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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어우야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2-23 11:04:48

주차장에서 열리는 엘리베이터 앞에 근식이 서 있었다. 가라고 했건만 말도 안 듣고 기다리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근식이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려다 말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자꾸만 몸을 빼려는 여자의 허리를 뒤쪽에서 밀고 있었는데, 그게 보였나 보다.

성진은 구부정하게 허리를 구부린 채 어버버 말도 못하는 근식을 지나쳐 그의 차에 여자를 태웠다.

“집이 어딥니까?”

“저기…….”

“주소.”

딱 떨어진 그의 목소리에 여자가 머뭇거리며 주소를 말했다. 시동을 걸고 불러주는 대로 네비게이션에 입력한 성진이 고개를 들었다. 룸미러로 여전히 멍한 표정으로 쳐다보는 근식이 보였다. 그 모습이 못마땅해 츱, 혀를 찼더니 여자가 움츠러들었다. 또 못마땅해졌지만 그는 액셀레이터를 밟았다.

그녀의 집은 그 칵테일 바에서도, 그의 사무실에서도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차에서 내려서도 머뭇거리는 여자를 재촉해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저기…… 이제 정말…….”

“들어가는 것까지입니다.”

여자가 한숨을 내쉬었다.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는 폼이 꽤나 불안한 모양이었다. 5층을 알리는 소리가 나자 여자는 한숨을 한 번 더 쉬고는 걸어 나갔다. 성진은 조용히 뒤를 따랐다. 두어 개의 문을 지나친 여자가 문 앞에 바짝 붙더니 도어락 버튼을 눌렀다. 띠리릭, 잠금이 풀리는 소리가 나자 이를 확인시키듯 성진을 돌아보았다.

“들어가세요.”

그는 한 발짝 뒤로 물러서며 더 가지 않겠다는 의사를 보이며 손짓했다.

“정말 감사했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고개를 숙여 인사한 여자가 문을 열었다. 그리고 들어가다 말고 멈춰 섰다. 지켜보던 성진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뭡니까?”

“아, 아니에요.”

아니라고 대답해놓고 한 걸음 물러서는 건 또 뭔지. 성진은 성큼성큼 걸어가 여자를 옆으로 슬쩍 밀고는 문을 활짝 열었다.

오후의 뜨거운 햇빛이 그대로 들어오는 원룸 안은 발 디딜 틈도 없이 난장판이었다. 모든 집기류가 바닥에서 나뒹굴고 있었고, 옷가지들은 찢어진 채 흩뿌려져 있었다.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스르르 자리에 주저앉은 여자를 뒤로하고 성진은 신발을 신은 채 안으로 들어섰다. 그릇도 깨진 채 바닥에 흩어져 있었고, 의자며 테이블이며 멀쩡한 것이 없었다.

지랄발광을 하셨군.

여자의 반응을 봐선 그녀가 집에서 나온 후에 일이 벌어진 듯했다. 한숨 자고 일어나니 여자가 없어서 뒤엎은 모양이었다.

‘벨렐레레.’

경쾌한 벨소리가 울렸다. 소리를 따라가 보니, 점점이 검붉은 핏자국이 선명한 침대 위에 여자의 핸드폰이 울리고 있었다. 손을 뻗어 잡으려는데 여자의 작은 손이 먼저 달려들었다. 액정을 보더니 받지 않고 벨소리를 죽여 버리는 걸 보면 그 호로개잡놈인 것 같았다.

“받아보시죠.”

“아니에요. 이제…… 들어온 거 보셨으니 그만…….”

또다시 밀어내는 여자 때문에 성진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여기 이런 꼴을 보고 이제 그만 가라? 그 호…… 놈이 다시 오든 말든 신경 쓰지 말고?”

입을 꾹 다물고 있는 여자를 보며 성진은 으르렁거리듯 낮게 욕을 내뱉었다.

“내가 뭐 정의의 사도 그런 건 아니지만, 아가씨. 이 모양이 된 집구석에 언제 다시 찾아 올 지 모르는 개새끼를 냅두고 그냥 가는 쓰레기는 더더욱 아니란 말입니다.”

주변을 둘러보았다. 한숨 밖에 안 나오는 풍경이었다. 시계를 보았다. 지금쯤 근식이 사무실에 도착해 주둥이를 털고 있을 터였다.

