เข้าสู่ระบบ송미연도 자세를 바로잡았다.“말해 봐요.”“요즘 국제 정세가 불안정해.”육민성은 한층 무거워진 목소리로 또렷하게 말을 이어갔다.“여러 지역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어서 정보 쪽도, 외교 쪽도 전부 여력이 빠듯한 상황이야. 윗선에서 방금 내부 회의를 마쳤고, 인력 운용 방안도 정해졌어.”그는 잠시 말을 멈춘 뒤 최수빈과 송미연을 차례로 바라봤다. 그리고 천천히 결론을 꺼냈다.“우리, 해외 파견 나가게 될 것 같아.”거실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따뜻한 조명은 여전히 은은하게 비추고 있었고 최수빈의 품에 엎드린 율이는 어른들 사이에 갑자기 내려앉은 무거운 분위기도 모른 채 엄마의 옷자락만 만지작거렸다.먼저 입을 연 건 송미연이었다.“기간은요? 어디로 가는데요?”“아직 장소는 정해지지 않았고 기간도 짧진 않을 거야.”육민성이 대답했다.“인접국 대사관으로 갈 수도 있고 더 먼 지역의 현지 조정센터로 갈 수도 있어. 보직 자체가 민감한 데다 업무 강도도 세고 평소보다 위험 부담도 훨씬 커.”율이를 안고 있던 최수빈의 팔에 저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그녀는 불과 얼마 전까지 국경에서 생사를 오가는 상황을 겪었다.이제 막 집으로 돌아왔고 이제 막 딸을 품에 안았고 이제야 잠깐이라도 숨을 돌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다음 임무가 눈앞에 닥친 것이다.해외 파견.정세 불안 지역.고조된 긴장.그 말 하나하나가 곧 이별과 긴 시간의 헤어짐, 그리고 앞을 알 수 없는 위험을 뜻했다.송미연이 잠시 침묵하다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오빠, 지금 우리한테 통보하러 온 거예요? 아니면 상의하러 온 거예요?”육민성이 그녀를 바라보며 솔직하게 답했다.“통보에 가깝고 상의할 여지는 조금 남아 있다고 보면 돼. 결정은 거의 끝났고 아직 공식 문서만 안 내려온 상태야. 미리 알려 주는 건 마음의 준비도 하고 집안일도 정리해 두라는 뜻이고.”그가 이번에는 최수빈을 바라봤다.“넌 국경에서 막 습격까지 당했고 신분도 민감하잖아. 윗선에서 널 파견 명단에 넣
이제 엘리아스에게 남은 선택지는 둘 중 하나였다.끝까지 미친 듯이 반격하거나, 아니면 완전히 자취를 감추고 때를 기다리는 것.어느 쪽이든 방심할 수는 없었다.그래도 최수빈이 무사히 빠져나갔다는 사실만큼은, 지금 이 순간 주민혁이 유일하게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일이었다.최수빈이 별다른 문제 없이 시내 집으로 돌아왔을 때는 어느덧 저녁 무렵이었다.차가 건물 앞에 멈추고 경호 인력이 주변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한 뒤에야 그녀는 차에서 내려 집으로 올라갔다.현관문을 여는 순간 익숙한 집 안의 공기가 훅 끼쳐왔다.그제야 아찔한 순간들을 겪으며 국경에서부터 줄곧 이어졌던 긴장감이 조금씩 가라앉는 듯했다.거실에는 따뜻한 조명이 켜져 있었고 소파에는 낯익은 두 사람이 앉아 있었다.연회색 셔츠를 입은 육민성은 부드러운 인상 속에서도 날카로운 기색을 감추지 못한 채 조용히 서류를 넘기고 있었다.그 옆에는 송미연이 기대앉아 손끝으로 펜을 빙글빙글 돌리고 있었다. 편안해 보이는 태도와 달리 눈빛만큼은 맑고 예리했다. 둘 다 일부러 최수빈을 기다리고 있었던 모양이었다.이에 최수빈은 신발을 갈아 신고 들어오며 한숨을 돌렸다.“두 사람이 왜 여기 있어요?”“그쪽에서 일이 꽤 크게 터졌다길래 걱정돼서 왔지.”송미연이 먼저 입을 열며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다친 데는 없어 보이네. 그나마 다행이다.”육민성도 서류를 덮고 자리에서 일어났다.“오는 길은 괜찮았어? 민혁 씨 쪽 상황은?”“큰일 날 뻔하긴 했는데 어쨌든 무사히 빠져나왔어요.”최수빈은 소파에 앉아 가사도우미가 건넨 미지근한 물을 받아 한 모금 마시며 며칠 동안 쌓인 피로를 조금 가라앉힌 뒤 말을 이었다.“미행당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차에서 뛰어내렸고 나중엔 변장해서 겨우 빠져나왔어요. 민혁 씨가 이미 지원 요청을 해 둬서 국경 쪽은 당분간 버틸 수 있을 거예요.”그러자 육민성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엘리아스 씨 쪽 사람들이야?”“그 사람 말고는 이렇게 다급하게 움직일 사람이 없죠.”
