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원용, 네가 일부러 내게 복수하려고 감히 거짓으로 말을 전한 거라면, 내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널 끝장 내주마.” 제설희는 천원용의 코를 향해 손가락질하며 욕을 했다. 천원용은 웃으며 고개를 다른 쪽으로 돌려 주위의 손님들에게 말했다. “고객 여러분 기분을 나쁘게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지금 태성쇼핑센터를 다시 고객님들께 개방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사과 말씀드리며 앞으로 오늘과 같이 고객님들을 함부로 내쫓는 일은 다시는 없을 것을 약속드립니다.” “또한 저희 새 소유주께서 오늘 밤부터 사흘간 태성쇼핑센터 모든 음식점에서의 식사는 모두 무료라고 하셨습니다.” 모든 음식점이 무료로 개방되었다. 손님들을 3일 내내 공짜로 먹게 한다면 이미 정말 많은 비용이 들것이다. 그래서 동혁조차 옷가게와 명품 가게의 비용이 무료라고는 감히 말할 수 없었다. 그렇지 않다면 금세 재정이 악화될 것이다. “우와, 태성쇼핑센터의 새 주인은 정말 시원시원하네.” “대단해. 어떤 사람은 수 억을 써서 자기가 부자라고 과시하고 싶어 하는데, 쇼핑센터의 새 주인은 직접 6000억을 써서 저 여자의 뺨에 한방 날렸잖아.” “그 대단한 신분도 언젠가 사라질 수 있지. 그러니 명문가의 아가씨라면 자고로 사람됨이 좀 더 겸손해야 해.” 구경하던 손님들은 기뻐하며 쇼핑센터 안으로 들어갔다. 음식들이 공짜라서가 아니라 제설희가 이렇게 체면을 구기게 돼서 그들은 기뻤다. ‘그러게 제멋대로 날뛰더라니.’ ‘전에 우리를 함부로 내쫓아냈지?’ ‘아주 쌤통이다.’ 제설희가 천원용이 손님들에게 하는 얘기를 들었다. 그녀의 마스크 아래 얼굴은 이미 화가 나서 일그러져 있었다. ‘내가 수 억을 써 태성쇼핑센터를 전세내서 모든 사람을 쫓아내고 잘 정리하라고 했는데.’ ‘순식간에 누군가가 6000억을 주고 쇼핑센터를 직접 인수했다니.’ ‘그리고 나를 콕 찍어서 나만 들어갈 수 없게 했다고?’ “그래, 오늘 누가 감히 나를 막을 수 있는지 한번 보자고.”제설희는 화가 나서 미친
‘이동혁이 태성쇼핑센터의 새 주인이라고?’ ‘그 자식이 6000억을 주고 태성쇼핑센터를 산 거야?’ 제설희 등은 충격을 받아 멍해졌다. “말도 안 돼!” 모두 이구동성으로 현실을 부인했다. 제설희도 전혀 믿을 수 없었다. “그 쓸모없는 놈일 리가 없어. 그놈은 바로 진세화의 바보 남편이라고.” “태성쇼핑센터 전 사장인 천원용이 그놈에게 깍듯하게 하는 걸 제가 똑똑히 봤어요.” 경성철이 말했다. “쇼핑센터 경호원들을 시켜 저희 휴대폰을 수거하게 했어요. 또 말하기를, 그게...” “꾸물거리지 말고 빨리 말해! 또 뭐라 했는데?” 제설희가 경성철을 노려보았다. “그놈이 그랬어요.” 경성철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제설희는 부를 과시하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못하는 바보야. 입구를 막고 나를 기다린다고? 그럼 밖에서 3시간 동안 서서 그냥 벌서라고 해. H시 시민들에게 소위 J시 제일의 미녀가 어떤 미녀인지 구경시켜 주면 되니까.” “그 개X식이 감히 나를 모욕해?” 제설희는 경성철의 뺨을 후려갈겼다. 경성철이 뺨을 만지며 억울한 듯 말했다. “제가 한 말이 아니라 그놈이 한 말입니다. 그리고 그놈은 지하 주차장으로 가서 천원용이 마련해 준 전용차를 타고 이미 떠났습니다.” 그 순간. 제설희 일당은 너무 화가 나서 폭발할 것 같았다. ‘그럼 여태 우리가 여기에서 벌로 3시간을 서 있었던 거야?’ ‘마치 동물원의 원숭이처럼 태성쇼핑센터에 드나드는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받으며 구경거리가 된 거냐고.’ ‘게다가 이동혁, 그놈은 진작에 지하 주차장에서 차를 타고 떠나고?’ ‘그런데.’ ‘정말 그 이동혁이 6000억을 주고 태성쇼핑센터를 인수했어?’ ‘어떻게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있어?’ ‘이동혁은 H시에서 소문난 쓸모없는 인간에 모두가 비웃는 데릴사위잖아.’ “아마 수소야, 그년이 태성쇼핑센터를 인수했을 거야. 3대 가문이 무너지면서 항난그룹도 적지 않은 배상을 받았을 테니까.” 결국 제설희 등 이것이 답이라고 생각
