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육민성은 최수빈을 바라보며 얇은 입술을 달싹거렸다.무언가 말하려는 듯했지만 끝내 입 밖으로 나온 건 희미한 한숨뿐이었다.그의 목울대가 천천히 위아래로 움직였다. 눈빛 속에 남아 있던 빛도 서서히 가라앉아 갔다.최수빈은 이미 모든 걸 봤고, 또 모두 이해하고 있다는 걸 육민성도 알고 있었다.어떤 감정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서로 알고 있는 법이었다.최수빈은 그런 육민성을 보며 옅게 웃었다. 그 미소에는 체념과 이해, 그리고 안타까워하는 기색까지 함께 담겨 있었다.이윽고 그녀는 아무 말 없이 그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뒤, 접견실 안으로 돌아가 조용히 문을 닫았다.문이 닫히자 복도에 남아 있던 적막과 쓸쓸함도 함께 문밖으로 밀려난 듯했다.육민성은 한동안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엘리베이터 숫자가 1층에서 멈춘 뒤,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걸 확인하고서야 그는 천천히 시선을 거두었다. 그러고는 손을 들어 욱신거리는 관자놀이를 문질렀다. 차가운 손끝과 달리 속은 답답하게 막혀 있었다.송미연이 자신을 피하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으나 그는 이해할 수 없었다.고작 가짜 결혼 생활 하나가 끝났다고, 친구조차 될 수 없을 만큼 멀어질 이유가 대체 무엇인지 말이다.천공연구원 건물 아래.송미연은 택시 한 대를 잡아타고 집 주소를 말했다.차는 천천히 출발하자 송미연은 차창에 기대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거리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애써 감추고 있던 피로가 서서히 눈빛에서 드러났다.황당하게 시작됐던 가짜 결혼은 결국 이렇게 초라하게 끝나버렸다.송미연은 자신이 충분히 담담할 줄 알았다. 이혼 합의서에 사인만 하면 모든 걸 깔끔하게 내려놓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하지만 육민성을 마주한 순간, 심장은 여전히 제멋대로 흔들렸다.좋아하는 마음이라는 건 내려놓겠다고 해서 쉽게 내려놓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그렇게 택시가 한 별장 앞에 멈춰 서자 송미연은 요금을 계산한 뒤, 차에서 내렸다.복도의 센서등은 몇 개가 나가 있는지 불빛이 깜빡거렸고 공기 중에는
마치 무언가를 단단히 결심한 사람처럼 송미연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그러고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소파 위에 놓아둔 가방을 움켜쥐었다. 동작이 어딘가에서 도망치기라도 하는 것처럼 다급했다.그녀는 육민성을 한 번도 바라보지 않은 채 그저 최수빈에게만 급히 고개를 끄덕인 뒤, 얼음처럼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나 일이 있어서 먼저 갈게. 당분간 회사에도 안 나올 거야.”말을 마친 그녀는 곧장 문 쪽으로 걸어갔다. 등 뒤에서 무언가가 쫓아오기라도 하는 듯 발걸음이 아주 다급했다.“미연 씨!”육민성의 목소리에는 다급함이 묻어 있었다. 그는 거의 반사적으로 그녀를 뒤쫓아가 손을 뻗더니 앞을 막아섰다.이에 송미연은 우뚝 멈춰서서 어쩔 수 없이 몸을 돌려야 했다.고개를 든 그녀는 바로 눈앞에 선 육민성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저도 모르게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높은 콧대, 선명한 턱선, 아직 핏발이 가시지 않은 눈까지...그는 전보다 훨씬 수척해 보였다.송미연은 고개를 돌려 육민성의 어깨너머 복도 어딘가에 시선을 둔 채, 딱딱한 목소리로 말했다.“비켜요.”“왜 나를 피하는 거야?”육민성이 그녀를 바라보며 미간을 깊게 찌푸렸다. 목소리에는 이해할 수 없다는 기색이 섞여 있었다.“우리 어차피 가짜 결혼이었잖아. 이혼했다고 해서 친구조차 못 될 이유가 있나?”