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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5화

Author: 수박빙수
윤하경은 집사의 말에 깜짝 놀라 무의식적으로 시선을 돌렸다.

‘강현우가 여긴 왜 온 거지?’

오건우는 바둑돌을 들고 있던 손을 잠시 멈추고 윤하경을 힐끗 바라보더니 다시 집사를 향해 냉랭하게 말했다.

“그래? 강 대표가 왔다고? 바쁘다고 전해.”

오건우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문가에서 기다렸다는 듯이 긴 그림자가 안으로 들어섰다.

“바쁘시다니 아쉽군요, 오 대표님.”

강현우는 입꼬리에 희미한 웃음을 띠며 오건우를 흘겨보았다.

“하지만 오늘 제가 찾아온 건 하병철 어르신을 뵈러 온 거라서요.”

윤하경은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긴장한 눈빛으로 강현우를 바라봤다. 혹시라도 강현우가 그 자리에서 모든 걸 털어놓진 않을지 두려웠다.

오건우는 가볍게 눈썹을 치켜올리고는 복잡한 감정을 감추려는 듯 눈을 내리깔았다.

강현우는 윤하경의 불안을 아는지 모르는지, 자연스러운 걸음으로 하병철에게 다가가 공손히 인사했다.

“어르신, 안녕하십니까.”

평소 도도하고 제멋대로인 강현우였기에 이렇게 겸손한 태도를 보이는 일은 드물었다.

하병철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강현우를 바라보고는 다시 바둑판에 돌을 두며 담담하게 말했다.

“강 대표, 이렇게까지 예의를 갖출 필요는 없네. 우리가 그렇게 친밀한 사이는 아니지 않나? 그저 비즈니스 관계일 뿐이라고 생각하는데 강 대표 생각은 어떤가?”

그의 목소리는 강현우에게 조금의 여지도 주지 않겠다는 듯 단호했다.

강현우는 잠시 입술 끝을 살짝 들어 올리고는 가볍게 웃었다.

“어르신께서 농담도 잘하시네요. 경성에 오신 어르신께 제가 이렇게까지 찾아왔는데 빈손으로 올 순 없지요. 작게나마 선물을 준비해 왔습니다.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말과 함께 강현우가 가볍게 손짓하자, 민진혁이 묵직한 상자를 들고 걸어왔다.

하병철이 눈길을 들자, 민진혁이 정중히 상자를 열며 말했다.

“회장님, 대표님께서 특별히 준비하신 선물입니다. 왕희지의 친필 서첩입니다.”

거절의 말을 이미 준비해 놓고 있던 하병철의 눈빛이 순간 환해졌다.

“뭐? 왕희지의 친필이라고?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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