“괜히 불필요하게 다른 문제를 일으킬 거 없어.” 제원화는 손을 흔들었다. “지금은 세화를 설득해 성을 바꾸게 해서 세화의 사업을 모두 빼앗는데 집중해야 돼. 항난그룹 쪽은 우리가 아니더라도 누군가가 조치를 취하겠지.” 연회장에서 동혁이 제원화에게 살벌한 위협을 날렸다. 그러나 제원화는 위협을 전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쓸모없는 놈 주제에, 네 아무리 크게 소리쳐봐야 누가 신경을 쓰겠어?’ “한낱 매미도 감히 하늘을 향해 울지.” 제원화는 냉소를 금치 못했다. 와당탕! 바로 그때 바깥 거실에서 갖가지 물건들이 깨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놀라서 밖으로 나간 제원화는 물건을 던져 화를 풀고 있는 제설희를 보고서 눈살을 찌푸렸다. “설희야, 이동혁이 네 뺨을 때린 거 이 아빠가 이미 다 들었어. 아빠가 너 대신에 다 복수해 줄게.” 동혁에게 맞은 일을 제설희는 전혀 알리지 않았다. 제원화는 연회가 끝난 후 집사의 말을 통해 제설희에 대해 들었다. 그는 마음속으로 계속 울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참고 있었다. ‘세화의 그 쓸모없는 남편 놈.’ ‘연회장에서 내게 굴욕을 주고 감히 내 딸의 뺨까지 때렸어?’ 제원화는 동혁에게 본때를 보여주기로 결심했다. “아빠, 그 바보가 내 뺨만 때린 게 아니야. 아빠는 그놈이 내게 얼마나 더 심하게 굴었는지 몰라. 난 지금 그놈을 죽여버리고 싶다고!” 제설희는 태성쇼핑센터의 일을 제원화에게 말했다. 제원화는 음산한 표정과 함께 이마에 핏대를 세웠다. “그랬단 말이지? 그럼 그놈을 더더욱 가만둘 수 없지.” “아니야, 이 일은 일단 아빠까지 나서지 마.”제설희는 제원화를 제지했다. “내가 직접 그 쓸모없는 놈을 내 앞에 무릎 꿇게 못 만들면, 난 앞으로 평생 이런 난관을 극복할 수 없을 거 아니야.” “J시 제일의 미녀인 나를 무시했다 이거지? 그럼 그 대가가 얼마나 큰지 직접 보여줘야지.” 제설희의 표정이 험하게 구겨졌다. “설마 널 좋아한다는 그 추종자들을 나서게 할 작정이야?” 제원
“그건 내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야.” 동혁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천화는 최근에 확실히 많이 변했다고 할 수 있었다. 예전에는 싸움질도 못 해서 기생오라비에 팻남이라고 놀림을 받았었다. 그런데 요즘 온종일 군대에 가겠다고 아우성을 쳤다. 천화의 궁극적인 목표 역시 국외 전장으로 가는 것이다. 하지만 류혜진이 절대 승낙할리 없었다. 국외 전장에 참여한 이들은 모두 구사일생으로 살아남기 때문에 류혜진은 자신의 보물인 아들 천화를 어떤 위험한 곳에도 보내기를 원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천화야 밥 먹어.” 류혜진의 모습이 저택 입구에 나타났다. 그녀는 호숫가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설전룡을 보고 갑자기 눈을 부릅떴다. “당신이 왜 또 여기 있어요? 요즘 우리 천화가 하루 종일 군대에 가겠다고 조르는데, 그것도 당신이 부추긴 거 아니에요?” 류혜진은 설전룡에게 별로 호감이 없었다. 설전룡은 시도 때도 없이 몰래 들어와 천화와 함께 무술을 연마했다. 그 후로 예전에는 그렇게 착한 아들이었던 천화가 지난번에 사람을 때려서 사고까지 쳤다. 그녀는 저택을 지키는 호아병단 병사들에게 몇 차례 말을 해두기도 했었다. 류혜진은 병사들에게 설전룡을 저택으로 들여보내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몰라도 설전룡이 매번 저택 안으로 몰래 들어왔고, 그때마다 류혜진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모님, 국수 하셨어요? 이모가 만든 국수가 아주 맛있는데 저도 좀 주세요.” 설전룡이 낯을 붉히며 말했다. “코가 무슨 개코야? 이런 건 또 왜 잘 맡는데? 그래도 당신 거는 없어.” 류혜진은 고개를 돌려 저택 안으로 사라졌다. 곧 천화가 저택 안으로 뛰어들어가 국수 두 그릇을 가져 나왔다. 저택 안에서는 류혜진의 나무라는 소리가 들렸다. “사부님, 드세요.” “역시 제자가 의리가 있구나.” 설전룡은 국수를 받아 후루룩 먹기 시작했다. 천화도 그 옆에 땅바닥에 쭈그리고 앉아서 같이 국수를 먹었다. 다른 사람 눈은 전혀 신경도 쓰지 않는
