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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화

Autor: 루니
last update Fecha de publicación: 2026-10-05 05:59:55

[T07_ORIGINAL_FULL.mp4]

정아린이 보낸 파일은 화면 한가운데 떠 있었다.

강서하는 손가락을 움직이지 않았다.

문재경이 먼저 말했다.

“자동 미리보기부터 막을게.”

“해.”

재경이 네트워크를 끊고 메시지 앱의 미디어 자동재생을 차단했다.

윤태오는 아무 말이 없었다.

서하가 그를 봤다.

“열지 않을 거야.”

“알아.”

“확인 안 해도 된다고 했잖아.”

“응.”

“그 말 바꿀 생각도 없어.”

태오가 그제야 의자에 등을 붙였다.

“고마워.”

서하의 눈썹이 움직였다.

“아까는 고맙다고 안 한다며.”

“아까랑 지금은 다르지.”

“뭐가.”

“그땐 내가 선택할 수 있었고, 지금은 정아린이 네 눈앞까지 밀어넣었잖아.”

서하는 다시 휴대전화를 봤다.

정아린은 그들이 세운 선을 일부러 밟고 있었다.

보지 않기로 합의한 영상을 억지로 보게 만들어 둘 사이를 흔들려는 방식.

“그럼 더 안 봐.”

재경이 물었다.

“파일 자체를 삭제할까?”

“아니.”

서하가 바로 잘랐다.

“증거는 남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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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찍지 말라고는 안 했잖아   제117화

    “정보 받으려고 거래했어.”백시온이 먼저 인정했다.강서하는 화면에 떠 있는 오래된 메일을 그대로 둔 채 물었다.“뭘 줬는데.”“기사 공개 시점.”“어떤 기사.”“정아린 쪽 법률팀이 피해자들한테 침묵계약 돌린다는 내용.”“왜 미뤘어.”“원본 계약서가 필요했으니까.”시온이 가방을 다시 내려놨다.“그때 내가 가진 건 증언 2개랑 캡처뿐이었어. 정아린은 원본 1건을 보여주는 대신 48시간 기사 미루라고 했고.”윤태오가 말했다.“그래서 미뤘고.”“응.”“그동안 정아린은 뭐 했는지 확인했어?”시온의 표정이 굳었다.“못 했어.”서하가 말했다.“그게 문제네.”“알아.”“기사 방향은 누가 정했는데.”“나.”“정아린이 문장 고쳤어?”“아니.”“빼달라는 이름 있었고?”“있었어.”“뺐어?”“안 뺐어.”재경이 메일을 확인하며 말했다.“실제로 기사 나간 날짜는 48시간 뒤 맞아.”서하는 시온을 봤다.“그러면 기사 자체를 팔아먹은 건 아니네.”“그건 아니야.”“그렇다고 깨끗한 것도 아니고.”“그것도 맞아.”시온은 변명하지 않았다.“정보 얻으려고 거래한 건 사실이야. 기사 내용은 내가 결정했지만, 정아린이 원하는 시간은 줬어.”“왜 말 안 했어.”“너희가 나 못 믿을까 봐.”서하가 바로 말했다.“이제 더 못 믿게 됐네.”시온이 작게 웃었다.“그럴 줄 알았어.”“웃기지 마.”“안 웃어.”서하는 메일 기록을 계속 봤다.정아린은 인터뷰를 조건으로 몇 번이나 자료를 흘렸고, 시온은 그중 일부를 기사로 만들었다.하지만 정아린이 요구한 기사 방향을 그대로 따른 흔적은 없었다.오히려 그녀가 삭제해달라고 한 문장을 그대로 살린 기사도 있었다.“당신 기사 자체는 독립적이었네.”“응.”“근데 접근 방식이 더럽고.”“응.”“다음에도 할 거야?”시온이 대답을 늦췄다.“자료가 정말 크면 고민은 할 거야.”서하의 표정이 굳었다.“솔직하네.”“거짓말하는 것보단 낫잖아.”“그건 맞아.”서하는 종이를 한 장 꺼

