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다음 화요일 저녁.송유지는 체육관에 들어가자마자 민서와 마주쳤다.민서는 운동 가방을 내려놓으며 말했다.“오늘 최종 점검이죠?”“응.”“긴장돼요?”유지는 잠깐 생각했다.“조금.”민서가 웃었다.“저도.”옆에서 스트레칭을 하던 서진이 끼어들었다.“둘이 경쟁하기로 했다면서 왜 이렇게 평화로워요?”유지가 쳐다봤다.“싸워야 돼요?”“아니. 뭔가 더 치열할 줄 알았죠.”민서가 말했다.“평가 날 하면 돼요.”“뭘요?”“경쟁.”서진이 웃음을 터뜨렸다.“이제 인정했네.”수업 시작 후.관장은 평가 대상자들을 따로 불렀다.“오늘은 전체 항목을 한 번씩 확인합니다.”유지는 고개를 끄덕였다.낙법 연결.기본 발차기.거리 이동.손목 풀기.체력 연결.그리고 마지막 2분 동작.실제 평가 순서와 거의 같았다.“기록을 올리려고 무리하지 마세요.”관장이 말했다.“오늘은 점검입니다.”민서가 유지 쪽을 흘끗 봤다.유지가 작게 말했다.“들었죠?”“송유지 씨한테 하신 말 같은데.”“왜요.”“요즘 눈빛이 달라요.”“민서 씨도 똑같거든요.”낙법 연결부터 시작했다.유지는 후방 낙법을 하고 바로 일어났다.측방.회전.거리 이동.속도를 올리지 않았다.동작 하나가 끝날 때마다 자세만 정리했다.마지막까지 별문제 없이 끝났다.관장이 말했다.“좋습니다.”유지는 줄 끝으로 돌아왔다.민서도 이어서 시작했다.민서 역시 안정적이었다.지난번처럼 빨라지지 않았다.서진이 멀리서 둘을 보다가 입 모양으로 말했다.‘둘 다 잘하네.’유지가 피식 웃었다.발차기에서도 큰 문제는 없었다.앞차기.퍽.옆차기.퍽.반대 발.마지막 옆차기까지.유지는 높이보다 착지를 신경 썼다.민서도 비슷했다.둘 다 끝난 뒤 민서가 작게 말했다.“오늘은 비교할 게 없는데요.”“왜 꼭 비교할 걸 찾아요.”“경쟁한다면서요.”“평가 날.”“아.”민서가 고개를 끄덕였다.“참아야겠네.”쉬는 시간.서진이 둘 사이에 앉았다.“그래서 상위 2명
다음 화요일 저녁.송유지는 체육관에 들어가자마자 민서를 찾았다.민서는 매트 한쪽에서 스트레칭 중이었다.눈이 마주치자 둘 다 먼저 웃었다.민서가 말했다.“그 말 진심이었어요?”유지가 가방을 내려놓았다.“무슨 말.”“그냥 경쟁하자고 한 거.”유지는 잠깐 뜸을 들였다.“응.”민서 눈이 조금 커졌다.“진짜?”“대신 조건 있어요.”“뭔데요.”“상대 망하길 바라기 없기.”민서가 바로 웃었다.“그건 당연하죠.”“그리고 무리하기 없기.”“그것도.”“끝나고 기분 나빠하기 없기.”민서가 손을 내밀었다.“좋아요.”유지도 그 손을 잡았다.“이번엔 제대로 경쟁해요.”수업은 평가 준비 위주였다.처음은 낙법 연결.후방.측방.회전 낙법.그리고 바로 일어나 거리 이동까지.유지는 평소보다 속도를 조금 낮췄다.지난 사전 측정에서 초반에 힘을 너무 쓴 게 문제였다.오늘은 처음부터 호흡을 맞췄다.퍽.일어나고.퍽.다시.데구르르.마지막 거리 이동까지.관장이 말했다.“오늘은 좋습니다.”유지가 고개를 끄덕였다.줄 끝으로 돌아오자 민서가 말했다.“초반부터 아끼네요.”유지가 웃었다.“전략.”“벌써요?”“왜요. 경쟁하기로 했잖아요.”민서도 웃었다.“좋아요.”민서 차례.민서 역시 예전처럼 빠르게 가지 않았다.낙법 하나.일어나고.다음 동작.호흡이 훨씬 일정했다.유지는 보고 있다가 자기도 모르게 말했다.“오늘 잘하네.”민서가 돌아보며 웃었다.“상대 칭찬해도 돼요?”“잘하는데 어떡해요.”“그럼 저도.”민서는 유지 쪽을 가리켰다.“오늘 송유지 씨도 좋아요.”“알아요.”“자신감 봐.”다음은 미트였다.오늘도 둘이 같은 조였다.유지가 먼저 찼다.앞차기.퍽.옆차기.퍽.반대 발.퍽.마지막.미트 높이는 지난번과 같았다.유지는 괜히 높이 욕심내지 않았다.그대로.퍽.착지.민서가 말했다.“안 흔들렸어요.”유지가 숨을 고르며 대답했다.“봤죠?”“네.”역할을 바꿨다.민서도 네 번을
