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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7화

Author: 금붕어
최수빈은 고개를 들어 심종연의 눈을 똑바로 바라봤다. 그 안에 담긴 냉담한 태도를 마주한 순간, 가슴을 짓누르던 절망은 한층 더 짙어졌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이 싸움은 자신이 남극 땅을 밟은 그 순간부터 이미 돌이킬 수 없게 되었다는 걸.

그리고 주민혁의 목숨은 그 위태로운 균형 위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었다. 조금만 잘못돼도 모든 것이 끝장이었다.

심종연은 처음부터 끝까지 아무 죄도 없는 사람인 척 연기해 왔다.

애초에 두 사람의 만남은 미리 계획된 만남이었던 것이다.

최수빈이 천공에 들어간 순간부터 아니, 국제 우주 정착 설계 대회 때부터 이미 모든 건 계획된 일이었다.

그들은 늘 한발 앞서 움직였다.

무슨 일이 닥치기도 전에 미리 수를 깔아 두고 속을 알 수 없을 만큼 깊은 음모로 사람을 옭아맸다.

그래서 더 막기 힘들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면 이미 늦어 있었다.

‘저렇게 사는 것도 참 피곤할 텐데...’

최수빈은 깊게 숨을 들이켰다.

어두운 방 안의 공기는 얼음장처럼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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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하린은 관자놀이를 짚으며 두통을 달랬다.최근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이 그녀의 평판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고 이는 회사 전체 운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오늘 아침, 비서에게서 여러 협력사들이 줄줄이 계약을 취소했다는 전화가 걸려 왔다.생각만 해도 머리가 지끈거렸다.그들의 말로는 주기훈이 압박을 넣었다고 했지만 사실 주기훈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그저 그날 창립기념행사에서 누가 며느리인지만 밝혔고 박하린을 내쫓았을 뿐이었다.그 정도만으로도 충분히 모든 걸 말해주는 셈이었다.이 바닥에서 바보가 어디 있겠는가.눈치만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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