송미연은 손끝이 하얗게 질릴 만큼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손톱은 손바닥을 깊게 파고들며 가느다란 통증을 일으켰다.그녀가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문제는 가짜 결혼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더는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육민성을 보기만 해도 동사무소에서의 그 일이 떠오르고, 육씨 가문 본가에서 자신을 보호해주던 모습이 떠오르고, 술에 취한 그가 자신의 이마에 남겼던 그 가벼운 입맞춤까지 떠오른다고.그 기억들은 가시처럼 송미연의 마음에 박혀 뽑아낼 수도, 삼켜낼 수도 없었다.“우린 원래 친구도 아니었어요. 대표님, 가짜 결혼이라는 연극은 이미 끝났습니다. 그러니 이제 각자 갈 길 가는
[어쩐지 플라잉 테크가 갑자기 망했다 했다. 이렇게 천벌 받을 짓을 많이 했던 거였네!][에라? 얼마 전에 초등학교 가서 봉사 활동했다던 그 여자 아니야? 세상에, 사람 겉만 보고는 진짜 모른다니까!][100억이라고? 그거 다 투자자들이 피땀 흘려 번 돈이잖아! 반드시 엄벌에 처해야 해!][듣자 하니 주상 그룹까지 건드리려고 했다며? 주 대표님 가족한테까지 손대려고 했다는데... 진짜 제 분수도 모르네!][주상 그룹, 일 처리 시원하다! 이런 게 진짜 좋은 영향력이지. 사회의 해악을 제대로 치워 버렸네!]여론이 번지는 속도는 상상 이상으로 빨랐다.고작 한 시간 만에 플라잉 테크와 에라에 관한 부정적인 뉴스가 온 인터넷을 뒤덮었다.플라잉 테크의 공식 홈페이지는 분노한 네티즌들에게 점령당해, 댓글 창은 피해자들의 고발과 욕설로 가득 찼다.심지어 능력 좋은 네티즌들은 에라의 개인 정보까지 캐냈다.때문에 그녀의 SNS 계정은 네티즌들의 공격을 받았고 DM으로는 비난과 욕설이 쉴 새 없이 쏟아졌다.한때 누구보다 화려하게 빛났던 에라가 하룻밤 사이에 모두가 손가락질하는 길거리의 쥐 신세로 전락한 것이다.주상 그룹 대표이사실.최수빈은 휴대폰 화면을 뒤덮은 뉴스들을 바라보다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가슴을 짓누르던 커다란 돌덩이가 마침내 내려앉는 듯했다....같은 시각, 천공연구원.송미연은 따뜻한 커피잔을 두 손으로 감싼 채 휴대폰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에라가 경제범죄수사대에 연행되고 플라잉 테크가 완전히 공공의 적으로 전락했다는 실시간 검색어를 보던 그녀의 입가에 복잡한 미소가 걸렸다.그러다 맞은편에 앉은 최수빈을 바라보며 송미연은 감탄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네 남편, 진짜 무섭다.”‘고작 하루 만에 경제범죄수사대가 에라를 데려가게 만들고 플라잉 테크의 치부를 온 인터넷에 퍼뜨리다니... 반격할 틈조차 남겨 두지 않았네.’벼락같은 일 처리에 솔직히 등골이 서늘해질 정도였다.최수빈은 그 말에 잠시 멍해졌다가 곧 어쩔 수 없다는 듯
“그런 배당금이 합법이라고 생각합니까?”에라의 시선이 은행 거래 내역서 위로 떨어졌다. 그 안에는 자금이 오간 기록이 또렷하게 적혀 있는데 시간, 금액, 이체 계좌까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만큼 명확했다.이에 에라는 몸을 휘청이다 하마터면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을 뻔했다.얼굴에서는 핏기가 모조리 빠져나가 창백함만이 남았다.도저히 부정할 수 없는 확실한 증거들뿐이라는 걸, 에라 역시 알고 있었다.자신이 직접 서명한 서류였고 자신이 직접 이체를 진행했으니 말이다. 빠져나갈 구멍은 어디에도 없었다.에라의 시선이 다시 주민혁에게 향했다. 눈빛에는 절망 섞인 애원이 담겨 있었다.“주 대표님, 우리 다 사업하는 사람이잖아요. 사람 일은 끝까지 모르는 거예요. 서로 얼굴 볼 일 없을 것 같아요? 이번 한 번만 눈감아 주세요. 그 돈 전부 토해낼게요. 다시는 대표님이랑 수빈 씨 건드리지 않을게요. 네?”그러자 주민혁이 마침내 천천히 입을 열었다.“나한테 덤빈 건, 넘어갈 수 있어요.”주민혁이 잠시 말을 멈췄다.그러나 다음 순간, 눈빛이 칼날처럼 날카로워지며 목소리에 짙은 살기가 어렸다.