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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화

Author: 금붕어
주민혁이 시선을 들어 담담히 그녀를 바라봤다.

손에 쥔 펜을 내려놓고 몸을 의자 등받이에 살짝 기댔다.

“응, 앉아.”

최수빈은 걸음을 옮겨 들어갔지만 앉지는 않았다.

결혼한 뒤 수년간, 거의 언제나 먼저 대화를 시도한 쪽은 그녀였다.

그는 늘 차가웠지만 그래도 매번 조용히 들어주기는 했다.

정말 마음에 담았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말이다.

“무슨 일이야?”

최수빈은 곧장 본론을 꺼냈다.

“외할머니 도자기 꽃병, 제물로 묻히게 할 수는 없어요.”

조윤미와 이혜정 사이에 얽힌 원한을 주민혁이 얼마나 알고 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외할머니가 세상을 떠나기 전부터 조윤미는 최수빈 부모님의 사이에 끼어들었고 그때부터 양가가 원수처럼 갈라섰다는 건 분명 알 터였다.

주민혁은 잠시 그녀를 가만히 응시하다가 몇 초 뒤에 물었다.

“네 외할머니?”

최수빈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러고는 허무하게 비웃음을 흘렸다.

‘아, 우리 외할머니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는구나. 애초에 나 자신에게도 관심을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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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1360화

    “안 돼.”주민혁의 목소리는 아주 낮았다.“해외 세력의 잔당도 아직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고 도씨 가문 쪽 뒷수습도 남았어. 천공의 해외 협력 프로젝트도 오늘 오후에 국제회의가 있어. 내가 빠질 순 없어.”주민혁은 최수빈의 손을 조심히 뿌리치고 벽을 짚은 채 몸을 일으켰다.걸음은 아직 조금 휘청거렸지만 그는 한 걸음 한 걸음 끝내 중심을 잡아가며 문 쪽으로 향했다.최수빈은 꼿꼿하지만 어딘가 야위어 보이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입술을 꾹 다물었다.속에서 무력감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말려도 소용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이 남자는 늘 책임을 어깨에 짊어진 채 조금도 내려놓지 못하는 사람이었다.하는 수 없이 최수빈은 주민혁을 따라가 깨끗한 실내복을 챙겨 주었다. 그리고 그가 천천히 옷을 갈아입는 모습을 지켜보았다.주민혁의 움직임은 느렸다. 팔을 들고 허리를 숙이는 작은 동작 하나에도 피곤한 기운이 느껴졌지만, 그는 여전히 흐트러짐 없이 단정했다.옷을 갈아입은 뒤에는 다시 침실로 돌아가 눕지 않고 곧장 서재로 향했다.서재 문이 조용히 열렸다.이윽고 주민혁은 책상 뒤에 앉아 손끝을 키보드 위에 올렸다. 그러나 몇 글자를 치기도 전에 머리가 핑 도는 듯한 어지럼이 몰려오는 탓에 급히 이마를 짚고 눈을 감은 채 잠시 숨을 골랐다.최수빈은 따뜻한 물 한 잔을 들고 들어오다가 그 모습을 보고 가슴이 미어졌다.하지만 그녀는 별다른 말 없이 주민혁의 손이 닿는 곳에 물컵을 내려놓았다.“천천히 해요. 서두르지 말고.”주민혁은 눈을 뜨고 물컵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따뜻한 물이 목을 타고 넘어가자 바짝 마른 목이 조금은 나아지는 듯했다.그가 최수빈을 바라보았다.“또 걱정시켰네.”최수빈은 고개를 저으며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의자를 하나 끌어와 그의 곁에 앉아 조용히 함께 있어 주었다.서재 안에는 키보드를 두드리는 맑은소리만이 낮게 이어졌다.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현관 쪽에서 초인종 소리가 들려와 최수빈은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러 갔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1359화