한 무리의 젊은이들이 한꺼번에 사무실로 들어왔다. 10여 명 정도였다 한 명 한 명이 모두 기품이 넘쳐흘렀다. 그들 뒤로 또 몇몇의 사람들이 따라 나타났다. 모두 경호원 아니면 비서, 혹은 서류가방을 들고 있는 비즈니스맨이었다. “천원용이 누구야? 우리가 태성쇼핑센터를 인수하고 싶은데?” 선두에 선 젊은이가 사무실 안의 모든 사람들을 휙 둘러보았다. 사람을 깔보는 눈빛과 자신감이 넘쳐흘렀다. 천원용은 소름이 돋으며 쳐들어온 젊은이들이 모두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눈치챘다. 그가 앞으로 나와 조심스럽게 말했다. “제가 바로 천원용입니다. 실례지만 누구신지요?” “Z시 육씨 가문, 육문재!” 방금 선두에 서서 말한 젊은이가 담담하게 말했다. 관리 사무실의 사람들은 모두 놀란 모습이었다. 그 이유는 Z시는 H시 남쪽에 있었고 두 도시는 바로 붙어있어서 모두 Z시 육씨 가문의 이름을 들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Z시 육씨 가문도 역시 명문가였다. 유서가 깊고 뿌리가 튼튼해 J시의 제씨 가문 못지않았다. ‘지금 그 Z시 육씨 가문이 우리 태성쇼핑센터를 인수하겠다고?’ 천원용은 감히 그의 말을 무시하지 못했고 그저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문재 도련님 안녕하세요. 정말 죄송합니다. 태성쇼핑센터는 이미 항난그룹에 팔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항난그룹의 수 사장님과 계약을 쳬결하려던 참이었습니다.” 육문재는 수소야를 쳐다보았다. “도련님 안녕하세요. 맞아요. 저희 항난그룹이 태성쇼핑센터를 인수하기로 했습니다.” 수소야가 조용히 말했다. “아직 계약서를 쓰고 있는 거라면 아직 안 팔렸다는 거 아니야?” 육문재는 수소야를 무시하고 천원용만을 쳐다보았다.명문가의 도련님이 거만하게 서서 아무 말을 하지 않고 바라보자 천원용은 큰 부담을 느꼈다. 하지만 천원용은 동혁을 떠올리며 애써 입을 열었다. “문재 도련님, 정말 죄송해요...” “잠깐, 우리 Z시 육씨 가문으로는 아직 결정하기 어려운가 보네.” 육문재가 천원용의 말을 끊고
“그 입 좀 다물어 주시죠? 당신에게 물어본 거 아니니까.” 육문재는 수소야를 힐끗 쳐다보며 매우 거만하게 말했다. 그는 다시 천원용을 바라보았다. “내가 다시 한번 묻지. 우리에게 팔 거야?” “천 사장님, 겁낼 거 없어요. 저 사람들은 감히 사장님을 어쩌지 못할 거예요.” 수소야가 다급하게 말했다. 그러나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천원용은 이미 결정을 내렸다. “팔겠습니다!” 어제 동혁 앞에서 그랬던 것처럼. 그는 앞으로 나가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도련님들께서 이렇게 높이 평가해 주시니, 정말 저희 태성쇼핑센터와 저 천원용의 영광입니다.” 천원용의 말에 몇 명의 젊은이들이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외는 별 반응이 없었다. 마치 천원용의 태도가 당연하다는 것처럼 굴었다. 수소야는 천원용이 이렇게 망설임 없이 말을 바꿀 줄은 몰랐다. 그녀는 약간의 화가 치밀어 올랐다. “천 사장님, 이렇게 사업을 하시는 것이 어디 있습니까? 모든 얘기가 다 끝났고 그래서 계약까지 체결하려고 했는데, 지금 사장님이 그것을 번복해 쇼핑센터를 저들에게 팔겠다니요.” 수소야는 완전 속은 기분이 들었다. 전에는 천원용이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 이런 사람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수 사장님, 비즈니스에서 개인적인 감정은 섞지 않는 게 정상입니다.” “정식 계약을 아직 안 한 이상, 내가 태성쇼핑센터를 다른 사람에게 파는 게 뭐가 문제입니까?”천원용이 태연하게 말했다. “그럼 아까 사장님이 이 선생님께 태성쇼핑센터를 인수해서 급한 불이 꺼졌다며 고맙다는 말을 전해달라고 하신 건 다 거짓인가요? 이제 와서 입장을 바꾼다고요?” 수소야가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그때는 3대 가문이 망해서 그런 거지요. 전 저를 조력해 주실 분을 찾고 있었는데 이 선생님이 괜찮은 것 같았고요.” 천원용은 냉소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많은 도련님들이 저를 찾지 않았습니까? 제가 당연히 도련님들의 체면을 생각해 드려야지요.”