  • 찍지 말라고는 안 했잖아   제116화

    보호 위치를 아는 사람 명단에 백시온이 있었다.강서하는 통화를 끊은 뒤 바로 그에게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지금 NOCK로 와.]답은 2분 뒤 왔다.[간다.]윤태오가 물었다.“혼자 불러도 괜찮겠어?”“왜.”“지금은 의심 대상이잖아.”“그래서 직접 묻는 거야.”문재경이 화면을 돌렸다.“P-19 이동차량은 2번 바뀌었고 최종 보호 장소도 다시 변경됐어.”“추적차량은?”“중간에 떨어졌대.”“지금은 안전하고?”“현재까진.”서하는 그제야 어깨의 힘을 조금 풀었다.P-19가 납치된 건 아니었다.그래도 누군가 보호 동선을 알고 뒤를 붙었다는 사실은 남았다.40분 뒤.백시온이 NOCK 문을 열고 들어왔다.평소보다 옷차림이 흐트러져 있었다.“어디부터 물을 건데.”서하는 의자를 가리켰다.“앉아.”시온이 앉자 태오도 맞은편에 자리했다.시온이 태오를 보고 말했다.“석방됐네.”“덕분은 아닌 것 같고.”“그건 맞지.”서하가 끊었다.“P-19 보호 위치.”시온의 표정이 바로 굳었다.“안 넘겼어.”“증명해.”“내 휴대전화 봐.”그가 바로 단말기를 테이블 위에 올렸다.서하는 손대지 않았다.“동의하는 거야?”“응. 관련 메시지 범위만.”재경이 기기를 받아 로그를 확인했다.정아린 측으로 추정되는 발신자.단독자료 제공 제안.보호 위치 요구.그리고 시온의 답장.[안 한다.]그다음 메시지.[자료 없어도 기사 쓴다.]서하가 화면을 봤다.“이건 맞네.”시온이 말했다.“내가 그 여자 위치 넘겼으면 여기 안 왔어.”“그럼 왜 알고 있었어.”“본인이 말했어.”“왜 기자한테.”“기사 미뤄달라고.”서하의 표정이 달라졌다.“무슨 기사.”시온이 잠깐 망설였다.“공개증언 직후 후속 기사.”“내용.”“최도윤 계약 구조랑 MIRROR 침묵계약.”“그게 왜 보호 위치랑 연결돼.”“P-19가 겁먹었어.”시온은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한 번 두드렸다.“기사까지 바로 나가면 자기가 어디로 이동하는지 더 빨리 특정될

  • 찍지 말라고는 안 했잖아   제115화

    “공개증언을 마친 사람이 연락되지 않습니다.”서하는 경찰에 신고하면서 회견장 주소와 마지막 목격 시각부터 불렀다. P-19가 공개적으로 이름을 밝혔다는 사실도, 회견 전에는 보호를 거절했다는 사실도 빠뜨리지 않았다.“강제 이동 정황은 있습니까?”“아직 확인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신고하는 겁니다.”신고가 접수됐다는 안내를 들은 뒤에도 서하는 휴대전화를 내려놓지 못했다. 오전까지 자신과 웃으며 대화하던 사람이 오후에는 연락이 끊겼다. 회견 전에 해줬던 말들이 떠올랐다. 혼자 나가도 된다는 대답을 듣고, 자신은 정말 혼자 가게 뒀다. 그 결정이 잘못이었는지 판단하려는 순간마다 P-19의 마지막 대답이 뒤따랐다. 혼자 갈 수 있다고 했던 말.통화를 끊자 태오가 회견장 출입 동선을 화면에 띄웠다. 재경이 확보한 영상에는 P-19가 대로변으로 나가다 한 번 뒤돌아보는 모습이 남아 있었다.“저기서 왜 멈췄지?”재경이 화면을 확대하려 하자 서하가 손을 뻗었다.“얼굴 말고 주변 움직임만 봐.”화면 끝에서 회색 재킷을 입은 여자가 나타났다. P-19는 그 여자와 몇 마디를 나눈 뒤 스스로 건널목을 건넜다. 끌려가는 장면도, 누군가 길을 막는 모습도 없었다.“아는 사람일까?”“모르지. 영상만으론.”태오가 회견장 담당자와 통화하는 동안 재경은 영상의 원본이 남아 있는지 다시 확인했다. 확대된 이미지에서 여자의 얼굴은 흐려졌지만 P-19가 먼저 멈추고 상대에게 다가간 동작은 분명했다. 서하는 화면을 2차례 되돌린 뒤 재생을 멈췄다. 자발적으로 누군가를 따라갔다고 해서 이후까지 안전하다는 뜻은 아니었다.서하는 원본의 시각정보와 제공 경로를 적어 경찰에 전달했다. 그 이상을 알아내겠다고 주변 업소의 영상까지 요구할 생각은 없었다.16시 58분.신고를 담당한 경찰관에게 전화가 왔다.“당사자 안전은 확인됐습니다. 본인 동의로 보호 절차를 진행 중입니다.”서하는 의자에 앉지도 못한 채 물었다.“직접 통화할 수 있습니까?”“지금은 어렵습니다. 본인이 허락한 범

