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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1화

Penulis: 낭아감자
저녁 무렵, 유홍기는 자료 하나를 들고 부산 제1 경찰서에 도착했다.

심택연은 그런 그에게 말할 기회도 주지도 않고 냉랭하게 말했다.

“뭐 하러 왔어? 김예훈을 풀어달라고 빌러 왔어? 내가 말해주는데, 난 오늘 임 어르신 전화를 10통이나 끊은 사람이야. 김예훈을 풀어달라고? 어림도 없어. 지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는데. 내가 권력을 남용했다간 부산 경찰서 이미지에도 타격이 있을 것이고, 임 어르신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야! 그러니까 나가!”

심택연이 차가운 표정으로 출입문을 가리키자 유홍기가 피식 웃더니 말했다.

“심 도련님, 저는 김 도련님을 풀어달라고 사정하러 온 것이 아니라 누군가 익명으로 증거를 보내왔길래요. 심 도련님께서도 좋아하실 만한 증거죠. 자료에 의하면 후지와라 미유 씨는 에이즈 말기라 살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도 않았었습니다. 어머님이신 오려원 씨가 남은 평생 편하게 살라고 고의로 김 도련님을 모함했던 것입니다. 김 도련님한테 에이즈를 감염시키려고 우연한 만남을 가정해 김 도련님 욕실마저 빌렸던 것입니다. 이 첫 번째 계획이 실패하니 제 죽음으로 김 도련님을 궁지로 몰고 간 거죠. 그래서 모든 알리바이는 전부 거짓입니다. 김 도련님께서는 무죄로 석방되어야할 뿐만 아니라 저희 경찰서에서 사과해야할 정도입니다...”

유홍기는 주머니에서 녹음기 하나를 꺼내 심택연에게 들려주었고, 또 사진 한 장과 친필서까지 보여주었다.

심택연은 표정이 확 변하더니 서서히 말했다.

“확실한 거 맞아? 원본이긴 하고? 다른 사람한테 공개한 적 있어?”

유홍기가 담담하게 말했다.

“이 증거들을 받자마자 임 어르신께 보고드렸습니다. 임 어르신께서는 심 도련님께 드리면 알아서 잘 처리해 주실 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심 도련님을 그 정도로 믿는다고 하셨습니다.”

심택연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더니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공과 사를 엄연히 구분하는 것이 맞긴 하지. 내일 아침 바로 석방해 드려. 그리고 언론에 사건의 진실도 알려드리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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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존 사위   제2042화

    부산 제1 경찰서.김예훈은 변장우가 준비해 준 푸짐한 아침 식사를 마치고 바로 풀려났다.변장우 이들은 이상한 표정으로 경찰서 앞까지 배웅했다.아무도 김예훈이 잡힌 지 48시간도 안 되어 모든 알리바이가 뒤집힐 줄은 몰랐다.어쩌면 내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 사건을 다시 설명해야 할지도 몰랐고, 심지어 이 사건이 더 복잡해질지도 몰랐다.하지만 김예훈이 무죄로 풀려난 것은 사실이었다.변장우 이들은 김예훈에게 너무 지나치게 무례하지 않았던 것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포르쉐 918 한대가 김예훈 앞에 세워지고, 차창이 내려지자 하은혜의 아리따운 얼굴이 보였다. 변장우 이들은 질투 나고 부럽기 그지없었다.하은혜는 차에서 내려 김예훈을 위해 직접 차 문을 열어주면서 웃으면서 말했다.“김 대표님, 수고 많으셨습니다.”김예훈은 변장우 이들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는 조수석에 올라탔다.“어떻게 해결하셨어요?”하은혜는 운전대를 돌리면서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후지와라 미유 씨 쪽에서 크게 발견된 점은 없었지만 방향만 잘 잡으면 사건을 파헤치기 어렵지 않을 거예요. 오려원 씨한테 며칠만 더 줬다면 진작에 도망쳤을지도 몰라요. 그러면 저희한테 아무런 희망도 없었을 텐데 배후자가 성급한 나머지 저희에게 틈을 보여준 거죠. 그리고 저희 외삼촌을 끌어들이지 말았어야 했어요. 저희 외삼촌은 피도 눈물도 없으신 분이신데, 외삼촌이 없었더라면 진작에 김 대표님을 궁지로 몰고 갔을 거예요. 아무튼 계획이 치밀해 보여도 빈틈이 있어서 김 대표님을 빼내는데 생각보다 어렵진 않았어요.”김예훈은 창문을 닫더니 말했다.“배후자가 방호철 씨라는 거 저희가 모두 아는 사실이잖아요. 제가 경매장에서 방호철 씨를 자극하는 바람에 완벽했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고 해도 믿을 거예요?”하은혜가 미간만 찌푸릴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김예훈이 계속해서 말했다.“방호철 씨는 서울 4대 도련님인 것만큼 철저하게 계획하여 빈틈이 없을 거예요. 처음부터 목적이 저랑 임 어르신이었을지도 몰라요. 그런데