츱, 가볍게 혀를 찬 성진은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근식이냐? 오늘 일 많아?”

-아닙니다요, 형님. 오늘은 정 이사 하나 있습니다, 형님. 내일은 불금이라 문 의원네 다섯이랑 강 회장네 둘, 한 이사네 둘 요렇게 있는데요, 형님.

“정 이사면…… 이번에도 골프장인가?”

-네, 형님.

성진은 잠시 고민했다.

“오늘은 늬들끼리 갔다 와야겠다.”

-네, 형님.

“보안 신경 쓰고.”

-네, 형님. 걱정하지 마십쇼!

우렁찬 대답소리가 썩 미덥지는 않았지만 수고해라 한 마디 던지고 전화를 끊으려 했다.

-저, 그런데 형님. 아까 그 분…… 형수님 되실 분입니까?

조심스러운 목소리에 헛웃음이 났다. 대꾸할 가치도 없는 질문이라 인정사정없이 종료버튼을 누르고 주변을 다시 둘러보았다.

“멀쩡한 게 없어 보이지만…… 당장 급하게 쓸 만한 것만 챙기십시오.”

“네?”

“내 집으로 다시 갈 겁니다.”

“하지만…….”

“여기 있을 겁니까?”

성진은 보란 듯이 주변을 눈짓했다. 여자의 시선도 그를 따라 주변을 향했다.

“오후에 나와서 아침에 들어갑니다. 안 들어갈 때도 많습니다. 보셨겠지만 넓어서 크게 불편할 일 잘 없을 겁니다.”

성진은 망설이는 여자를 재촉해 짐을 싸게 했다. 깨지거나 부서진 잔해 틈에서 기특하게 살아남은 화장품과 찢어지지 않은 옷가지 몇 개를 챙기는 것까지 지켜보고는 뒤돌아서서 현관문까지 나와 기다렸다. 여자는 그 뒤로도 한참을 꿈지럭거렸다.

“멀었습니까?”

“아니요, 다 됐어요.”

목소리와 함께 쇼핑백 두 개를 든 여자의 모습이 나타났다.

“갑시다.”

여자의 뒤로 현관문을 닫는데, 벨렐렐레 아까의 벨소리가 다시 울렸다. 성진은 여자의 손에서 핸드폰을 뺏어들었다. 액정에 뜬 이름은 ‘내 남자’였다. 헛웃음이 났다. 그렇게 쳐맞고도 내 남자인가? 말리려 손을 뻗는 여자를 무시하고 전화를 받았다. 연결되자마자 남자의 욕설이 쏟아졌다.

-이 씨발년아! 너 어디야? 어디 갔었어? 여태 누구랑 뭐 했어! 얼마나 더 쳐맞아야 정신 차릴 건데?

“이 개 호로 잡놈의 씨발 새끼야. 병신 같은 새끼가 어디 여자를 패고 이렇게 당당해? 넌 어딘데? 씨발, 뒈지고 싶지 않으면 지금 있는 곳 대.”

성진의 묵직한 욕설을 들은 상대편이 조용해졌다.

“안 들려? 불라고, 이 좆만한 새끼야!”

띠릭, 전화가 끊어졌다. 웃음이 났다. 쫄았네, 병신 새끼. 그는 잔뜩 얼어있는 여자에게 핸드폰을 돌려주고 성큼성큼 걸어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3층에 멈춰있던 엘리베이터라 도착하는 건 금방이었다. 스르르 열리는 문 안으로 들어서 1층 버튼을 눌렀는데, 그 자리에 그대로 선 여자가 보였다.

“안 갑니까?”

“저기…….”

스르르 닫히는 엘리베이터 문 때문에 성진은 열림 버튼을 신경질적으로 눌러야 했다.

“하, 진짜!”

답답하게 구는 여자에 난데없이 얻어먹은 욕설, 이 모든 상황이 주는 짜증에 성진은 한숨처럼 중얼거렸다. 그 소리에 화들짝 놀란 여자가 잔뜩 주눅 든 표정으로 얼른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민서는 보조석 바닥에 내려놓은 쇼핑백 안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휙휙 지나가는 창 밖 풍경을 쳐다보기도 하고, 무릎 위에 올려놓은 자신의 손가락이 꼼지락거리는 것도 한참 쳐다보았다. 그녀는 불편했다. 남자가 말이 없어 더 불편했다. 차에 타고 난 후로 단 한 마디 없이 운전만 하고 있는 남자를 곁눈으로 힐끔 쳐다보았다.