수소야를 위협했던 젊은이의 안색이 변했다. 그는 콧방귀를 뀌고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들은 모두 제설희를 차지하려는 경쟁자였기 때문에 서로의 관계가 당연히 좋을 수는 없었다. 이번에는 단지 제설희가 맞았다는 소식을 들었을 뿐이다. 그래서 이렇게 함께 쳐들와 동혁에게 화풀이를 하려 했다. 수소야는 돌아갔다. 그녀 뒤에서 육문재 등의 비아냥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한 사람 때문에 우리가 이렇게 한꺼번에 몰려와서 너무 힘 빼는 거 아니야? 혼자서도 충분히 그 이동혁을 밟을 수 있잖아.” “설희보고 오라고 해. 그놈이 감히 우리 앞에서도 설희의 뺨을 때릴 수 있는지 한번 보자고.” “감히 그럴 수 없을 걸? 내가 그놈 정체를 알아봤는데, 이류 가문의 데릴사위야. 전에 신분을 위장하고 허세를 부려 항난그룹을 다시 재건했데. 뭐 그런 면에서는 인재라고도 할 수 있지. 하지만 우리와 비교하기는 쫌...” 천원용은 육문재 등이 하는 말을 들었다. 그는 옆에서 시중을 들며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는 동혁이 진씨 가문의 그 데릴사위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놈은 속임수를 잘 쓰는 것으로 유명한데 뜻밖에도 최원우까지 속인 거였어.’ 천원용이 재빨리 말했다. “도련님들, 제 생각에는 이동혁은 그놈이 감히 여길 못 올 것 같은데요? 차라리 제가 도련님들의 말씀을 실어서 여론 공세로 몰아붙일까요?” 천원용은 어제 자신이 동혁 앞에서 굽실거리던 모습을 떠올리며 이를 갈았다. ‘내가 이동혁, 네놈을 웃음거리로 만들어 주마.’ “아주 똑똑한데? 그럼 천 사장 말대로 해.” 육문재는 천원용의 어깨를 두드렸다. 아주 빠르게. 육문재 등의 말들이 천원용에 의해 H시의 여러 가문들로 보내졌다.어제 제설희가 동혁에게 뺨을 맞은 일. 금방 하룻밤사이에 더 이상 비밀이 아니었다.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그 일에 대해 알게 되었다. “명문가 도련님들뿐만 아니라 도지사 가문의 도련님도 오셨으니, 세화의 그 바보 남편은 이번에 끝장이군.” “제
“이동혁 씨, 다들 지금 H시에 와서 당신을 보겠다고 난리야. 이제 당신은 죽었다고!” 현수는 기쁜 듯이 말했다. 현소와 천화는 이 말을 듣고 초조하여 울상을 지었다. 현수의 말을 듣고 그 둘은 모두 깜짝 놀랐다. “형부, 이제 어떡해요? 하필 지금 세화 언니가 큰 이모부를 모시고 약을 바꾸러 병원에 갔는데. 제가 지금 연락해서 오라고 할게요. 함께 방법을 찾아보면 나을 거예요.” 현소는 바로 휴대폰을 꺼내서 세화에게 전화를 걸려고 했다. “언니까지 놀라게 할 필요 없어.” 동혁이 현소를 막았다. 사실 동혁은 이미 수소야의 전화를 받아서 상황을 다 알고 있었다. 그는 원래 육문재 등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들이 태성쇼핑센터를 사겠다면 그냥 둘 생각이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외부에서 이미 소문이 퍼졌다. ‘보아하니 내가 태성쇼핑센터에 한 번 가봐야 할 것 같은데.’ “지금 당장 내가 태성쇼핑센터로 가서 그 도련님들을 만나봐야겠어.” 동혁이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흥, 태연한 척 연기하기는. 세화 누나가 알까 봐 겁나겠지. 자기가 이렇게 큰 일을 저질렀다는 걸 누나가 알면 이혼하려고 할 테니까. 내가 보기에 분명 그 도련님들한테 가서 무릎 꿇고 사과라도 하려는 것이 틀림없어.” 현수가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천화가 두 눈을 부릅뜨고 그를 노려보았다. “현수, 너 또 감히 그 싼 입을 놀리지? 아주 내가 너를 때려서 얼굴을 묵사발을 만들어 줄까?” “천화야, 나야말로 지금 너하고 따질 시간이 없어. 태성쇼핑센터로 가서 이동혁이 무릎을 꿇고 굽신거리며 사과하는 모습을 꼭 지켜볼 거야. 그리고 사진을 찍어서 세화 누나에게 보여줘야지!” 현수는 몸을 돌려 바로 도망갔다. “천화야, 우리도 태성쇼핑센터로 가보자.” 동혁이 걱정된 현소가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그래, 정 안 되면 내 페라리 488을 그들에게 줘서 배상하면 되지.” 천화도 안심할 수 없어서 바로 쫓아갔다. 태성쇼핑센터 입구. 동혁이 도착하자마자 천원용이
