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떠날 즈음엔 이미 한낮이 훌쩍 지나 있었다.고씨 노부인은 계연수와 고씨가 절에 들러 기도를 올린다 하자 더 붙잡지 않았다.오후가 되자 잠시 하늘이 개었다. 모녀는 먼저 집에 들렀다가 그 뒤 법화시로 향했다.마차 안에서 계연수가 용춘에게 물었다.“그림은 전해 두었느냐?”용춘이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걱정 마세요. 옆집 문간에 맡겨 두었습니다. 심 대인께서 돌아오시면 바로 전해 드리겠다고 했습니다.”계연수는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고 더는 묻지 않았다.오늘 법화시는 한산한 편이었다.이들이 기도를 드리러 온 까닭은 단 하나, 앞길이 순탄하길, 이후의 삶이 무사하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었다.계연수의 아버지는 평소 신불을 믿지 않았고 그녀 또한 크게 의지하는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오늘만큼은 달랐다.불상 앞에 무릎을 꿇고 세 번 머리를 조아렸다. 내일 길이 막힘없이 이어지기를, 지난번처럼 뜻밖의 변고가 없기를, 도적이나 유랑 무리 없이 무사히 휘안현에 닿기를, 그곳에 가서도 지나치게 험난하지 않기를.기도를 마친 뒤에는 어머니와 함께 법사를 찾아가 관음부와 오뢰부를 하나씩 받아 몸에 지녔다. 고씨는 더 정성을 들이고 싶다며 절에서 저녁 공양까지 하고 가자고 했다.계연수는 어머니가 이런 것에 마음을 두는 걸 알았기에 순순히 따랐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식사를 할 때까지만 해도 가느다란 비였는데 공양을 마치고 나오자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지며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한 것이다.이런 날씨로는 더는 길을 나설 수 없었다.결국 절에 하룻밤 묵고 이튿날 새벽 날이 밝으면 떠나기로 했다.*그 무렵, 심서준은 형부에서 막 나오는 길이었다.형부 대청 앞에 서자, 형부상서와 대리시경이 나란히 따라섰다.군호(軍戶)들의 횡령 사건이었다. 주부 동지와 결탁해 뇌물을 주고받았고 위진무사까지 얽혔다. 심지어 위지휘사도 연루되어 서로 책임을 미루며 물고 늘어졌다.금의군이 관련된 자들을 모두 압송해 경성으로 들여왔고 심문은 거의 끝나 있었다. 마지막 형량을
상 위에는 향로와 불수 한 개가 놓여 있었고, 고준안이 가져왔으나 거의 손대지 않은 감말이 과자 한 접시도 그대로였다.향로에서 흰 연기가 가늘게 피어올랐다. 단정한 방 안에서 계연수는 옆에 놓인 난초 무늬 비단 장침에 손끝을 얹은 채 어머니와 내일 떠날 일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외할머니께는 굳이 미리 알리지 않고 휘안현에 도착한 뒤에야 전하자고 마음을 정했다.사금희를 마주친 일을 떠올리면 더 머물 이유도 없었다. 이곳의 인연과 얽힘을 하루라도 빨리 끊어내는 편이 나았다.말을 마친 뒤, 계연수는 어머니의 얼굴을 조심스레 올려다보았다. 아무 말 없이 떠나려는 까닭은 또 하나 있었다. 고준안에게 자신이 함께 휘안현으로 가길 바라지 않는다는 뜻을 분명히 전하고 싶어서였다.고씨는 딸의 눈을 가만히 바라보았다.그 눈빛은 화리서를 건네며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하던 그날과 같았다. 이미 스스로의 길을 정해 놓았다는 듯, 고요하고도 단단한 기색.고씨는 알고 있었다. 계연수가 진심으로 고준안을 끌어들이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을, 짐이 되고 싶지 않은 마음이라는 것을.이제 딸은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할 만큼 자라있었다. 어머니로서 자신이 할 일은 더는 딸의 발목을 붙잡지 않는 것이었다.다만 마음 한구석이 저릿했다. 아직 나이도 많지 않은 아이라 원래라면 평탄한 귀부인의 삶을 살았어야 마땅하거늘, 병약한 어머니를 데리고 낯선 땅으로 떠나야 한다니.