  • 지존 사위   제2043화

    “김 대표님의 뜻은...”하은혜는 잠깐 생각에 잠긴 듯했다.“일본인도, 방호철 씨도 해결해버리면 심씨 가문에 큰 어려움은 없을 거예요.”김예훈은 한숨을 내쉬었다.“그런데 저희가 생각하고 있는 거, 상대방도 생각하고 있을 거예요. 방호철 씨든 사쿠라 씨든 제가 살아서 이곳을 떠나는 거 지켜보고만 있을 사람이 아니에요.”이때 김예훈과 하은혜의 표정이 동시에 변했다.김예훈이 왼손으로 하은혜의 다리를 터치하자 신호등을 기다리고 있던 포르쉐 차량이 쏜살같이 앞으로 달렸다.피융!이때 총알 하나가 뒷좌석 유리를 뚫고 뒷좌석에 떨어졌다. 반응이 일 분이라도 늦었다면 크게 다쳤을지도 모른다.“저격수예요!”김예훈은 방호철이 저격수를 보냈을 줄은 생각도 못 했는지 표정이 심각해졌다.이미 대한민국의 법을 어기려는 작정이었다.하은혜도 표정이 일그러지긴 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핸들을 꺾어 반대 방향으로 달렸다.피융!바로 이때, 또 총알 하나가 맞은편에 있던 화물차 트럭에 꽂혔다.트럭 기사는 비명을 지르더니 아예 신호등에 차를 박고 말았다.사면팔방에서 오는 차들이 멈춰버리자, 차 주인들은 무의식적으로 브레이크를 밟긴 했지만 도통 무슨 상황인지 몰랐다.이때 누군가의 신고로 경찰차가 도착했다.김예훈과 하은혜는 여전히 긴장의 끈을 늦추지 못했다. 김예훈은 저 멀리 있는 폐기된 건물에서 빨간 점이 반짝이고 있는 것을 보았다.이쪽을 노리고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저격수는 가면에 기다란 코트를 입고 있어 얼굴도, 성별도 확인할 수가 없었다.심지어 전체 부산을 사냥장으로 생각하고 있는지 똑바로 서서 특이하게 총을 잡고 거침없이 김예훈을 노리고 있었다.“엎드려요!”“차를 버려요!”김예훈은 한순간에 판단이 섰는지 하은혜더러 핸들을 돌리라면서 비좁은 골목으로 안내했다.이때, 또 총알 하나가 앞바퀴를 관통했다.반응이 빨랐던 덕분에 차량은 비틀거리면서 골목에 들어서게 되었다.김예훈은 두 사람의 안전벨트를 풀어 하은혜를 안은 채 차 밖으로 뛰어내렸다.퍽!

  • 지존 사위   제2044화

    김예훈은 상대방의 선제공격에 화를 내는 대신 침착하게 피해 다닐 뿐이었다. 결국 지름길을 통해 폐기된 그 건물에 도착하게 되었다.“하하, 재밌군!”코트를 입고있는 저격수가 중얼거렸다. 목소리를 들어보니 여자인 것 같았다.그녀는 아예 가면을 벗어던지고 사악한 미소를 짓더니 이곳을 벗어나는 대신 총알을 장전하고 김예훈이 무조건 지나칠 길을 폭파시키려고 했다.몇 초 뒤, 저격수는 본능적으로 방아쇠를 당겼다.퍽!김예훈이 피하는 바람에 총알은 머리 위에 있던 기둥에 꽂혔다.필사의 일격이 실패하자 저격수는 표정이 심각해지기 시작했다.그녀는 일본에서 유명한 저격수로서 쏘는 총마다 치명적이었다.김예훈이 연속적으로 리듬을 파괴하긴 했지만 오히려 흥미가 생겼다.그녀는 다시 평정심을 되찾고 방아쇠를 당겨 반대 방향을 사격했다.퍽!또 한 번 거대한 소리가 들려오자, 이번에는 무조건 김예훈의 머리를 적중 시켰을 거라고 믿었다.하지만 나타난 것은 김예훈의 머리 대신 그의 외투였다.긴박하던 발걸음 소리마저 사라지고, 김예훈은 어느샌가 모습을 감추었다.“젠장!”김예훈의 실력이 이 정도일지 몰랐는지 저격수의 표정이 순간 어두워지고 말았다.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그녀의 총알을 피하는 사람은 없었다.김예훈이 이 정도로 상대하기 어려운 놈일 줄 몰랐다.저격수는 여러 번의 실패에도 상심하지 않고 수류탄 하나를 꺼내 김예훈이 있는 곳에 던졌다.퍽!거대한 폭발 소리와 함께 건물에는 커다란 구멍이 생기고 말았다.이와 동시에 김예훈은 건물에서 몸을 피해 땅바닥을 굴렀다.저격수는 또다시 방아쇠를 당겼다.퍽! 퍽! 퍽!매번 김예훈이 착지한 곳을 적중하게 되었지만 김예훈은 그녀의 다음 행동을 먼저 예상했다는 듯이 깔끔하게 앞구르기 해서 벽 뒤에 몸을 숨겼다.저격수의 표정은 점점 더 사악해졌다.이 바닥에서 킬러를 해오면서 이렇게까지 상대하기 어려운 놈은 처음이었다.하지만 그녀는 김예훈이 끝까지 총알을 피할 수 있을 거라고 믿지 않았다.끊임없는 사격에 벽에 구멍

