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332화

Author: 금붕어
최수빈은 지금 이 순간, 그저 너무 괴로웠다.

감기 때문에 몸이 무겁고 방금 넘어진 탓에 온몸이 쑤셨다.

속부터 겉까지 편한 곳이 하나도 없었다.

그렇게 얼마나 오래 앉아 있었을까, 머리 위에서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괜찮아요? 표정이 너무 안 좋아 보여서요.”

최수빈은 멍하니 멈춰 있다가 힘겹게 고개를 들어 올렸다.

하얀 가운을 입은 남자가 금테 안경 너머로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창백한 얼굴에는 핏기가 전혀 없었다.

“괜찮아요.”

거칠고 쉰 목소리라 누가 들어도 ‘괜찮다’는 말이 전혀 설득력 없어 보였다.

의사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더니 손을 들어 그녀의 이마에 살짝 손을 대었다.

“열이 있네요.”

이어서 그는 팔꿈치와 무릎을 살폈다. 하얗고 여린 피부 위에 피멍이 번지고 상처 사이로 붉은 피가 스며 나와 있었다. 그 모습은 보고만 있는데도 아프다는 착각이 들 만큼 선명했다.

“괜찮으면 제 진료실로 가시죠. 여기 앉아 있으면 안 돼요. 제가 먼저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Latest chapter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1506화

    게다가 판자촌 안에는 50m마다 감시 초소가 하나씩 있었고 순찰 인원은 두 명씩 짝을 지어 이리저리 오갔다. 순찰 동선도 전혀 일정하지 않아 안으로 숨어드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더 큰 문제는 구항구 안에 떠돌이 개들이 많다는 점이었다. 낯선 사람이 가까이 다가가기만 해도 미친 듯이 짖어 댈 테니, 인기척 하나 없이 잠입하는 건 더더욱 어려웠다.“심종연이 구항구에 틀어박히기로 작정한 모양이군요.”주민혁은 손에 든 보고서를 내려다보며 차갑게 눈빛을 번뜩였다.“하지만 저렇게까지 한다는 건, 그만큼 찔리는 게 있다는 뜻이에요. 우리가 자기를 찾아낼까 봐 겁먹은 거죠.”“주 대표님, 그럼 이제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정면 돌파는 안 됩니다. 구항구 사람들은 전부 심종연 편입니다. 무리하게 들어갔다간 오히려 포위당할 가능성이 커요.”진하민이 난감한 얼굴로 낮게 말했다.“억지로 뚫고 들어갈 필요는 없어요.”주민혁은 고개를 저으며 지도 위, 구항구 한쪽에 난 샛문을 손끝으로 짚었다.“여기는 구항구의 소방 통로입니다. 평소엔 드나드는 사람이 거의 없고 지키는 인원도 비교적 적어요. 주변도 전부 버려진 컨테이너라 몸을 숨기기 좋고요. 오늘 밤 제가 직접 가서 확인해 보겠습니다. 안쪽 지형부터 파악해야 해요.”“주 대표님, 안 됩니다. 너무 위험해요!”임기택이 곧장 반대하고 나섰다.“구항구는 심종연의 소굴입니다. 안에는 놈의 사람이 사방에 깔려 있을 텐데, 직접 들어가셨다가 들키기라도 하면 정말 큰일 납니다.”“내가 가야 해요.”주민혁의 목소리는 단호했다.“다른 사람을 보내는 건 마음이 놓이지 않아요.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 안쪽 상황도 제대로 파악하고 심종연이 숨어 있는 곳도 찾아낼 수 있어요.”그는 두 사람을 바라보며 덧붙였다.“걱정하지 마요. 조심할 테니까. 쉽게 당하지는 않을 겁니다.”주민혁의 뜻이 확고하다는 걸 안 진하민과 임기택은 더 말려 봐야 소용없다는 듯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몸 좀 쓰는 애들 몇 명을 붙여 두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1505화