고씨는 더이상 고준안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이미 딸은 선택을 끝냈으니 그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래.”모녀는 이튿날 떠나기로 의논했다. 사씨 집안 사람들이 언제 다시 들이닥칠지 모르는 이상 서둘러야 했다.계연수는 이제 사씨와 어떤 식으로도 얽히고 싶지 않았다. 고씨 역시 동의했다. 화리한 이상 더는 왕래도, 인연도 필요 없었다.다만 고씨는 떠나기 전, 고씨 노부인을 한 번 더 뵙고 싶어 했다. 떠난다는 말은 하지 않더라도 말이다.계연수는 어머니의 마음을 헤아려 출발을 하루 미루기로 했다.*밤이
바깥채는 어둑했고 대문 아래 걸린 등롱 불빛은 안쪽까지 닿지 못했다.심서준은 온몸이 어둠 속에 잠긴 채 서 있었다. 계연수는 그의 얼굴을 또렷이 볼 수 없었지만 묘하게도 그가 기분이 좋지 않다는 기색은 느낄 수 있었다.그의 시선은 지금 자신을 향하고 있으리라.계연수는 잠시 멈칫하다가 다시 우산을 펴고 유리 등롱을 들고 그 앞으로 다가갔다.비는 실처럼 가늘게 흩어졌고 등롱의 불빛은 빗줄기에 잘게 부서졌다. 젖은 청석 바닥 위로 차가운 빛이 잔물결처럼 번졌지만 그의 표정은 여전히 선명히 보이지 않았다.두 걸음쯤 거리를 둔 채 그녀가 물었다.“심 대인, 이제 돌아가시려는 겁니까?”심서준은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잠시 뒤, 검은 눈동자가 깊게 가라앉으며 물었다.“그 자는 당신 사촌입니까?”“네. 둘째 오라버니예요.”심서준이 한 걸음 더 다가서자 등롱의 부드러운 빛이 그녀의 얼굴 위로 내려앉았다. 주변에는 젖은 공기와 빗소리가 감돌았다.비에 젖은 은은한 향이 스쳤다. 우산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 속에서 그의 시선이 천천히 내려왔다. 눈빛은 어둡고도 알 수 없는 기색을 띠고 있었다.“너무 가까이 서 있던데.”그 한마디에 계연수가 미묘하게 굳자 심서준이 덧붙였다.“앞으로 밤에는 남자를 집에 들이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그제야 그녀는 그의 뜻을 짐작했다. 밤에 고준안과 함께 식사를 한 것이 경솔해 보였던 걸까, 아니면 소문이 돌까 염려한 것일까.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의 말이 아주 틀린 것도 아니었다. 화리한 사실은 이미 알 사람은 다 알 것이다. 고씨 집을 떠나 따로 살고 있는 지금, 밤에 사촌이라 해도 남자가 드나든다면 누군가의 입에 오르내릴 수도 있었다.계연수는 고개를 끄덕였다.“앞으로는 조심하겠습니다.”그녀의 눈빛은 진지했다.조금 전까지 고준안과 단둘이 서 있던 모습을 보고 긴장했던 심서준의 마음이 그녀의 한마디에 서서히 풀어졌다. 늘 차갑던 그의 눈매도 조금씩 부드러워졌다.가느다란 비바람에 그녀의 단정한 머리칼이 살짝 젖어 붉게
심서준이 돌아서려는 순간, 계연수는 문득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밤늦게까지 와서 어머니의 약을 걱정해 주었는데 정작 자신은 그가 머물기 불편하다고 느끼게 만든 것만 같았다. 그 생각이 스치자 죄스러움이 밀려왔다.그녀는 무의식중에 손을 뻗어 그의 소매를 붙잡았다.“심 대인…”심서준의 걸음이 멈췄다.그의 시선이 조용히, 그녀가 붙든 소매 끝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아무 말 없이 그녀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계연수의 목소리는 밤빛 속에서 더욱 가늘게 흩어졌다. 그와 눈이 마주치자 그녀는 얼른 손을 놓았다.“심 대인께서 괜찮으시다면요.”심서준은 그녀를 바라보았다. 나지막하고 부드러운 음성이 가슴을 조여왔다. 방금 전, 그녀가 소매를 잡아당기던 그 짧은 순간, 심장이 또 한 번 급하게 뛰어오른 것을 그는 분명히 느꼈다.*식탁의 공기는 유난히 어색했다.작은 네모난 상에 네 사람이 한 자리씩 마주 앉았다. 올려진 반찬은 고작 세 가지. 숨조차 크게 쉴 수 없을 듯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오직 심서준의 얼굴만이 태연했다. 