    최수빈의 목소리는 조금 쉬어 있었다. 눈에는 밤새 한숨도 못 잔 흔적처럼 붉은 핏기가 짙게 내려앉아 있었다.주민혁은 그런 그녀를 바라보다가 가슴 한쪽이 세게 조여 오는 걸 느꼈다.그는 낮게 말했다.“걱정시켜서 미안해.”하지만 대답 대신 최수빈은 조용히 몸을 일으켜 주민혁을 부축해 앉혔다. 그리고 따뜻한 물 한 잔을 따라 그의 입가로 가져다주었다.그렇게 주민혁이 천천히 물을 마시는 모습을 지켜본 뒤에야 그녀는 입을 열었다.“지안 씨가 그랬어요. 당신 몸 상태가 이미 한계까지 망가졌다고. 이대로 계속 버티면 정말 무너질 수도 있대요.”물컵을 쥔 주민혁의 손이 잠시 멈칫했다.그는 천천히 시선을 들어 최수빈을 바라봤다. 피로가 짙게 깔린 눈빛이었지만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담담했다.“나도 알아.”알고 있었다. 모를 리가 없었다.최근 들어 그는 자주 어지러움을 느꼈고 가슴이 답답하게 조여 오는 순간도 많았다. 그러나 늘 억지로 버틴 것이었다.최수빈을 걱정시키고 싶지 않았고 자신을 노리는 사람들에게 빈틈을 보이고 싶지도 않아서 말이다.최수빈은 그런 그를 바라보며 입술을 꾹 다물었다. 주민혁의 사정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었으나 그의 몸은 정말 더는 이렇게 버틸 수 없는 상태였다.“지금 상황이 어떤지 너도 잘 알잖아.”주민혁은 물컵을 내려놓으며 조용히 말했다.“해외 세력은 계속 움직이고 있고 심종연의 잔당도 아직 숨어서 날뛰고 있어. 천공 쪽 해외 프로젝트도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고. 이 상황에서 난 쓰러질 수 없어.”최수빈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가 틀린 말을 하는 건 아니었다.하지만 저 몸으로 대체 얼마나 더 버틸 수 있단 말인가.그녀는 창백한 주민혁의 얼굴과 아직 핏발이 가시지 않은 그의 눈을 보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한 걸음 다가갔다.이윽고 그대로 주민혁을 꽉 끌어안더니 그의 어깨에 얼굴을 묻은 채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민혁 씨... 당신 너무 힘들잖아요. 정말 너무 힘들어 보여요.”그녀의 품은 따뜻하고 부드러웠다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1358화