    ‘이번에는 절대 눈앞에서 놓치지 않을 거야.’주민혁은 간단히 짐을 정리하고 입주 절차를 마친 뒤, 거실 소파에 앉아 눈을 감고 숨을 골랐다. 머릿속으로는 지금까지 확보한 단서와 앞으로의 계획을 차근차근 되짚고 있었다.루안타 같은 곳에서 심종연을 찾아내 법의 심판대에 세우려면 절대 조급하게 움직여서는 안 되었다. 한 걸음씩 신중하게 움직여야 했다.그러니 먼저 이곳의 환경부터 익히고 그다음 천천히 빈틈을 찾아야 했다.저녁 무렵, 진하민과 임기택은 저녁 식사를 준비해왔다. 간단한 한식으로 주민혁의 입맛에도 아주 잘 맞았다.식사를 하는 동안 두 사람은 밤에 구항구를 탐색하러 보낼 인력 명단과 동선을 주민혁에게 건넸다. 주민혁은 그것을 꼼꼼히 살펴본 뒤, 안전에 유의하라는 말을 몇 차례 덧붙이고는 두 사람을 쉬게 했다.그렇게 주민혁이 시간을 확인해보았을 때에는 이미 밤 여덟 시였다.그는 검은색 캐주얼복으로 갈아입고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운동화를 신었다. 허리춤에는 접이식 단검을 숨긴 채 주머니에는 예비 휴대폰과 차 키 하나를 넣었다.거울 앞에서 옷매무새를 정리하며 수상해 보일 만한 부분이 없는지 확인한 뒤, 그는 조용히 아파트를 나섰다.진하민과 임기택이 배치해둔 경비 인력이 그가 나오는 것을 보고 뒤따르려 했지만, 주민혁은 손을 들어 제지했다.“따라오지 마요. 근처를 둘러보며 지형만 익힐 거니까 여러분들은 이곳을 지켜요. 함부로 움직이지 말고.”믿을 만한 사람들이라는 건 알고 있으나 함께 움직이면 오히려 눈에 띄기 쉬웠다.더구나 루안타처럼 낯선 곳에서 심종연의 눈에 걸리지 않으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주변 환경을 완벽히 익히는 것이었다.어디에 CCTV가 있는지, 어디에 몸을 숨길만 한 골목이 있는지, 어디로 빠르게 빠져나갈 수 있는지...이런 것들은 모두 목숨과 직결되는 정보였다.주민혁은 아파트 아래로 이어진 거리를 천천히 걸었다. 걸음은 느긋했지만 신경은 한순간도 주변에서 떨어지지 않았다.그의 시선은 길가에 설치된 CCTV 하나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1504화