“하지만 수빈이를 건드려선 안 됐고, 율이는 더더욱 건드리지 말았어야죠.”에라는 몸이 뻣뻣하게 굳더니 마치 온몸의 힘이 한순간에 빠져나간 듯 의자 위로 축 늘어졌다.자신이 완전히 졌다는 걸, 에라는 알고 있었다.율이에게 손을 뻗으려 한 그 순간부터 이런 결말은 이미 정해져 있었던 것이다.이윽고 자리에서 일어난 주민혁이 에라를 내려다보며 차갑게 말했다.“에라 씨, 에라 씨가 잘못한 건 하나예요. 건드리지 말아야 할 내 선을 건드린 것.”말을 마친 그는 더는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고 몸을 돌려 사무실 문 쪽으로 걸어갔다.수사대장은 부하들에게 손짓했다.그러자 몇 명의 수사관들이 곧바로 앞으로 나서며 수갑을 꺼내 에라를 연행할 준비를 했다.“잠깐!”에라가 갑자기 비명을 지르더니 주민혁의 뒷모습을 죽일 듯이 노려보며 처절한 목소리로 외쳤다.“주 대표님, 후회할 겁
에라가 뻗은 손은 허공에서 그대로 굳어 버렸다.주민혁 뒤에 선 사람들에게 가차 없이 제지당한 뒤에야 그녀는 뒤늦게 깨달았다.주민혁의 뒤를 따라 들어온 이들은 평소 그가 데리고 다니던 경호원들이 아니었다. 다들 반듯한 제복을 입고 있었으니 말이다.온몸에서 함부로 범접할 수 없는 엄숙한 기운을 풍기며 그들은 매처럼 날카로운 눈빛으로 어질러진 사무실 안을 훑고 있었다.에라의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한기가 척추를 타고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고 손끝은 제멋대로 떨리기 시작했다.주민혁은 천천히 책상 앞으로 걸어가 책상 위에 흩어진 서류들을 차갑게 훑어보았다.서류들에는 지난번 에라가 물컵을 깨뜨리며 생긴 얼룩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잉크가 번져 나간 자국은 흉측한 상처처럼 보이기도 했다.주민혁은 손을 들어 아무 의자나 하나 끌어당겼다. 움직임은 느긋하고 여유로웠다.마디가 또렷한 손가락을 의자 등받이 위에 얹혀 둔 다음에는, 손끝으로 차가운 의자 표면을 가볍게 문질렀다.에라를 보는 대신, 주민혁의 시선은 창밖에 머물러 있었고 눈빛은 고요하게 가라앉아 있었다.“주 대표님.”에라의 목소리는 티가 나지 않을 만큼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억지로 침착한 척 지어 보인 미소 역시 어색하게 얼굴에 걸려 있었다.“이게 무슨 뜻이죠? 이런 분들까지 데리고 와서, 저를 겁주기라도 하시려는 건가요?”마침내 주민혁이 고개를 돌리며 에라의 얼굴에 시선을 두었다.그러나 그 눈빛에는 한 점의 온기도 없었다.마치 아무 상관 없는 낯선 사람을 보는 것 같기도 했고 곧 깊은 나락으로 떨어질 죄수를 바라보는 것 같기도 했다.주민혁은 아무 말 없이 살짝 턱을 들어 보였다.그러자 그의 곁에 서 있던 경제범죄수사대장이 곧바로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그러고는 신분증을 꺼내 보이며 또렷하고 엄숙한 목소리로 말했다.“에라 씨, 저희는 경제범죄수사대입니다. 현재 에라 씨는 플라잉 테크 전 법인 대표 심종연 씨의 불법 자금 모집, 자금 세탁 등 여러 경제 범죄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습
전생에서 최수빈은 율이를 지켜내지 못했다. 그래서 그 작은 아이가 영원히 그녀의 곁을 떠나게 만들었다.가슴을 도려내는 듯했던 그 고통, 최수빈은 이번 생에서만큼은 절대 다시 겪고 싶지 않았다.주민혁이 물었다.“에라 일 생각하고 있어?”최수빈은 크게 움찔하며 고개를 돌려 주민혁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걱정이 담긴 그의 눈빛을 보는 순간, 눈시울이 단번에 붉어졌다.그녀는 그의 손을 붙잡았다. 손끝이 얼음장처럼 차가웠다.“민혁 씨, 나 너무 불안해요.”주민혁은 팔에 힘을 주어 최수빈을 품 안으로 끌어안았다. 그리고 그녀의 등을 천천히 토닥여주며 부드럽게 달랬다.“걱정하지 마. 이미 사람 더 붙였어. 집도 24시간 지키고 있으니까 아무 일 없을 거야.”“무서워요.”최수빈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졌다.“율이를 잃을까 봐 무서워요.”전생의 일은 아직도 눈앞에 선명했다. 절대, 두 번 다시 딸을 잃고 싶지 않았다.