이 강 대표는 당연히 이전에 H시에 와서 세화를 만났던 강경영이다.거의 바닥에 엎드릴 듯한 자세의 우대평을 힐끗 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오늘 나는 사해상공회의소의 전권대표 자격으로 H시상공회의소에 왔어. H시상공회의소를 재편성하고 분회로 만드는 문제를 토론하기 위해서 말이야.”말을 하던 강경영이 소윤석 등을 힐끗 보고 무심한 듯이 물었다.“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왔는데 모두 H시상공회의소의 회원이야? 거 참 공교롭네. 한 명씩 통지할 필요는 없는데.”강경영의 말 속에는 확신이 가득했다.마치 H시상공회의소가 사해상공회의소의 분회가 되는 문제는 이미 결정되었기에, 다른 사람의 의견에 전혀 아랑곳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눈알을 굴리던 우대평은 소윤석 등에게 망신을 주기로 했다.곧바로 겸연쩍은 표정으로 말했다.“공교롭게도 강 대표님이 오시기 전에, 이 100명이 넘는 회원들이 마침 이 세 가주의 인솔 하에 단체로 H시상공회의소에서 탈퇴했습니다.”“지금의 H시상공회의소는 사령관인 저 우대평 한 사람만 남았습니다!”우대평은 체면이 깎이는 것도 마다 않고 거침없이 나불거렸다.세 가주에게 망신을 주기 위해서, 사해상공회의소의 전권대표 앞에서 자신의 무능함을 드러내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그러나 우대평은 소윤석 등이 갑자기 회원들과 함께 집단적으로 탈퇴했다는 사실을 강경영이 알게 하려는 것이다.‘사해상공회의소가 곧 H시상공회의소를 합병하려는 마당에 말이야,’‘그럼 고의로 사해상공회의소에 대항하는 행위라고 생각하겠지.’우대평의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재주가 뛰어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이 능청스러운 말을 듣자, 강경영은 곧바로 표정이 무거워지면서 냉소했다.“허허, 재미있네, 재미있어.”“누군가 일부러 우리 사해상공회의소와 손을 잡지 못하게 하겠다는 거야?”“우 회장, 방금 누가 앞장섰다고 했지?”원한이 가득한 눈빛으로 세 사람을 쓸어본 우대평이 흥분을 억누르며 말했다.“H시 세 일류 가문의 가주들입니다. 소윤석, 오종천...”“됐어, 됐어
그 말을 듣고도 우대평이 아직도 이해하지 못했다면, 정말 나이를 헛먹은 것이다.‘소씨, 오씨, 정씨 이 세 일류 가문의 가주들이 결국 이동혁만 신뢰하고 그 말을 따른다는 거야!’지금 우대평은 이미 진상을 알았지만, 왜 그런 지는 때려 죽여도 알 수가 없었다.“나는 불복해! 받아들일 수 없어!” “너는 새파란 양아치에 불과한데,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네 말을 따르는 거야?”비통한 표정으로 일어선 우대평이 동혁을 매섭게 노려보았다.“이 개자식, 세 가문이 네가 시키는 대로 한다고 대단한 거야?” “나 우대평의 머리 위에 올라타고 사람을 마구 업신여기겠다고?”“웃기지 마!”“그리고 소윤석, 오종천 이 개X끼들, 나 우대평이 늙어서 쓸모가 없다고 멋대로 내 얼굴을 때렸지?”“너희들은 나를 너무 얕본 거야!“내가 전력을 다해 추진해서, H시상공회의소가 곧 사해상공회의소의 분회가 될 거라는 사실을 알기나 해?” “나는 앞으로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가 돼!”“이 신분이 있는데, 무슨 일류 가문이나 투자개발회사 모두 쥐뿔도 아니야!”“이동혁 저 개자식하고 나를 때린 이 개X끼들, 모두 대가를 치러야 해!”우대평은 미친 듯이 모두를 향해 고함을 쳤다.먼저 이동혁이라는 한 새파랗게 어린 놈에게 미친 듯이 따귀를 맞았다. 게다가 자신이 직접 부른 회원들에게 따귀를 맞았기에, 우대평은 이미 완전히 이성을 잃을 정도로 화가 났다.그러나 우대평의 이 말은 사람들을 두렵게 만들었다.사해상공회의소라는 이 말을 듣자, 세 가주를 포함해서 그 자리에 있던 회원들 모두 표정이 갑자기 변했다.‘사해상공회의소, 그건 재계에서 두말이 필요 없는 거두야.’‘N도 재계 전체에 공포스러운 영향력과 통치력을 가지고 있지!’일부 S시 명문 가문의 핵심 구성원들도 모두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다. 예를 들어 S시 사씨 가문의 가주 사세충처럼.이런 거대 단체는 H시처럼 작은 곳에서는 절대로 건드릴 수 없는 존재다.지금 우대평이 자신이 곧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가 될 거라
연이어 뺨을 네 대나 맞자, 우대평은 완전히 멍해졌다.뒤에 있던 백 명 가까운 회원들도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세 가문의 가주와 류진광을 보았다.이어서 눈빛은 홀 뒤편의 소파로 향했다.찻잔에서 조용히 김이 올라오고 차의 향기가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모습은, 마치 같은 세상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짝!한 회원이 망설임 없이 앞으로 나와서 우대평의 따귀를 때렸다.“나는 H시상공회의소를 탈퇴합니다!”“나도 탈퇴합니다!”“탈퇴합니다...”한 마디씩 울릴 때마다 한 대씩 뺨을 맞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다시 10여 차례나 뺨을 맞은 우대평은, 끝내 버티지 못했다. 