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회에 관한 일을 다 말한 후 김예훈은 사람을 더 붙여 별장 리모델링 진도에 속도를 가해라고 말했다. 이번 리모델링은 스케일이 작기에 며칠이면 끝낼 수 있다. 그는 너무 복잡하게 하기 싫었다.하지만 진윤하는 방탄유리와 반사문도 설치했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그러면 더 안전하게 공격을 버텨낼 수 있을 것이니 말이다. 그 말을 듣자 김예운은 정말 어이가 없었다.1호 별장 주인이 그로 바뀐 후 참으로 다사다난했다. 불과 며칠 사이에 암살 시도가 몇 번 있었다. 만약 방탄유리 말고 다른 재질로 인테리어를 하면 확실히 매번 교체하는 번거로움이 있을 것 같았다. 게다가 일본 야마자키 파에서 주살령까지 내렸으니 이제 평온하게 살 수 있는 날이 없을 것이다.그 생각을 하자 김예훈은 심지어 오늘 밤 야마자키 파가 부산에 있는 도관에 직접 찾아가 정면으로 붙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하지만 어떤 일은 때려죽인다고 해결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김예훈은 감정을 추스르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욕실로 들어가 샤워하고 막 잠옷으로 갈아입고 누우려고 할 때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김예훈은 당연히 하은혜인 줄 알고 별생각 없이 방문을 열었다. 하지만 문을 여는 순간 은은한 향수냄새를 풍기는 한 여인이 재빨리 그의 방으로 들어왔다. 그는 무슨 상황인지 확인하자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그 여자는 하은혜가 아니라 목욕하다 만 후지와라 미유였다. 그녀는 가운으로 섹시한 몸매를 감싸고 있었으며 젖은 머리카락과 길쭉한 두 손과 다리는 우윳빛을 뽐냈다. 남자라면 혹하게 만드는 야릇한 분위기였다. 그녀는 김예훈을 유혹할 것처럼 그윽하게 그를 쳐다봤다.김예훈은 정신을 차리고 차갑게 물었다.“미유 씨, 무슨 일이 있습니까?”“예훈 도련님, 죄송한데요. 욕실에 뜨거운 물이 안 나와서 샤워하다가 말았어요. 실례가 안 된다면 욕실 잠깐만 써도 될까요? “그리고 그녀는 김예훈이 거절할 틈도 주지 않고 그의 욕실로 뛰어들어 물을 틀고 헹구기 시작했다.욕실은 반투명 유리로 설계되었고 후
김예훈은 어이가 없었다.‘내가 언제 1호 팬도 누려보지 못한 대우를 바랐나?’후지와라 미유는 김예훈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는지 요염하게 몸을 비틀면서 애교부렸다.“김 도련님, 이런 일은 남자는 좋겠지만 여자한테는 손해예요. 지금 두려운 거예요? 아니면 그럴 능력이 안 되는 거예요?”후지와라 미유는 어느정도 도발의 말투로 말했다.남자한테 가끔 이런 도발이 유혹보다 더 잘 먹힐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있는듯했다.어떤 남자는 이런 도발을 받으면 여자한테 자기 능력을 보여주고 싶어 하기도 했다.하지만 김예훈은 한숨만 내쉬면서 미간만 찌푸릴 뿐이다.“다른 뜻은 없어요. 그런데 제가 은혜 씨의 보디가드라는 거 잊으셨어요? 저는 보디가드의 직책을 이행하러 왔지, 다른 목적은 없습니다.”후지와라 미유가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보디가드요? 그러실 필요 없을 것 같은데요? 방금 제가 샤워실로 들어가기 전에 변우진 씨가 하은혜 씨의 방문을 두드리는 걸 봤거든요. 