최수빈이 살짝 눈썹을 치켜올렸다.“벌써 연락한 거예요?”“응.”주민혁은 골목 입구를 오가는 드문드문한 행인들을 훑어보며 주변이 여전히 안전한지 확인한 뒤, 목소리를 낮춰 말을 이었다.“미행당하고 있다는 걸 알아챈 뒤 산길로 들어갈 때쯤, 윗선이랑 이쪽 합동 작전팀에 동시에 암호화 지시를 보내 놨어. 1차 지원 인력은 아마 30분쯤 전에 국경 캠프에 도착했을 거야. 지금쯤이면 장성훈 씨 쪽과 합류해서 서산 일대랑 부두에 남아 있는 잔당들을 샅샅이 훑고 있을 거고. 2차 군경 지원 병력도 이미 오는 중이야. 늦어도 오늘 오후면 주요 길목은 전부 지원 병력이 맡아 통제하게 될 거야.”주민혁은 원래부터 매사에 빈틈이 없는 사람이라 자신은 물론이고 곁에 있는 사람들까지 아무런 지원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 몰아넣는 법이 없었다.그는 미행을 눈치챈 순간부터 이미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다음 수까지 준비해 둔 것이었다.그 말을 들은 최수빈은 그제야 조금 안심한 듯 숨을 내쉬었다.“그럼 다행이네요. 정식 지원 병력까지 붙었으니 다들 좀 숨통이 트이겠어요. 이번처럼 차에서 뛰어내려야 할 만큼 몰리진 않겠죠.”주민혁의 시선이 최수빈에게 머물렀다. 목소리도 저도 모르게 한층 부드러워졌다.“난 괜찮으니까 너만 무사히 시내에 도착해서 회의에 잘 참석하면 돼. 이쪽은 어떻게 되든 상관없어. 이렇게 다급하게 반격하는 걸 보면 엘리아스도 이제 정말 한계까지 몰렸다는 뜻이야. 오래 못 버틸 거야.”“민혁 씨도 조심해요.”최수빈이 당부했다.“무리해서 맞붙지 말고.”주민혁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 차 타고나서도 계속 연락 가능하게 해 둬. 무슨 일 생기면 바로 나한테 연락하고.”두 사람은 골목 어귀에서 잠시 더 머물며 이후 연락 방법과 대응 방침을 확인한 뒤, 각자 움직이기로 했다.최수빈은 차에 올라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긴 뒤 고개를 들어 주민혁을 바라봤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산길을 구르느라 온몸에 풀잎과 흙이 잔뜩 묻어 있었지만 대충이나마 옷
“지금 시내도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 없어. 놈들이 공항이나 고속도로 진입로에 사람을 깔아뒀을 가능성이 크거든. 축산 차량은 눈에 잘 띄지 않으니 미행당할 위험도 적어.”최수빈이 고개를 끄덕였다.“민혁 씨 말대로 할게요.”얼마 지나지 않아 흙투성이의 작은 농업용 트럭 한 대가 느티나무 아래로 천천히 다가왔다.적재함에는 건초가 반쯤 실려 있었고 양 몇 마리도 함께 타고 있었다.