  • 지존 사위   제2045화

    김예훈은 뒷짐을 쥔 채 태연하게 앞으로 걸어 나왔다. 세 발짝만 움직였지만 저격수의 표정이 확 굳어졌다.단 세 걸음으로 두 사람 사이의 거리가 확 줄어들어 저격수에게는 시야 확보가 어려웠다.“당신 졌어.”김예훈의 표정은 차갑기만 했다.“목표물이 가까워졌다는 건 죽음이 다가왔다는 뜻이다. 내가 너라면 총을 내려놓고 무릎 꿇고 용서를 빌었을 거야. 그러면 죽여주는 대신 군사법원에 보내줄게. 목숨만은 구제할 수 있을 거야.”김예훈의 미소를 지켜보던 저격수는 멈칫도 잠시, 손에 쥐고 있던 총을 바닥에 내던졌다.총이 바닥에 떨어지는 순간, 오른손에 비수 하나가 나타나면서 김예훈을 향해 덮쳤다.쨍!김예훈은 뒤로 물러나는 대신 방금 길가에서 주운 쇠 방망이 하나를 들었다.비수와 쇠 방망이가 서로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왔다.저격수는 휘청거리면서 뒤로 몇 보 물러서더니 입가에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김예훈은 그저 쇠 방망이를 만지작거릴 뿐 별로 표정 변화가 없었다.“저격수인 주제에 나랑 한판 붙어보자고? 그럴 능력이 있다고 생각해?”저격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굳은 표정을 지었다.“본때를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되겠군.”김예훈은 미소를 거두고 앞으로 걸어갔다.저격수는 표정이 확 바뀌면서 뒤로 물러섰다. 뒤로 물러서면서 코트를 펼치는 순간, 열몇 자루의 비수가 날아왔다.김예훈은 쇠 방망이로 순식간에 이 비수들을 바닥에 떨어뜨렸다.이 장면을 지켜보던 저격수는 더는 참지 못하겠는지 욕설을 퍼부었다.“바까야루!”“일본인이네...”김예훈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사쿠라 씨 사람이군. 그런데 내가 경찰서를 나서자마자 습격한 거, 방호철 씨한테 보고는 했나? 또 방호철 씨 일을 그르칠까 봐 두렵지도 않아?”김예훈의 차가운 말투에 저격수는 표정이 확 어두워지더니 여전히 아무 말도 못하고 공격을 가했다.비수, 다트, 화살, 독가스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김예훈이 있는 곳을 향해서 뿌렸다.하지만 이것마저도 김예훈의 털끝 하나 건드리지 못했다.샤샥!또

  • 지존 사위   제2046화

    뺨 한 대로 저격수는 아예 십몇 미터 밖으로 날아가 벽에 부딪혀 바닥에 떨어지고 말았다.“풉!”저격수는 피를 토해내면서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이때, 찢어진 옷 틈 사이로 하체에 그려져 있는 문신이 드러났다.김예훈은 표정이 이상해지면서 미간을 찌푸렸다.야마자키파?...두 시간 뒤, 부산 교외에 있는 한 별장 내.이곳은 오정범 이들의 은둔지였다. 비록 낡았지만 외딴곳에 있어 조용하기만 했다.김예훈이 저녁 식사를 마치고 차를 마시고 있을 때, 최산하가 뒷마당에서 손을 툭툭 털면서 걸어들어왔다.“회장님, 저 일본년이 실토했습니다. 이름은 야마구치 유코, 일본 야마자키파의 킬러 중의 한 명으로 저격용 총을 잘 다루고 있고, 사격 실력이 전 세계에서 톱10에 든다고 합니다. 최근에 다른 야마자키파 고수들과 함께 부산을 찾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서로 신분을 알지 못해 어떤 사람이 왔는지도 모른답니다. 사쿠라 씨의 명을 받아 회장님을 죽이려고 했답니다. 경매장에서 방호철 도련님의 체면을 깎아내린 것도 모자라 아무렇지 않게 경찰서에서 풀려나니 열받았나 봅니다. 사쿠가 씨가 쓸데없는 짓을 했네요. 방호철 도련님을 도와준답시고 경찰서에서 풀려나자마자 죽이려고 했다뇨. 정말 실패한 작전이네요.”김예훈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직접 최산하에게 차를 따라주었다.“짧은 시간 내에 이 모든 것을 알아내느라 수고했어.”사건이 발생한 지 2시간도 안 되어 이 많은 비밀을 알아냈으니 최선을 다한 모양이었다.최산하는 조심스레 차를 받아 마셨다. 마치 김예훈이 건넨 찻잔이 20억 원은 되는 듯싶었다.“야마자키파 고수라...”김예훈은 잠깐 생각에 잠겼다.“서로 존재를 모른다고? 그러면 야마자키파에서 이번 일을 해결하기 위해 사쿠라한테 사람을 많이 붙여준 모양이네. 그런데 야마자키파, 혹은 사쿠라가 원하는 것이 도대체 무엇일까? 방호철의 편을 들어주는 거? 별로 자기한테 도움이 안 될 텐데?”최산하가 잠깐 생각하더니 공손하게 말했다.“회장님, 사실 그 사람들한테 도움이 되

  • 지존 사위   제2047화

    김예훈이 잠깐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진윤하한테 부산 내에서 협조 좀 해달라고 부탁해 봐. 그리고 더 많은 증거를 알아낼 수 있도록 저 저격수 년을 더 추궁해 봐. 단, 빨리 움직여야 할 거야.”“네!”최산하는 한껏 엄숙한 표정이었다.총사령관님이 무엇을 하려는지 몰랐지만 명령대로 움직이면 되었다.김예훈은 일본인에 대한 경계심이 더욱 커졌다.임강호가 겪었던 일이든, 용문당이 겪었던 일이든, 심씨 가문이 겪었던 일이든 일본 야마자키파의 흔적이 보였다.야마자키파의 목적을 더 알아내지 못한다면 큰 봉변을 당할지도 몰랐다.퍽!김예훈이 다른 부탁을 더 하려고 할 때, 거대한 소리와 함께 누군가 토요타 알파드 차량으로 별장 문을 부숴버렸다.뒤이어 수십 대의 토요타 알파드 차량에서 몇백 명의 검은 정장을 입은 남성들이 검을 쥔 채 하나둘씩 차에서 내리기 시작했다.그렇게 이들은 순식간에 별장을 포위해 버리고 말았다.이 중에서 앞장서던 키 큰 남성이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김예훈, 난 야마자키파 마루야마 타이치라고 해. 네가 내 동생 야마구치 유코를 납치했다며! 1분을 줄 테니 당장 풀어줘! 아니면 이곳을 밀어버리고 너를 산산조각 내줄 것이야!”교외라 그런지 야마자키파는 더욱 눈에 뵈는 것이 없었다.이 몇백 명의 일본인들은 아마도 각종 수단을 통해 밀입국했을 것이다.말로만 듣던 야마자키파 고수들이 한자리에 모이자 포스가 엄청나게 무시무시했다.부산 용문당 제자라고 해도 빠른 시일 내에 이렇게 많이 모이기 어려웠다.분위기는 한순간에 긴장감의 극치에 달했다.이때 최산하가 눈가를 파르르 떨면서 말했다.“회장님, 제가 사람을 불러올까요?”최산하는 이 바닥에서 오래 지내본 사람이라 상대방이 죽을 각오로 덤벼든다는 것을 단번에 눈치챘다.김예훈이 피식 웃더니 말했다.“우리가 잡고 있는 야마구치 유코라는 사람이 이용 가치가 있나 보네. 이따 다시 거칠게 심문해 봐. 일본 야마자키파 고수들과 관련된 자료 정도는 얻어야 하지 않겠어?”김예훈은 야마구치