말이 많지 않은 손님이었다. 이런저런 신변잡기적인 얘기들로 대충이나마 성향을 파악할 수 있던 다른 손님들과는 달리, 칵테일 취향 외의 것은 알 수 없던 손님이었다. 명함도 남기지 않아 이름조차 모르는 손님이었다. 잘 알지도 못하는 남자의 차에 타고 있다는 것이 불안했고, 곧 그의 집에 가게 될 거라는 게 더 불안했다.

그 굴욕적이고 비참했던 섹스 뒤에 골아떨어진 근태 옆에서 한참을 울며 떨어야 했다. 이런 취급까지 받아가며 살아야 하나, 죽어버리는 것 외에 벗어날 방법이 있을까, 내가 죽고 나면 이 남자는 죄책감 같은 걸 느끼기나 할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죽을 결심을 하고 집을 나왔었다. 그 곳에서 이 남자를 만날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었다.

살려준 것이 하나도 고맙지 않았다. 재워준 것도 고맙지 않았다. 집까지 데려다 준 것도, 난장판이 된 집을 보고 아무 말 하지 않은 것도, 자기 집으로 가자 한 것도 전혀 고맙지 않았다. 다만 근태에게 욕을 해준 것이, 그녀의 편을 들어준 것은 고마웠다. 무서웠지만 고마웠다. 그래서 불편하고 불안하고 무서운 것을 참을 수 있었다.

다시 눈동자를 굴려 남자를 힐끔 쳐다봤다. 30대 중반 쯤 되었을까? 정면을 주시하며 운전만 하는 남자는 커다란 덩치에 비해 곱게 생긴 얼굴이었다. 다만, 지금은 보이지 않지만 오른쪽 눈썹 위에서 눈꼬리쪽으로 이어지는 흉터가 강한 인상을 풍겼다. 눈매도 좀 날카로워 보이나? 민서는 남자를 힐끔거리던 것을 그만두고 무릎 위로 가지런히 모은 두 손을 내려다보았다.

남자가 근태에게 주먹을 날리던 때를 떠올려 보았다. 큰 키와 넓은 어깨가 주는 위압감, 권태로운 듯하면서도 날카롭던 눈빛, 커다란 덩치임에도 놀랄 정도의 민첩한 움직임. 그 때 이 남자가 뭐라고 했더라. ‘남자 보는 눈 좀 길러요’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지하주차장.

남자는 차에서 따라 내리는 민서에게 손을 내밀었다. 민서는 순간 흠칫거렸다. 짧은 순간에 수많은 생각들이 떠올랐다. 뭐지? 악수하자는 건가? 손을 잡으려는 건가? 그럴 만큼 가까운 사이거나 호감을 나누는 사이도 아닌데 왜 갑자기? 그녀는 얼떨결에 오른손을 내밀었다. 바짝 긴장해 있는 손을 흘깃 내려다본 남자가 손에 들고 있던 쇼핑백을 가져갔다. 아, 두 개니까 하나 들어준다는 거였구나. 괜히 놀랐네. 민서는 앞서 걷는 남자 뒤에서 작게 한숨을 내쉬고는 따라 걸었다.

‘들어드리겠습니다’ 라던가 ‘가방 하나 주세요’라고 한 마디 말이라도 했다면 이렇게 놀라지는 않았을 텐데. 어지간히도 말이 없는 남자였다. 입술을 비죽이던 민서가 왼손에 들고 있던 쇼핑백을 오른손으로 옮겨 들었다. 그리고 소리 없는 비명을 질렀다. 으악, 왜 하필 저걸 들고 간 거야!

난장판이 된 원룸 안에서 멀쩡한 옷들을 발굴하듯 먼저 챙기고 나서 뒤집어진 속옷 서랍을 챙겼었다. 해서 남자가 들고 있는 종이가방 제일 위쪽엔 검은색 레이스 브래지어가 얌전히 올라가 있었다. 그녀가 들고 있는 종이가방 속에는 잡다한 것들 뿐. 손잡이 끈을 묶어서 여며놓긴 했지만, 남자가 들여다보기만 하더라도 그 정체를 알아채는 데 어려움이 없을 터였다. 어으, 내가 진짜 못 살아. 남들한테 보여선 안 되는 모습만 골라서 보이고 있네, 정말.