야심한 밤에 혈기가 왕성한 젊은 남녀가 뜨거운 밤을 보내고 있는데 설마 가서 방해할 건 아니죠?”이 말에 김예훈의 표정은 순간 어두워졌다.그는 하은혜가 얼마나 변우진을 싫어하는지 알고 있었다. ‘변우진이 은혜 씨의 방으로 갔다니. 설마 무슨 일이 벌어진 건 아니겠지...’표정이 확 바뀐 김예훈은 후지와라 미유를 무시한 채 아예 밖으로 뛰쳐나갔다.바로 이때, 하은혜의 방안에서 비명이 들려오자 김예훈은 물불을 가리지 않고 바로 발로 문을 걷어차 버렸다.안으로 달려 들어가자마자 하은혜가 테이블 옆에 잠옷 차림으로 고통스럽게 발가락을 감싸 쥐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김예훈이 방안 곳곳을 둘러보았지만 아무도 없었다.후지와라 미유가 분명 변우진이 하은혜의 방문을 노크했다고 했지만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설마 들어오자마자 나간 건가?’이런 생각이 김예훈의 머릿속에 떠올랐다.김예훈은 하은혜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가 변우진을 방안으로 들여보내지 않았다는 것도 잘 알
김예훈은 하은혜가 걱정되어서 뛰어 들어왔다는 소리는 못 하고 그저 어색하게 웃기만 했다.“별일 없으면 이만 가볼게요.”하은혜가 고개를 흔들었다.“김 대표님, 내일 말씀드리려던 것이 있었는데 마침 오신 김에 말씀드릴게요.”“네?”김예훈은 하은혜가 아무 말이나 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의 말에 귀 기울이기로 했다.하은혜는 핸드백에서 자료 하나를 꺼내 김예훈에게 건넸다.“이거 부산 해운대에 있는 상업용 땅이에요. 전에는 진주에 있는 한 가문이 소유하고 있었고 30년 동안 개발하지 않은 탓에 다시 기관의 소유로 돌아갔어요. 부산 기관에서는 이 땅을 경매하기로 했고요. 바로 내일 금정 경매장에서 경매가 진행될 거예요. 이 귀한 땅을 사서 상업 중심을 건설하면 저희 CY그룹이 부산과 충청지역에서 입지를 굳히는 데 좋을 거예요. 그러니까 저는 김 대표님께서 이 땅을 사셨으면 좋겠어요.”김예훈은 자료를 보면서 흥미를 느꼈다.모두 다 알다시피 부산에서 가장 핫한 지역이 바로 부산 버뮤다였다. 그리고 이 땅이 바로 부산 버뮤다에서 가장 핵심적인 구역이기도 했다.더군다나 경매 최저 가격도 높지 않아 저가로 구매할 수 있다면 좋은 일이었다.CY 그룹이 국내에서 발전하자면 부산 국제 대도시에서 입지를 굳히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이런 생각에 김예훈이 고개를 쳐들면서 말했다.“그럴까요? 그러면 내일 일정 좀 알아봐 주세요. 이 땅을 삽시다. 저는 문제 없어요. 성남에 가서 자금을 빼돌리지 않아도 부산에 있는 자금으로 충분히 2조 원 정도 준비할 수 있어요.”하은혜가 역시 살짝 고개를 쳐들더니 갑자기 피식 웃고 말았다.“이 땅이 값진 것 외에 또 다른 이유도 있어요. 그건 바로 방호철 도련님이 미리 부산에 온 목적이 바로 이 땅을 사는 거거든요.”김예훈은 이 말에 더욱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방 도련님이 봐두신 땅이었군요. 그러게 왜 은혜 씨가 이런 결정적인 순간 땅에 관심이 있었는지 의문이었죠... 방 도련님이 이유였다면 잘 준비