  • 찍지 말라고는 안 했잖아   제114화

    [공개증언 하겠습니다.]메시지를 받은 다음 날 오후, 강서하는 기자회견장 맨 뒤에 서 있었다.앞줄에는 기자들이 빽빽하게 앉아 있었고 가운데에는 마이크가 12개 넘게 놓여 있었다.P-19는 이름을 숨기지 않았다.가명도 쓰지 않았다.본인이 직접 결정한 일이었다.서하는 마지막으로 물었다.“지금이라도 안 해도 돼요.”여자가 고개를 저었다.“할 거예요.”“영상 공개 안 합니다.”“네.”“질문 중 불편한 건 답하지 않아도 됩니다.”“알아요.”“중간에 나가고 싶으면 바로 나가요.”여자가 서하를 봤다.“왜 계속 도망갈 길부터 말해줘요?”서하는 잠깐 생각했다.“이번에는 선택지가 있다는 걸 계속 확인시키고 싶어서요.”여자는 더 묻지 않았다.오후 2시 정각.카메라가 켜졌다.여자가 마이크 앞으로 갔다.“저는 5년 전 불법 촬영 피해를 입었습니다.”첫 문장부터 떨리지 않았다.“당시 영상 삭제를 도와주겠다고 접근한 사람들이 있었고, 저는 계약서에 서명했습니다.”기자들의 노트북 소리가 빠르게 이어졌다.“그 계약서에는 피해 사실을 외부에 말하지 말라는 내용이 있었고, 수사기관에 연락하면 영상이 다시 유포될 수 있다는 경고도 있었습니다.”한 기자가 손을 들었다.“실제 촬영 영상은 오늘 공개 가능합니까?”서하의 얼굴이 굳었다.P-19가 대답하기 전에 윤태오가 마이크를 잡았다.그는 회견장 측면에 앉아 있었다.“그 영상은 공개하지 않습니다.”기자가 다시 물었다.“증언 신빙성을 확인하려면 일부라도—”“필요 없습니다.”태오의 목소리가 단단했다.“피해자가 자신의 몸이 찍힌 영상을 다시 공개해야만 피해 사실이 증명되는 구조를 만들 이유가 없습니다.”기자가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그럼 증거는요?”서하가 앞으로 나왔다.“계약서, 지급내역, 법률대리 기록, 당시 삭제 요청 및 서버접근 기록을 검증 가능한 범위에서 제출합니다.”“영상 자체는 없습니까?”“있더라도 여기서 보여드리지 않습니다.”“왜요?”서하가 기자를 바라봤다.

