เข้าสู่ระบบ결혼 첫날, 유서린은 신흥 재벌 남편에게 미리 분명히 못 박았다. “언젠가 당신이 다른 여자를 마음에 두게 돼도 상관없어. 다만 그 일이 내 눈앞까지 밀려오는 순간, 당신은 두 번 다시 나를 보지 못할 거야.” 그래서 훗날 남편은 한 학교의 여교사에게 마음이 흔들리고도, 끝내 그 여자를 서린 앞에 세우지는 않았다. 그리고 원하는 건 무엇이든 쥐여 주면서도, 서린 앞에서 소란을 피우는 것만큼은 절대 허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남편의 ‘그녀’는 고작 한 남자의 비호만 믿고 선을 넘었다. 태아가 자라면서 불룩해진 배를 내밀고 서린 앞에 나타나, 보란 듯이 웃었다. “재현 오빠가 직접 말했어. 언닐 사랑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결혼한 건 순전히 유씨 집안 돈 때문이라고.” “눈치가 있으면 얼른 애 지우고 이혼해. 안 그러면 재현 오빠한테 버려질 때, 한 푼도 못 받을 테니까!” 서린은 조용히 웃었다. 그리고 그 말을 듣기 전, 이미 아버지에게 메시지를 보내 둔 뒤였다. [다음 주에 도원테크에 들어간 투자금, 다 회수해 주세요. 저... 이혼합니다.]
ดูเพิ่มเติม햇살 좋은 어느 오후에 서린의 임신 소식이 들려왔다.민우는 검사지를 든 손가락을 가늘게 떨었다. 늘 침착하던 목소리가 드물게 떨려 나왔다. “저, 정말입니까?”의사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축하드립니다. 벌써 6주예요.”민우는 홱 몸을 돌려 서린을 번쩍 안아 들고 한 바퀴 돌리다가, 화들짝 무언가 떠오른 듯 조심조심 내려놓고는, 허둥지둥 아직 납작한 아랫배를 더듬었다. “아기 다치는 거 아니야? 내가 너무 세게 안았지?”서린이 풋 웃음을 터뜨리며 잔뜩 굳은 그 뺨을 꼬집었다. “나 그렇게 약하지 않거든?”그래도 민우의 긴장은 풀릴 줄 몰랐다.병원에서 집으로 오는 길, 차는 시속 40킬로로 거의 기다시피 운전했고, 과속방지턱 앞에선 내려서 길을 밀어 버리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집에 오자마자 노트를 꺼내 목록을 쓰기 시작했다.임신 중 영양, 산전 검사 일정, 임산부 주의 사항...“윤민우.” 서린이 어이없다는 듯 펜을 빼앗았다. “진정 좀 해.”고개를 든 민우의 눈가가, 뜻밖에 붉어져 있었다. “여보, 나 무서워.”서린은 멍해졌다.“네가 힘들까 봐, 아플까 봐 무섭고.” 낮게 잠긴 목소리로, 손끝으로 서린의 배를 가만히 쓸었다. “내가 잘 못 해낼까 봐, 그게 제일 무서워.”서린은 마음이 몽글몽글해져, 민우의 얼굴을 감쌌다. “우리 남편은 아주 좋은 아빠가 될 거야.”