  • 지존 사위   제2048화

    이 모습을 지켜보던 최산하가 멈칫하더니 말했다.“회장님, 정범이 형님이 대단하다는 건 알겠는데 상대방은 몇백 명이나 되잖아요! 소수는 다수에 대적하기 어렵다는 말도 있는데 정범이 형님이 아무리 강해봤자 상대방이 동시에 덮쳐들면 속수무책이잖아요!”최산하는 오정범의 실력을 잘 알고 있었다. 아무리 떵떵거리는 마루야마 타이치라고 해도 오정범과 1:1로 붙는다면 상대도 안 될 것이다.열몇 명이 동시에 덮친다고 해도 오정범에게는 식은 죽 먹기였다.하지만 지금은 몇백 명이 한곳에 모여있으니 죽는 것은 한순간의 일이었다.이 많은 사람들과 붙는다는 건 목숨을 바치는 거나 다름없었다.6대 파벌이 광명산을 포위했던 그해, 아무리 강한 강무열이라고 해도 집중 공격 때문에 목숨을 잃었다. 더욱이 이 일본인들은 매너 같은 거 신경 쓰지 않고 다함께 덮칠 것이 뻔했다.“괜찮아. 아무것도 아니야.”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정범이도 내 곁에 있은 지 오래됐는데 지금은 한계를 넘어설 때야. 오늘 밤 물러서지 않고 저 사람들과 제대로 붙어보면 그 한계를 넘어설 수도 있어. 그러면 장병급 레벨에 도달해 장병급 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거지.”김예훈의 뜻깊은 말에 오정범은 더욱더 정신을 차리게 되었다.다른 사람은 몰라도 오점범만은 김예훈의 진짜 신분을 잘 알고 있었다.총사령관님이 한계를 벗어날 수 있다고 하면 정말 벗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오늘 대결에서 이기면 장병급으로 거듭나 숙원을 이룰 수 있었고, 패한다고 해도 그까짓거 죽으면 되는 일이었다.오정범이 태연하게 앞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고 최산하는 어안이 벙벙했다.“회장님, 밖에 있는 몇백 명의 사람들 모두 야마자키파 고수들이에요. 무도관을 몇 년씩이나 다닌 만만찮은 사람들이라고요. 심지어 어떤 사람은 검도를 십몇 년이나 배웠는데 정범이 형님 혼자서 되겠어요?”김예훈이 피식 웃더니 최산하의 어깨를 토닥거렸다.“비록 네가 무술을 배우기 좋은 시기를 놓쳤지만 성과를 얻고 싶다면 직접 가서 봐. 무술을 배우

  • 지존 사위   제2049화

    아무도 이 두 사람의 대화를 끊지 못했다.입구에서 한참 동안 멍때리면서 쳐다보던 최산하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종종걸음으로 달려와 믿기 어려운 듯한 표정으로 오정범을 쳐다보았다.“회장님, 아예 야마자키파를 향해 선전포고할까요? 이렇게나 많은 고수를 무너뜨렸는데 이 기회에 아예 뿌리를 뽑아버립시다.”오정범이 고개를 숙이더니 말했다.“김 대표님 말씀 한마디면 제가 사쿠라의 멱을 따오겠습니다.”김예훈은 오정범에게 차를 따라주면서 말했다.“오늘 이 일은 이대로 끝내면 안 돼. 그렇다고 해서 급히 사람을 죽일 필요도 없어. 먼저 이 세 가지부터 해결해. 먼저 이 사람들부터 정리하고 야마구치 유코한테서 뭐 더 알아낼 거 없는지 더 추궁해 봐. 그리고 나카노 타로우한테 연락해서 부산 내에서의 야마자키파의 모든 행적을 알고 싶다고 전해. 사쿠라만 죽이는 거 너무 별로지 않아? 야마자키파가 다시는 대한민국에 발을 내딛지 못하게 뿌리를 뽑아야지.”김예훈은 치고받는 일엔 별로 관심이 없었다.지금 해야 하는 일은 바로 사쿠라부터 시작해 야마자키파가 대한민국에 뻗은 모든 뿌리를 잘라내는 것이다.오정범, 최산하는 일제히 자세를 바로잡으면서 말했다.“알겠습니다!”...이 시각 부산에서 멀지 않은 종명도의 가장 핵심적 위치에 있는 별장 구역.이 구역에는 백몇 채의 별장이 있었고 휴양하기 좋은 곳이었다.그중 한 일본 스타일의 별장 입구, 정장을 입은 수많은 장정들이 경계심을 품고 사방을 경계하고 있었다.이곳은 사쿠라가 부산에서 지내는 곳 중의 하나였다.별장 뒷마당에는 일본 스타일의 정원이 있었고, 목재로 만든 건물은 움직일 때마다 새소리가 들려 엄청 기괴했다.가장 깊숙한 곳, 일본 스타일의 온천에는 사쿠라가 알몸을 한 채 발그레한 표정으로 암석에 기대어 있었다.샤워가운을 입은 두 명의 시녀가 그녀를 위해 몸을 닦아주었기 때문에 사쿠라는 기분이 좋은 상태였다.온천 밖, 누군가 무릎 꿇고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그 사람은 바로 부산 제1 경찰서 팀장 변장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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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존 사위   제2771화