  • 찍지 말라고는 안 했잖아   제113화

    신탁 서류를 맡은 변호사가 MIRROR 쪽 사람이었다.강서하는 최도윤의 이름이 뜬 화면을 한동안 바라봤다.ROLE: LEGAL SILENCE AGREEMENT그 문구가 제일 거슬렸다.“침묵계약.”문재경이 말했다.“피해자 합의 담당 쪽이었나 봐.”“합의?”서하가 바로 화면을 확대했다.“이건 합의라고 부르면 안 될 것 같은데.”계약번호 17개.서명자 11명.대부분 MIRROR 피해자 코드와 연결돼 있었다.윤태오가 옆에서 물었다.“계약 내용 확보 가능해?”“일부.”재경이 백업 서버에서 문서 하나를 복원했다.PDF 첫 장.겉보기에는 평범한 비밀유지계약이었다.영상 유통 중단.당사자 보호.상호 비방 금지.제3자 공개 제한.문제는 그다음 페이지부터였다.서하가 읽다가 표정을 굳혔다.“이거 미쳤네.”계약 위반 시 손해배상.피해 사실 외부 공개 금지.수사기관 접촉 시 사전 통지.언론 인터뷰 금지.관련 인물 이름 언급 금지.그리고 일부 계약에는 이런 문장까지 있었다.계약 종료 이후에도 동일 의무는 무기한 유지된다.태오가 말했다.“이걸 피해자한테 받았다고?”“응.”“영상 지워주는 조건으로?”재경이 다음 문서를 열었다.이번에는 지급내역이 붙어 있었다.피해자가 돈을 받은 기록.하지만 금액 옆에는 별도 메모가 있었다.COMPENSATION / SILENCE서하가 화면을 짚었다.“돈 주고 입 막은 거네.”“법적으로 계약 자체가 전부 무효라고 단정하긴 어려워.”재경이 말했다.“근데 체결 과정이 문제지.”“협박 있었으면.”“강요나 기망 정황 나오면 얘기가 달라져.”서하는 계약서 마지막 장을 봤다.법률대리인.최도윤.“이 사람이 피해자 변호사였어?”“서류상으론.”“그런데 MIRROR 명단에도 있고.”“응.”윤태오가 의자에서 몸을 앞으로 숙였다.“그럼 양쪽 다 알고 있었겠네.”서하는 바로 말했다.“추측하지 마.”“알아.”“확인부터.”재경이 최도윤 과거 수임기록을 다시 뒤졌다.결과는 더

  • 찍지 말라고는 안 했잖아   제112화

    강서하.수임 예정자란에 자기 이름이 박혀 있었다.서하는 서류를 한 장 넘기고 바로 덮었다.“안 받아.”윤태오가 예상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이유는?”“몰라서 물어?”“당신 입으로 듣고 싶어.”서하는 서류봉투를 그의 앞으로 밀었다.“나는 당신 애인이야.”“알아.”“VANTA 사건 자료도 조사하고 있고.”“그것도 알고.”“그런 사람한테 회사 의결권을 몰아주면 누가 봐도 이상해.”태오가 의자에 등을 기대었다.“내 편 만들려고 준다고 볼 수도 있겠네.”“그 정도가 아니야.”서하는 손가락으로 서류를 두드렸다.“나중에 내가 VANTA 관련 증거 하나만 건드려도 말 나와. 윤태오 애인이 회사 권력 받아서 조사 방향 바꿨다고.”“안 바꿀 거잖아.”“내가 안 바꾼다고 남들이 그렇게 봐주는 게 아니잖아.”태오는 말이 없었다.“그리고 제일 싫은 게 뭔지 알아?”“뭐.”“당신이 가진 문제를 나한테 맡겨놓고 해결됐다고 생각하는 거.”“그렇게 생각 안 해.”“결과는 비슷해.”서하는 다시 봉투를 닫았다.“대표직 내려놓고 의결권까지 나한테 넘기면 당신은 깨끗하게 빠지고, 나는 당신 회사 안에서 판단하는 사람이 돼.”태오의 표정이 굳었다.“그건 생각 못 했네.”“그러니까 안 받아.”문재경이 옆에서 자료를 넘기다 슬쩍 말했다.“개인한테 넘길 필요 없잖아요.”둘의 시선이 동시에 재경에게 갔다.“뭐.”“독립 신탁.”서하가 바로 물었다.“회사 의결권만?”“응. 일정 기간 행사권을 별도 관리기관에 맡기고, 조건 걸면 돼.”태오가 말했다.“조건?”재경이 손가락을 접었다.“수사 협조. 자료 보존. 피해자 관련 자료 삭제 금지. MIRROR 연계 계약 정리. 그리고 이해관계자 개인 지시 차단.”서하가 태오를 봤다.“이게 훨씬 낫네.”“당신이 직접 안 받아도 되고.”“내가 받으면 안 되는 거야.”태오가 잠시 생각했다.“그럼 신탁으로 하자.”서하가 눈썹을 올렸다.“이렇게 빨리?”“당신 말 맞으니까.”“원래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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