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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ผู้เขียน: 소피온
서린은 침대에 누워 멍하니 천장의 조명을 바라봤다.

은은한 불빛.

눈이 상하지 않는다며 재현이 일부러 고른 조명이었다.

몸을 뒤척여 베개에 얼굴을 파묻었다. 숨 쉴 때마다 익숙한 세제 냄새가 났다.

재현이 바꾼 세제였다.

이 브랜드가 순해서 서린의 피부에 자극이 없다고 했었다.

아무리 눈을 감고 외면하려고 해도 머릿속엔 온통 CCTV 화면뿐이었다.

하늘색 원피스를 입은 여자애를 감싸안고, 고개 숙여 웃어 주고, 다정하게 머리카락을 헝클어뜨리던 재현.

그 미소를... 서린은 너무나 잘 알았다.

3년 전, 처음 서린을 만났을 때도 재현은 그렇게 웃었다.

그때 재현은 도씨 집안에 갓 입적된 혼외자였다.

파티에서 찬밥 신세였는데도 용기를 내 서린 앞으로 걸어와서는, 귀까지 빨개진 채 물었다.

“유서린 씨, 저와 춤 한 곡 춰 주시겠습니까?”

서린은 상대해 주지 않았다.

그래도 재현은 포기하지 않았다. 매일 직접 싼 도시락을 들고 회사 앞에서 기다렸다.

서린이 눈길 한 번 주지 않아도.

석 달 뒤, 서린이 마침내 데이트 제안에 응하자 재현은 어린애처럼 기뻐했다.

다음날 제시간에 데리러 오겠다며, 밤새 서린 집 아래에 서 있기까지 했다.

결혼식 날, 재현은 버진로드에 무릎을 꿇고 서린의 손을 쥔 채 말했다.

“서린아, 난 평생 당신을 배신하지 않아.”

서린은 믿었다.

결혼 후 3년간, 재현은 정말 흠잡을 데 없는 훌륭한 남편이었다.

서린이 화를 내면, 달랬다.

서린이 원하면, 뭐든 줬다.

한밤중에 시내 반대편 케이크가 먹고 싶다고 하면, 기꺼이 차를 몰고 도시 절반을 가로질러 사다 줬다.

서린은 믿었다. 이 남자가 정말 자신을 사랑한다고.

그런데 지금은?

문이 살며시 열리고 재현이 들어왔다. 재현의 몸에는 아직 주방의 온기가 배어 있었다.

침대 가에 앉아 손을 뻗어 서린의 뺨을 만지려 했다.

“여보, 밥 먹자.”

서린은 그 손을 피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재현의 미간이 좁혀졌다.

“왜 그래? 어디 안 좋아?”

서린은 고개를 저었다.

“눈이 빨개.”

재현의 목소리가 대번에 다급해졌다.

“머리 아픈 거 아니야? 병원 갈까?”

여전했다. 서린에 관한 것은 사소한 일 하나에도 걱정이 태산인 사람.

서린은 초조함이 역력한 재현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가슴 한쪽이 저릿하게 아파 왔다.

‘이 사람의 걱정은... 진심일까? 연기일까?'

“아무것도 아니야.”

마침내 입을 열었다.

“배고파.”

재현은 안도의 숨을 내쉬더니, 웃는 얼굴로 서린의 뺨을 가볍게 꼬집었다.

“우리 먹보, 가자. 밥 먹자.”

식탁 위엔 달큼한 갈비찜과 달게 조린 생선, 꿀에 버무린 연근조림이 놓여 있었다.

달큼한 냄새가 훅 끼쳐 왔고, 서린의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서린은 단 음식을 입에 대지 않는다.

재현도 아는 사실이었다.

서린이 고개를 들어 재현을 똑바로 바라봤다.

“왜 전부 단 음식이야?”

주걱으로 밥을 푸던 재현의 손이 멈칫했다가, 이내 웃음을 지어 보였다.

“요즘 일 때문에 힘들어 보여서. 단 거 먹으면 기분 좋아지잖아.”

서린은 말없이 재현을 응시했다.

재현의 표정이 서서히 굳어 갔다. 그릇을 내려놓는 목소리에 당황이 묻어났다.

“그럼... 다시 만들까?”

“응.”

서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재현이 곧장 일어나 주방으로 가려는데, 핸드폰이 울렸다.

화면을 내려다보는 재현의 기색이 어수선해졌다.

“회사에 급한 일이 생겨서, 다녀와야겠어.”

재현이 겉옷을 집어 들었다.

“일단 아무거나 좀 먹고 있어. 돌아와서 새로 해 줄게.”

서린이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오늘은 꼭 당신이 만든 걸 먹고 싶어.”

재현의 발걸음이 멎었다. 미간이 더 깊게 팼다.

“제발 억지 좀 그만 부리면 안 돼? 뭘 먹든 밥이면 됐지!”

갑작스럽게 서린을 다그치는 말이 튀어나오자, 재현 자신도 멍해졌다.

서린은 얼어붙은 채 재현을 바라봤다. 심장을 누군가 사납게 움켜쥐는 것 같았다.

재현이 곧바로 목소리를 누그러뜨렸다.

“미안. 그런 뜻이 아니야. 진짜 급한 일이라 그래. 금방 올게.”

말을 마친 재현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가 버렸다.

문 닫히는 소리는 아주 작았지만, 서린에겐 세게 따귀를 한 대 떄리는 것처럼 느껴졌다.

결혼하고 이토록 오랜 세월, 재현은 저런 말을 한 적이 없었다.

서린은 식탁 앞에 앉아 가득 올려진 접시의 단 음식을 바라봤다. 그 여자애가 좋아하는 입맛이었다.

일어나서 주방으로 갔다.

도마 위엔 썰다 만 채소가 놓여 있었고, 냄비의 물은 거의 졸아붙어 있었다.

서린은 불을 끄고, 차 키를 집어 들고 뒤를 쫓았다.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서린은 재현의 차를 따라 낯선 아파트 앞까지 갔다.

엘리베이터는 12층에 멈췄다. 서린이 내리자마자, 간드러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기야, 이제야 왔네.”

“바보야!”

재현의 목소리는 여느 때처럼 다정했다.

“오늘 밥은 잘 챙겨 먹었어?”

“자기가 없으면 밥이 안 넘어가.”

여자애의 목소리에 울음기가 섞였다.

“내가 이렇게 왔잖아.”

재현이 나직이 달랬다.

“네가 안 먹어도 아기는 먹어야지. 착하게 굴어야지, 응?”

서린의 손에서 키가 떨어졌다.

땡그랑!

맑은소리가 울렸다.

재현은 홱 고개를 돌렸다. 서린을 본 순간, 얼굴이 백지장처럼 질려 갔다.

“여보... 당신이 왜 여기에?”

서린은 그대로 돌아섰다.

‘한소율에게... 이미 아이가 있었어...’

서린은 차에 앉아 있었다. 빗물과 눈물이 뒤섞여 시야가 흐려졌다.

백미러 속에서 쫓아 나온 재현의 입이 벙긋벙긋 움직였다. 자기 이름을 부르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제... 단 한마디도 더 듣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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