대화가 끝난 두 사람 사이의 분위기는 또다시 야릇해졌다.두 사람 모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이때 하은혜가 갑자기 눈을 껌뻑거리면서 입을 열었다.“김 대표님께서 제 방문을 부숴버렸는데 제가 오늘 밤 여기서 어떻게 자요?”김예훈이 생각하더니 말했다.“그러면 제 방으로 가세요. 저는 이 방에서 잘게요. 그러면 안전하기도 하고 이상한 소문도 돌지 않을 거예요. 오늘 저녁에 무슨 일이 있다고 해도 최대한 은혜 씨의 안전을 보장해 드릴 수 있어요.”김예훈은 하은혜를 도와 짐을 싸고는 옆에 있는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뭐지?”하은혜는 김예훈의 방에 들어서자마자 의문이 가득한 표정으로 멈칫하고 말았다.김예훈도 따라서 멈칫하면서 물었다.“왜 그래요?”“아니에요!”하은혜는 낯선 여인의 향기에 의문이 들었다.‘새로 리모델링한 방인데 왜 이런 냄새가 나지?’김예훈은 하은혜의 이상한 표정을 감지하고 피식 웃고 말았다.“왜요. 제가 방에 다른 여자를 숨겨뒀을까 봐요?”하은혜가 미간을 찌푸렸다.“김 대표님께서 다른 여자를 숨기든 말든 저랑 무슨 상관인데요?”김예훈은 할 말을 잃었다.‘도대체 나랑 뭔가가 있고 싶은 거야 뭐야.’그가 입을 열기도 전에 갑자기 욕실 문이 열리고, 누군가 향기로운 냄새를 풍기면서 걸어 나왔다.“김 대표님, 타월 좀 주시겠어요? 제 것은 이미 젖어서요...”그렇게 한 아름다운 여인이 김예훈과 하은혜의 시선에 들어왔다.후지와라 미유는 발그레한 표정으로 야릇한 눈빛을 보내왔고, 젖은 타월 사이로 드러난 하얗고 가느다란 어깨와 다리는 김예훈마저 황홀해질 정도였다.하은혜가 멈칫하더니 표정이 어두웠다.“후지와라 미유 씨? 왜 여기 있는 거예요?”김예훈 역시 놀라서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왜 여기 있는 거죠?”“꺄악! 은혜 씨?”후지와라 미유는 김예훈과 하은혜를 보고 깜짝 놀라면서 욕실 문을 쿵 닫아버렸다.“은혜 씨, 오해하지 마. 그저 샤워실을 빌렸을 뿐이니까.”이때, 후지와라 미유가 몸에 마른 타월을 두르고
“솔직히 말해서 일부러 후지와라 미유 씨한테 포레스트 별장을 자랑하면서 직접 김 대표님을 찾아오게 했죠? 그리고선 영구 제명을 빌미로 자기 발로 대본 검토하러 오게 만든 것도 사실이죠?”하은혜는 마치 무슨 죄인을 추궁하는 것처럼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방안을 둘러보았다.김예훈은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민아가 내 죄를 따지러 오면 몰라도 은혜 씨는 왜 이러는 거야?’그는 하는 수 없이 한숨을 내쉬었다.“은혜 씨도 제가 서양인 행세를 하는 사람을 제일 싫어하는 거 아시잖아요. 그런 제가 왜 후지와라 미유 씨한테 관심이 있겠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저랑 후지와라 미유 씨는 아무런 관계도 아니니까. 일부러 몰아가지 말라고요!”김예훈은 자신이 후지와라 미유와 절대 엮일 일이 없다는 것을 하은혜도 알고 있다고 믿고 있었다.하지만 하은혜는 한창 질투심에 멀어 그런 생각조차 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이러한 상황에서 두 사람 사이의 야릇한 분위기는 더욱 이상해졌다.하은혜가 미간을 찌푸리면서 물었다.“김 대표님, 제가 일부러 몰아가는 거예요? 저한테 형수님 연락처 있는 거 아시죠? 형수님께서는 분명 김 대표님께서 부산에 오시면 사고 치지 않도록 잘 지켜보라고 했어요. 제가 지금 연락드려 볼까요? 형수님은 김 대표님의 말을 믿을지 안 믿을지?”김예훈은 순간 머리가 아팠다.“왜 그래요. 그렇게까지 할 필요 없잖아요.”