운전석에는 햇볕에 그을린 피부의 순박해 보이는 현지 남자가 앉아 있었는데 그가 창문을 내리더니 짧게 한마디만 했다.“타세요.”쓸데없는 인사도, 의미심장한 눈길도 없었다. 지시받은 대로만 움직이는 듯했다.주민혁은 최수빈을 데리고 허리를 숙여 트럭 적재함으로 올라갔다. 그런 다음 두 사람은 건초 더미 사이에 몸을 눕힌 뒤, 위에 마른 풀을 조금 덮어 모습을 가렸다.옷이며 머리카락에 흙과 지푸라기가 잔뜩 묻어 이제는 영락없는 시골 농가 사람들처럼 보였다. 누가 봐도 눈길을 줄 만한 차림은 아니었다.트럭은 덜컹거리며 마을을 빠져나가더니 한적한 시골길을 지나 시내로 들어가는 외곽 도로로 접어들었다.가는 동안 검문소와 순찰 차량을 여러 차례 마주쳤지만, 차량도 평범하고 실린 짐도 흔한 데다 운전기사까지 자연스럽게 대응한 덕분에 아무런 의심도 사지 않았다.그 시각 킬러들은 여전히 산속을 샅샅이 뒤지고 있었다.두 사람이 이렇게 초라할 정도로 눈에 띄지 않는 모습으로 위장해 아무도 모르게 시내로 들어가고 있으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한 채 말이다.한참을 덜컹거리던 트럭은 마침내 시 외곽의 접선 지점에 도착했다.운전기사는 차를 세운 뒤에도 별말 없이 내리라는 손짓만 했다.그러자 주민혁은 짧게 감사 인사를 건네고 최수빈과 함께 적재함에서 내려 곧바로 근처 골목으로 몸을 숨겼다.차량과 충분히 멀어진 뒤, 주변에 미행이나 수상한 낌새가 없다는 것까지 확인하고서야 두 사람은 조금이나마 긴장을 풀 수 있었다.최수빈은 주민혁의 옷에 묻은 흙과 곳곳의 찰과상을 바라보다가 손을 뻗어 그의 어
최수빈은 더 많이 묻지 않고 그저 작게 ‘네’하고 대답한 뒤, 두 팔로 주민혁의 허리를 감싸고 자신의 얼굴을 그의 어깨에 기댔다.자신의 판단을 믿는 만큼 그녀는 주민혁을 믿었다.그때 뒤에서 또 한 번 거센 충격이 전해졌다. 차체가 크게 휘청였고 상대 차량은 이제 거의 바로 뒤까지 따라붙어 있었다.“꽉 잡아.”주민혁이 낮게 말하며 눈앞의 급커브를 뚫어지게 바라봤다.차는 여전히 무서운 속도로 달리고 있는지라 거센 바람 소리와 타이어가 노면을 긁는 소리, 엔진 굉음이 뒤엉켜 귓가를 때렸다.커브가 가까워질수록 뒤따르던 차량도 뭔가 이상함을 눈치챈 듯 속도를 더 끌어올렸다. 헤드라이트 불빛이 금방이라도 그들의 차 뒤편을 집어삼킬 듯 바짝 붙었다.때를 놓치지 않고 주민혁은 옆문을 거칠게 밀어 연 뒤 최수빈을 품 안으로 끌어당겼다. 자신의 등으로 그녀를 완전히 감싸 보호한 채 몸을 앞으로 던지려는 것이었다.곧 그들은 달리는 차에서 그대로 뛰어내렸고 순간 몸이 허공에 붕 뜨는 느낌이 덮쳐 왔다.최수빈은 눈앞이 빙글빙글 도는 와중에도 자신이 주민혁의 품에 단단히 안겨 있다는 것만은 알 수 있었다.그의 넓은 등과 두 팔은 그녀를 완전히 감싸 안고 있었다.땅에 부딪히는 충격도, 거친 돌과 나뭇가지에 쓸리는 고통도 모두 주민혁이 대신 받아낸 것이다.두 사람은 두껍게 쌓인 솔잎과 풀숲 위로 떨어진 뒤 십여 바퀴를 연달아 굴렀다. 