    “왜? 이해 못 하겠어?”김예훈은 앞으로 걸어가 손을 내밀어 조심스럽게 김태빈의 얼굴을 툭툭 건드렸다.“이해 못 하겠으면 나를 죽여버리든가. 그럴 수나 있겠어?”김예훈의 담담한 표정에 김태빈은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다음 순간 더는 참지 못하고 허리춤에서 총을 꺼내 김예훈의 이마를 겨냥했다.“김예훈, 입 다물라고. 내가 말해주는데 여긴 안동 김씨 가문의 구역이야. 여기서는 내가 기라면 기고, 엎드리라면 엎드려야 하는 거라고. 넌 여기서 함부로 날뛸 자격은 없어. 난 킬러가 너를 다치게 했든 안 했든, 용문당이 심문하든 안 하든 상관없어. 한마디만 물을게. 범인을 넘길 거야. 안 넘길 거야. 안 넘기면 용문당 체면이고 뭐고 그냥 죽여버릴 거야. 싸움 잘하는 건 알겠지만 아무리 실력이 대단하다고 해도 총알을 이길 수 있겠어?”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거의 오십 명에 달하는 골든 수비대 정예들이 동시에 김예훈의 전신을 노렸다.이 순간 김태빈이 한마디만 하면 바로 김예훈을 만신창이로 만들어버릴 것만 같았다.김예훈은 전혀 흔들림 없이 피식 웃더니 어깨를 으쓱였다.“내 손에서 사람을 데려가려면 진짜 실력을 보여줘야 할 텐데. 그깟 총 몇 자루로는 나랑 상대할만할 자격이 없을 거야.”“자격?”김태빈은 피식 웃고 말았다.“안동 김씨 가문에서는 용전이든, 용연옥이든, 용의 부대든, 용문당이든 다 상관없어. 5대 문호, 10대 명문가 규칙에 따르면 우리 안동 김씨 가문이 바로 진주·밀양에서 왕이야. 네가 용문당 집법부대 당주든, 용의 부대의 보호 대상이든 전혀 상관없어. 단언컨대 진주·밀양에서는 넌 그저 나한테 협조할 수밖에 없어. 방해할 생각하지 마. 아니면 너를 죽여버리고 여기를 평지로 만들어버릴 거니까. 내가 사모님을 죽이지 못할 것 같아?”김예훈의 말에 자극받았는지 김태빈은 표정이 차가워지더니 살기가 가득했다.“여기를 평지로 만들어버리겠다고?”김예훈은 무슨 우스갯소리를 들은 것처럼 골든 수비대를 쳐다보았다.“너희들은 아직 그럴만한 자격이 없을 텐데

  • 지존 사위   제2770화

    입구에는 오직 김예훈만이 제자리에 서서 김태빈의 앞길을 막고 있었다.김태빈은 차가운 시선으로 그를 쳐다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네가 누구든. 어떤 사람이든 내 앞길을 막지 말고 꺼져.”김태빈의 거만한 말투에도 김예훈은 화를 내지 않고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날 못 알아보겠어? 태산 뒷산 금지구역에서 몰래 양상철 어르신이 아마미네 토시로를 죽이려는 걸 막은 사람이 너지? 일본인의 앞잡이가 되어 내가 아마미네 토시로를 죽이는 걸 방해해놓고 나를 모른 척하는 거 재밌어?”김예훈의 웃을 듯 말 듯 한 말투에 김태빈은 분노하고 말았다.“입 다물어.”저번에 김현민을 위해 나선 것은 은혜를 갚기 위함이었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그런데 애써 숨겨온 신분이 김예훈 앞에서 바로 투명하게 밝혀질 줄 몰랐다.비록 처음 만난 사이였지만 김태빈은 경계심을 품기 시작했다.‘역시 김현민과 김서하 모두를 골머리 앓게 만든 사람이네.’“당연히 알지. 여자 등이나 처먹는 용문당 집법부대 당주인 김예훈이잖아. 내가 말해주는데. 네가 용문당 사람이라고 해서 내가 너를 어쩌지 못할 거라 생각하나 본데. 여긴 진주·밀양이야. 우리 안동 김씨 가문의 구역이라고. 용문당 집법부대 당주라고 해서 함부로 해도 되는 줄 알았으면 오산인 거야. 여긴 안동 김씨 가문의 말이 곧 법이거든. 용문당 집법부대 당주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내가 진주·밀양에서 한 달에 얼마나 많은 부잣집 도련님들을 죽이는지 알아? 내가 원한다면 너 하나쯤 죽이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야.”김태빈은 김예훈을 아래위로 훑어보면서 말했다.“너를 건드리지 않는 건 사모님의 체면을 봐서야. 아무리 그래도 여긴 사모님 별장이잖아.”“쯧. 사모님 별장이라는 거 알고는 있었어? 안동 김씨 가문의 안주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냐고.”김예훈은 가소로운 표정으로 그를 비웃고 있었다.“그러면 네가 지금 여기서 무슨 짓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 옳고 그름도 구분하지 못하고 어른을 모욕하는 거만한 짓? 골든 수비대