송유지는 민서의 메시지를 한참 바라봤다.—우리 진짜 경쟁 안 할 수 있을까요?유지는 바로 답하지 않았다.채도하가 옆에서 물었다.“뭐래?”유지가 화면을 보여줬다.도하는 읽고 나서 짧게 웃었다.“솔직하네.”“저도 같은 생각 조금 했어요.”“그럼 둘 다 경쟁하고 싶은 거네.”“그건 아니고.”유지는 쿠션을 끌어안았다.“기록이 공개된다니까 괜히 신경 쓰이는 거죠.”“그게 경쟁이지.”“여보.”“응.”“조용히 해요.”도하는 더 말하지 않았다.유지는 결국 답장을 썼다.—아예 신경 안 쓰는 건 어려울 것 같아요.민서의 답은 바로 왔다.—그렇죠?—근데 일부러 이기려고 하진 말아요.유지가 웃었다.—그건 약속.다음 목요일.체육관에는 평소보다 사람이 조금 많았다.합동 평가 대상자들이 사전 측정에 참여하기 위해 모였기 때문이었다.서진은 벽 쪽에서 스트레칭을 하다가 유지와 민서를 보며 말했다.“오늘 기록 재는 날이죠?”민서가 말했다.“네.”서진이 눈을 반짝였다.“누가 더 오래 하는지 궁금하다.”유지와 민서가 동시에 말했다.“서진 씨.”서진이 바로 입을 다물었다.“알았어요.”관장은 사전 측정 방법을 설명했다.오늘은 평가 항목 중 2분 연속 동작만 먼저 확인했다.정식 기록은 아니었다.그냥 현재 상태를 보는 정도였다.“중간에 멈추면 그 시점까지만 기록합니다.”관장이 말했다.“오늘은 연습이니까 기록 숫자 자체보다 흐름을 보세요.”유지는 고개를 끄덕였다.민서도 옆에서 손목을 한번 털었다.둘은 1조였다.처음부터 끝까지 같이 움직였다.“준비.”유지는 숨을 한번 내쉬었다.“시작.”후방 낙법.퍽.일어나기.거리 이동.앞차기.퍽.회전 낙법.다시 일어나기.처음 30초는 괜찮았다.지난번 1분 연습보다 훨씬 침착했다.유지는 일부러 오른쪽을 보지 않았다.민서의 매트 소리는 들렸다.퍽.데구르르.퍽.그 소리가 자기보다 빠른지 느린지까지 신경 쓰지 않으려고 했다.40초.50초.1분.유지의 호
다음 화요일 저녁.송유지는 체육관에 들어가자마자 게시판부터 봤다.순서표는 그대로였다.1조.송유지.민서.유지는 잠깐 서 있다가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돌아봤다.“또 보고 있네요.”민서였다.“민서 씨도 봤잖아요.”“저는 한 번만 봤어요.”“진짜?”“두 번.”유지가 피식 웃었다.민서는 운동 가방을 내려놓으며 말했다.“근데 우리 진짜 같이 하네요.”“그러게요.”“2분도 같이.”유지가 고개를 끄덕였다.민서가 잠시 뜸을 들였다.“우리 약속 기억하죠?”“경쟁 안 하기.”“네.”유지는 바로 대답했다.“기억해요.”민서가 손가락을 내밀었다.“먼저 끝나도 신경 안 쓰기.”“응.”“상대 쳐다보지 않기.”“그건 좀 어려울 것 같은데.”“왜요?”“옆에 있으면 보일 수도 있잖아요.”민서가 웃었다.“그럼 일부러 안 보기.”“좋아요.”수업이 시작됐다.관장은 평가 대상자들을 따로 부르지 않았다.평소처럼 전체 수업부터 진행했다.후방 낙법.측방.회전 낙법.유지는 자기 차례를 끝내고 일어났다.민서는 두 사람 뒤에서 연습하고 있었다.보지 않으려고 했는데.매트 소리가 들리면 괜히 신경이 갔다.퍽.데구르르.다시 퍽.유지는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벌써 이러는데.’다음은 미트였다.오늘은 2명씩 짝이었다.관장이 이름을 불렀다.“송유지 씨, 민서 씨.”둘이 동시에 서로를 봤다.민서가 웃었다.“또 우리.”“그러게요.”유지가 먼저 미트를 잡았다.민서가 앞차기.퍽.옆차기.퍽.반대 발.퍽.마지막 옆차기.퍽.착지는 좋았다.유지가 미트를 내렸다.“오늘 괜찮네요.”민서가 바로 말했다.“칭찬하지 마요.”“왜요?”“평가 앞두고 괜히 의식돼요.”유지가 웃었다.“그럼 아무 말도 안 할게요.”“그것도 이상한데.”“어쩌라고요.”둘 다 웃었다.역할을 바꿨다.유지가 찼다.앞차기.퍽.옆차기.퍽.마지막 옆차기에서 미트가 생각보다 높았다.유지는 한번 쳐다봤다.민서가 말했다.“낮출까요?
