เข้าสู่ระบบ심정민은 걸어오는 내내 많은 생각을 했다.예전에 정 소실과 최연진 사이에서 벌어졌던 수많은 다툼이 떠올랐다. 대부분 정 소실이 남몰래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자신이 발견하면서 시작되었다.심정민이 몇 마디 물으면 정 소실은 머뭇거리다가 최연진에게 괴롭힘을 당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 그는 언제나 첩실의 편을 들어 주었다.정작 최연진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한 번도 묻지 않았다.정 소실이 말을 제대로 꺼내지 못하고 숨기는 모습을 볼 때마다 최연진을 두려워해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다.이제 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자신의 마음이 분명 정 소실 쪽으로 기울어 있었다.그리고 오늘에서야 자신이 줄곧 우롱당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정 소실은 정말 간이 배 밖으로 나온 듯 그런 말을 서슴없이 내뱉었다. 정실부인을 두려워하기는커녕 조금도 안중에 두지 않았다.어떤 의미에서는 자신이 정 소실을 그토록 방자하게 만든 것이나 다름없었다.심정민은 최연진의 뒤로 다가가 조심스레 손을 들어 그녀의 어깨에 얹었다. 그는 자신이 이 정도면 충분히 고개를 숙였다고 생각하며 말했다.“이번 일은 내가 당신을 오해했소. 정 소실은 내일 당장 사람을 시켜 밖으로 팔아 버리겠소.”최연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미 반년 전부터 그녀는 심정민이 몸에 손을 대는 것만으로도 역겨움을 느꼈다.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치밀어 오르는 혐오감이었다.예전에는 최연진도 심정민에게 기대를 품은 적이 있었다. 그러나 계연수와 가까이 지내면서 비로소 깨달았다.심정민은 영원히 자신에게 냉정한 사람일 것이다.그가 다정하게 대할 줄 모르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최연진에게 마음을 쓰지 않을 뿐이었다.오숙부는 심정민보다 몇 배는 더 바쁜 사람이었다. 오숙부가 본래 냉정하고 무뚝뚝한 성정이라는 것도 심씨 가문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설마 심정민이 오숙부보다 더 바쁘고 무정하단 말인가?모두 핑계에 불과했다.그저 자신이 심정민의 마음속에서 그만한 수고를 들일 가치조차 없는 사람이었을 뿐이었다.최연
계연수는 그 말을 듣고 그나마 안도했다. 가장 걱정했던 것은 심정민이 여전히 정 소실을 감싸고도는 것이었다. 그녀는 이참에 몇 마디 더 일러 두기로 했다.정 소실은 누가 보아도 심보가 바르지 못하고 분수를 모르는 사람이었다. 곁에 계속 남겨 둔다면 앞으로도 적잖은 말썽을 일으킬 게 분명했다.계연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오늘 정 소실을 직접 보니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하더구나. 예전에도 앞에서는 순종하는 척하면서 뒤로는 거스르는 짓을 많이 했을 게다. 네가 끝까지 그 여자에게 속지 않아 다행이구나. 최씨는 요즘 두 아이를 돌보면서 내 집안일까지 거들고 있다. 사실 그 아이도 무척 고생하고 있어. 늘 혼자서 후원의 온갖 일을 도맡아 바쁘게 뛰어다니지 않느냐. 너도 시간을 내어 최씨 곁에 자주 있어 주거라.”심정민은 잠시 멈칫했다.그는 최연진이 후원을 관리하며 얼마나 애쓰는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잠시 침묵하던 심정민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심정민이 떠난 뒤, 계연수는 멀어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오늘 벌어진 일을 곱씹어 보니, 심정민은 아무리 생각해도 좋은 부군이 아니었다.돌아가는 길에 용춘이 계연수의 곁에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큰 도련님도 예전의 사씨 큰 도련님과 똑같습니다. 언제나 제 부인보다 남을 더 감싸잖아요.”계연수는 고개를 끄덕였다.정말이지 두 사람은 다를 바가 없었다.무엇보다 역겨운 점은 분명 한쪽만 편애하면서도 스스로는 공정하다고 굳게 믿는다는 것이었다. 양쪽을 똑같이 대했다고 생각하기에, 잘못을 지적하면 도리어 상대가 제 호의를 모르고 배은망덕하다며 비난했다.용춘이 다시 말했다.“전에도 부인께서 오실 때마다 화리하고 싶다고 하셨잖아요. 이번에 이렇게 큰 억울함까지 당하셨는데도 큰 도련님이 계속 첩실만 감싼다면, 정말 화리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계연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처소로 돌아온 그녀는 탁자 위에 놓인 동심결을 바라보았다. 심서준을 위해 손수 만든 것이었다.이미 두 개를 완성해 두었