  • 지존 사위   제2769화

    안동 김씨 가문에서 골든 수비대의 지위는 집행 기관과 유사하기도 했고, 폭력성을 띤 조직이기도 했다.그들은 안동 김씨 가문의 중요 인물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내부 안전을 수사하고 잠재적 위험 요소를 해결하는 임무를 수행하기도 했다.간단히 말해서 깨끗한 일이든, 더러운 일이든 모두 골든 수비대에서 책임지고 있다고 볼 수 있었다.그리고 장기간 전투력을 유지하기 위해 골든 수비대 인원들은 매년 반년 동안 해외 전쟁에 참전하기도 했다.이들은 정말 칼에 묻은 피까지 핥는 사람들이라 각자의 실력은 상상을 훨씬 뛰어넘었고, 평범한 경호원과는 도저히 비교할 수 없었다.곧이어 흰 정장을 입고 머리를 뒤로 넘긴 남자가 앞장서서 50여 명의 장정을 이끌고 별장 안으로 들어왔다.아직 이곳을 떠나지 않은 김예훈이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입구에 서서 이들을 지켜보고 있었다.원래는 김현민이 찾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안동 김씨 가문의 절세 총잡이인 김태빈이 찾아올 줄 몰랐다.김예훈은 양상철이 했던 말이 떠올라 자연스레 시선이 그의 손으로 향했다.새하얀 손바닥에 박힌 굳은살을 보고 있자니 뭔가 무시하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었다.박연서의 전담 보디가드인 김윤후가 앞으로 나서서 차가운 시선으로 김태빈을 바라보았다.“셋째 도련님 맞으시죠? 어떻게 겁도 없이 이 시간에 쳐들어올 수 있는 거죠?”김태빈은 검은 우산을 펼치며 김윤후를 흥미롭게 쳐다보았다.“언제부터 하인 따위가 내 앞에서 함부로 떠들 수 있었던 거지? 내가 누군지 알고 있다면 내가 골든 수비대 책임자로서 안동 김씨 가문 고위층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는 것도 알 텐데? 방금 거미파 킬러가 사모님을 암살하려 했다는 신고받고 왔어. 이건 우리 안동 김씨 가문 고위층의 안전과 체면에 중요한 일이라 범인을 데려가야겠어. 심문이 끝나면 처리해야 되는대로 처리할 거야. 때리든 죽이든 사모님께 명확한 답변을 드릴 거라고. 김윤후, 네가 아무리 사모님 전담 보디가드라고 해도 여기서 말할 자격은 없어. 난 특권을 받은 사람이야.

  • 지존 사위   제2768화

    빅토리아 항구 사무실 안.김현민은 이제 막 자리에 앉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핸드폰이 울렸다.그는 전화를 받는 순간 표정이 변하더니 결국 일그러지고 말았다.“왜? 이번 계획도 실패한 거야?”옆에 있던 김서하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김현민은 어두워진 표정으로 미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계획에 실패한 것도 모자라 거미파 킬러가 박연서한테 잡혔다고 하네요. 그런데 그 킬러가 현재 혼수상태에 빠져서 아직 뭘 알아낸 건 없나 봐요. 박연서가 이미 수장님께 전화해서 심층 심문할만한 사람을 보내라고 했대요. 시간만 충분하다면 무조건 저희를 찾아낼 수 있을 거예요. 비록 증거는 없지만 이 또한 골치 아픈 일이 아니겠어요? 이 일이 소문이라도 나면 제가 수장 자리에 앉지 못하게 될 수도 있어요.”김현민은 일이 이렇게 복잡해질 줄 몰랐는지 이마를 문질렀다.김예훈 암살에 실패한 것도 모자라 박연서 암살마저 실패했기 때문이다.이 순간 그는 자기 실력과 능력이 의심될 정도였다.김서하도 이 말을 듣고 소름이 끼쳤다가 잠시 후에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현민아, 어떻게든 그 킬러를 무조건 죽여야 해. 죽이진 못하더라도 우리가 잡아 와야 해. 아니면 정말 엄청난 골칫거리가 될 수도 있어.”“저도 알고 있어요.”김현민은 한숨을 내쉬면서 뒷짐을 쥐고 걸어가 금고를 열어 암호화된 핸드폰을 꺼냈다.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지문인식과 홍채인식을 마치자 신속히 통화가 연결되었다.이때 전화기 너머에서 다소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무슨 일이야.”김현민이 냉랭하게 말했다.“방금 들은 소식인데 거미파 킬러가 안동 김씨 가문 안주인 암살에 실패했대. 거미파가 또 다른 음모를 꾸미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그 킬러를 데려와야 해. 난 다른 사람이 이것을 내 약점으로 나를 모함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상대방은 잠시 침묵하다 담담하게 말했다.“김현민, 잘 기억해. 이번이 네가 마지막으로 안동 김씨 가문 차기 수장의 신분으로 나한테 명령한다는 거. 나도 최선을 다하겠