    주변 CCTV는 이미 진하민과 임기택 쪽에서 미리 장악해둔 상태였다. 각 출입구에도 인력을 배치해 수상한 사람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막고 있었다.“주 대표님, 아파트 내부 시설은 전부 확인했습니다. 도청 장치나 감시 카메라는 없었어요. 아래층과 엘리베이터 입구에도 저희 사람이 24시간 교대로 지키고 있으니 절대 안전합니다.”진하민의 부하가 아파트 문을 열고 옆으로 비켜서며 주민혁을 안으로 안내했다. 그러면서 상황을 설명했다.“대표님 방은 최상층입니다. 시야가 가장 좋고 주변을 살피기에도 편하죠.”아파트는 넓은 단층 구조였다. 인테리어는 간결하면서도 품격이 있었고 거실의 통유리창 앞에는 커다란 원목 테이블이 놓여 있었다.그 위에는 이미 루안타의 상세 지도가 펼쳐져 있었다. 심종연이 현재 숨어 있을 가능성이 있는 몇몇 구역도 표시되어 있었다.주민혁은 외투를 벗어 소파에 던져두고 곧장 지도 앞으로 걸어가더니, 손가락으로 가볍게 테이블을 두드리며 붉은 원으로 표시된 지점들을 바라보았다.“심종연은 국경을 넘은 뒤 곧장 루안타로 들어왔습니다. 저희가 확인한 단서에 따르면 현재는 루안타 외곽의 구항구 지역에 숨어 있을 가능성이 커요. 그곳은 예전 부두를 개조하다 방치된 판자촌입니다. 온갖 사람들이 뒤섞여 있는 데다 심종연이 예전부터 루안타에 기반을 다져온 본거지이기도 하죠. 안에 있는 상인들과 주민들 대부분이 그 사람에게 신세를 진 적이 있어서 심종연에게 매우 충성스럽습니다. 외부인이 들어가기는 쉽지 않아요.”임기택이 두꺼운 자료를 건네며 지도 위 구항구 지역을 가리켰다. 목소리는 낮게 가라앉아 있었다.“게다가 구항구 주변은 버려진 창고와 컨테이너로 가득합니다. 지형이 복잡해서 지키기는 쉽고 뚫기는 어려워요. 심종연도 안쪽에 적잖은 인력을 배치해 순찰시키고 있습니다. 정면으로 밀고 들어가는 건 거의 불가능해요.”주민혁은 고개를 숙여 자료를 넘겼다. 손끝이 구항구의 지형도 위를 천천히 훑자 그의 미간이 미세하게 찌푸려졌다.자료에는 구항구의 출입구,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1503화

    출발 당일, 하늘은 막 희미하게 밝아오고 있었다.주민혁은 일찍 눈을 떴다. 그러나 최수빈을 깨우지 않고 침대 옆에 조용히 앉아 잠든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다정한 눈빛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그는 손을 들어 최수빈의 머리카락을 가만히 쓸어주고 그녀의 이마에 조심스레 입을 맞췄다.“나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줘.”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몸을 돌려 짐을 든 채 조용히 침실을 나와 별장을 빠져나갔다.별장 앞에는 육민성과 송미연이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 경호팀 역시 출발 준비를 모두 마친 상태였다.주민혁이 나오자 육민성이 앞으로 다가와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낮게 말했다.“조심히 다녀와요. 해외에 도착해서 무슨 일 생기면 언제든 연락하고요. 은산시 쪽은 우리가 잘 지키고 있을게요.”“고마워요.”주민혁은 육민성과 송미연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수빈이랑 율이, 그리고 주씨 가문 일은 두 분께 부탁드리겠습니다.”“걱정하지 마요. 수빈이랑 율이는 저희가 책임질게요. 절대 아무 일도 없게 할 겁니다.”송미연이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주민혁은 고개를 끄덕인 뒤, 더는 말을 잇지 않고 곧장 몸을 돌려 차에 올랐다.차는 천천히 별장을 떠나 공항 방향으로 향했다.차가 별장 단지를 벗어날 무렵, 주민혁은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별장 쪽을 돌아보았다.그곳에는 최수빈이 서 있었다.별장 문 앞에 선 그녀는 그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새벽 안개 속에 비친 그녀의 모습이 유난히 가냘프고 작아 보였다.주민혁도 그녀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별장의 모습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그는 한참이나 눈을 떼지 못했다.최수빈은 별장 앞에 선 채, 차가 새벽 안개 속으로 사라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참았던 눈물이 끝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육민성과 송미연이 그녀의 곁으로 다가와 조용히 어깨를 토닥이며 달래주었다.그러자 최수빈은 두 사람을 향해 애써 웃어 보였다.“나 괜찮아. 민망하게 이런 모습까지 보이게 됐네.”“우리 다 이해해.”송미연이 부드럽게 말했다.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1502화

