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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화

김예훈과 박동훈이 짜고 벌인 짓이 분명하다. 아니면 김예훈이 멀쩡하게 검찰서에서 나올 수 없다.

“조이영! 안지희! 적당히 해!”

김예훈이 드디어 참지 못하고 두 여자를 싸늘하게 내려봤다.

한데 인정 안 할 수가 없다. 조이영은 세련되고 안지희는 귀여워서 아무리 싸가지없이 굴어도 예쁜 건 여전히 예쁘고 귀여운 건 여전히 귀여웠다.

조이영이 질색했다.

‘병신 같은 자식 지금 어딜 보는 거야? 감히 지 와이프 친구를 훑어봐? 쓰레기 같은 자식!’

김예훈이 갑자기 배시시 웃었다.

“전에 그랬지? 내가 9억을 내놓으면 무슨 요구든 다 들어준다고?”

“그래! 맞아!” 조이영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다가갔다. 김예훈 가슴에 닿을 듯 말듯 한 자세로 서서 쏘아붙였다.

“내놔 봐! 안 그러면 내가 가만두지 않을 거야!”

“그래, 능력 있으면 어디 내보시지!” 옆에 앉았던 안지희도 참지 못하고 비아냥대며 한마디 날렸다.

“눈 똑바로 뜨고 봐!”

김예훈이 방금 들고 온 검정색 봉투를 들어올렸다.

그러자 5만원권 돈뭉치가 와르르 쏟아졌다.

그 순간 별장 안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신사임당 얼굴이 박힌 누런 돈뭉치가 거실에 산처럼 쌓였다. 보기만 해도 눈에 번쩍 정신이 들었다.

“이…이건…” 정민아는 말을 잇지 못했다. 아니 믿을 수 없었다.

“이거…진짜야…” 임은숙이 거의 덮치듯이 달려와 양손에 돈뭉치를 쥐고 확인했다. 그새 화난 표정이 어느정도 누그러들었다.

정소현은 입만 벌린채 그 자리에 고정돼 버렸다. 있는 집에서 태어났지만 지금까지 현금 9억이 쌓이면 어떤 광경인지 전혀 본적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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