털썩 바닥에 주저앉은 채 멍하니 넋을 잃은 모습이었다.그의 늙은 얼굴은 이미 맞아서 흐물흐물해질 정도였다.‘다른 회원들이 계속 앞으로 나오는데, 이대로 가면 우대평은 정말 산 채로 맞아 죽을 거야.’자기도 모르게 우대평을 동정한 소윤석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여러분도 한 사람만 때리지 마세요. 옆에 두 사람이 더 있지 않습니까?”‘뭐, 두 사람?’우시연과 나건성이 설마 하면서 주저하는 사이에 한 사람이 앞으로 다가왔다.짝!손바닥 소리가 나면서 갑자기 얼굴이 화끈거렸다.그리고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이어서 여기저기서 낭랑한 따귀 소리가 끊이지 않고 들렸다.매를 맞은 두 사람이 울면서 용서를 빌어도 소용이 없었다. 그래도 따귀를 때리는 건 계속되었다.모든 회원들이 한 명씩 앞으로 나가서 뺨을 때리고 H시상공회의소에서 탈퇴한다고 선포했다.우시연과 나건성 두 사람은 죽은 개처럼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얼굴에는 성한 곳이 한 군데도 없이!‘이건 진짜 맞아서 흐물흐물해진 거야!’비록 두 사람을 나눠 때리느라 한 사람이 50대도 안 되게 따귀를 맞았다 해도, 이 역시 정상적인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지금 두 사람은 마치 영혼이 가출한 듯 절망하면서 허공만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우대평도 멍하니 앉아 있었다.“우 회장, 이게 바로
거의 100명에 달하는 회원들은 모두 H시 각 업계의 선두주자들이다.소씨, 오씨, 정씨의 3대 가문 가주의 인솔하에 일제히 H시상공회의소 본부로 몰려들었다.H시상공회의소가 설립되었을 때에도 이렇게 떠들썩하지는 않았다.이런 장관인 장면을 보자, 늙은 우대평의 마음은 큰 위안을 받았다. 흥분해서 피에 묻은 수염이 마구 떨릴 정도로!거들먹거리는 우시연과 나건성도 오늘처럼 의기양양했던 적이 없었다.우대평이 눈짓하자 나건성이 앞으로 나섰다.“회원 여러분, 오늘 여러분을 부른 이유는, 덕망 높으신 회장님이 뜻밖에도 자신의 근거지인 H시상공회의소에서 다른 사람에게 맞았기 때문입니다!”“여러분, 회장님의 얼굴을 보세요. 모두 저 새끼가 때린 겁니다.” “연세도 많은 회장님인데, 저놈은 노인에게 이렇게 무자비하게 손을 댄 겁니다!”“여러분 중에 우리 회장님과 연세가 비슷한 분들도 적지 않을 겁니다.” “오늘 만약 저놈이 참혹한 대가를 치르지 못하게 한다면, 앞으로 저놈은 점점 더 심하게 머리 꼭대기에 올라서서 여러분을 업신여기지 않겠습니까!”“저런 흉악하고 악랄한 극악무도한 흉악범은 바로 눌러서 일벌백계해야 합니다!”나건성은 더없이 슬프고 분개한 목소리로 사람들을 선동했다.단 몇 마디 말로 동혁을 극악무도한 흉악범으로 만든 것이다.“맞아요, 바로 눌러버려야 해요!”우시연도 튀어나와서 동혁에게 삿대질을 하며 고함을 질렀다.“저희 큰아버지는 H시의 1세대 기업가입니다. 1세대 갑부로 H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아서, H시 재계의 발전을 위해서 헤아릴 수 없는 발전을 이루었습니다.”“저 이동혁이 저희 큰아버지에게 불경한 짓을 한 건 바로 H시상공회의소를 도발한 겁니다.”“그리고 이 자리에 계신 여러 회원들을 도발하는 겁니다. 절대 쉽게 용서할 수 없습니다!”“큰아버지가 여러분이 한 사람씩 이동혁의 뺨을 때리라고 하셨어요. 얼굴이 문들어질 때까지!”“소씨, 오씨, 정씨 세 가문의 가주들께서 먼저 모범이 되어 주시기를 바랍니다!”우시연은 선두에 선 소
다행히 차는 한 모금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우시연의 얼굴은 망가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큰아버지, 저 개자식이 감히 끓는 물을 나한테 끼얹었어요. 저 자식을 죽여요! 죽여버려요!”우시연은 감히 더 이상 동혁에게 소란을 피우지 못한 채, 멀찌감치 숨어서 우대평의 팔을 잡아당기며 소리를 질렀다.우대평은 냉혹한 눈빛으로 동혁을 바라보며 말했다.“시연아, 걱정 마라. 회원들이 도착하면 바로 저 나쁜 놈은 죽어!”“우리 H시상공회의소는 H시 최고의 기업가들을 망라하고 있지. 저놈은 그게 얼마나 공포스러운 힘인지 전혀 몰라!”우시연을 달래면서 동시에 동혁을 협박하는 것이다.그러나 동혁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 단지 여유롭게 앉아서 진득하게 세화에게 차를 끓여 주었다.“회장님, 전화 다 했습니다!”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건성이 핸드폰을 들고 달려왔다.우대평은 동혁을 일끗 보고는 일부러 침착하게 물었다.“오고 싶지 않다는 회원이 있으면 바로 노트북에 기록해 둬.” “저 이가 놈 양아치를 해치운 뒤에, 내가 바로 그자들과 결판을 내겠어. 