    “길어도 석 달이야. 석 달 뒤에는 꼭 무사히 돌아올게. 응?”최수빈은 주민혁을 바라보았다. 더 말려봤자 소용없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그녀는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기다릴게요. 대신 반드시 몸조심해야 해요. 매일 나랑 율이한테 무사하다고 연락하고, 무슨 일이 생겨도 혼자 다 떠안지 마요. 꼭 나한테 말해야 해요. 알았죠?”“응, 알았어.”주민혁은 고개를 숙여 최수빈을 꼭 끌어안았다. 마치 그녀를 제 품 안에 완전히 새겨 넣기라도 하려는 듯했다.“나 돌아올 때까지만 기다려줘. 돌아오면 그땐 우리 가족 다시는 떨어지지 말자.”...그 뒤 이틀 동안, 주민혁은 해외 조사 준비를 숨 돌릴 틈 없이 진행했다.해외 쪽 인맥에 연락을 넣고 현지 숙소와 동선을 모두 마련했으며 정예로 꾸린 경호팀을 선발했고 최신 장비까지 갖추게 했다.또 홍승헌과 국제 수사 공조팀과도 연락을 맞춰 심종연과 관련된 자료와 해외 단서를 넘겨받았다.물론 주상 그룹의 업무도 정리했다. 회사의 일상 업무는 신뢰할 만한 측근에게 맡겼고 자신이 자리를 비우는 동안 최수빈과 율이를 잘 살펴봐 달라고 육민성과 송미연에게도 부탁했다.육민성과 송미연 역시 주민혁이 심종연을 조사하러 해외로 간다는 말을 듣고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그의 결심을 돌릴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두 사람은 주민혁에게 자신 있게 약속했다. 반드시 최수빈과 율이를 잘 지키고 은산시도 든든히 지켜둘 테니 해외에서는 뒤돌아보지 말고 해야 할 일을 하라고.출국 전날 밤, 주민혁은 일부러 일찍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최수빈, 율이와 함께 저녁밥을 먹었다.식탁에서 율이는 주민혁에게 찰싹 붙어 오늘 있었던 일들을 재잘재잘 떠들어댔다. 주민혁은 끝까지 다정하게 들어주며 이따금 손을 뻗어 딸아이의 작은 머리를 쓰다듬었다. 눈빛에는 온통 애정이 어려 있었다.그런 부녀의 모습을 바라보던 최수빈의 마음속에서는 깊은 아쉬움이 밀려왔다.그녀는 애써 눈가에 차오르는 눈물을 억누르며 주민혁이 좋아하는 반찬을 집어주었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1501화

    심종연이 해외로 도주했다는 건, 주민혁이 그를 쫓아 해외까지 나갈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해외에서의 위험은 국내와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내가 직접 해외로 가서 놈의 행방을 추적할 생각이야. 반드시 찾아낼 거야.”주민혁이 최수빈을 바라보며 나직이 말했다.“미안해. 또 걱정하게 만들어서.”최수빈은 그제야 정신을 차린 듯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곧바로 주민혁을 세게 끌어안더니 울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그럴 줄 알았어요. 민혁 씨라면 분명 그럴 줄 알았어요. 민혁 씨, 해외는 너무 위험해요. 그곳에 있는 심종연의 세력은 크고요. 가면 안 돼요. 내가 허락 안 해요.”최수빈은 심종연의 보복이 두렵지 않았다. 은산시에 몰아칠 풍파도 두렵지 않았다.그녀가 두려운 건 오직 주민혁이 잘못되는 일이었다. 그는 그녀의 하늘이었고 버팀목이었으니 말이다.그런 주민혁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최수빈과 율이는 어떻게 살아가야 한단 말인가.주민혁은 손을 들어 최수빈의 등을 가만히 토닥이며 부드럽게 달랬다.“걱정하는 거 알아. 하지만 난 가야 해. 심종연을 완전히 잡아내지 않는 한, 우린 하루도 편히 지낼 수 없어. 놈이 해외로 도망쳤다는 건, 거기서 다시 힘을 모아 되돌아오겠다는 뜻이야. 그때가 되면 우리뿐만 아니라 율이에게까지 더 잔혹한 방식으로 보복하려 들 거야. 난 너희를 위험 속에 두고 볼 수 없어. 그러니까 직접 해외로 가서 놈을 법의 심판대에 세워야 해. 그래야 후환이 없어.”“하지만 해외는 우리 영역이 아니잖아요. 갔다가 만에 하나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난 어떡해요? 율이는 어떡하고요?”최수빈의 목소리는 점점 더 떨렸다.마치 손을 놓는 순간 그가 눈앞에서 사라져버리기라도 할 것처럼, 그녀는 주민혁을 꼭 끌어안은 채 놓으려 하지 않았다.“아무 일 없을 거야.”주민혁은 고개를 숙여 최수빈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해외에도 내가 움직일 수 있는 인맥과 자원이 있어. 경찰 쪽 국제 수사 공조팀에서도 내 행동에 협조해줄 거고. 내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352화