임신 기간은 생각보다 훨씬 고됐다.첫 석 달, 서린은 하늘이 노래지도록 심한 입덧을 했다.민우는 날마다 메뉴를 바꿔 가며 담백한 음식을 만들었고, 서린이 못 먹으면 한 술 한 술 달래 가며 떠먹였다.밤에 뒤척이며 잠 못 들면 밤새 허리를 주물러 줬고, 다음날 다크서클을 매단 채 일어나 또 서린을 돌봤다.넉 달째, 서린은 불쑥 대학 시절 후문 골목 식당에서 팔던 매운 쫄면이 생각났다.민우는 차로 도시 절반을 돌았지만, 그 가게는 진작에 문을 닫고 영업을 안 한 지 오래였다.기어이 그 시절 사장님을 수소문해 찾아내, 제발 한 번만 불을 다시 올려
결혼식 날, 서린은 새하얀 드레스를 입고 아버지의 팔짱을 낀 채 버진로드 끝에 섰다. 입가엔 다정한 웃음이 감돌았다.눈시울이 붉어진 유정호는 딸의 손을 잡았다. 손이 살짝 떨렸다.숨을 깊이 들이쉬고, 낮게 말했다. “서린아, 아빠 평생소원이... 우리 딸이 행복한 걸 보며 사는 거다.”서린은 코끝이 시큰해져, 아버지의 손을 가만히 마주 쥐었다. “아빠, 저 지금 행복해요.”유정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눈물을 꾹 참고, 딸을 이끌고 버진로드 끝에 선 민우를 향해 한 걸음씩 걸었다.말끔한 검은 예복 차림의 민우는 반짝이는 눈으로 서린을 바라보고 있었다. 눈에는 감추지 않은 사랑이 가득 차 있었다.서린이 마침내 앞에 다다르자, 민우의 목울대가 움직였다. 목소리가 살짝 쉬어 있었다. “서린아, 이날을 너무 오래 기다렸어.”주례가 미소 지으며 서약 교환을 청했다.민우는 숨을 깊이 들이쉬고, 주머니에서 그 옛날 끝내 부치지 못한 연애편지를 꺼냈다.“그해의 윤민우는 이 편지를 쓰면서 손이 떨려 글씨까지 삐뚤어졌습니다.” 떨리는 목소리로 한 글자 한 글자 읽어 내려갔다. “서린아, 너도 나를 조금이라도 좋아한다면, 내일 그 보라색 머리끈을 하고 와 줄래?”하객석에서 따뜻한 웃음이 번졌고, 서린의 눈물은 삽시간에 쏟아져 내렸다.“그런데 그날... 넌 안 하고 왔지.” 민우는 눈시울이 벌게진 채로도 웃으며 서린의 눈물을 닦아줬다. “그다음에 생각했어. 괜찮다고. 기다리면 된다고. 네가 그 사람과 헤어질 때까지, 네가 졸업할 때까지, 네가... 마침내 나를 돌아봐 줄 때까지.”숨을 깊이 들이쉰 목소리가 메어 있었다. “서린아, 고마워. 결국, 나를 택해 줘서.”서린은 더 참지 못하고 민우의 품으로 뛰어들었다.식장에 우레 같은 박수가 터졌다. 유정호는 몰래 눈물을 훔쳤고, 민우 어머니는 진작부터 감격스러운 마음을 가누지 못했다. 양가 부모가 마주 보며 웃었다. 모두의 눈에 흐뭇한 미소가 가득 어려 있었다.예식장 전체가 행복에 잠겨 있었다.