몽땅 다 H시상공회의소에서 쫓아낼 거야!”말은 이렇게 하지만, 사실 그 역시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올지 알고 싶었다.이는 자신의 체면과 관계된 중대한 일이기에.“회장님, 노트북에 기록할 필요도 없어요!”나건성이 자기도 모르게 흥분해서 말했다.“제가 일단 몇몇 일류 가문의 가주들에게 전화를 걸어서, 이동혁이 H시상공회의소에서 또 소동을 피우고 있다고 알려주었습니다.” “그러자 그 가주들 모두 두말없이 즉시 달려오겠다고 했습니다.”“H시에 있는 다른 회원들도 모두 두말하지 않고 곧바로 출발했습니다.”“가까운 곳에 있던 회원들은 아마 벌써 도착했을 겁니다!”“하하하...”나건성의 말에 우대평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거들먹거리면서 동혁을 노려보던 우대평이 이를 갈며 말했다.“나쁜 자식, 들었지! 이게 바로 나 우대평의 체면이야! 이게 바로 H시상공회의소 회장인 내 권위야!”“
“어? 이 늙은이가, 이제는 체면도 내팽개쳤네. 아예 필요 없다는 거야?”동혁은 오히려 이전과 다름없이 침착했고 심지어 웃기도 했다.“다행히 나는 진작에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어. 네 뺨을 때리면, 이 일이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는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지.”“개X끼, 이제 보니 이게 잘못됐다는 걸 알고 있었어!”손으로 입가의 혈흔을 닦아낸 우대평이 이를 갈면서 동혁을 노려보았다.“방금 나를 때린 행동이 네게 얼마나 큰 재앙을 가져올지 알려주겠어!”지금 우대평은 이미 동혁을 평생 가장 증오하는 사람으로 여겼다.만약 동혁의 무서움을 경험하지 않았다면, 우대평 자신의 손으로 동혁의 가죽을 벗기고, 동혁의 살을 씹어 먹고 피를 마시고 싶을 정도였다!“재앙? 이번 100년 만의 엄청난 폭우와 비교할 수 있겠어?”갑자기 앞으로 나간 동혁이 우대평을 집어서 한쪽으로 집어 던졌다. 그리고 몸을 돌려 세화에게 손을 흔들었다.“여보, 이리 와.”“왜?”동혁의 속내를 알 수 없었지만, 세화는 그래도 동혁에게 다가왔다.“우대평 저 늙은이는 기본적인 예의도 몰라. 당신이 그렇게 오랫동안 서 있는데도, 자리도 마련하지 않고 말이야.”“이제 이 자리가 당신 자리야, 앉아!”동혁은 다짜고짜 세화를 우대평이 앉았던 소파에 앉게 했다.이 자리는 바로 H시상공회의소의 우대평 회장 자리다.“목마르지, 내가 차를 끓여 줄게.”동혁은 옆의 쟁반에 있던 주전자를 들고 찻잔을 데운 뒤에 차를 추가했다. 곧 우롱차 한 주전자를 끓여서 두 사람의 잔에 따랐다.우대평 일행은 모든 과정을 빤히 지켜보았다. 두 눈에서는 불을 뿜었지만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동혁의 발이 우대평의 가슴을 계속 밟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들 모두는 동혁이 조심하지 않아서 우대평을 산 채로 밟아 죽일까 봐 두려웠다!그제서야 동혁은 우대평의 가슴에서 발을 뗀 뒤에 찻잔을 쥐고 세화의 옆에 앉았다.“이 차는 괜찮네.”동혁은 천천히 한 모금 음미한 뒤 고개를 들고 우대평을 힐끗 보았다.“내게 재난
우대평은 이미 동혁에게 맞아서 정신이 혼미했다.소파에 멍하니 앉은 채 동혁의 손바닥이 매번 뺨을 때려도 그저 가만히 있었다.“이동혁, 그만해! 또 때리면, 회장님은 너한테 산 채로 맞아서 죽을 거야!”나건성의 두려움과 공포가 섞인 고함 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저 쓰레기는 자기 은사가 맞고 있는데도, 감히 가까이 오지도 못하고 멀리 숨어 있네.’ 방금 동혁에게 뺨을 맞았기에, 나건성은 동혁의 손이 얼마나 매운지 깨달았다.‘이미 60세가 다 된 우대평이 얼마나 맞고 견딜 수 있을까?’동혁은 당연히 자신의 힘을 당연히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었다. 비록 우대평의 얼굴이 아릴 정도로 아팠지만, 그렇다고 맞아 죽을 정도는 아니었다.그러나 우대평이 맞아서 정신을 못 차리는 데다가, 이제는 동혁도 화가 많이 풀렸기에 때리던 손을 멈췄다.털썩!동혁이 손을 멈추자 우대평은 곧장 바닥으로 쓰러졌다.원래 동혁이 백핸드로 끊임없이 때리면서 우대평의 몸이 균형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우대평은 일찌감치 쓰러졌을 것이다.동혁이 더는 손을 대지 않는 걸 본 뒤에야 우시연과 나건성이 허둥지둥 달려왔다. 그리고 땅바닥에 엎어진 채 간신히 숨만 붙어 있는 우대평을 일으켜 세웠다.“큰아버지, 괜찮으세요? 제발 죽지 마세요, 흑흑...”“회장님 제발 버티세요. 제가 바로 구급차를 부를게요!”우시연과 나건성은 우대평의 늙은 몸을 끊임없이 흔들었다.한쪽에 서서 냉담하게 방관하던 동혁도 더 이상 두고 볼 수가 없어서 담담하게 말했다.“이 뻔뻔한 늙은이, 너도 사람을 볼 면목이 없을 때가 있어?”“또 죽은 척하면서 나한테 누명을 덮어씌우려는 거지? 내가 두 대만 더 때려봐야겠어!”“어?”우시연과 나건성은 그 말을 듣고 멍해졌다.‘무슨 소리야, 우대평이 진짜 죽어가는 게 아니라 죽은 척하는 거야?’그런데 영혼이 없는 산송장처럼 보였던 눈꺼풀이 떨리더니, 우대평이 갑자기 눈을 떴다.우대평은 감히 더 이상 엄살을 부리지 못했다.“아아! 이 개자