    박하린은 손에 들고 있던 드레스를 진서령의 몸에 대어보았다.진서령은 그것을 거울 앞에 들고 비춰보며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히 하린이 네 눈썰미가 좋네.”그때, 그 둘을 발견한 송미연의 눈이 가늘게 좁혀지고 목소리마저 차가워졌다.“시어머니가 불륜녀를 데리고 이렇게 사람 많은 데를 돌아다니시네?”최수빈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요즘 주씨 가문의 친척 집에서 경사가 있어 진서령이 드레스를 보러 온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예전 같으면 자신이 옆에서 함께 골라줬을 일이다.송미연은 다른 매장으로 옮기자고 말하려 했다. 세상에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291화

    “우리 업계 일이라는 게 워낙 지루하고 고된 편이라 평생의 반려자는 꼭 내가 마음에 드는 사람을 고르고 싶어요. 집안 배경 같은 건 중요하지 않아요.”심종연이 입을 열었다.“여자의 집안이 내 체면을 높여줄 필요는 없습니다.”많은 재벌가의 결혼은 서로의 이익을 맞바꾸는 것일 뿐, 감정 따위는 없다.길고도 따분한 인생에 이미 일만으로도 충분히 지쳐 있는데 게다가 집안의 짐까지 짊어져야 한다.만약 배우자조차 마음대로 고를 수 없다면 그 인생이야말로 참으로 비극일 것이다.최수빈이 잠시 멈칫했다.심종연은 확실히 자신만의 깊은 생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297화

    모든 팀이 일제히 분주해지며 회의에 돌입해 설계를 시작했다.이 단계에서는 서로 마주할 수 없고 각자 팀 내에서만 설계 작업이 진행된다.중간에 휴식 시간이 있긴 했지만 대회장을 벗어날 수는 없었다.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휴식을 택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현장에 온 대부분은 문제 주제를 확인하고 참가자들을 만나며 인맥을 쌓는 데 목적이 있었다.극한 설계가 끝난 뒤에는 PPT 발표가 가장 중요한 관문이었다.제안서를 제출한 뒤 심사위원 앞에서 직접 답변해야 했고 상위 두 팀이 화국을 대표해 아시아 대회에 나갈 자격을 얻는다.대회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307화

    “그냥 얼굴 하나 믿고 여기저기서 봐주는 줄 아는 거예요?”박하린은 코웃음을 치며 말을 이어갔다.“표정 보면 떨어진 게 분명하네요.”그녀의 시선은 천천히 최수빈에게 향했고 입가에 예의 바른 미소가 걸려 있었다.“최수빈 씨, 방금 발표된 순위 봤죠? 그 대형 스크린에 뜬 데이터들... 이해는 됐어요?”박하린은 일부러 다정한 척 목소리를 낮췄다.“저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최수빈 씨가 정말 열심히 하려는 건 봤어요. 이 업계에서 살아남고 싶다는 것도요.”그녀는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덧붙였다.“혹시 잘 모르겠으면 저한테 오세요

More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