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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ผู้เขียน: 소피온
빗물이 차창을 거세게 두드렸다.

재현이 차 문을 더 세게 두드렸다. 빗소리를 뚫고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 내 말 좀 들어 봐!”

서린은 운전석에 앉아 손가락으로 핸들을 톡톡 두드리며, 창밖에서 비에 젖고 있는 두 사람을 바라봤다.

문득 우습다는 생각이 들었다.

천천히 차창을 내리자, 재현의 목소리가 곧바로 파고들었다.

“언제 온 거야?”

“방금.”

서린이 차갑게 웃었다.

재현의 표정이 변했다. 그리고 갑자기 말이 빨라졌다.

“쟤가 그 옆집 여자애야! 오늘 갑자기 집에 정전이 됐다길래 보러 온 것뿐이야!”

서린은 더 듣고 싶지 않아 창문 버튼으로 손을 뻗었다.

“언니!”

한소율이 갑자기 달려와 차 앞을 막아섰다. 빗물에 젖은 흰 원피스가 몸에 달라붙어 애처로워 보였다.

“전부 제 잘못이에요! 저희 정말 아무 사이 아니에요. 재현 오빠한테 화내지 마세요!”

서린은 미간을 찌푸리고 시동을 걸어, 핸들을 꺾어 소율을 돌아 나가려 했다.

쿵!

둔탁한 소리가 났다.

소율이 별안간 차 앞머리로 몸을 던지더니, 부딪힌 듯 비틀비틀 물러나 젖은 바닥에 주저앉았다.

서린은 급히 브레이크를 밟았다.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소율아!”

재현이 달려가 소율을 부축해 일으키고는, 고개를 돌려 서린을 노려봤다. 눈에 시뻘건 분노가 이글거렸다.

“난 괜찮아.”

소율이 힘없이 고개를 저었다. 얼굴이 창백했다.

“오빠, 얼른 가서 언니 달래 줘.”

“내가 저 여자를 몇 년이나 달래며 살았는데!”

재현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저 여자 눈엔 내가 개나 다름없어! 네가 이 지경이 됐는데도 너는 나 때문에 저 여자 걱정을 해? 넌 어떻게 이렇게까지 착해!”

서린은 운전석에서 굳어 버렸다. 손가락이 저도 모르게 오그라들었다.

재현의 저런 말투는 처음이었다.

날카롭고, 혐오에 차 있고.

마침내 가면을 찢어 버리고 맨얼굴을 드러낸 사람 같았다.

“쟤가 제 발로 차에 와서 부딪힌 거야.”

한참 침묵하던 서린이 입을 열었다.

“그만해!”

재현이 말을 잘랐다.

“오해한 것까진 넘어가겠는데, 이젠 사람을 모함해? 소율이 임신 중인 거 알기나 해?”

한 글자 한 글자가 칼날처럼 서린의 가슴을 찔렀다.

“당신 애야?”

서린이 물었다.

재현의 표정이 굳었다. 자신이 무슨 말을 내뱉었는지 그제야 깨달은 듯 입술을 달싹였다.

“함부로 말하지 마.”

“아악!”

소율이 돌연 비명을 지르며 힘없이 쓰러졌다.

“소율아!”

재현이 허둥지둥 차 문을 열어젖혔다.

“차 좀 쓰자! 병원에 데려가야 해!”

서린은 조수석에 앉아, 핸들을 움켜쥔 재현의 떨리는 손가락을 바라봤다.

뒷좌석에는 소율이 의식을 잃은 채 누워 있었다. 다만 속눈썹이 쉴 새 없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이렇게까지 걱정하는 걸 보니, 정말 당신 애가 맞나 봐?”

서린이 나직이 물었다.

재현이 액셀을 콱 밟았다. 목소리가 팽팽하게 조여 있었다.

“사람 목숨이 달렸는데, 이 와중에 좀 조용히 있으면 안 돼?”

서린은 고개를 돌려 창밖을 봤다.

너무나 익숙한 길이었다.

석 달 전 서린이 급성 장염에 걸렸을 때도, 재현은 이렇게 미친 듯이 달려 병원으로 데려갔었다.

그날 재현은 신발까지 짝짝이로 신을 만큼 다급했고, 가는 내내 ‘무서워하지 마’라고 되뇌었다.

“도재현, 참 잘났다.”

서린은 지친 몸을 차창에 기댔다.

재현이 경적을 세게 울리며 앞차를 추월했다.

“할 말 있으면 집에 가서 해!”

...

병원에 도착하자, 차가 서기 전에 재현이 뛰쳐나가 소율을 안아 들고 안으로 내달렸다.

서린은 말없이 그 옆에 서서 다급한 그 뒷모습을 바라봤다.

그 옛날 고열에 시달리던 자신을 안고 내달리던 모습과, 똑 닮았다.

“비켜!”

재현이 소리쳤다. 그 팔꿈치가 서린의 어깨를 세게 쳤다.

서린은 미처 손쓸 새도 없이 축축한 바닥에 주저앉았다. 손바닥이 거친 바닥에 쓸렸다.

고개를 들었을 땐, 소율을 안고 응급실로 사라지는 재현의 뒷모습만 보였다.

간호사가 급히 달려와 부축했다.

“괜찮으세요?”

서린은 고개를 저으며 벽을 짚고 혼자 일어섰다.

무릎이 화끈거리며 아팠다.

하지만 가슴에 나버린 커다란 구멍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응급실 안에서 울음 섞인 재현의 목소리가 문밖으로 새어 나왔다.

“선생님! 어떻습니까? 아기는요? 아기는 괜찮습니까?”

간호사가 휴지를 건넸다. 그제야 서린은 자신이 울고 있다는 걸 알았다.

휴지를 받아 들었지만, 쉼 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은 계속 닦아도 멈추지 않았다.

마음이 죽어도, 몸은 여전히 아픈 거였다.

응급실 문이 열리고 재현이 뛰쳐나오다가, 서린을 본 그 자리에서 굳었다.

입을 달싹이던 재현의 시선이 피가 배어 나온 서린의 손바닥에 닿았다.

“먼저 집에 가 있어. 제대로 설명해 줄게.”

서린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몸을 돌리는데 세상이 핑 돌았고,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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