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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Author: 맑은하루
채연의 두 눈은 새빨갛게 충혈되어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가슴속에는 수천 자루의 칼날이 휘몰아치며 그녀의 심장을 도려내려는 듯했다.

목이 틀어막힌 듯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하던 그녀는 잠시 몸부림치다가, 갑자기 하늘을 찢을 듯한 처절한 외침을 터뜨렸다.

"어머니!"

그 절규는 점차 날카로움에서 잦아들었고, 끝내 오랫동안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그녀는 숨이 막혀 온몸이 굳어 버렸다.

채연은 갑자기 몸을 떨며 겨우 숨을 돌렸다. 그리고 이 세상에 하나뿐인 혈육을 부르며 끝없이 울부짖었다.

서지우가 도착했을 때, 채연은 관을 끌어안은 채 손을 놓지 않았고, 하인들이 관을 닫지 못하게 막고 있었다.

"채연, 손을 놓아라. 죽은 이는 편히 보내야 한다."

채연은 그의 목소리를 듣고 차갑게 웃으며 뒤돌아보았다.

"세자 저하, 이제 어머니께서는 더 이상 세자 저하의 돈을 쓰실 필요가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제게 화리서(和離書)를 써 주실 수 있겠습니까?"

서지우는 가슴이 순간 철렁했다. 그 호칭이 채연의 입에서 나온 것은 처음이었다.

그 말이 어딘가 거슬렸지만, 그는 여전히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하지 않았느냐? 안화는 그저 평처일 뿐이다. 네 세자빈 자리는 누구도 건드릴 수 없다. 화리는 불가능하다."

채연은 처연하게 웃었다. 더는 그 문제로 다투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면 먼저 어머니의 장례부터 후하게 치러 주십시오."

서지우가 대답하기도 전에 윤안화가 그의 품에서 나와 눈물을 글썽였다.

"채연 언니, 언니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일은 저도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하지만 지금 장례를 치르신다면, 제 모레 혼례를 어떡합니까?"

채연은 그녀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너희 때문에 나는 어머니의 마지막 모습조차 보지 못했다. 그런데 이제는 어머니의 장례마저 치르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냐?"

윤안화는 겁먹은 듯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동안 지우 오라버니께서 돈을 물 쓰듯 써 가며 언니 어머니의 목숨을 이렇게 오래 붙들어 오셨는데... 아직 만족하지 못하시는 겁니까?"

채연은 눈앞이 캄캄해지는 것을 느끼면서도 억지로 버티며 비웃듯 물었다.

"윤안화, 나는 세자빈이고 내가 쓴 것은 우리 집의 돈이다. 네가 무슨 자격으로 내가 만족하는지 아닌지를 묻는 것이냐?"

윤안화는 채연이 이를 악물고 내뱉은 "세자빈"이라는 세 글자를 듣자, 눈에 매서운 빛이 스쳤다.

그녀는 얼굴을 붉힌 채 억울한 듯 서지우의 어깨에 기대어 울먹였다.

"지우 오라버니, 그렇다면 우리 혼례는 취소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세자부가 경성의 웃음거리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서지우는 윤안화를 달래면서 하인들에게 명했다.

"관은 그대로 두고 발인하지 말거라. 모든 일은 혼례가 끝난 뒤 다시 논의하겠다!"

말을 마친 서지우가 윤안화를 안고 돌아서려 하자, 채연은 눈이 찢어질 듯 분노했다.

채연은 달려가 서지우의 옷자락을 붙잡고 눈가에 눈물을 머금은 채 애원하듯 말했다.

"세자 저하, 죽은 이는 편히 보내야 합니다. 후하게 장례를 치르지 못하더라도, 부디 어머니께서 편히 잠드실 수 있게만 해 주십시오!"

"세자 저하, 화리를 하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앞으로 저는 그저 세자부에 놓인 장식품처럼 살아가겠습니다. 절대 저하와 윤안화를 방해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니 부디 어머니만 편히 묻히게 해 주십시오. 이것이 제가 어머니께 해 드릴 수 있는 마지막 일입니다..."

거듭되는 "세자 저하"라는 부름에 서지우의 가슴속에는 알 수 없는 답답함이 치밀었다. 그는 애원하는 채연의 모습을 보며 이번만큼은 그녀가 정말 상처받고 실망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세자빈으로서 어찌 이 정도의 아량조차 없단 말인가?'

"혼례가 끝난 뒤에 내가 알아서 처리할 것이다. 이 며칠 동안은 네 어미 곁을 지키도록 하거라."

말을 마친 서지우는 몸을 돌려 떠나려 했다. 그의 소매가 채연의 팔을 스치고 지나갔다. 마치 흔적도 없이 왔다가 사라지는 바람처럼, 그녀에게 남은 것은 마음속의 처량함뿐이었다.

채연은 몸을 돌려 윤안화의 손목을 붙잡았다.

"가지 못한다."

'설마 어머니의 관과 시신을 지키며, 내 서방님이 다른 여인과 혼례를 올리고 합방하는 소리를 듣고 있으란 말인가? 게다가 둘은 어머니의 마지막 모습을 보지 못하게 만든 사람인데!'

채연은 갑자기 마음을 다잡았다. 목소리는 단호하고 차가웠다. 마치 조금 전 애원하던 사람이 자신이 아니었던 것처럼 말했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하십시오. 제게 화리서를 써 주시면 제가 어머니를 모시고 이곳을 떠나고 다시는 두 분의 눈앞에 나타나지 않겠습니다. 아니면 어머니의 장례식을 치르게 해 주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채연은 불타오르는 듯한 눈빛으로 두 사람을 노려보았다. 차나무에 긁혀 찢긴 얼굴의 상처에는 피딱지가 가득했다. 그녀는 마치 지옥에서 기어 나온 수라처럼 웃으며 말했다.

"그렇지 않으면 두 분의 혼례 당일, 제가 어머니를 모시고 두 분의 혼례 자리에서 불길 속으로 뛰어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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