동혁의 말을 듣고 우대평만 아니라 현장에 있던 다른 사람들도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우대평!H시에서 가장 오래 된 기업가이자 1세대 갑부! H시의 많은 기업가들의 존경을 받는 H시상공회의소 회장!‘동혁 씨가 아무리 간이 배밖에 나왔다 해도, 우대평에게 손을 대겠다는 터무니없는 말을 내뱉다니!’“동혁 씨, 하지 마...”세화가 동혁을 막으려고 무의식적으로 입을 열었다. 동혁이 정말 그렇게 한다면, 틀림없이 큰 파문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했기에.‘지금 여론이 이미 동혁 씨한테 온통 욕설을 퍼붓고 있는데, 또 일을 저지르면 큰일이야!’“괜찮아, 여보, 그저 아무 능력도 없는데, 늙은 티를 내며 거만하게 행세하는 걸 좋아하는 늙은이일 뿐이야. 때리면 때리는 거지.”동혁은 고개를 돌리지도 않은 채 세화를 안심시키면서, 우대평을 향해 계속 다가갔다.그때 갑자기 나건성이 달려들어 우대평의 앞을 가로막았다.“이동혁, 네 주제를 똑똑히 파악해! 네가 뭔데 감히 회장님에게 손을 대겠다는 거야!”“네가 회장님에게 폭언을 하고 불경한 짓을 한다면, 너는 더 이상 H시에서 설 곳이 없어!”나건성은 동혁에게 삿대질을 하면서 성난 목소리로 질책했다.“말 다 했어? 말 다 했으면 꺼져.”동혁은 나건성을 힐끗 보고는 손을 들어 따귀를 때렸다.‘내가 방에 들어왔을 때부터 이 나건성은 줄곧 성가시게 굴었지.’동혁은 줄곧 상대하지 않았다.그러나 지금 또 앞으로 달려 나와서 난리를 치자, 동혁도 더 이상 사양하지 않았다.“아...”피를 토하며 날아간 나건성이 땅바닥에 떨어졌다.이제 동혁은 아무 장애물도 없이 우대평과 얼굴을 맞대게 되었다!우대평은 무의식 중에 손에 든 찻잔을 움켜쥐었다.그러나 동혁의 앞에서 비겁한 모습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기에, 여전히 그대로 앉아 있었다.우뚝 솟은 산처럼 굳건한 모습은 그래도 꽤나 기백이 있어 보였다.심지어 동혁을 쳐다보지도 않았다.고개를 숙인 채 천천히 찻잔을 들고서, 우대평이 무심코 말했다.“어린 놈이 감히 내게 손
“이동혁, 어서 무릎을 꿇고 시연 양에게 사과하고, 회장님에게 사과해. 어쩌면 회장님의 용서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몰라!”이 말을 들은 세화가 바로 나건성을 노려보았다.‘나도 맞았는데 왜 동혁 씨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하라는 거야?’동혁은 나건성을 보지도 않고 담담하게 물었다.“우 회장, 이것도 당신의 뜻이야?”“당연하지.”동혁이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자, 우대평은 다시 소파에 앉았다.옆에 있던 찻잔을 들고 천천히 음미하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일을 잘못했는데, 또 다른 사람의 용서를 얻으려면 당연히 대가를 치러야 해.”“하지만 무릎을 꿇고 시연이에게 사과하는 건 네가 방금 뺨을 때린 것에 대한 대가일 뿐이야.”“내가 너를 용서할지 말지는 너의 후속 태도와 표현에 달려 있지.”짧디짧은 2분 간의 접촉에서 우대평은 동혁이 오만불손한 사람이라는 걸 알아냈다.그래서 이 기회를 빌어서 동혁의 성질을 고치고 길들일 생각이었다.‘그러면 나중에는 내가 시킨 대로 성실하게 리성투자회사와 천용훈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겠지.’‘그러면 오한민이 내게 신세를 지게 되는 거야.’“잘못했다고? 내가 뭘 잘못했는데?”동혁이 냉담하게 말했다.“우 회장, 당신 수하가 당신은 정직하고 덕망이 높다고 하던데, 그럼 내가 오히려 우 회장에게 묻고 싶은데.”“내 아내가 우시연에게 뺨을 맞았을 때 당신은 뭘 하고 있었지?”“이 H시 상공회의소의 당당한 회장이 나와서 막을 수 있었을 텐데?”“그리고 저 우시연은 스타공익재단의 책임자지만, 내 아내는 두 그룹의 회장이야.” “나는 저 여자가 무슨 백이 있길래 내 아내의 뺨을 때렸는지 모르겠어. 도대체 누구의 힘을 믿는 거야!”“우시연이 맞으니까, 그제서야 튀어나와서 신분과 경력으로 사람을 억누르겠다고?”“그게 바로 정직하고 덕망이 높다는 거야?”동혁은 냉혹하고 매서운 말투로 연거푸 질문했다.동혁이 결국 자신을 깎아내리는 말을 하자, 우시연이 갑자기 불쾌한 듯이 욕설을 퍼부었다.“개X 끼, 내가 네 마누라를 때렸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