심정민은 자신이 첩실을 편애한 적이 없다고 생각했다.그는 줄곧 자신이 공정하게 처신한다고 믿었다. 정 소실은 연약하고 겁이 많은 반면, 최연진은 명문가에서 자란 귀한 규수였다. 그러니 정 소실이 감히 최연진에게 대들 배짱이 있을 리 없다고 여겼다.하지만 자신이 그토록 굳게 믿어 온 공정함은 오늘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정 소실의 몸종이 제 입으로 정 소실이 정말 그런 말을 했다고 실토하는 순간, 심정민의 머릿속에서는 굉음이 울렸다.귓가에는 여전히 할머니의 엄한 질책이 쏟아지고 있었다.“어려서부터 받은 가르침은 모두 어디로 갔느냐? 그 많은 책을 읽고도 배운 것을 모조리 개에게 줘 버린 것이냐? 고작 내놓기도 부끄러운 첩실 하나가 어찌 감히 정실부인에게 이토록 무례하게 굴겠느냐! 네가 평소 감싸고 편들어 주지 않았다면, 그 계집이 어디서 그런 배짱이 났겠어!”“예전부터 네 처소에서 벌어지는 일을 여러 차례 들어 왔다. 네가 조정의 관리라는 것이 부끄럽고, 과거에 급제한 진사라는 사실도 부끄럽구나. 최씨의 아버지는 현직 판서다. 헌데 오늘 최씨가 사랑채에서 눈물로 억울함을 호소하며 공정한 처분을 구했다. 이 일이 밖으로 퍼지면 사람들이 우리 심씨 가문을 어떻게 보겠느냐?”“최씨가 너에게도, 네 어머니에게도 도움을 청하지 않고 나를 찾아왔다. 그것만 봐도 너희에게 말해 봤자 아무도 자기 편에 서 주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뜻이다. 그 첩실은 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도 네가 돌아오면 억울함을 풀어 줄 거라고 입버릇처럼 떠들었다. 우리마저 안중에 두지 않은 채 윗사람을 속이고 아랫사람을 기만하며 거짓말을 늘어놓은 것이다. 그런데도 그런 계집을 곁에 두려는 것이냐!”심정민의 몸이 미세하게 굳었다.그는 다시 오늘 최연진이 조용히 화리를 요구하던 순간을 떠올렸다. 그녀의 말투는 한없이 평온했고, 자신을 바라보는 눈에는 일말의 애정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곰곰이 돌이켜 보니, 요즘 들어 자신과 최연진은 제대로 대화조차 나누지 않았던 듯했다.심
그녀와 심정민은 애초부터 서로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었다.최연진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방 안에는 기이한 침묵만 흘렀다. 끝내 보다 못한 최연진의 몸종 취영이 털썩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녀는 눈물을 머금은 채 오늘 있었던 일을 하나도 빠짐없이 털어놓았다.“부인께서 너무나 억울한 일을 당하셨습니다. 오늘만큼은 소인이 목숨을 걸고서라도 모든 일을 말씀드리겠습니다.”취영은 목이 메어 말을 이었다.“오늘 부인께서는 그저 뒤를 돌아 둘째 부인 쪽을 한 번 바라보셨을 뿐인데, 그것 때문에 큰 부인께 뺨을 맞으셨습니다. 그래도 저희 부인께서는 울며 소란을 피우지도 않고 묵묵히 참으셨습니다. 헌데 돌아오는 길에 정 소실과 마주쳤습니다. 정 소실은 앞에서는 공손한 척했지만, 큰 부인께서 자리를 뜨시자 뒤에서 비아냥거렸습니다. 정 소실은 예전부터 늘 앞에서는 복종하는 척하고 뒤에서는 거역해 왔습니다. 그래서 오늘 부인께서 벌을 내리셨는데도, 정 소실은 잘못을 뉘우치기는커녕 나으리께서 돌아오시면 대신 억울함을 풀어 주실 거라고 큰소리쳤습니다. 부인께서 노부인께 시비를 가려 달라고 찾아가신 것도 그 때문입니다. 헌데 정 소실은 노부인 앞에 가서는 도리어 부인을 모함했습니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자신을 때렸다고 거짓말한 것입니다.”취영은 갈수록 더욱 서럽게 울었다.“대체 어느 집안의 첩실이 감히 정실부인을 이토록 모함한단 말입니까? 어느 집안의 첩실이 수많은 부인 앞에서도 저토록 방자하게 굴 수 있단 말입니까? 다행히 노부인께서 저희 부인의 억울함을 풀어 주시고 정 소실에게 곤장 스무 대를 내리셨습니다.”취영은 울먹이며 말했다.“부인께서 노부인을 찾아가신 것은 이 집안에서 부인을 공정하게 대해 주실 분이 노부인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제가 나으리께 아뢴 말 가운데 단 한마디라도 거짓이 있다면, 벼락을 맞아 비참하게 죽어도 좋습니다. 제 말이 진실임을 밝힐 수만 있다면 목숨도 내놓겠습니다.”말을 마친 취영은 갑자기 몸을 일으키더니 그대로 벽을 향해 세차게 달려들었