주민혁은 고개를 숙여 최수빈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붉어진 눈가와 그 눈빛 속에 고인 두려움이 고스란히 보였다.가슴이 무겁게 가라앉고 무언가 목 끝까지 차올라 금방이라도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심장은 바늘에 찔린 듯, 저릿저릿한 통증이 번져 나갔다.그는 두 손으로 최수빈의 얼굴을 감싸고 손끝으로 눈가에 맺힌 눈물을 조심스레 닦아 주었다.“수빈아, 왜 그래? 국내에서는 아무 일 없을 거야. 내가 있잖아. 누구도 율이를 다치게 못 해. 너도 마찬가지야.”이에 최수빈은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붙잡은 사람처럼 갑자기 주민혁의 품으로 파고들어 꼭 끌어안았다.“나, 율이 잃고 싶지 않아요.”목이 메인 채 말하는 목소리에는 짙은 울음기가 섞여 있었다.“민혁 씨, 나 진짜 그러고 싶지는 않아요.”주민혁은 마음이 산산이 부서지는 듯했으나 애써 최수빈의 머리카락을 가만히 쓰다듬으며 몇 번이고 되풀이했다.“알았어.”그녀는 주민혁의 품에 기대었다.그의 단단하고 규칙적인 심장 소리를 듣고 몸에서 은은하게 풍기는 시더우드 향을 맡자 마음속 불안이 조금씩
그는 수년간 늘 족쇄에 묶인 채 살아야 했다.언제 박씨 가문이 뒤통수를 칠지 몰라 늘 불안했고 그게 자신의 관직 길에 흠집이라도 낼까 봐 조심 또 조심했다.그가 가장 중요하게 여긴 건 명성이었다. 때문에 주기훈의 명성은 흠잡을 데 없이 깔끔했고 청렴하다는 평판이 자자했다.물론 실제로도 그랬다.스스로에게도, 남에게도 매우 엄격했고 주씨 가문 식구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었다.그 바람에 어릴 적부터 주민혁은 철저한 훈육 아래 자랐다.주기훈은 싸늘한 눈빛을 내리깔고는 손에 쥐고 있던 담배를 거칠게 비벼 끄며 소리 없이 이를 갈았다
이때, 주시후가 안에서 사람들에게 이끌려 나왔다.아이의 얼굴에는 놀람과 당혹감이 가득했다.“무슨 말이에요... 아빠, 나 버리는 거예요?”주시후는 주민혁을 애절하게 바라보며 울먹였다.“아빠는 무슨 일이 있어도 내 아빠잖아요. 그러니까 나 버리면 안 돼요. 난 주씨 가문 사람이잖아요. 다른 데는 절대 안 갈 거예요.”주민혁은 잠시 시선을 내리깔더니 아이를 바라봤다.“이미 예전부터 네가 어떤 선택을 했는지 다 알고 있어.”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주시후는 와르르 무너지듯 울음을 터뜨렸다.두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채 아이
주예린이 주민혁을 닮았다는 얘기는 너무 흔하게 들었다.하지만 주시후는 단 한 번도, 단 한 사람에게도 주민혁을 닮았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예전 집안 식구들이 모이는 자리에서도 그랬다.모두가 주예린을 보며 ‘아빠랑 똑 닮았네’ 하면서도 주시후에게는 그런 말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그때마다 가슴 한구석이 묘하게 저렸다.‘정말 난... 아빠의 친아들이 아닌 걸까?’주시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천천히 걸어가 주민혁 옆에 서더니 그의 손을 꽉 붙잡았다.“아빠, 나 아무 잘못도 안 했어요. 저 사람들 말은 다 거짓말이
그 순간, 박하린은 마치 누가 목을 움켜쥔 듯 숨이 턱 막히는 기분에 사로잡혔다.입을 열어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목이 바짝 조여서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지금 이 상황에서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아니 애초에 뭘 물어야 할지도 몰랐다.손에 쥐고 있던 컵을 조용히 움켜쥔 채 옆에 앉은 남자를 믿기지 않는 눈빛으로 바라봤다.그리고 한참이 지나서야 겨우 입을 열었다.“민혁 오빠... 방금 뭐라고 했어...?”주민혁의 눈빛에는 아무 감정도 없었고 차가울 만큼 무표정했다.“충분히 분명하게 말했을 텐데?”바로 그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