  • 지존 사위   제2767화

    “김현민이요.”박연서는 이번에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전체 안동 김씨 가문에서 저한테 손댈만한 기회와 그럴만한 자격이 있는, 그리고 제가 눈치채지 못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김현민뿐이에요. 그런데 이렇게 저를 죽이지 못해 안달나 있을 줄은 몰랐네요. 제가 곧 호적상으로 엄마가 될 텐데 말이에요.”김예훈이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그러니까 제가 저번부터 김현민은 수장 자리에 앉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했잖아요.”박연서가 담담하게 말했다.“그렇게 단정 지을 수만은 없어요. 제가 십 년 전 사건을 다시 들추기로 한 이상 많은 이들의 이익을 건드릴 수밖에 없어요. 김현민은 물론 다른 사람들도 제가 죽기를 바랄 거예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은 저를 죽이고 싶어도 제가 무서워서 차마 건드리지 못할 거예요. 그들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저는 어차피 아직은 안동 김씨 가문 수장의 아내이자 서열 2위니까요. 이 많은 사람 중에 저한테 손댈만한 사람은 얼마 없어요. 그리고 김현민은 그중에서 단언컨대 제일 겁 없는 사람이고요.”김예훈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그러면 이번 사건을 통해 십 년 전 사건을 주도한 사람이 김현민이라고 추정할 수 있는 거예요?”박연서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한참을 머뭇거리다 말했다.“김현민은 그때 당시 겨우 열네 살에 불과했어요. 그 어린아이가 이런 사건을 도모할 수는 없잖아요. 김현민과 얽히긴 했겠지만 뒤에서 누군가가 부추긴 것이 틀림없어요. 예를 들어 큰아주버님인 김태훈 씨나 막내 아가씨 김서하 씨말이에요. 형제들이 연합해서 꾸민 일이라고 해도 불가능할 건 없죠.”김예훈은 한숨을 내쉬며 미간을 문질렀다.“비록 저한테는 그렇게 대수롭지 않은 일이지만 사모님한테는 사방이 적이네요.”박연서가 또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십 년 전 사건에 참여한 사람은 이번에 저를 다시 건드리지 못할 거예요. 함부로 움직여봤자 눈에 띌 수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정말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단 한 명. 바로 김현민이겠죠.”박연서는 감탄하기

  • 지존 사위   제2766화

    쨍그랑.김예훈이 찻잔을 던지는 순간, 여자 부하는 본능적으로 한쪽으로 몸을 피했다.이어 본능적인 행동 때문에 신분이 드러났음을 깨달은 그녀는 표정이 차가워지고 말았다.이 순간, 그녀는 앞뒤를 가리지 않고 은침 무더기를 김예훈이 있는 곳으로 던졌다.김예훈은 차가운 표정으로 냅킨으로 그 모든 은침을 받아냈다.그 틈을 타 여자 부하는 몸을 낮추더니 어느샌가 손에 칼을 들고 있었다.그녀는 굴러서 박연서 앞으로 다가오더니 그녀의 목에 칼을 대려고 했다.피융. 피융. 피융.하지만 칼을 드는 순간 겉보기에는 힘이 전혀 없어 보이는 박연서가 어느새 손에 총을 쥐고 있었다.박연서가 무심한 듯 총을 쏜 것 같아도 여섯 발 모두 그녀의 몸에 박혔다.여자 부하는 잠시 몸부림치다 열국 일그러진 표정으로 숨을 거두고 말았다.그녀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겉보기에는 힘없어 보이는 박연서가 도대체 어디서 총을 꺼냈는지 말이다.“조사해봐. 가족 모두 한 명도 빠짐없이.”한 무리의 안동 김씨 가문의 보디가드들이 달려들어 오는 가운데, 박연서는 휴지로 손가락을 닦으며 아무렇지 않게 명령했다.“오늘 접촉했던 사람 모두. 개 한 마리라도 절대 놓치지 말고 철저히 조사해. 과연 누구를 접촉했는지, 또 누가 명령을 내렸는지 알아야겠어. 안동 김씨 가문의 별장에 반년이나 잠복한 걸 보면 반년 전부터 누군가가 나를 죽이려 했던 모양이야.”박연서의 명령에 따라 한 무리의 보디가드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마 진주·밀양에 곧 피바람이 불지 않을까 싶다.곧이어 시체는 치워졌고, 식탁도 말끔히 정리되었으며 공기 중에는 은은한 향기마저 감돌았다.직접 두 눈으로 보지 않았다면 누가 방금 이곳에 암살 사건이 벌어졌다고 믿을 수 있겠는가?김예훈은 박연서에게 한 수를 둔 것이 꽤 괜찮은 선택이었다는 생각에 그녀를 흥미롭게 쳐다보았다.적어도 상상을 초월했기 때문이다.자신만의 생각에 잠겨 보이차를 마시고 있던 김예훈이 웃으며 말했다.“사모님, 도대체 어떤 사람이 이런 중요한 순간에

  • 지존 사위   제2765화

    김예훈이 그 모습을 보더니 또 피식 웃었다.“이번 일을 겪은 것도 사모님께는 좋은 일인가 봐요. 조심스러워졌네요.”박연서가 말했다.“한 번 실패를 겪고 나면 경험이 생기는 거죠. 지금도 예전처럼 살았다면 어떻게 죽게 될지도 몰랐을 거예요. 제가 십 년 전 사건을 밝히려고 했을 때부터 저를 죽이고 싶은 사람이 많아졌을 거예요.”이 말에 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이는 십 년 전 그 사건에 연루된 사람이 많다는 뜻이었기 때문이다.심지어 진주·밀양 두 도시 전체가 얽히고설켜 있을지도 몰랐다.창밖 날씨가 어두운 것이 마치 곧 폭풍우가 몰아칠 것만 같았다.두 사람이 대화하는 사이, 용모가 아름답고 몸매도 날씬한 한 여자 부하가 카트를 밀며 들어왔다.그녀는 박연서를 향해 공손하게 인사하면서 말했다.“사모님, 조식이 준비되었어요.”“얼른 올려.”박연서의 손짓 하나에 주식이며 디저트며 과일까지 화려하게 차려졌다.이 밖에도 식탁 위에는 인삼차와 보이차도 놓여있었다.보이차는 호불호가 없는 김예훈을 위해 준비한 것이고, 인삼차는 박연서의 평소 취향에 맞게 준비된 것이다.여자 부하가 모든 음식을 올려서야 박연서는 그녀에게 나가보라고 했다.이어 박연서는 차를 후후 불면서 웃으며 말했다.“김 도련님께서 아침을 드시지 않은 것 같아 성의껏 준비해봤어요. 드시고 싶은 거 있으시면 얼마든지 말씀하세요. 저희 셰프님은 못하는 게 없거든요.”박연서가 인삼차를 마시려던 때, 김예훈은 갑자기 숨죽이더니 표정이 확 굳어졌다.“사모님, 잠깐만요!”김예훈은 예의 차릴 겨를도 없이 박연서 손에 있던 찻잔을 낚아채 냄새를 맡더니 뒤돌아 떠나가는 여자 부하를 쳐다보면서 말했다.“인삼이 좋은 물건이긴 하죠. 고려인삼이든 서양 인삼이든 기를 보충하고 혈액순환을 돕는 귀한 약재이긴 한데 이 세상에는 먹어서는 안 되는 귀면삼이라는 것도 있어요. 깊은 산속에 있는 무덤에서 시체의 음기를 흡수하면서 자라는 삼인데 모양새나 냄새는 일반 인삼과 거의 똑같다고 볼 수 있어요. 그