다음 화요일 저녁.송유지는 체육관 게시판 앞에 서 있었다.지난주 올라온 합동 평가 공지가 그대로 붙어 있었다.일반반과 중급 기초반 통합 평가.그리고 그 아래.송유지.민서.두 사람 이름이 나란히 있었다.뒤에서 서진이 다가왔다.“또 봐요?”유지가 돌아봤다.“그냥.”“벌써 몇 번 봤는데.”“몇 번 안 봤거든요.”“제가 지난번에도 봤어요.”유지는 말없이 게시판에서 물러났다.그때 체육관 문이 열렸다.민서였다.둘의 시선이 바로 마주쳤다.민서가 먼저 말했다.“저도 봤어요.”유지가 웃었다.“아직 아무 말도 안 했는데.”“얼굴에 써 있어요.”*셋은 도복으로 갈아입고 매트에 올라갔다.서진이 민서 옆에 붙었다.“합동 평가가 뭐예요?”민서가 대답했다.“저도 정확히는 몰라요.”유지가 말했다.“관장님이 설명해주시겠죠.”수업 시작 전.관장이 앞으로 나왔다.“공지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다음 달에 합동 평가가 있습니다.”몇 사람이 고개를 들었다.“승급 심사는 아닙니다.”유지가 조금 안심했다.관장이 이어 말했다.“반을 나누기 위한 것도 아니고요.”민서가 조용히 듣고 있었다.“현재 각자 어느 부분이 안정됐고, 어떤 부분을 더 연습해야 하는지 보는 평가입니다.”서진이 작게 속삭였다.“그럼 성적표 같은 건가.”유지가 작게 말했다.“조용히 해요.”*평가 항목도 공개됐다.낙법 연결.기본 발차기.거리 이동.손목 풀기.체력 연결.마지막으로 2분 연속 기본 동작.유지 눈이 조금 커졌다.“2분?”민서도 바로 옆에서 말했다.“길다.”관장이 들었는지 웃었다.“생각보다 깁니다.”몇 사람이 동시에 웃었다.“하지만 누가 더 빠른지 보는 평가 아닙니다.”그 말에 유지는 순간 민서를 봤다.민서도 유지를 봤다.둘 다 아무 말은 하지 않았다.*수업은 평소대로 진행됐다.후방 낙법.측방.회전 낙법.오늘은 합동 평가 때문인지 모두 조금 더 집중하는 분위기였다.유지는 첫 세트를 무난하게 끝냈다.민서도
송유지는 민서의 마지막 메시지를 한참 바라봤다.—근데 저 그냥 일반반으로 내려가도 괜찮을까요?단순히 시간표 문제라면.화요일이나 목요일로 옮기면 됐다.그런데 굳이 ‘내려간다’는 표현을 쓴 게 마음에 걸렸다.유지는 바로 답하지 않았다.조금 생각한 뒤 메시지를 보냈다.—왜 내려간다고 생각해요?읽음 표시가 떴다.이번에는 답이 꽤 늦었다.—중급반 계속 못 나오면 따라가기 힘들 것 같아서요.그리고.—지난주에도 제가 자꾸 흔들렸잖아요.유지는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지난주는 그랬다.하지만 그다음 주엔 오히려 민서가 훨씬 안정적이었다.—그다음 주엔 잘했잖아요.—그날만요.유지는 바로 썼다.—저도 그날 흔들렸어요.민서의 답이 멈췄다.다음 목요일.유지는 평소보다 조금 일찍 체육관에 도착했다.문을 열자마자 안쪽부터 봤다.서진은 있었다.민서는 아직 없었다.서진이 그 시선을 알아챘다.“찾는 사람 있어요?”“아니요.”“민서 씨?”유지가 신발을 벗으며 말했다.“올 수도 있다고 했어요.”“근데 왜 아닌 척해요.”“그냥.”서진이 웃었다.“이제 저 말고 새 친구 생겼네.”유지가 바로 봤다.“왜 그렇게 말해요.”“농담인데.”“서진 씨도 친구고 민서 씨도 친구죠.”서진이 잠깐 멈췄다.“어.”“왜요.”“친구라고 바로 말하네요.”유지도 순간 멈췄다.그러고는 별일 아니라는 듯 가방을 내려놨다.“그럴 수도 있죠.”수업 시작 5분 전.체육관 문이 열렸다.민서였다.유지가 바로 고개를 들었다.민서는 평상복 차림에 운동 가방을 들고 있었다.유지를 보자 어색하게 웃었다.“왔어요.”“진짜 왔네요.”“퇴근이 생각보다 빨리 끝나서.”서진이 옆에서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저분이 민서 씨?”유지가 고개를 끄덕였다.“응.”민서가 가까이 오자 유지는 둘을 소개했다.“민서 씨, 이쪽은 서진 씨.”서진이 바로 손을 들었다.“안녕하세요. 얘기 많이 들었어요.”민서가 눈을 조금 크게 떴다.“제 얘기를요?”유지가 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