    주민혁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시 눈을 감았다. 숨소리는 여전히 희미했다.최수빈은 차마 자리를 뜨지 못하고 그대로 그의 곁에 쪼그려 앉아 손을 꼭 붙잡아 주었다. 마치 그 손이 그녀를 버티게 해 주는 유일한 끈인 것처럼 말이다.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문밖에서 가벼운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최수빈은 곧바로 몸을 일으켜 현관으로 향했다. 문을 열고 보니 강지안이 의료 가방을 든 채 굳은 얼굴로 서 있었다.“상태는 어때요?”강지안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욕실에 있어요. 잠깐 깼다가 다시 의식을 잃었어요.”최수빈은 몸을 비켜 강지안을 들여보내며 아주 낮게 말했다.“목소리 낮춰 줘요. 아이들이 자고 있거든요.”강지안은 고개를 끄덕인 뒤, 의료 가방을 든 채 빠르게 욕실로 들어갔다.이윽고 그녀는 주민혁의 곁에 쪼그려 앉아 상태를 꼼꼼히 살폈다. 맥을 짚고 눈꺼풀을 들어 확인하는 동안 미간은 점점 더 깊게 찌푸려졌다.최수빈은 옆에 선 채 숨조차 제대로 내쉬지 못했다. 혹시라도 좋지 않은 말이 나올까 두려운 듯, 그녀의 시선은 강지안의 얼굴에 못 박혀 있었다.한참 뒤, 강지안은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최수빈을 향해 고개를 살짝 저으며 밖에서 이야기하자는 눈짓을 보냈다.마음이 바닥까지 가라앉았지만 최수빈은 애써 불안함을 억누르며 강지안을 따라 거실로 나왔다.“상태가 많이 안 좋아요.”강지안의 목소리는 납덩이처럼 무거웠다.“오랫동안 과로한 데다 극도의 긴장 상태가 계속되면서 급성 스트레스성 실신이 온 거예요. 거기에 예전 부상까지 겹쳐서 몸이 이미 한계까지 망가져 있어요. 이대로 계속 버티다간 정말 돌이킬 수 없는 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최수빈은 다리에 힘이 풀려 하마터면 소파에 주저앉을 뻔했으나 소파 팔걸이를 붙잡고 겨우 중심을 잡았다.“그럼 지금은 어떻게 해야 해요? 증상을 좀 가라앉힐 방법은 있어요?”“일단 주사를 놔서 증상부터 가라앉히고 약도 처방해 줄게요.”강지안은 의료 가방을 열어 주사기와 약제를 꺼냈다.“하지만 이건 임시방편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1357화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갔다.벽시계의 초침 소리는 또각또각 울려 어느새 삼십 분이 훌쩍 지나 있었다.욕실 안의 물소리는 진작 멎었는데 주민혁은 좀처럼 나오지 않아 최수빈의 마음은 점점 불안해졌다.그래서 들고 있던 국자를 내려놓고 빠르게 욕실 문 앞으로 다가가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렸다.“민혁 씨? 다 씻었어요? 음식 식겠어요.”그러나 안에서는 아무런 대답도 들려오지 않았다.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며 불길한 예감이 순식간에 그녀를 집어삼켰다.다급한 목소리로 이내 최수빈은 다시 한번 세게 문을 두드려 보았다.“민혁 씨, 듣고 있어요?”여전히 안은 숨 막힐 듯 고요했다.더는 망설일 수 없었는지라 최수빈은 곧바로 손잡이를 돌려 욕실 문을 열었다.짙은 수증기가 얼굴을 덮쳐 오더니 그 사이로 은은한 바디워시 향이 몰려왔다.그리고 주민혁은 욕조 옆 바닥에 웅크린 채 쓰러져 있었다.종잇장처럼 창백한 얼굴, 이마에는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두 눈은 굳게 감겨 있었고 숨소리는 거의 느껴지지 않을 만큼 약했다.“민혁 씨!”최수빈은 황급히 달려가 그의 곁에 주저앉았다. 떨리는 손으로 그의 이마를 짚어보자 손끝이 저릿할 만큼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뒤이어는 맥을 짚어 보았다. 약하면서도 빠르게 뛰고 있는 맥박은 금방이라도 꺼질 듯한 촛불 같았다.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심장이 보이지 않는 손에 꽉 움켜 쥐인 것처럼 아파 숨쉬기조차 힘들었다.하지만 잠시 뒤, 흐트러졌던 이성이 조금씩 돌아왔다.‘지금 이 상황에서 민혁 씨를 병원으로 데려가는 건 안 돼. 도씨 가문 일은 이제 막 끝났고 해외 세력은 여전히 어둠 속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어. 만약 외부에 민혁 씨의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사실이 알려진다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던 자들이 반드시 빈틈을 파고들 거야. 그때는 주씨 가문뿐 아니라 천공연구원 쪽까지 흔들릴 수 있어.’최수빈은 애써 자신을 진정시켰다. 그리고 휴대폰을 꺼내 강지안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는 금세 연결됐다. 강지안의 목소리에는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1356화