곁에 서 있던 문하조차 발끝이 오그라드는 듯한 표정이었다.계연수는 젓가락을 쥔 채, 흘끗 심서준을 바라보았다. 그가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이 자리가 어딘가 어울리지 않는 듯했다.어려서부터 귀한 집안에서 자라난 탓일까. 그의 몸에는 자연스레 배어 있는 품위가 있었다. 소박한 반찬 몇 가지와는 확연히 다른 세계의 사람처럼 보였다.고씨 또한 심서준을 자주 본 적은 없었다. 두세 번 마주친 것이 전부였고 그것도 이미 오래전 일이었다. 세월이 흐르니 이제 사람도, 세상도 달라져 있었다.그녀는 어딘가 긴장한 얼굴로, 음식이 입에 맞는지 몇 번이나 조심스레 물었다. 혹시 부족할까 싶어 부엌에 다시 음식을 내오라 할 기세였다.손님이긴 하나 심서준은 마치 이 집의 주인처럼 태연하게 앉아 있었다.“맛이 좋습니다.”그 한마디에 상에 둘러앉은 이들은 모두 저도 모르게 숨을 돌렸다.고준안은 간간이 심서준을 힐끗 바라보았다. 이런
상 위에 막 차려진 음식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고 있었지만 계연수는 아직 한 젓가락도 들지 못했다.그때 용춘이 들어와 낮은 목소리로 심서준이 왔다고 전했다.계연수는 멍하니 눈을 깜빡였다. 이 시간에 심서준이 올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던 것이다.“심 대인께서 무슨 일로?”용춘은 고개를 저으며 의미심장하게 눈을 찡긋했다.“아직 문밖에서 기다리고 계세요.”문밖에서… 기다린다고?계연수는 잠시 그 모습을 상상해 보려 했으나 잘 그려지지 않았다. 그가 자신을 찾으러 온 것이 분명하다 여겨 어머니와 고준안에게 먼저 식사하시라 말하고 서둘러 밖으로 나갔다.대문 앞에 이르자 처마 아래 서 있는 심서준이 눈에 들어왔다.검은 옷을 입은 채 길게 뻗은 몸매로 조용히 서 있었다. 차분하면서도 서늘한 기품이 감돌았고 단정한 얼굴에는 깊은 정적이 내려앉아 있었다. 늘 사람을 압도하던 눈빛이 지금은 곧장 그녀를 향해 있었다.그는 빗줄기와 어우러져 한 폭의 냉담한 그림 같았다. 현색 옷자락이 밤빛과 겹치자 오히려 더 고귀해 보였다.계연수는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빗소리에 묻혀 목소리가 한층 가늘어졌다.“심 대인께서… 저를 찾으신 건가요?”심서준은 그녀의 뒤편 멀찍이 서 있는 고준안을 한 번 흘끗 보았다. 그는 다가오지 않은 채,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었다.심서준은 다시 계연수의 얼굴로 시선을 옮겼다.언제부턴가 그녀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사라졌고 늘 그 앞에서 보이던 조심스러움이 다시 스며 있었다.그는 두 손을 등 뒤로 모은 채, 그녀의 어깨에 맺힌 가는 물기를 바라보았다. 손에는 우산이 들려 있었지만 빗물이 스며들었는지 옷깃과 머리칼 끝에 습기가 서려 있었다. 계연수가 물기 어린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자 심서준은 최대한 부드러운 어조로 낮게 물었다.“아침에 보낸 과자는 드셨습니까?”계연수는 잠시 놀랐다.이걸 묻기 위해 온 것일까?“네, 다 먹었습니다.”심서준은 다시 물었다.“어제 드린 약은 예전 것과 비교해 보면 어떻습니까? 효과가 있다면 더 보내드
계연수는 그 일을 떠올렸다. 어릴 적 그녀는 유난히 먹을 것을 밝히는 아이였다. 많이 먹으면 항상 배를 잡고 앓아누웠기에 어머니는 밤에 더 먹지 못하게 하셨다. 그래서 배가 고프면 몰래 밖으로 나갔다.그날도 밤에 먹었던 얼음피 녹두떡이 생각나 부엌을 뒤지러 갔다가 하필이면 고준안에게 들키고 말았다.그 기억에 계연수는 저도 모르게 웃었다.“다 먹고 나니 온 집안이 우리를 찾느라 난리였죠. 오라버니께서는 큰 외숙부께 맞기까지 하셨잖아요.”고준안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아버지도 얼마나 놀라셨는지. 손바닥 스무 대를 맞았지. 손이 퉁퉁 부었었다. 그래도 덕분에 다음 날 새벽 글씨 연습은 면했지.”그가 그 일로 슬쩍 게으름을 피웠다는 사실에 계연수는 뜻밖이라는 듯 눈을 크게 뜨고 이내 입을 가리며 웃었다.