어디론가 숨고 싶은 기분이었지만, 벌써 저만치 가버린 남자 뒤로 종종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어우야

작가입니다. 이제 둘이 같이 삽니다.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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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
goodnovel comment avatar
고구마
와 완전 잼나 빨리빨리 써주세요..
goodnovel comment avatar
ᅳᅳ
츤데레?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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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폭이 사랑할 때   53

    민서는 대답 대신 손등을 입에 물고 신음을 참았다. 그런 민망한 말은 안 듣고 싶었다. 그럴 리가 없잖은가. 부끄럽고 민망해서 그만두게 하고 싶었지만, 그 은밀한 곳을 문지르고 핥고 빠는 성진의 행위가 주는 쾌감 때문에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그는 이제 그 곳에 입술을 바짝 밀착시킨 채로 쪽쪽 빨아대고 있었다. 그녀가 흘리는 물은 한 방울도 놓치지 않고 마시겠다는 그의 의지가 읽혔다. 입을 틀어막았는데도 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 원치 않았는데도 그녀의 몸은 자꾸만 물을 흘려댔다. 왈칵왈칵 쏟아내는 느낌이 났다. 그 곳에 밀착한 상태로 그의 혀와 입술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쭙쭙거리며 빠는 소리 가운데서도 꿀꺽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죽을 것 같았다. 민서는 다리 사이에 얼굴을 묻고 있는 성진의 머리를 밀어내려 했다. 하지만 그녀의 힘으로 밀려날 성진이 아니었다. 오히려 혀를 구멍에 꽂은 채로 고개를 좌우로 흔들어 그녀를 더욱 자극했다.“허읍!”민서는 억눌린 신음을 뱉으며 그를 밀어내던 손으로 그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말았다. 자극이 너무 강했다. 허리가 저절로 들썩였다. 머릿속이 쭈뼛했다. 눈물이 났다.성진은 쏟아지는 민서의 애액을 정신없이 빨아 마시며 그녀가 가볍게 절정한 것을 눈치 챘다. 정말이지 감도가 좋은 몸이었다. 그가 좆을 쑤셔박은 채였다면 그곳은 그의 것을 쭉 빨아 당겼을 것이었다. 한 발 빼고 왔음에도 싸고 싶은 기분이었다. 그는 혀를 길게 내어 그 곳을 핥아 올리면서 그의 곤두선 기둥을 잡았다.“좋다고 해줘요.”“하읏.”“나를 원해줘요.”그녀의 대답이 없어도 알 수 있었다. 그녀의 모든 몸짓과 반응이 그를 원하고 있음을 말하고 있었다. 얼굴을 그곳에 푹 파묻은 채로 그는 손으로 자신의 성기를 쥐고 흔들었다. 뒷골을 저릿하게 만드는 쾌감에 성진은 몸을 떨었다. 이 여자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흐읍!”“아윽!”성진의 성기가 꿀렁거리며 사정을 시작했다. 민서도 경련하듯 몸을 떨며 두

