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린은 침대에 누워 멍하니 천장의 조명을 바라봤다.은은한 불빛. 눈이 상하지 않는다며 재현이 일부러 고른 조명이었다.몸을 뒤척여 베개에 얼굴을 파묻었다. 숨 쉴 때마다 익숙한 세제 냄새가 났다.재현이 바꾼 세제였다. 이 브랜드가 순해서 서린의 피부에 자극이 없다고 했었다.아무리 눈을 감고 외면하려고 해도 머릿속엔 온통 CCTV 화면뿐이었다.하늘색 원피스를 입은 여자애를 감싸안고, 고개 숙여 웃어 주고, 다정하게 머리카락을 헝클어뜨리던 재현.그 미소를... 서린은 너무나 잘 알았다.3년 전, 처음 서린을 만났을 때도 재현은 그렇게 웃었다.그때 재현은 도씨 집안에 갓 입적된 혼외자였다. 파티에서 찬밥 신세였는데도 용기를 내 서린 앞으로 걸어와서는, 귀까지 빨개진 채 물었다. “유서린 씨, 저와 춤 한 곡 춰 주시겠습니까?”서린은 상대해 주지 않았다.그래도 재현은 포기하지 않았다. 매일 직접 싼 도시락을 들고 회사 앞에서 기다렸다. 서린이 눈길 한 번 주지 않아도.석 달 뒤, 서린이 마침내 데이트 제안에 응하자 재현은 어린애처럼 기뻐했다.다음날 제시간에 데리러 오겠다며, 밤새 서린 집 아래에 서 있기까지 했다.결혼식 날, 재현은 버진로드에 무릎을 꿇고 서린의 손을 쥔 채 말했다. “서린아, 난 평생 당신을 배신하지 않아.”서린은 믿었다.결혼 후 3년간, 재현은 정말 흠잡을 데 없는 훌륭한 남편이었다.서린이 화를 내면, 달랬다.서린이 원하면, 뭐든 줬다.한밤중에 시내 반대편 케이크가 먹고 싶다고 하면, 기꺼이 차를 몰고 도시 절반을 가로질러 사다 줬다.서린은 믿었다. 이 남자가 정말 자신을 사랑한다고.그런데 지금은?문이 살며시 열리고 재현이 들어왔다. 재현의 몸에는 아직 주방의 온기가 배어 있었다.침대 가에 앉아 손을 뻗어 서린의 뺨을 만지려 했다. “여보, 밥 먹자.”서린은 그 손을 피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재현의 미간이 좁혀졌다. “왜 그래? 어디 안 좋아?”서린은 고개를 저었다.“눈이 빨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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