    취조실 안에서 주나연은 끝내 후회의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이제 와서 후회해 봐야 이미 모든 것이 늦은 뒤였다.도씨 가문의 일을 마무리한 뒤, 주민혁은 주씨 가문 저택으로 돌아왔다.주성철은 술병을 든 채 정원에 있는 계수나무 아래에 앉아 있었다. 주민혁이 다가오자 그는 그저 무심히 시선을 들어 물었다.“다 처리했니?”“네.”주민혁은 주성철의 곁으로 다가가 그가 건네는 술잔을 받아 들더니 단숨에 들이켰다.술은 독하게 목을 태웠지만 마음 깊은 곳에 쌓인 피로까지 씻어내지는 못했다.주성철은 그런 그를 한참 바라보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잘했어. 주씨 가문의 기반을 벌레 같은 놈들 손에 무너뜨릴 수는 없지. 다만...”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낮게 한숨을 내쉬었다.“그래도 피붙이 아니냐. 저 아이들이 저 지경까지 떨어지는 걸 보고 있자니, 마음이...”주민혁은 술잔을 쥔 손에 힘을 주더니 목소리를 낮게 깔았다.“할아버지, 모두 다 스스로 자초한 일이에요. 누구를 원망할 일도 아닙니다.”주성철은 더는 말하지 않고 고개를 젖혀 술 한 잔을 비웠다.계수나무 꽃잎 하나가 술잔 위로 떨어졌다. 은은한 향이 번졌지만 그 끝에는 묘한 서늘함이 남아 있었다.가문의 이익과 혈육의 정을 두고 벌어진 이 싸움은 결국 단호한 처단으로 막을 내렸다.하지만 주민혁은 알고 있었다. 이게 끝이 아니라는 것을.해외 세력은 여전히 틈을 노리고 있었고 심종연의 잔당도 아직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다. 때문에 그의 어깨에 놓인 짐은 여전히 무거웠다....주민혁은 신혼집으로 돌아왔다.셔츠 깃은 느슨하게 풀려 있었고 넥타이는 목에 대충 걸쳐져 있었다. 평소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정돈되어 있던 머리카락도 이마 위로 흐트러져 내려와 있었다.눈에는 핏발이 가득한 것이 며칠 밤을 꼬박 새운 사람처럼 지쳐 보였다.거실에는 따뜻한 음식 냄새가 퍼져 있었다.최수빈은 앞치마를 두른 채 주방에서 나오다가 그의 모습을 보고 곧바로 미간을 찌푸렸다. 그러고는 빠르게 다가가 금방이라도 쓰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1355화

    주나연은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주성철을 바라보았다. 눈물은 더 세차게 흘러내렸다.“할아버지, 어떻게 그런 말씀을 하세요? 저 할아버지 친손녀잖아요.”주성철은 눈을 감으며 더는 그녀를 보지 않고 곁에 있던 하인에게 손짓했다.“아가씨를 모셔다드려.”주나연은 저택 밖으로 끌려 나가면서도 계속 울부짖었다. 그 비명 같은 울음소리는 피를 토하는 새소리처럼 처절했다.하지만 이번에는 아무도 그녀를 돌아보지 않았다.주성철에게서도 문전박대를 당한 주나연이 도씨 가문 별장으로 돌아왔을 때, 그녀가 본 것은 초라하게 짐을 싸고 있는 도지석의 모습이었다.도지석은 주나연이 돌아오자마자 짜증 가득한 얼굴로 쏘아붙였다.“뻔뻔하게 집은 돌아왔네? 할아버지도 당신 안 도와준다며? 이제 됐네. 도씨 가문은 완전히 끝났어. 분명히 말하는데, 난 이 난장판 수습 안 해. 우리 이혼하자.”“이혼?”주나연은 그 말에 자극을 받은 듯 곧장 달려들었다.“도지석, 이 양심도 없는 인간아! 예전에 울고불고 나랑 결혼하겠다고 매달린 게 누구였는데? 주씨 가문 등에 업고 출세하려고 한 게 누구였는데? 이제 와서 도망가겠다고? 어림도 없어!”두 사람은 그대로 뒤엉켜 몸싸움을 벌였다.애정 가득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남은 것은 바닥에 널브러진 짐과 추한 민낯뿐이었다.그리고 이 모든 일은 전부 주민혁의 손바닥 위에서 벌어진 일이었다.주민혁은 도지석이 자산을 빼돌린 증거를 익명으로 세무 당국에 넘겼다. 그러자 얼마 지나지 않아 도씨 가문은 거액의 탈세 혐의까지 적발되었다.세무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고 은행은 대출금 상환을 독촉하기 시작했다. 도씨 가문의 회사는 완전히 벼랑 끝으로 내몰린 것이다.궁지에 몰린 도지석은 결국 위험한 선택을 했다. 바로 심종연의 뒤에 있던 해외 세력과 접촉한 것이다.그는 주씨 가문의 핵심 기술을 넘기는 대가로 해외로 도주할 자금을 받아낼 생각이었다.하지만 그 소식은 오래 지나지 않아 주민혁의 귀에 들어갔다.깊은 밤.주상 그룹 지하 주차장.희미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591화