그 과정에서 충격이 조금씩 줄어들었다.마지막 순간, 주민혁은 한쪽 팔로 땅을 짚으며 억지로 몸을 멈춰 세웠다. 최수빈은 끝까지 자신의 몸 아래 안전하게 감싼 채였다. 그러나 그 대신 주민혁의 몸은 그대로 나무줄기에 세게 부딪혔다.“윽.”낮은 신음이 새어 나왔다.“괜찮아요?”최수빈이 곧바로 고개를 들었다. 침착하려 애썼지만 목소리 끝이 희미하게 떨리고 있었다.“괜찮아.”주민혁은 몸을 일으키자마자 최수빈부터 빠르게 살피더니 겉으로 보이는 상처가 없다는 걸 확인하고서야 안도한 듯 숨을 내쉬었다. 정작 자신의 팔꿈치와 옆구리 곳곳은
주민혁은 교신을 끊고 최수빈을 돌아봤다. 잔뜩 굳어 있던 목소리가 한결 부드러워져 있었다.“지원 인력이 곧 도착할 거니까 걱정하지 마. 무슨 일 생기게 두지 않을게.”최수빈은 긴장으로 인해 굳어 있으면서도 믿음직한 그의 옆얼굴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믿어요.”주민혁은 평생 수없이 많은 추격과 포위, 총격전을 겪어 왔으나 지금처럼 긴장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자신이 다칠까 봐서가 아니었다. 최수빈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봐 두려운 것이었다.뒤따르던 차는 점점 가까워져 인적 없는 산길 위로 헤드라이트 불빛이 유난히 눈부시게 번뜩였다.상대는 더 이상 기다릴 생각이 없는 듯 연신 경적을 울리며 그들의 차를 멈춰 세우려 했다.산허리를 따라 난 길은 구불구불 이어졌고 오랫동안 차량이 오간 탓에 노면은 군데군데 움푹 패여 있었다.한쪽은 깎아지른 산벽, 다른 한쪽은 바닥조차 보이지 않는 가파른 비탈이었다. 주변에는 풀과 나무가 우거져 시야마저 꽉 막혀 있었다.주민혁은 좌석 등받이에 등을 바짝 붙인 채 뒤쪽 상황을 살폈다.번호판 없는 검은색 승용차는 이제 미행하려는 의도를 숨길 생각조차 없는지 상향등을 환하게 켜고 미친 듯이 경적을 울리며 거리를 좁혀 왔다. 급기야는 일부러 차선을 막아 세우려 들고 뒤에서 차량을 들이받기까지 했다.쿵!묵직한 충격음과 함께 차체가 크게 흔들리자 최수빈은 반사적으로 손잡이를 움켜쥐었다. 얼굴은 여전히 침착했지만 상대가 더는 시간을 끌 생각이 없다는 것만큼은 분명히 알 수 있었다.“단순한 미행이 아니야.”주민혁의 목소리는 산 밑바닥의 차가운 돌처럼 무겁게 가라앉았다.“아예 죽이거나 납치하려는 거지. 엘리아스 쪽에서 보낸 결사대라면 봐주면서 움직이지 않을 거야.”운전기사가 다시 한번 급하게 핸들을 꺾어 상대 차량의 거친 밀어붙이기를 피했다.타이어가 자갈길을 긁으며 귀를 찢는 듯한 마찰음을 냈으나 산길은 너무 좁아 피할 곳이 없었다.조금만 더 가면 훨씬 길고 가파른 데다 가드레일조차 없는 절벽 길이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