비록 정민아가 자신을 믿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임은숙의 귀에 들어가면 큰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하은혜도 김예훈이 결백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차마 용기를 내지 못했던 일을 후지와라 미유가 먼저 선수를 쳐서 화가 났다.그녀는 이 기회를 빌어 김예훈에게 경고를 하고 싶었다.‘어제는 우현아, 오늘은 후지와라 미유, 그러면 내일은 조효임이 찾아올 수도 있겠네?’하은혜의 생각을 알 리가 없는 김예훈은 그저 한숨만 내쉴 뿐이었다.“이게 뭐예요?”이때, 하은혜가 침대 사이에서 레이스 속옷을 발견하고는 김예훈의 앞에 내던졌다.“김 대표님, 침
다음 날 아침 10시.금정 경매장.금정 경매장은 비공식적인 경매장으로서 부산 기관 및 각 명문가가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이 경매장은 부산 상류사회의 이익을 대표했다고 말할 수도 있었다.경매가 진행 중이면 아무도 사고를 치지 못했다.사회에서 잘나가는 깡패라고 해도 이곳에서 겸손하게 쥐 죽은 듯이 있어야 했다.이곳에서 눈에 띄게 나댔다간 무슨 일이 벌어질지도 몰랐다.하은혜는 아침 일찍 경매장에 도착해서 한 구석에 앉아 조용히 대기하고 있었다.김예훈은 부산 버뮤다 땅을 꼭 따내리라 마음먹었다.이는 CY 그룹이 부산에서 입지를 굳히는데 유리할 뿐만 아니라 이 경매를 통해 방호철과 정면으로 승부를 겨룰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서울 4대 도련님 중의 한 명인 방호철이 도대체 어떤 매력과 능력으로 일본 야마자키파의 신임을 얻었는지 궁금했다.경매가 시작되고, 경매 대기품들은 저마다 가격이 어마어마한 보물들이었다.이때 예쁜 얼굴에 정갈한 메이크업을 하고 몸매마저 날씬한 한 여성 경매사가 쑥스러운 표정으로 무대 위에 올라가 사회를 보게 되었다.첫 번째 경매품은 보기 드문 용과 봉황의 무늬를 가지고있는 청자기였다.비록 경매 최저가가 10억 원뿐이었지만 그 가치를 알고있는 사람들은 시장가가 최소한 40억 원은 될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경매 최저가를 10억 원으로 정한 것은 오늘의 경매 분위기를 한층 더 끌어올리기 위함이었다.맛보기용으로 내놓은 경매품들을 보니 오늘 경매가 더욱 기대되는 분위기였다.청자기가 50억 원에 낙찰되고, 낙찰받은 사람은 바로 한 명문가의 도련님이었다.그저 주웠다시피 낙찰받은 청자기에 그는 한껏 흥분된 모습이었다.연이어 값진 경매품들이 낙찰되고, 막바지에 달했을 때 누군가가 발로 출입문을 걷어차버렸다.뒤이어 입생로랑 정장을 입고 머리를 뒤로 넘긴 잘생긴 한 남성이 심상찮은 분위기를 풍기면서 앞장서서 걸어들어왔다.그의 옆에 서 있는 사람은 다름아닌 현재 일본 야마자키파 종주의 제자이자 미야모토 그룹의 따님인 사쿠라였다.지
경매장 출입문을 발로 차서 부수고, 경매 프로세스를 어기면서까지 맨 앞자리에 앉은 행동을 보면 거만하기 그지없었다.하지만 그 누구도 잘못된 점을 짚어내지 못하고 그저 허리를 굽혀가며 예의를 차릴 뿐이었다.아리따운 여성 경매사 역시 무대 위에서 잘 보이려고 허리 굽혀가며 얼굴에 미소를 짓고 있었다.하은혜는 이 모습을 보고도 꿈쩍하지 않았다.그저 쥐 죽은 듯이 있고 싶었지만 방호철은 그녀가 현장에 있다는 것을 진작에 알고 있었다.방호철은 시선을 그녀에게 돌리더니 손을 들면서 말했다.“은혜 씨도 참 장난기가 많으시네요. 오늘 이곳에 온 목적이 바로 부산 버뮤다 때문이라면서요? 그렇게도 저랑 맞서고 싶은 거예요?”방호철은 하은혜의 입찰 문서를 미리 확인했던 것이 틀림없었다. 