  • 지존 사위   제2764화

    비록 외부에서는 박연서가 자식을 잃은 슬픔으로 제정신이 아니라고 했지만 신속하고 결단력 있는 분석을 들어봤을 때 다시 젊었을 때의 냉철함과 결단력을 되찾은 것 같았다. 말을 마친 박연서는 뒤돌아 김예훈을 바라보면서 뭔가 의견을 얻고 싶어 했다.김예훈이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사모님, 설마 자료들을 백업 안 했다고 하실 건 아니죠?”“당연히 백업했죠.”박연서는 둘만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절대 복사하면 안 되는 기밀문서도 포함해서 전부 다 복사하라고 했거든요.”박연서는 어쩔 수 없이 미간을 문지르며 말했다.“그런데 일이 좀 복잡해졌어요. 이 자료들을 바탕으로 계속 조사할 수는 있지만 모든 진실이 밝혀지는 순간에 아무런 증거를 내놓지 못할까 봐 걱정이에요. 복사본은 아무런 법적 효력이 없거든요.”김예훈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사모님, 너무 의기소침해진 거 아니에요? 증거가 사라진 건 맞지만 어떤 사람들은 일 처리할 때 증거만 보는 거 아니잖아요. 예를 들어 안동 김씨 가문의 수장님이라든지. 수장님이라고 해서 그동안 친자식이 왜 그렇게 일찍 죽었는지 알고 싶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어르신한테도 확실한 증거가 필요할까요? 이 모든 것이 진짜라고 해도 범인을 보호하려고 한다면 확실한 증거가 있어도 아무런 소용이 없을 거예요.”박연서는 멈칫하더니 곧 반응했다.‘내가 너무 확실한 증거만 집착했나? 가끔은 확실한 증거가 필요하지 않을 때도 있잖아.’이 점을 깨달은 박연서는 부하들에게 서재를 정리하라면서 김예훈에게 아침을 대접하고 싶어 했다.식탁 앞에 앉은 박연서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보면서 갑자기 한숨을 내쉬었다.“가끔은 이런 생각을 하기도 해요. 제 아들이 아직 살아있었다면 과연 현민이처럼 변했을지. 아니면 김 도련님처럼 변했을지 말이예요.”김예훈이 덤덤하게 말했다.“김현민처럼 변했겠죠. 사실 잔인하고, 뻔뻔하고, 짐승보다도 못한 것을 빼면 딱히 다른 단점은 보이지 않잖아요.”박연서는 김예훈이 김현민에 대한 평가를 듣고 잠

  • 지존 사위   제2763화

    김현민은 눈빛이 반짝이더니 두 사람만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호적상으로 엄마인 사람을 어떻게 하려면 더욱더 신중해야 할 거예요. 워낙 의심이 많은 사람이거든요. 게다가 넷째 삼촌도 특별히 아끼시고, 옆에 탑 장병급 실력자도 있는데 말이에요. 박연서를 한 번에 죽이지 못하면 저희가 난처해질 수밖에 없어요.”“그렇게 어렵진 않을 거야.”김서하는 피식 웃더니 핸드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이거 대한민국 랭킹 1위 킬러조직 거미파 연락처인데 마침 나한테 은혜를 갚아야 할 거 있거든.”...다음 날 아침. 시즌 호텔 스위트룸에서 깨어난 김예훈은 핸드폰에 몇 통의 문자가 도착해있는 것을 발견했다.하나는 양유선이 아마미네 토시로에 관해 보고한 내용이었다.무사히 도주한 아마미네 토시로를 제외하고는 모든 일본인이 남양파의 손에 넘어갔으니 좋은 결말을 맞이할 수가 없었다.또 다른 메시지는 총잡이에 관한 정보였는데 추하린은 지금 그를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에서 오래전부터 사라진 막내 도련님인 김태빈으로 추정하고 있었다.김태빈은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셋째의 아들이었고, 수년간 중동전쟁에서 활동하면서 거의 돌아오지 않던 그가 최근에 돌아왔다는 소문도 있었다.마지막으로는 공진해가 보내온 메시지인데 김예훈 요구대로 오륜 사찰의 성녀인 혜선 스님을 조사해봤지만 아무리 전문적인 공진해라고 해도 혜선 스님이 오륜 승려가 입양한 버려진 아이인 것 빼고는 아무런 정보도 따내지 못했다.그녀의 과거는 말하자면 완전한 백지였다.그래서 오히려 더 신비롭고 매혹적으로 느껴졌을 수도 있었다.의미심장한 표정을 짓고 있던 김예훈은 또다시 이들에게 무언가 시키고는 일어나 씻었다.막 아침 식사를 하려는데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발신자는 다름 아닌 박연서였고, 문제가 생겼는데 잠깐 와줬으면 했다.김예훈은 멈칫하다 말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옷을 갈아입고 택시 타고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별장으로 향했다.하지만 교통체증으로 거의 두 시간 만에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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