    그 순간, 박하린은 마치 누가 목을 움켜쥔 듯 숨이 턱 막히는 기분에 사로잡혔다.입을 열어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목이 바짝 조여서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지금 이 상황에서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아니 애초에 뭘 물어야 할지도 몰랐다.손에 쥐고 있던 컵을 조용히 움켜쥔 채 옆에 앉은 남자를 믿기지 않는 눈빛으로 바라봤다.그리고 한참이 지나서야 겨우 입을 열었다.“민혁 오빠... 방금 뭐라고 했어...?”주민혁의 눈빛에는 아무 감정도 없었고 차가울 만큼 무표정했다.“충분히 분명하게 말했을 텐데?”바로 그 순간이었다.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557화

    주민혁은 시선을 들어 그녀가 떠나는 뒷모습을 바라봤다.박하린은 계속 밥을 먹으며 중얼거렸다.“수빈 씨, 요즘 뭐라도 된 줄 아나 봐. 이제는 눈도 머리 꼭대기에 달려서 내가 말 좀 붙이기만 해도 날 아래로 보더라니까?”주민혁은 그 말에 조용히 시선을 거두었고 눈동자 깊은 곳에는 무슨 생각인지 읽기 어려운 웃음기가 스며 있었다.“그래?”말투는 느릿하고 여유로웠으며 어딘지 모르게 비꼬는 듯한 뉘앙스가 담겨 있었다.박하린은 순간 눈썹을 찌푸렸다.“이번 설계 주제는 완전히 내 전문 분야야. 사실 전부터 계속 이쪽 연구 해왔던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576화

    남자의 말 속에는 어딘가 떠보려는 듯한 기색이 담겨 있었다.최수빈은 처음에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이내 그가 이번에 돌아온 이유가 어쩌면 권력을 빼앗기 위해서라는 걸 어렴풋이 알아차렸다.주선웅의 눈에는 야망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고 그 욕망은 더 이상 숨겨지지도 않았다.하지만 어떤 이유든 그건 결국 주씨 가문의 일이자 주민혁과 주선웅 두 사람 사이의 문제일 뿐이지 그녀와는 상관없는 이야기였다.최수빈은 살짝 눈을 내리깔고 감정 하나 담기지 않은 평온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그럼 바라시는 일 모두 이루길 바라요.”그 말을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549화

    조윤미의 말에 박하린은 머리가 점점 지끈거리는 게 느껴졌다.그녀는 손을 들어 관자놀이를 가볍게 문질렀다.박하린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말했다.“이 일은 제가 따로 시간 내서 한 번 심사 위원분이랑 잘 얘기해 볼게요. 정보는 지금 보내주세요.”이 모든 일은 그녀의 미래와 직결된 문제였으니 결코 소홀히 할 수 없었다.아무리 주민혁이 박하린을 사랑한다고 해도 미래는 스스로 계획하고 그려나가야지, 그에게만 의지할 수는 없었다.조윤미는 전화를 끊은 후, 심사 위원의 정보를 박하린에게 넘겨주었다.박하린은 그 정보를 자세히 살펴보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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