웃음 끝이 한결 가벼워졌고 마음의 무게도 조금은 옅어졌다.고준안은 그녀의 웃는 얼굴을 바라보았다. 여섯, 일곱 살 무렵의 계연수는 아직 여물지 않은 눈 덩이처럼 동그랗고 통통한 아이였다.지금의 그녀는 달랐다. 어느새 많은 이들의 시선을 받는 여인이 되었다.사가에서 마음을 바꾼 것인지 오늘 오전에 찾아왔다. 그리고 심가의 그 인물까지.앞으로 또 누가 있을까?고준안은 입술을 가만히 다물었다. 차라리 하루라도 빨리 계연수와 이곳을 떠나고 싶었다.그가 바라던 공명 또한 결국 그녀를 위한 것이었다. 그녀가 없다면 공명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담 하나를 사이에 둔 맞은편 누각 위에서 심서준은 어두운 눈빛으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계연수가 고준안과 웃으며 이야기하는 모습. 두 사람이 나란히 서서 옷자락이 거의 스칠 듯 가까이 선 모습.고준안은 이곳을 드나드는 데 아무 거리낌이 없고 계연수 또한 그의 방문을 전혀 낯설어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자연스럽고 편안했으며 가벼웠다.반면 그는 언제나 다른 사람들의 눈을 통해서만 계연수를 볼 수 있었다.그 두 사람의 그림자가 점점 시야에서 멀어졌다. 먹빛 비가 무겁게 내리며 세상을 젖게 만들었고 빗물은
말을 잇던 계연수는 잠시 멈추어 사옥현을 바라보았다.“제 사촌의 일은 어떤 결론이 나든 나으리와 사씨 가문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누가 잘못했느니, 누가 부족했느니 언급할 일도 아니고요.”분명 그가 바라던, 이성적이고 분별 있는 말이었다. 그런데도 사옥현은 그 순간, 목에 가시가 걸린 듯 숨이 막혔다. 차라리 이럴 바에는 계연수가 울거나 매달리며 소란을 피워 주기를 바랐다. 이렇게 아무 감정도 없는 얼굴로 잔잔하기만 한 표정을 짓는 것보다는 그쪽이 훨씬 나았으니까.사옥현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다시 입을 열었다.“네가
깊은 밤, 거위털 같은 큰 눈발이 두 사람 사이에서 어지럽게 흩날렸다. 마치 흰 장막처럼 서로를 갈라 두 개의 세계를 만들어 놓은 듯했다.심서준의 좌우에는 네 명의 수행원이 따르고 있었고 그들의 손에 들린 유리등에서 흘러나온 밝은 빛이 그의 검은 여우 모피 대공 위로 떨어졌다. 길고 곧은 그 실루엣은 말없이도 보는 이들을 초라하게 만들었다.그녀의 등 뒤에는 어수선하게 무너진 현실이 있었고 그의 앞에는 그가 데려온 냉랭하고 차가운 세계가 펼쳐져 있었다.계연수는 용기를 내어 그에게 다가간 채, 투명한 베일 사이로 그를 바라보며 한
로원이 물러난 뒤, 심서준은 고개를 들었는데, 높이 걸린 현판 위에 ‘숙기정강’ 네 글자가 창밖에서 스며든 빛에 걸려 먼지처럼 흩날리고 있었다.심서준은 그 아래에 한동안 서 있었는데, 그가 무엇을 생각하는지는 누구도 쉽게 읽어낼 수 없었다.그러나 방금까지 병풍 너머에 서 있던 문하는 달랐다. 늘 곁에서 심서준을 보좌해 온 그는 방금 대인께서 로원에게 던진 마지막 한마디에서 미묘한 기류를 느꼈다.대인은 사람을 칭찬하지 않는다. 더구나 국자감의 하찮은 감생 하나를 눈에 담을 분은 더더욱 아니었다. 방금 그가 한 말은 분명 로원에게
사금희가 말을 이었다.“제 부군 말로는 아주 큰 죄는 아니라고 하더군요. 다만 부군이 옥현에게 한 번 물어봤는데 옥현이 법대로 처리하겠다고 해서 그 뒤로는 더 묻지 않았어요.”임씨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옥현의 성정이 그렇지.”사금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응했다.“제 생각에도 애초에 도와주지 않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한 번 손을 내밀면 끝이 없을 테니까요. 고씨 집안도 이제 그 정도인데 앞으로 또 무슨 일이 생길지 누가 알겠습니까?”임씨는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말도 일리는 있구나.”계연수는 자신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