서린이 창가에 서 있는데, 민우가 조용히 등 뒤에서 서린을 감싸안으며 턱을 가만히 서린의 정수리에 얹었다.“무슨 생각 해?” 온기 어린 숨결이 귓가를 스쳤다.서린은 그 품으로 몸을 기댔다.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갔다. “우리 어릴 때, 네가 내 책가방에 개구리 넣던 거 생각하고 있었어.”민우가 낮게 웃었다. 가슴의 울림이 등을 타고 전해졌다. “그럼 넌 알아? 네가 날 분수에 밀어 넣어서 거기 빠진 뒤로, 내가 사흘 내리 악몽 꾼 거.”아래층에서 즐거운 웃음소리가 올라왔다.유정호와 민우 아버지는 정원에서 바둑을 두고 있었고, 민우 어머니는 요리사와 결혼 피로연 메뉴를 의논 중이었다.두 사람이 정식으로 사귀기 시작한 뒤로, 두 집안은 거의 매주 한 번씩 모여 시간을 보냈다.“서린아, 이것 좀 먹어 봐라.” 민우 어머니가 다과 접시를 들고 다가왔다. “네 입맛에 맞춰 설탕을 반으로 줄인 꽃 백설기란다.”서린이 한입 베어 물자, 깔끔하고 은은한 단맛이 혀끝에 번졌다. “맛있어요! 감사합니다, 어머님... 아니, 이모.”“아직도 이모야?” 민우 아버지가 정원에서 큰 소리로 놀렸다. “이제 호칭 바꿔야지?”민우의 귓불이 새빨개졌고, 서린은 웃으며 그 품으로 숨어들었다.햇살은 좋았고, 바람은 부드러웠고, 공기마저 달았다.“참.” 민우가 불쑥 장난스럽게 눈을 찡긋했다.“보여 줄 게 있어.”서린의 손을 이끌고 서재로 가서 서랍에서 누렇게 바랜 봉투 하나를 꺼냈다.서린은 알아봤다. 대학 앨범을 정리하다 봤던, 미처 뜯지 못한 그 편지였다.“이제 봐도 돼.” 민우가 긴장한 채 서린의 표정을 살폈다.편지지엔 어린 소년이었던 민우의 반듯한 글씨가 적혀 있었다. [서린아, 오늘 너 또 찬혁 선배랑 얘기하더라. 이렇게 속 좁으면 안 되는 거 아는데, 그래도 난... 네가 정말 좋아.][너도 나를 조금이라도 좋아한다면, 내일 그 보라색 머리끈을 하고 와 줄래?]서린의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그럼 그날, 너?”“교문 앞에서 하루 종일
도재현은 유씨 저택 앞에 서서, 값비싼 한정판 백을 두 손으로 꽉 움켜쥐고 있었다.정장 소맷부리는 올이 풀려 해졌고 구두도 광을 잃었지만, 눈에는 이상하게도 형형한 빛이 보였다.“서린아!” 서린이 나오는 걸 보고 재현이 얼른 다가왔다. “봐, 네가 좋아하던 가방. 내가 사 왔어.”오늘 서린은 베이지색 정장 차림에 머리를 아무렇게나 틀어 올린 모습이었다. 나른하면서도 고급스러워 보였다.서린은 재현의 손에 들린 가방을 심드렁하게 흘끗 보고는, 있는 듯 없는 듯한 웃음을 입가에 걸었다.“어?” 손을 뻗어 가방을 받아 들더니, 잔뜩 기대에 찬 재현의 눈앞에서 별안간 손을 놓았다.턱!가방이 바닥에 떨어졌다.서린이 발을 들었다. 가느다란 하이힐 굽으로 사정없이 가방을 짓밟고, 몇 번을 짓이겼다.“너!” 재현이 눈을 부릅떴다.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그 광경을 바라봤다.“어제 좋았던 게... 오늘은 싫네.” 서린이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낯선 사람을 보는 듯한 싸늘한 눈이었다. “예전엔 너를 좋아했는데, 지금은 보기만 해도 역겨운 것처럼.”재현의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렸다.전 재산을 털어 사 온 가방이... 서린에겐 언제든 내다 버릴 수 있는 쓰레기에 불과했다.“우리... 우리 사이는 정말 희망이 없는 거야?” 재현의 목소리가 떨렸다. “네가 원하는 삶, 내가 노력해서 만들어 줄게.”“노력?” 서린은 우스운 얘기라도 들은 듯했다. “네가 지난번에 노력해서 성공한 거, 다 누구의 돈과 인맥 덕이었더라?” 초라한 재현의 행색을 위아래로 훑었다. “왜, 얹혀사는 맛에 중독이라도 됐어?”재현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그때 손가락이 주머니 속 물건에 닿았다.잠깐 침묵하던 재현이, 주머니에서 벨벳 상자를 꺼냈다. 안엔 서린이 빼 두고 간 그 결혼반지가 들어 있었다.“이거 기억해?” 재현의 목소리가 메었다. “결혼하던 날, 절대 빼지 않겠다고 약속했잖아.”서린의 눈빛이 아주 잠깐 흔들렸다. 하지만 금세 차가움을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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