  • 조폭이 사랑할 때   52

    성진이 느릿하게 입술을 맞붙인 채로 민서의 입술을 빨았다. 혀로 문지르는가 싶더니 혀 끝을 세워 민서의 입술 사이로 찔러 넣었다. 자연스럽게 그녀의 입술이 벌어지면서 그의 혀를 맞이하러 그녀의 혀가 나왔다. 그녀는 파고드는 성진의 혀를 휘감아 빨아들였다. 넘어오는 타액을 삼키면서 팔을 들어 그의 머리를 끌어안았다.하지 않겠다 했더라도 그가 요구하면 내어줄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녀의 몸을 눌러오는 성진의 무게가 싫지 않았다. 맞닿아 비벼지는 피부의 감촉이 좋았다.그의 입술이 옆으로 미끄러져 그녀의 귀를 물었다. 그의 숨소리가 크게 들려 몸이 떨렸다. 뜨겁고 축축한 것이 귓구멍으로 파고들어 먹먹해졌다. 그녀는 신음했다.“다 먹을 겁니다. 어느 한 구석도 빼놓지 않고 맛볼 거예요.”“흐읏.”혀가 귓바퀴를 핥았고 입술이 귓불을 물고 빨았다. 이를 세워 가볍게 물고 당기기도 했다. 그때마다 그녀는 신음하며 몸을 떨었다.“멈추지 않을 겁니다. 울어도 안 봐줄 거예요.”귓불을 놓아준 입술이 목덜미를 타고 내려갔다. 쇄골을 빨고 움푹한 곳을 핥았다. 흔적을 남기기 위해 강하게 빨아들이기도 했다.어깨를 쓸어내린 성진의 손이 그녀의 동그란 가슴을 쥐었다. 손끝으로 유두를 갉작이며 앙가슴을 핥았다.“흑.”그녀의 손가락이 성진의 머리카락 속으로 파고들었다. 머릿속이 뜨거워져서 신음소리를 흘리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아프게 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러니 이렇게만 반응해줘요.”그의 입술이 풍만한 가슴의 살점을 한가득 물고 빨았다. 그의 손아귀 힘에 가슴이 출렁였다. 민서는 다리 사이로 뭔가 흘러내리는 느낌을 참을 수가 없어 다리를 오므렸다. 축축하고 미끄덩거리는 감각이 민망해 오므리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허벅지를 비볐다. 성진은 이제 그녀의 젖꼭지를 쪽쪽 빨고 있었다. 그녀의 가장 예민한 곳이었다. 절로 앓는 소리가 새어나왔다. 그녀는 참지 못하고 성진의 머리카락을 움켜쥔 채로 그의 머리를 끌어당겼다. 그의 얼굴이 가슴살에 묻혔다.“아으읏…….

  • 조폭이 사랑할 때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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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폭이 사랑할 때   50

    꼼짝도 못하고 옆구리에 들러붙은 커다란 남자의 존재에 긴장하고 있던 민서가 슬그머니 고개를 돌려 성진을 보았다. 그녀의 어깨에 얼굴을 묻은 자세 그대로 고른 숨을 내쉬며 잠들어 있었다.“저기요.”조심스럽게 불러봐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민서는 성진의 눈앞에서 가볍게 손을 흔들어보았다. 훅, 입바람으로 그의 앞머리를 날려보기도 했다. 그는 여전히 반응이 없었다.“금방 잠들었네.”피곤하다더니, 정말 그랬던 모양이었다. 근식의 말로는 지방에 일이 있어 잠깐 자리를 비운다고 했었다. 깡패가 출장도 가냐고 혼자 생각했던 게 생각나서 민서는 혼자 슬쩍 웃었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고생이 많았겠다고 속으로 위로를 건네고는 손을 들어 성진의 어깨를 도닥였다.여전히 미동도 않는 성진의 정수리를 잠시 내려다보던 민서가 슬쩍 엉덩이를 밖으로 뺐다. 허리를 잡고 있던 성진의 손이 스르륵 미끄러졌다.정말 깊이 잠든 모양이었다. 이제 상체만 빼내면 자신의 방으로 돌아갈 수 있겠다 싶었다.성진의 옆에서 자는 것이 싫은 건 아니었다. 좋아하게 된 남자였고, 섹스도 한 사이였다. 아직 몸이 많이 아팠지만, 그가 요구한다면 기꺼이 응해줄 생각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왜 그의 옆에서 도망가지 못해 안달이냐면, 아직 어색하고 부끄러워서였다.성진이 기대고 있는 어깨를 조심조심 빼는데, 그의 손이 휙 뻗어와 다시 민서의 허리를 강하게 당겨 안았다. 아파서 비명을 지를 뻔한 걸 겨우 참고는 성진을 살폈다. 그는 얼굴을 두어 번 그녀의 어깨에 부빌 뿐, 깨어난 기색은 아니었다.민서는 조심스럽게 몸을 성진 쪽으로 돌려 누웠다. 그리고 그의 머리카락을 살살 쓰다듬었다. 그렇게 해도 그가 깨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불편하잖아요. 피곤하니까 편히 자라고 그런 건데…….”타이르듯 작은 소리로 말해본 민서는 피식 웃었다. 그리고 그의 머리를 가슴에 안았다. 잠결에라도 놔줄 수 없을 만큼 그녀가 좋다는데 어쩌겠는가. 정 불편하면 밀어내겠지. 그녀는 성진의 뒤통수 머리카락을 만지작거