아니면 그녀가 무슨 물건을 낙찰받으려는지 알 수가 없었다.이 한마디로 충분히 방호철의 세력과 권력을 엿볼 수 있었다.사람들은 입만 웃고 있는 방호철의 모습에 마음을 졸이고 있었다.서울 4대 도련님 중의 한 명을 건드렸다간 죽기보다 못한 짓이었다.‘은혜 씨는 정말 큰 일이군.’“제가 원하는 물건이 무엇이든 호철 씨와는 연관이 없는 것 같은데요? 저희 아무 사이도 아니잖아요.”방호철이 피식 웃더니 손뼉을 쳤다.“저와 은혜 씨의 사이는 제가 결정하는 거예요. 제 말이 곧 법이라고요. 여러분, 오늘부로 은혜 씨는 제 여자입니다. 저 말고 다른 분이 은혜 씨에게 접근했다간 제 손에 죽는 겁니다!”방호철의 거리낌 없는 선포에 그가 도무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사람들은 숨을 죽인 채로 방호철과 눈을 마주치기도 두려워했다.그가 부산에 온 며칠 사이 몇몇 명문가가 타격을 입었다는 소식을 접한 것이다.이렇게 공개적으로 하은혜가 자기 여자라고 선포한 사실은 공공연히 바뀔 수 없는 현실로 변해버렸다.아무리 경상 재벌 심현섭이라고 해도 서울 4대 도련님 중의 한 명인 방호철의 말을 어길 수가 없었다.더군다나 방씨 가문은 원래부터 심씨 가문과 혼인을 맺기로 했었다.하
심지어 구룡주에서 가장 값진 구석으로 이 겉면에 있는 용무늬라고 말할 수 있었다.그 희귀함은 세상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제가 400억 원에 사겠습니다.”방호철이 아무렇지 않게 손들면서 가격을 제시했다.세상에서 희귀한 보물이기 때문에 400억 원이라고 해도 비싼 것만은 아니었다.하지만 이 중에 한가지 문제가 존재했다.그것은 바로 방호철이 먼저 가격을 제시한 이상 그 누구도 그와 뺏을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그에게서 무조건 구룡주를 따내리라는 욕심이 보였기 때문이다.구룡주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고 해도 감히 방씨 도련님을 건드릴 자가 없었다.방호철도 자신과 뺏을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지 여유만만한 모습이었다.“400억 원! 자, 400억 원 있으십니까? 없으시면...”경매사는 한껏 흥분된 말투로 사회를 보고 있었지만 흥미가 느껴지지 않았다.내정된 상황은 경매장 규정에 부합되지도 않았다.경매사는 물론 다른 사람들도 재미가 없었다.누군가 방호철과 구룡주를 뺏기를 기대하는 눈치도 없지 않아 있었다.자신의 목숨을 끔찍이 생각하는 이들은 이런 사소한 일로 방호철을 건드릴 용기가 없었다.경매사가 이대로 낙찰을 마무리하려고 할 때, 꼭 닫혔던 입구가 또다시 누군가에 의해 뻥 걷어차이고 말았다.퍽!거대한 소리에 사람들은 시선을 돌렸고, 경매사마저도 하려던 말을 멈추었다.뒤이어 한 사람이 유유히 나타나서 가격을 제시했다.“2천억 원이요!”출입문을 뻥 걷어차고 아무렇지 않게 걸어오면서 2천억 원을 제시한 모습에 사람들은 숨이 멎을 것만 같았다.이 결정적인 순간에 누군가 나타나 방호철과 맞설 줄은 몰랐던 것이다.처음부터 2천억 원을 부른 것을 보면 방호철의 체면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사람들은 믿지 못하겠는지 눈을 파르르 떨며 한숨을 내쉴 뿐이었다.눈앞에 나타난 사람이 무식한 것인지 아니면 겁이 없는 것인지 구분할 수가 없었다.방호철은 화를 내는 대신 흥미진진하게 쳐다볼 뿐이었다.이때 경매장 책임자가 열몇 명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