최씨는 자신이 이 말을 꺼내기까지 몹시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막상 입 밖으로 내뱉고 나니, 생각했던 것만큼 어렵지는 않았다.사실 이 말은 이미 몇 번이나 목구멍까지 차올랐었다.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에 얽매여 번번이 삼키고 말았다.어쩌면 자신은 너무 많은 것을 염려했는지도 몰랐다. 늘 주변의 눈치를 살피며 주저했고, 마음 한구석에는 심정민에게 마지막 기회를 남겨 두었다. 심지어 그의 잘못을 대신 변명하기까지 했다.예전에 최씨는 어머니의 말을 믿었다.여자가 시집가면 누구나 이렇게 사는 것이고, 다른 여자들도 모두 참고 견디며 살아간다고 했다.하지만 이제는 그 말이 틀렸다는 것을 알았다.시어머니가 자신을 함부로 대하는 것도, 결국 심정민이 자신을 하찮게 여기기 때문이었다.예전에는 노부인도 오숙모를 탐탁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오숙부가 늘 사람들 앞에서 숙모를 살뜰히 보살피고 감싸 주었으며, 노부인 앞에서도 한결같이 숙모의 편을 들어 주었다. 그러자 지금은 노부인도 오숙모를 온화하게 대하고 있었다.그러니 더는 이 부군을 위해 구실을 찾아 줄 필요가 없었다.자신에게 잘해 주지 않은 것은, 그저 잘해 주지 않은 것이었다.심정민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여전히 음울한 얼굴로 최씨에게 한 걸음 다가가 물었다.“뭐라고 했소?”분명 잘못 들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최씨가 어떻게 화리하자는 말을 먼저 꺼낼 수 있겠는가.이번에는 최씨도 고개를 돌려 심정민의 눈을 똑바로 마주 보았다. 조금 전보다 더욱 확고하고 평온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우리 화리합시다.”두 번째로 말하니 오히려 한결 수월했다.오랫동안 가슴을 짓누르던 돌덩이가 마침내 바닥으로 떨어진 것 같았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심정민은 최씨에게 크게 분노하고 있었다. 부인으로서 제 본분을 다하지 못하고 자신의 후원을 엉망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최씨의 말을 똑똑히 알아들은 순간, 심정민은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녀를 바라보며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가슴속에서 활활 타오르던 분노도 한
한편 심씨 노부인의 처소에서 나온 최씨와 백씨는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백씨는 굳은 얼굴로 최씨를 흘겨보았다. 입술을 몇 번 달싹였지만 끝내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자리를 떠났다.노부인에게 호된 꾸지람을 들은 탓에 속으로는 이를 갈 만큼 분했으나, 당분간은 더 이상 성질을 부릴 수 없었다. 머지않아 분가할 예정이니, 지금 노부인의 미움을 사서 좋을 것은 없었다.오늘 최씨가 감히 자신에게 맞선 일은 분가한 뒤 천천히 괴롭힐 방법은 수도없이 많았다.최씨는 멀어지는 백씨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처소로 돌아갔다.곁을 따르던 시녀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이번에는 노부인께서 나서 주셨지만, 앞으로는 어떻게 하시려고요?”시녀는 주변을 살핀 뒤 목소리를 더욱 낮췄다.“곧 분가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분가한 뒤 큰 부인께서 부인께 보복하시면 어떡합니까?”최씨는 눈을 내리깔고 담담하게 대답했다.“오늘 내가 이렇게 하지 않았어도 그분은 똑같이 나를 괴롭혔을 것이다. 정 안 되면 함께 파멸하는 수밖에.”처소로 돌아온 최씨는 곧바로 어머니에게 편지를 썼다. 그녀의 아버지는 여전히 판서였다. 딸이 이런 집안에서 속수무책으로 괴롭힘을 당하도록 내버려 둘 리 없었다.그러나 최씨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따로 있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어머니를 설득하여 화리를 허락받고 싶었다.정말이지 더는 이 집에서 살아갈 수 없었다.아니, 더는 살아가고 싶지 않았다.분가하고 나면 오숙모도 곁에 없을 터였다. 자신을 지지해 줄 유일한 사람마저 사라진 뒤의 삶은 아무런 의미도 없을 것 같았다.심지어 한순간에는 아이마저 포기하면 그만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아이를 위해 이곳에서 평생 빛 한 줄기 없는 삶을 견디며 억눌려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저릿하도록 서러웠다.처소로 돌아온 최씨는 기이할 만큼 고요했다. 작은 인기척 하나 내지 않은 채 탁자 앞에 앉아 어머니에게 보낼 편지를 써 내려갔다.최씨는 평소 어머니에게 편지를 보내 고충을 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