  • 조폭이 사랑할 때   49

    “내가 지금부터 네 몸에서 서른여덟 개의 살점을 도려낼 거야. 네놈이 내 여자 몸에 낸 상처가 딱 그 숫자 만큼이거든. 정말 공평하지? 멍들거나 부은 건 개수에서 뺐다. 씨발, 그러니까 네놈의 새끼가 허리띠를 휘둘러서 생긴 상처만 서른여덟 개라고, 이 개새끼야.”“자, 잘못했습니다. 다시는 안 그러겠…….”“다시는 그럴 기회가 없을 거야, 이 병신 새끼야. 바닥에 이 방수포 보이지? 난 여기서 네놈의 피를 모조리 쏟아낼 생각이거든. 그런 다음 발목에 쇳덩이를 매달아 바다에 던질 거야. 물고기들 뜯어먹기 좋게 너덜너덜 난도질도 할 생각이야. 어때, 기대되지?”성진은 벌벌 떨면서 눈물을 줄줄 흘리는 근태에게 얼굴을 들이밀었다. 그리고 역수로 쥔 나이프를 들어 칼등을 근태의 관자놀이에 가져다 댔다.“어디부터 시작해야 네놈의 새끼가 더 오래 버티면서 고통을 느낄 수 있는지 얘기해줄까? 주요 혈관이 지나지 않는 심장에서 먼 부위. 그러면서 신경은 밀집해 있는, 이를테면 손가락이나 발가락 같은 게 되겠지.”차가운 나이프가 관자놀이를 훑고 내려갔다.“형님. 그 새끼 오줌 싸는데요?”“냅둬.”“냄새나잖습니까.”웃음기가 섞인 사내의 말에 성진이 코웃음쳤다.“어차피 피 냄새에 묻혀.”“제발…… 살려주세요.”“아니지, 병신 새끼야. 이게 아직도 분위기 파악을 못 하네. ‘살려주세요’가 아니라 ‘단번에 죽여주세요’ 하고 빌어야지.”근태는 이제 어린애처럼 엉엉 울기 시작했다. 무슨 수를 쓰더라도 이들에게서 벗어날 수 없다는 걸 제대로 인지했다. 그를 도와줄 사람도 없었다. 있다 한들 제 목줄기에 닿아있는 칼날보다 빠를 리가 없었다.“내 여자를 짓밟고 걷어찰 때는 좋았지? 아주 신나게 두드려 패셨더군. 씨발, 경찰한테 하는 진술을 옆에서 듣는데 피가 부글부글 끓더라고. 네놈을 어떻게 죽여야 씨발, 이 분이 풀릴까, 너무 화가나니까 손이 부들부들 떨리더라, 새끼야.”“잘못했어요. 정말 잘못했어요.”남자가 성진 옆으로 다가와 넌지시 말해왔다.“이 새끼 좆부터

  • 조폭이 사랑할 때   48

    늦은 저녁을 먹고 느긋하게 커피까지 한잔씩 마신 성진과 남자들이 공장으로 돌아가 보니, 세 대의 승용차가 헤드라이트로 공장 안을 비추고 있었다. 차 옆에서 담배를 피우며 노닥거리던 남자 두 명이 성진을 향해 고개를 꾸벅 숙여 인사를 해 왔다.“조용히 달아 온 거겠지?”“네, 형님. 주변 차량 번호도 알아놨습니다. 나중에 블랙박스 영상 확인할 수 있도록 연락처도 같이 파악했습니다.”“그래, 잘 했다.”성진의 시선이 공장 안으로 향했다. 안에서 둔탁한 소리와 거친 목소리가 들렸다.“이 새끼들, 내가 누군지 알고…….”“안 궁금하다고, 새꺄. 우리 형님이 여자 패는 새끼들 극혐하시는 이유를 너 때문에 알았다. 이 개좆만도 못한 새끼.”“어이, 살살 하라고 했잖아. 형님 몫이라고.”“아는데, 이 새끼가 자꾸 주둥이를 나불대잖아.”“내 전화 한 통이면 늬들 다 죽은 목숨…….”“이거 봐. 이 주둥이가 자꾸 매를 벌잖아.”“그래도 적당히 해.”안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표정을 굳힌 성진이 공장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바닥에 깔아놓은 방수포 한 가운데에 근태가 꿇어앉아 있었다. 그리고 그 주변을 남자들이 둘러싸고 서 있었다. 근태 앞에 쪼그려 앉은 남자는 민서가 납치되었을 때, 모텔 문을 부쉈던 남자 중 한 명이었다. 그는 근태의 따귀를 연거푸 때리고 있었다.“오셨습니까, 형님!”누군가 성진을 발견하고는 큰소리로 외치며 허리를 숙였고, 이내 모든 남자들이 고개를 숙이며 같은 인사를 외쳤다. 고개를 끄덕인 성진이 근식 앞으로 걸어갔다.“이렇게 만나네, 씨발 개새끼야.”근태가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 성진을 보았다. 그의 양볼은 빨갛게 부어 있었다. 쪼그리고 앉아있던 남자의 작품이었다.“너, 이 깡패 새끼! 내가 누군지 알고…….”근태가 몸을 일으키려 들자, 옆에 서 있던 남자가 그의 오금을 걷어찼다. 근태는 다시 바닥에 쓰러졌다.“누구긴 누구야. 그 나이 처먹도록 백수로 지내면서 내 여자를 납치 감금 강간 폭행한 개호로잡놈의 씨발 새끼지.”“

