걸리지 않았다.예진이 마시던 우유를 그대로 ‘풉’ 뿜어버렸다.민혁은 그 모습을 보고 소리 없이 웃었다.“아, 진짜 귀여워요.”예진은 얼굴을 잔뜩 붉히며 손수건으로 입을 닦았다.“농담이 좀... 심하시네요.”“그래요? 진심인데요.”민혁의 장난스러운 말투에, 예진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저 허둥지둥 빵을 집어먹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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