  • 조폭이 사랑할 때   46

    민서를 아프게 한 새끼가 되어 죽어버려야 할 처지가 된 성진이 웃었다. 지영이 요구하지 않아도 이미 근태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계획을 세워놓았기 때문에, 남은 것은 자신이 어떻게 죽을 지만 결정하면 될 것이었다. 민서와 행복하게 늙어죽으면 딱 좋을텐데 말이다.“난 나가봐야 하니까, 네가 근식이랑 같이 여기 있다가 민서 씨 깨어나면 좀 보살펴줘. 필요한 건 다 말하고. 웬만하면 민서 씨 옆에 붙어있었으면 좋겠다.”“어디 가는데요? 언제 와요?”“개새끼 조지러. 언제 올지는 모르겠고.”너무 태연한 표정으로 한 말이라 지영은 자

  • 조폭이 사랑할 때   45

    “아무리 미운 자식이라도 자식은 자식인데 어떻게…….”성진은 손에 든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껐다. 그리고 고민하는 현식을 향해 상체를 숙였다.“확신하십니까, 진짜 김 국장님 핏줄이라는 거?”대답이 바로 나오지 않았다. 김근태가 자신의 손에 떨어질 날이 멀지 않았다는 확신이 드는 순간이었다. 성진은 비릿하게 웃으며 상체를 일으켰다. 그리고 의자에 등을 기대고 앉아 다리를 꼬았다.“제가 사모님을 뵌 적이 없어서 말이죠. 셋째 아드님이 사모님만 쏙 빼닮은 모양입니다. 위에 두 아드님은 국장님을 판박이처럼 똑 닮았던데 말이죠.”“

  • 조폭이 사랑할 때   44

    현식은 썩 기분이 좋지 않았다. 평소 탐탁지 않던 막내아들이 사고를 쳐 구치소에 수감 중이었다. 변호사를 붙이고 인맥을 동원해 법원 쪽에 입김을 불어넣을 수 있을만한 위인을 만나고 오는 길이었다.“빌어먹을 자식 같으니!”어쩌면 이렇게 시기를 제대로 골라 사고를 쳐 대는지 알 수 없었다. 차기 대선에서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제 1야당의 당대표가 은근한 제안을 해 온 참이었다. 그토록 기다려왔던 기회가 손에 잡힐 듯 가까워졌는데, 못난 아들놈 덕분에 손을 뻗어보지도 못할 처지가 되어버렸다.“지 형들 반에 반만이라도 따라가 주면 내

  • 조폭이 사랑할 때   43

    경찰 조사는 순조롭게 진행됐다. 납치 감금 강간의 현행범으로 체포된 근태의 피해자 진술이었으므로, 있었던 일을 순서대로 설명하기만 했다.“그런데…… 함께 온 사람과는 무슨 관계이십니까?”“네?”“동거인입니다.”관계를 묻는 질문에 당황한 민서가 뭐라 대답하기도 전에 성진이 건조한 목소리로 대답을 낚아챘다. 경찰의 시선이 민서에게서 성진으로 갔다가 다시 민서로 향했다.“이번 일이 혹시 강성진 씨와 관련이 있습니까?”민서가 근태에게 무슨 일을 당했는지 옆에서 들으며 끓어오르는 분노를 애써 삭이고 있던 성진이 경찰의 질문에 헛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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